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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몸이 많이 아팠다. 여독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붉은 군대 여파가 심했다.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온몸이 너무 쑤시고 저며지는 듯했다. 다섯시 반 알람이 울렸을 때 '도저히 안되겠어, 오전 반반차를 써야겠다' 라고 생각하며 두시간 더 자는 걸로 알람을 맞추고 다시 잤는데 꿈과 통증으로 시달렸다. 다시 알람이 울려서 일어났다가 여전히 많이 아파서 '아 오늘은 이번주 중 유일하게 다른 일정이 없는 날이야' 라고 생각하며 vpn을 열어 휴가를 올리고 윗분께 보고를 드린 후 토요일에 올라와 있던 결재들을 다 해놓고 다시 나가떨어졌다. 
 
 
좀더 자고 나니 약간 몸이 나아졌다. 밥을 먹고 진통제를 먹고 나니 오후부터는 컨디션이 좀더 나아졌다. 그래서 업무 메일들을 열어 몇가지 일도 체크하고 vpn으로 결재도 다 했다. 이번에는 이 붉은 군대가 주말에 와서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꼭 오늘이 첫날과 둘째날처럼 너무 아팠다. 그래도 오늘 쉬었으니 이제 나아지겠지. 내일은 아침부터 그 골치아픈 신규과제 때문에 멀리멀리 출장을 가야 한다. 그것도 모자라 돌아와서는 회의를 두 개나 진행해야 함. 쉬었으니 기운을 내야겠다. 그런데 좀전에 먹은 진통제 약기운이 아직 안 도는지 다시 조금 아프네. 
 

 

이른 오후에는 차를 마시고 펠레빈의 '공포의 헬멧'을 다 읽었다. 이 책은 이 사람 소설들 중 꽤 가볍게 읽히는 축인데 대신 읽고 나서도 가장 가볍고 장난처럼 느껴진다. 생각해보니 이 책이 번역되어 나와서 처음 읽었던 것도 십몇년 전이네.
 
 
저녁 먹고 나서는 기운을 내어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미운 백조들'을 다시 집어들었다. 심기일전해 다시 읽어보려고... 그래, 빽빽한 노어를 100페이지나 읽었는데, 3분의 1이나 읽었는데 포기하기엔 아깝잖아... 헐어서 뜯어내버린 빌니우스 지도 표지 대신 앙글레테르 호텔 편지지로 다시 표지도 만들었다. 우리 집에 책표지로 쌀만한 종이가 진짜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전 달력으로 싸볼까 했지만 종이가 너무 두꺼웠다. 그러다 여행 기념물 박스에서 호텔 편지지를 꺼내보니 사이즈가 딱 맞아서 제일 먼저 손에 잡힌 앙글레테르로 낙착. 근데 책표지라 접어서 싸놓고 보니 로고나 글자는 제일 가장자리에 인쇄되는지라 거의가 안쪽으로 접혀 들어가서 표지는 그냥 상아색에 아무것도 없음... 리락쿠마 스티커라도 붙여놓을까 하다가 뭔가 우스워서 그냥 놔뒀다. 라벨지에 제목이라도 인쇄해서 붙일까 생각 중이다. 이렇게 표지를 꼬박꼬박 싸고 있는 이유는 이 책표지에 너무 오싹한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흐흑... 페이퍼백이라 책이 상하기도 쉽다만 나는 책을 그렇게 험하게 읽는 편이 아니어서... 무서운 표지에 송신해지지 않으려고 ㅎㅎㅎ 

 
 
티타임 사진 몇 장과 함께 예기치 않게 쉬어버린 월요일 메모는 이렇게 마무리. 



** 아, 자기 전 생각나 추가. 오후에 코트 세 벌을 들고 나가 아파트 단지 내 세탁소에 드라이를 맡김. 코트는 크고 무거운데다 난 새벽 출근을 하니 평일엔 퇴근해 집에 들어와서 옷을 들고 다시 나가야 하는데 이게 너무 귀찮아서 미루다가 오늘 얘기치 않은 휴가라 맘먹고 나갔다옴. 겨우 5분 거리인데 뭐가 어렵냐고 한다면.. 게으른 자에겐 큰 도전임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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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