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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추워보이는 새해 트리 장식. 중앙광장에 세워진 트리인데 블라디보스톡은 도시가 작고 소박해서 트리들도 옛스럽고 살짝 촌스럽다. 근데 그게 매력이라고 해야 할 듯....

 

 

조식 먹으려고 알람 맞춰놓고 잤다. 아홉시간 가까이 잤는데도 너무 피곤하고 온몸이 쑤셨다. 중간에 깼을땐 내가 어디 있는지 기억이 안났음. 잠시후 '맞다 블라디보스톡이다' 하고는 도로 잤다.

 

 

배고파서 조식을 나름대로 열심히 챙겨 먹었다. 여기는 밥과 김치와 미역국과 김이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아침엔 안 챙겨먹는 조합인데 여기선 잘 먹음 :) 스크램블드 에그와 생선완자 커틀릿 곁들이면 반찬으로도 괜찮음. 이런 것들로 위안을 삼긴 한다만 이 호텔은 양식 쪽과 샐러드 류가 시원찮다. 특히 빵이 별로다ㅠㅠ 홍차도 맛없는(저렴한) 티백들...이지만 있는게 어디냐 싶다.

 

..

 

 

오늘은 중앙광장과 스베틀란스카야 거리를 조금 돌아다녔다. 기념품샵에 갔는데 역시 맘에 드는게 없어서(러시아를 너무 자주 와서 그렇기도 하다) 그냥 나왔고 굼 안쪽 광장의 수제버거집에 가서 맛있는 버거를 먹었다.

 

 

그옆의 유명한 에클레어 가게(한국인들이 득세 ㅋㅋ) 가서 전에 못봤던 귀여운 에클레어 2개 포장해서 나옴. 웬일로 자리가 하나 났지만 전에 거기 앉아서 먹었을때 좁고 너무 시끄러웠던 기억이 있어서 그냥 포장만 했다.

 

 

 

 

 

 

 

아이스크림 가게. 토끼 그림이 있으니 그냥 지나칠수 없어서 찍음 :)

 

안뜰에서 나와서 굼 백화점에 잠깐 들렀다. 여기에도 추다데이가 있는데 어제 갔던 알레우츠카야 거리/아드미랄 포킨 거리(속칭 아르바트) 모퉁이에 있는 지점보다 더 넓고 관광객들도 상대적으로 덜 몰리는 편이라서. 여기에는 내가 좋아하는 나뚜라 시베리카 제품이 이것저것 있어서 좋아하며 휴대용 핸드크림들이랑 배스 솔트, 풋크림 등을 샀다. 그리고 안 써본 브랜드인데 좀 궁금해서 사본 핸드크림 추가.

 

 

나뚜라 시베리카는 분명 시베리아를 내세운 브랜드인데 블라디보스톡엔 별도 매장이 없다. 오히려 뻬쩨르에는 네프스키 거리에 매장이 있는데. (봉기광장 지하철역 근처에 있음) 그 매장 들어가면 완전 참새 방앗간임. 역시 쇼핑은 대도시에서...(응?)

 

 

 

 

 

 

그래서 어제랑 오늘 득템한 목욕제품과 핸드크림 등속. 잘 보면 나뚜라 시베리카 아닌 애들도 세개 있다. 그리고 아가피야 할머니 제품은 별로 내 취향이 아니지만 호박 그려진 놈이 있어 냄새가 쫌 궁금해서 작은 거 하나 사보았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로모노소프 매장에도 들러 찻잔 두개를 샀다. 11월에 뻬쩨르 다녀오면서도 찻잔 샀기 때문에 새로운 게 있으려나 했는데 그 사이에 또 신상이 나와 있었고 그렇게 비싸지 않아서 냉큼.. 오늘은 쇼핑의 날!

 

쇼핑을 마치고 나왔더니 너무너무 다리가 아프고 피곤했다. 추울 때는 옷도 두껍고 또 부츠 신고 걷는게 너무 무겁고 불편해서 몸이 금세 지친다. 오늘은 어제보다 좀더 추웠다. 해가 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아직  이른 오후였지만 오늘은 방에 돌아가서 쉬기로 마음먹고 오르막길을 낑낑대며 올라 호텔로 돌아왔다. 세시 즈음이었다.

 

씻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창가에 앉아 새 찻잔에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에클레어를 먹었다. 이름이 사쿠라인데 체리잼과 바닐라 크림이 들어 있어 맛있었다. 비록 방에 비치된 홍차 티백이 조식 테이블에 있던 것과 똑같은 맛없는 거라 아쉬웠지만 그래도 소파에 발뻗고 앉아 창밖 내다보며 편하게 차 마시는건 나쁘지 읺았다.

 

 

 

 

 

눈발이 조금씩 날리기 시작했다. 오른편에 조그맣게 바다가 보인다.

 

 

 

 

 

이게 새 찻잔 :) 옆의 이쁜 노트는 다샤님이 선물해주신 것. 책 아니고 노트이다.

 

 

차 마신 후 침대에 누워 좀 쉬면서 졸았다. 그리곤 귀찮아서 컵라면이랑 삶은 계란(조식 테이블에서 가져옴)으로 저녁 먹음.

 

 

내일 출근을 안하니 참 좋긴 한데 몇가지 신경쓰이는 일들이 있음. 나 없는 동안 부서원들이 알아서 잘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중이다. 해결을 잘 못해도 그냥 내버려두는 배짱을 기르자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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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