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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추워서 이불을 포개서 겹쳐덮고 잤다. 아침 기온이 영하 1도였다! 방 온도는 내내 22~23도가 유지되고 있지만 내 방이 5층 건물의 5층이라 그런가, 온도와 관계없이 밤과 아침엔 싸늘한 기운이 좀 느껴진다. 오늘까지가 붉은 군대로 아프고 힘든 날이라 아침에도 끙끙대며 괴로워하며 알람에 깨어났다. 머리 감기도 너무 귀찮았지만 힘을 내어 씻고 머리도 감고 말리고 조식도 먹고 왔다. 조식도 먹기 귀찮았지만 빈 속에 진통제를 먹으면 속이 쓰리고 힘들기 때문에 이럴 때면 더욱 챙겨먹어야 함.

 

 

아침엔 매우 추웠지만 이후 해가 나면서 따스해졌다. 그늘은 춥지만 햇살 아래로 가면 좀 땃땃한 느낌. 물론 한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추운 날씨다. 그래도 습기와 바람이 없고 해가 나고 하늘이 파란 것이 딱 내가 좋아하는 가을 날씨였다. 흑흑 그래도 이번 여행은 날씨 좋은 날이 많아서 정말 행운이다. 10월이라 이런 날씨 며칠 안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가려다 계속 못간 커피 스펠에 가볼까 했는데 여기는 필리모 거리를 끼고 한참 걸어올라가야 했다. 오전까진 컨디션이 안 좋았기 때문에 볼트 택시를 타고 갈까 했는데 구글맵에 올라온 카페 사진들을 보니 의자가 별로 안 편해 보였고 이런 오전 시간대에는 빛이 잘 안 들 것만 같아서 역시나 가깝고 언제 가도 볕이 잘 드는 엘스카가 승리했다. 엘스카는 350미터밖에 안되고 길도 한 번만 건너면 되는 터라 두어군데 체인 카페를 빼면 제일 가깝다. 게다가 예쁘고 아늑하고. 그래서 오늘은 빌니우스 지도로 표지를 해 넣은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미운 백조들> 책 한 권과 쿠야를 모시고 엘스카로 하루를 시작했다. 엘스카 얘긴 따로 올렸으니 생략. 입구 쪽 테이블에 앉아 <미운 백조들>을 좀 읽고 라떼를 마신 후 나왔다.

 

 

영원한 휴가님과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시간이 좀 남을 것 같아서 며칠 전 MO미술관 앞에서 발견한 카페인 로스터리 지점에 가볼까 하고 그쪽으로 올라가 보았다. 가는 길에 버스가 서길래 다리아프고 쌀쌀한데 저거 탈까 어차피 직선으로 가겠지하며 그것을 타고 한정거장 가서 미술관 앞에서 내렸다. 마침 영원한 휴가님도 일찍 나오셔서 미술관 숍에서 만났다. 숍에 좀 재밌는 머그들이 있어 구경하다가 나왔고 힌칼리와 티카 마살라 중 뭘 먹을까 하다가 후자를 먹으러 다시 아까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 인도/네팔 식당에 갔다(여기 이름은 기억이 안 나네) 리가에서 갔던 히말라야같은 곳이었다. 직원이 매우 친절했고 한국말도 몇마디 알고 있어서 계속 살갑게 말을 걸어왔다.

 

 

 

 

 

 

며칠 전 티카 마살라 커리인 줄 알았으나 그냥 탄두리 치킨을 먹었기에 이번엔 메뉴판을 고심해 정독 후 치킨 티카 마살라, , 난을 시켰다. 티카 마살라는 맵지는 않았고 토마토 맛이 많이 났는데 내 입맛에는 잘 맞고 맛있었다. 그러나 역시 우리에게 궁극의 티카 마살라는 바르샤바에서 고생하다 먹었던 그 푸드코트의 매운 티카 마살라였음. 그것에 비해 2% 부족하다고 하심 ㅎㅎ 우리 회사 사무실 근처에 그것보다 더 매운 치킨 티카 마살라가 있어서 나도 바르샤바 생각나면 거기 가서 먹는데...

 

 

다 먹고 나서야 쿠야를 꺼내 사진을 찍어줬다. 빈 그릇 앞에서 이게 뭐냐고 투정 중. 

 

 

 

 

 

 

맛있게 밥을 먹고 나와서 어디로 갈까 하다가 트라쿠 거리에 있는 컵룸 카페에 가보기로 했다. 자리가 있으면 거기 가고 없으면 보키에치우 후라칸으로 가자고 했는데 컵룸에 자리가 있어서 좋았다. 컵룸 카페도 따로 올렸으니 생략.

 

 

컵룸에서 나왔는데 아직 오후 3시 무렵이었고 햇살이 아까워서 우리는 보키에치우의 이딸랄라 카페로 갔다. 사실 나는 처음 갔던 후 여기에 두세번 더 가보았는데 그때마다 자리가 없어 실패했다. 오늘은 야외 테이블 중 빈 곳이 있어 거기 앉았다. 나는 밥을 먹고 음료도 두가지나 마셔서 배가 불러서 아무것도 못마시고 영원한 휴가님만 에스프레소 마끼아또를 시키심. 여기는 커피가 연해서 엘스카보다도 연하니 내가 마실 수 있을거라고 하셨다. 전에는 차를 마셨었다. 좋아, 조만간 여기서도 플랫화이트나 카푸치노 도전을!

 

 

이딸랄라는 사진을 별로 안 찍어서 그냥 여기 올린다. 오늘의 세 번째 카페. 쿠야의 카페 투어. 여기는 러브라믹스 잔과 킨토 잔을 섞어서 내주었는데 나는 사실 킨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만 확실히 에스프레소 잔처럼 작은 잔은 예쁘다. 그리고 러브라믹스 받침접시들이 은근히 포용력이 있어서 킨토랑 섞어서 올려놓자 또 이게 귀여웠다. 하지만 커피잔이란 용량이 커질수록 안 예뻐진단 말이지...

 

 

 

 

 

일광욕하며 좋아하는 쿠야. 오늘 데리고 나와 찍은 사진들 중 제일 만족한 것처럼 보임.

 

 

 

 

 

마끼아또 앞에 아주 떡하니 편하게 앉아 햇볕 쬐고 계심. (이런 나를 기내 캐리어와 호텔 방에만 처박아두다니! 토끼 너만 햇볕 쬘 줄 아냐?)

 

 

 

 

 

 

이후 영원한 휴가님은 귀가하시고 나는 기념품을 사러 디조이를 지나 스티클리우 거리의 리넨 가게로 갔다. 여태 기념품을 사지 않으려고 버텼다. 왜냐하면 돌아갈 날이 다가온다는 것이 상기되는 게 싫어서 흐흑... 내거 말고 남들 거를 사기 시작한다는 건 여행이 끝나간다는 뜻이니까. 근데 하여튼 사긴 해야 할 것 같고, 이번엔 한달이나 비웠으니 윗분, 나 대신 업무대행을 해주고 있는 선임직원 등 평소보다 챙겨야 할 사람들이 더 많았다. 여자 몇 명에겐 리넨을 주고 선임에겐 공항 면세에서 술을 사다주고 부서원들에겐 맘편하게 초콜릿을 사주기로 했음. 가족과 쥬인 등을 위해선 좀더 생각 필요.

 

 

 

 

 

 

전에 영원한 휴가님이 유칼립투스 그려진 리넨 타월을 선물해주셨는데 그게 너무 이뻐서 아까워서 타월이 아니라 서재 방의 끄라스느이 우골에 장식해두었다. 그래서 그것을 파는 가게에 갔고 구경하다가 조그만 리넨 냅킨 세트를 사고는 내가 갖고 싶은 걸 냉큼 샀다. 무늬와 컬러도 이쁘고 큼직해서 티 매트로 좋을 것 같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큼 ㅎㅎ 여기는 지점이 몇개 있는데 내가 간 곳은 영원한 휴가님이 가신 곳과는 다른 지점인 것 같다. 여기가 더 가까워서 눈에 보이는대로 들어갔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친절했다. 

 

 

 

 

 

리넨을 산 후 포뉴 라이메에 가봤는데 배가 불러서 그런지 케익들이 다 커보였고 쿠키는 너무 달아보여서 아무것도 안먹고 그냥 나왔다. 아무래도 포뉴 라이메는 내 운명이 아닌가보다. 빌니우스 대학교 쪽으로 좀 돌아서 걸어갔다. 지난번 들렀다가 사람이 많아 허탕친 유레카 서점에 가보려고. 중간에 학교 교정에도 들어갔는데 추워졌기 때문인지 이제 분수가 나오지 않았다. 서점은 영업일인데 문이 닫혀 있었음. 정말 스노브들의 서점인가봐 ㅜㅜ (사진은 그 서점 아님)

 

 

 

 

 

 

하여튼 그래서 대성당 광장을 좀 산책하고 게디미나스 대로로 건너갔다. 여기로 들어오면 이제 귀가하는 길인데 하늘과 해가 너무 아까워서 얼쩡거리다가 후라칸에도 들러보고(자리 없었음), 리미에서 물과 주스를 사고(어제 발견했던 딸기사과복숭아 팀바크 미니주스를 샀는데 이것은 딸기 쭈쭈바 녹인 맛이라 별로였음), 무거운 짐을 안고 빨리 들어가려다 또 빌니아우스 거리로 가서 피나비야에서 버섯치즈 키비나이를 샀다. 그리고는 옆에 있는 카페인(1호점으로 판명)에 들어가 좀 쉬다가 드디어 카페 4개 투어를 마치고 방에 돌아왔다.

 

 

오늘은 엄청 알찬 하루였다. 이번 여행은 정말 성향에 맞게 카페들만 열심히 다니고 있음. 흑흑, 돌아가면 어떻게 다시 그렇게 빡세게 일한다지?

 

 

오늘은 8,932. 5.1킬로. 중간중간 카페에 많이 앉아 있었음. 오늘까진 붉은 군대 때문에 몸이 아파서 약을 먹었는데 내일은 좀 소강상태로 접어들며 나아지기를 바라며. 오늘이 꼭 두번째 날 같았음 ㅠㅠ

 

 

내일도 날씨가 좋다고 예보가 나온다. 내일은 우리 회사와 관계된 중요한 일정이 있어서 계속 업무단톡과 인터넷 중계를 좀 주시해야 한다만 다행히 아직까진 내 업무와 직결되는 문제는 안 나왔다고 한다. 부디 내일을 무사히! 그래서 내일도 햇살을 받으며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주세요.

 

 

, 간밤에 부모님이 전화를 안 받으셔서 많이 걱정되어 기도하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에 깼을 때 보니 엄마가 어제 아빠는 비행기 모드로 잘못 눌러서 꺼져 있었고 엄마는 운동가면서 핸드폰 놓고 갔었다라고 톡을 보내오셔서 좀 안심했다. 오늘은 두분 모두 통화를 했다. 그런데 엄마도 감기에 걸려서 목소리가 잠겨 있었다. 아빠한테 옮으셨나봄. 병원은 다녀오셨다고 하는데... 친구들과 놀고 계시는 걸 보니 아주 많이 아프신 것 같진 않다. 두분 다 빨리 나으시기를.

 

 

 

 

 

 

바깥 구경 실컷 하고 카페도 4곳이나 가봐서 만족한 쿠야. 방에 돌아와서도 편안하게. 지난주 비오는 금요일에 샀던 프리지아는 다 시들어서 한 대만 남았다. 저 유리병은 며칠 전 갔었던 문방구 카페 라슈티네에서 시켰던 생강 레모네이드 병이다. 이렇게 꽃을 꽂아둘 수 있을 것 같아서 챙겨왔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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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10. 18. 02:59

카페인 1호점 2024 riga_vilnius2024. 10. 18. 02:59

 

 

 

오늘은 사실 카페를 4곳이나 갔다. 그 중 한곳은 야외에 잠깐 앉았던지라 별도 포스팅은 하지 않고 오늘의 메모에 포함시킬 거라서 따로 올리는 건 여기까지 3곳. 여기는 빌니우스에 제일 많은 카페 체인인 카페인. 카페인과 후라칸, 카이프는 가봤고 마지막 남은 베로 카페는 몇번이나 들어가려다 내키지 않아 안 갔는데(들어갔다 나온 것도 두번) 아무래도 여기는 안가볼지도 모르겠음. 하여튼 카페인은 적당히 편안하고 아늑한데다 홍차도 나름대로 피라미드 티백을 주기 때문에 괜찮다. 재작년에 왔을 때도 맘에 들었었고(초코 에클레어가 맛있음) 책 읽기도 좋다. 

 

 

이 카페인은 빌니아우스의 웍 투 웍과 피나비야 근처에 있다. 화요일에 여러 카페들을 실패한 후 여기서 초코 에클레어를 테이크아웃했었는데 그때 내부가 따스한데다 생각보다 아늑한 느낌이라 '아, 여기 앉았다 가고 싶다' 라고 생각했었다. (근데 자리가 마땅치 않았었고 그때는 옷을 사겠다는 열망으로 서두르고 있었음) 오늘도 돌아오는 길에 날씨가 너무 좋아 아까웠기 때문에 첨엔 토토리우 모퉁이의 후라칸에 들렀는데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리미에서 물도 사고 정말 들어오려다 피나비야에 저녁거리로 먹을 키비나이를 사러 갔고 그러다 '맞아 저 카페인 가고 싶었다' 하며 들어갔다. 

 

 

엘스카에서 라떼, 컵룸에서 말차를 마셨기에 더 이상 카페인 든 음료가 들어갈 자리가 없었으므로, 그리고 갈증도 좀 나서 레모네이드를 시켰다. 블랙베리, 레몬, 망고가 있다고 해서 망고를 도전해봄. 맛은 그냥저냥 시럽 넣은 탄산수 맛이었다. 창가 쪽 소파 자리가 하나 비어 있어 거기 앉았다. 사람들 구경하느라 재미있었다. 여기 사진을 보내드렸더니 영원한 휴가님이 카페인 성지, 1호점에 입성한 거라고 알려주셨다. 여기가 1호점이라고 한다! 어쩐지! 들어왔을 때 계속 앉고 싶고 다른 카페인보다 끌리더라니. 이것은 나의 카페 본능이 발휘된 것이 아닌가?!!! 

 

 

 

 

 

여기도 복층이었다. 저 2층으로 올라가면 완전 아지트 같다고 한다. 나는 천정이 낮은 곳을 좋아하지 않아서 이런 복층엔 잘 안 올라간다만 어떤 느낌일지 알 것 같다. 친구랑 가면 딱 틀어박히기 좋을 것 같다. 

 

 

 

 

 

 

여기 앉아 망고 레모네이드를 마시고 있는데 나이드신 부인이 합석해도 되는지 물어보셨다. 1층이 꽉 차 있었고 이 자리가 좀 넓었다. 당연히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부인은 피자빵 같은 것과 커피를 드시고 일어나셨다. 나도 그때쯤 일어났다. 

 

 

 

 

 

 

다른 카페인보다 내부의 자리 배치가 더 널찍하고 여유있음. 우리 나라 같았으면 테이블을 두배로 놨을거야. 

 

 

 

 

 

 

카운터 전체를 찍어보느라 기다랗게 나왔다. 근데 카운터 아래가 회색이라 꼭 사진 덜 업로드된 느낌이 ㅜㅜ

 

 

 

 

 

 

망고 레모네이드랑 함께 빌니우스 카페 투어 쿠야. 무려 카페인 1호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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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컵룸 카페는 보키에치우 거리에서 새끼쳐서 뻗어나가는 트라쿠 거리에 있다. 구글맵으로 빌니우스에서 평점이 좋은 카페들을 검색했을 때 나왔던 곳이라 저장해두었는데 얼마전 영원한 휴가님과 걸어다가 발견. 커피가 맛있는데 작아서 자리잡기가 힘든 곳이라고 하셨다.

 

 

이 카페 주인이 바리스타 대회에서 수상도 하고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큰 분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도 그런 곳들이 왕왕 있으므로 끄덕끄덕. 재밌는 에피소드로 첨 생겼을 땐 '빌니우스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 (넘버 원이었나 제일 맛있는이었나 그 사이 또 가물가물 ㅠㅠ)라고 카페 앞에 패기있게 적어두었는데 어느새 '트라쿠 거리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로 바뀌어 있었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왜 그랬을까요? 굳이 왜 바꾼 걸까... 혹시 테이스트맵 눈치보느라 그런걸까요? 테이스트맵은 별로 신경도 안 쓸거 같은데 그냥 계속 젤 맛있는 커피라고 주장하지...' 그런 이야기를 하며 재미있었다. 커피는 맛있다고 한다. 

 

 

며칠 전 들렀을 땐 만석이라 못 들어가고 '아 역시 조그맣구나' 하면서 나왔는데 오늘은 점심 먹고 영원한 휴가님과 가보니 자리가 있어서 앉을 수 있었다. 확실히 커피 종류가 많고 시럽 종류도 많고 커피마다 용량도 적혀 있는 것이 나는 커피를 모르지만 뭔가 전문적인 느낌이다(커피부심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영원한 휴가님은 룽고를 주문하심. 룽고 내주는 카페가 많지 않다고 하심. 나는 이미 엘스카에서 라떼를 마시고 왔기 때문에 말차를 주문했는데, 여기는 말차라떼와 말차가 따로 있었다. 설마 진짜 말차인가? 아무것도 안 넣은 오리지널? 하고 의심하며 그것이 오리지널 말차냐고 물어봤는데 점원이 못알아들었는지 그냥 주문으로 받아버림. 그런데 정말 말차였다. 우유 안 넣은 말차.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우리 나라도 맑은 녹차는 내줘도 말차는 내주는 곳 별로 없는데. 그러나 좀 묽긴 했다. 물이 좀 많았음. 그리고 인도 음식을 먹고 왔기 때문에 좀 단게 먹고 싶었는지 나는 결국 이 말차에 설탕을 약간 투하하는 만행을 저지름 흐흑... 너무해 말차에 설탕... 

 

 

 

 

 

 

저 파란 옷 입은 여자분이 앉아 있는 창가 자리가 엄청 좋아보였다. 트라쿠 거리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아늑하고. 작은 카페지만 공간을 오밀조밀하게 배치해두었다. 튼튼한 나무 테이블이랑 귀여운 커피 관련 그림들이 섞여 있어 미니멀리즘 카페지만 너무 미니멀리즘이 아니라 아늑한 맛이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너무 작아서 그렇게 맘편하게 오래 있기는 어려워 보였지만. 

 

 

 

 

 

 

상세한 (커피부심) 메뉴판. 커피 중심이라 디저트는 거의 없었음. 

 

 

 

 

 

 

여기는 근데 조명 때문인가 실제보다 사진들이 안 이쁘게 나와서 아쉽다. 특히 이 말차도 너무 밉게 나왔음. 나무 쟁반 귀엽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우리나라 스시집에서 내주는 나무 도마 같아...(아 근데 그건가? ㅎㅎㅎ)

 

 

 

 

 

조금 마시다가 설탕 투하해버린 말차 앞에 나타난 쿠야. 쿠야는 고향의 맛이겠구나~ 우리 쿠야는 후쿠오카의 리락쿠마 가게에서 왔는데 ㅎㅎㅎ

 

 

 

 

 

두번째 카페 구경하고 있는 쿠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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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4. 10. 18. 02:22

쿠야의 엘스카 방문, 미운 백조들 2024 riga_vilnius2024. 10. 18. 02:22

 

 

 

 

오늘 11시 반 무렵, 엘스카. 드디어 쿠야가 호텔 방을 벗어나 나와 함께 빌니우스 카페 투어를 했다 :) 

 

 

오전이라 한적할 줄 알았지만 이 시간대에는 사람이 많았다. 낯익은 점원이 나를 보고는 안타깝다는 듯 위쪽 자리가 다 찼는데 어쩌죠? 라고 해서 '괜찮아요, 바로 여기 입구 테이블에 앉을게요' 라고 대답했다. 생각해보니 전에도 자리가 없어서 여기 잠깐 앉았다가 옮겼다. 앉아 있다보니 사람들이 들고 나면서 위에도 자리가 금방 나긴 했는데 오늘은 귀찮아서 그냥 내내 여기 앉아 있었다. 이쪽에 앉아본 적이 없어서 새로운 구도로 카페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테이블이 높아서 다리가 바닥에 안 닿는 것만 좀 불편했음. 그리고 거의 모든 손님들이 영어로 주문을 했다. 외국인 손님들의 비중이 높긴 했는데 정말 다 외국인인 건지 궁금하긴 했음. 

 

 

쿠야는 처음으로 바깥에 나와 카페 테이블에 앉았기 때문에 좀 휘둥그레...

 

 

이쪽에 앉았더니 다른 그림들도 보였다. 사진엔 하나밖에 안 나왔다만. 저 그림들은 11월까지 전시한다고 한다. 그 이후엔 또 다른 작가의 그림들로 바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너무 강렬한 그림이 아니라 이런 부드러운 그림이 걸려 있는 시기에 왔기 때문에 카페랑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마음에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저 그림들은 하나하나 놓고 보면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닌데 엘스카와는 전반적으로 잘 어울린다. 예전 사진들을 보니 키치한 그림들도 많이 걸려 있었음. 

 

 

 

 

 

 

입구 쪽에도 이렇게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많다. 우크라이나 지지 슬로건도 붙어 있고. 우크라이나 지지 표시나 깃발은 빌니우스 카페나 음식점 여기저기 많다. 

 

 

 

 

 

 

오늘은 라떼를 시켰다. 여기 커피가 연하고 부드러워서 편하다. 그러고보니 얼마전까지는 나에게 원두를 물어봤는데 이제 알아서 맞춰서 내주는 것 같다. 더 이상 안 물어보네. 브라질, 온두라스 중 물어봤었는데. 그리고 메뉴를 잘 보니 디카페인 커피로도 주문할 수 있다고 해서 오늘 붉은 군대 때문에 아직 아픈지라 잠깐 고민했는데 자리 얘기하다가 까먹음. 

 

 

 

 

 

 

햇볕 잘 들어오는 자리에 앉혀주자 기분 좋아지고 있는 쿠야. 나가던 손님들이 쳐다보며 '어머 쟤 귀엽다~' 하고 갔음. 쿠야 으쓱. 

 

 

 

 

 

 

 

 

 

 

이 책은 뭐냐면... 빌니우스 여행서가 아니고 사실은 리가에서 득템한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소설들 중 한 권인 <미운 백조들>이다. 그런데 이 책 표지에 너무 음산한 귀신 같은 놈들이 그려져 있는터라 심장떨려서 호텔에 비치된 빌니우스 지도를 한장 뜯어다 책을 포장했다. 이 지도가 생각보다 두껍고 좋은 종이로 되어 있어 책 표지 포장이 쉽지는 않았음(적당히 조금 얇거나 매끄러운 재질이어야 잘 싸진다) 그래도 빌니우스 지도로 표지를 해입은 스트루가츠키 책 귀엽다. 간밤에 <인연>을 재독 완료했으므로 오늘은 가벼운 이 책을 가져왔다. 그런데 내용은 가볍지 않았으니... 여기 앉아서 40분 동안 10쪽 남짓 읽었는데 단어를 여러 개 찾아보며 읽어야 했다. 보통 단어 잘 안 찾고 읽는데 이 작가들 소설은 용어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안 찾을 수가 없음. 그리고 초장부터 계속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악천후와 반항적인 딸, 그것 때문에 싸우는 사이나쁜 부부, 길거리에서 두들겨맞고 버려진 미지의 사나이 등등 분위기가 어둡고 냉소적임. 흐흑. 재밌긴 하지만. 

 

 

 

 

 

 

햇볕, 첨 와본 도시에서 카페 나들이로 기분 좋아진 쿠야로 마무리. 그리고 쿠야의 카페투어는 계속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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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