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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너무너무 컨디션이 안 좋았다. 내리누르는 듯한 두통, 숨이 꽉 막히고 답답한 느낌 등등... 수면부족과 머리, 눈, 코, 입 전체를 꽉 채우는 압력으로 진짜 힘들었고 새벽 5시에 깨버려서 한참 뒤척이다 간신히 다시 잠들고 꿈도 이것저것 꿨다. 그러더니 아침에 꽃 다듬어놓고 다시 누우려는데 역시나 붉은군대의 도래. 그래, 몸은 정확해... 이러려고 어제 그렇게 힘들었던 거였어 ㅠㅠ 그래도 주말에 와줘서 다행이다. 월요일에 왔으면 더 힘들었을테니... 어쩐지 어제 너무 괴롭더라... 

 

 

중간에 깼다가 새잠 들어서 전체적 수면 시간은 벌충했지만 그리 개운하진 않았다. 하여튼 아침에 도착한 꽃과 식료품을 정리해놓고 도로 침대로 들어가 정오 무렵까지 누워 있었다(아, 그러다 또 2~30분 정도 깜박 잤던 것 같기도 하다) 억지로 일어나 샤워를 하고 청소를 하고 밥을 먹고 나니 어느덧 2시가 다 되어서야 오후의 차를 마시게 되었다. 차도 엄청 느릿느릿 마셨고 펠레빈의 P세대를 재독한 김에 가장 좋아하는 그의 소설인 '오몬 라'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중간에 분리수거를 하러 다녀왔고... 하여튼 모든 게 느릿느릿 지나간 하루였다. 

 

 

그러다 8시쯤 부모님과 통화를 했는데 다음주에 친구들과 내장산 쪽에 단풍놀이를 가신다고 해서 그러려니 하다가... 숙박은 어떻게 하시냐고 물어보니 가서 돌아다니다 아무데나 잡아 주무신다고 한다. 으악, 단풍시즌이라 그렇게 가시면 방도 없고 있어도 바가지 요금... 부모님이 검색을 제대로 하실 줄 아는 것도 아니고 ㅠㅠ 그래서 또 막 앱으로 그나마 괜찮은 숙소를 찾아서 예약해드리느라 조금 전까지 정신없었음. 친구분들 방까지 잡아줘야 해서 생각지 않게 좀 출혈 ㅠㅠ 그렇지만 나이드신 부모님이 돌아다니다 바가지 쓰거나 방 못구하는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어쩔수 없었다. 그리고 최근 엄마가 나 없는 동안 집에 오셔서 오래된 밥솥을 새 밥솥으로 바꿔주셨는데 그게 30만원이 넘는 거라서 그냥 밥솥값 드린다 생각하고 방 잡아드림. 부디 단풍 구경가시는 날 날씨가 좋기를. 그래도 기차타고 가신다 해서 다행이다. 첨에 아빠가 차로 가시겠다고 해서 너무 걱정했음. 이제 연세가 있어 장거리 운전은 정말 안하셨으면 좋겠고 또 항암치료 마친지 얼마 안되는터라... 가실땐 즐거우셔도 올라오실땐 힘들거고 귀가하면 몸살날게 뻔할뻔자라 엄마도 차 가져가면 안가겠다고 엄포를 놔서 그나마 ktx로 가신다고 함. 

 

 

오늘도 늦지 않게 자야 신체리듬 조절을 하는데(어제는 힘들어서 일찍 누웠지만 결국 꼼지락거리다 열한시 넘어서 잤음) 차를 많이 마신데다 늦게 일어나서 빨리 잘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11시 전에 잠자리에 드는 걸로...

 

 

꽃 사진 몇 장. 오렌지색 메리골드와 지난주에 와서 남은 알스트로메리아, 카네이션 몇 송이. 근데 메리골드 다듬는 거 너무 귀찮아서 앞으로는 주문 안할거야... 전에는 믹스에 한두송이 섞여 있는 거라 괜찮았는데 이것만 한단이 오니 잔잎 다듬는 게 너무 귀찮았다. 난 게으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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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