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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달력을 넘겼다. 10월 달력은 9월말에 리가로 떠나기 전에 미리 넘겨둬서 그저께 돌아왔을 때부터 이틀 동안 봤다. 그리고 이제 11월. 11월 사진은 십년 전쯤 페테르부르크의 그리보예도프 운하를 따라 산책할 때 찍었던 것이다. 

 

 

너무너무 피곤하게 잤다. 그리고 역시나 시차 때문에 간밤에 고생했다. 피곤해서 열한시 좀 넘어서 누웠지만 좀처럼 잠이 들지 않았다. 계속 졸리긴 한데 이건 시차와 여독에서 오는 내리누르는 듯한 지속적 졸음이고.... 열두시 반쯤 약간 잠들려다 퍼뜩 깬 후 계속 잠못들고 뒤척이다 두시쯤 잠들었던것 같다. 그리고는 여덟시반에 깼다가 또 자서 열한시 넘어서 일어났음. 계속 자고 싶었으나 억지로 일어났다. 월요일부터는 이제 새벽 다섯시 반 기상과 출근 재개인데 우짤끄.

 

 

침대에서 정오 다 되어 기어나왔다. 꽃도 손질하고 씻고 밥을 먹고... 이래저래 두시 즈음 오후의 차를 우려 마시고 책을 읽었다. '미운 백조들'은 100페이지 가량 읽었으나 신인류로 진화해 갈 십대 초반 소년소녀들이 주인공 작가와 토론과 논쟁을 벌이는 파트에서 확 긴장감이 떨어지고 재미가 없어졌다. 그 철학적, 윤리적 고뇌, 그 당시엔 독특하고 혁명적이었을지도 모르는 아이디어가 지금에 와서는 후대작가들에게서 너무 재탕되어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고 좀 도식적인 느낌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3분의1쯤 읽은 건데 결말이 어떻게 전개될지 대충 상상이 되는 터라 조금 김이 빠졌다. 아아 이 형제가 나를 실망시킬 거란 생각은 안 했었는데. 이 부분 지나가면 다시 재밌어질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쭉 읽어나가면 되는데(단어 몇개씩 찾는 것 외엔 원어로 읽어도 어렵지 않은 소설임. 일단 스트루가츠키 형제들 소설치곤 상당히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과학적 배경이 크지 않아서 조어가 별로 없음!), 빌니우스랑 비행기에선 이거 말곤 읽을 책이 없어서 더욱 꾸준히 읽었다만 집에 오니 한글로 된 책들이 너무 많음! 그래서 잠깐 이 책을 덮어두고 펠레빈의 p세대를 다시 읽기 시작함. 이 책도 다시 읽으니 느낌이 좀 새롭다. 

 

 

차를 천천히 마셨다. 여독이 좀처럼 풀리지 않았고 많이 피곤했다. 업무 관련 메일도 조금 읽어봄. 월요일부턴 정말 빡셀 것 같다. 하여튼 오늘은 집에서 쉬었다. 오후 늦게는 누워서 조금 더 쉬었다.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면서도 '물이 또 새면 골치아프겠는데'란 생각을 함. 임시조치가 효과가 있어서 그런건지 모르겠다만 어제와 오늘은 누수 얘기가 다시 나오진 않았다. 하여튼 신경이 많이 쓰인다. 

 

 

내일은 쥬인과 만나기로 했다. 우리의 클래식한 코스대로 쥬인 동네의 남도식 밥집에서 아점(주로 김치찌개, 닭볶음탕과 밥), 그리고 근처에 있는 우리의 아지트 별다방에 가기로 함. 엘스카 이딸랄라 후라칸은 없지만 그래도 자본주의의 첨병 별다방도 때로는 괜찮은 곳이다 :) 부디 오늘은 시차로 너무 고생하지 않고 늦지 않게 잠들 수 있기를. 근데 오늘 너무 늦게 일어나긴 했어...

 

 

오늘은 하루종일 흐렸다 ㅠㅠ 쿠야가 아직도 안 말랐음. 내일 해가 좀 나야 할텐데. 

 

 

오늘의 꽃 사진 몇 장으로 마무리. 

 

 

 

 

 

 

옐로우 어텀 믹스인가 하는 이름의 조합을 주문해보았다. 노란색 알스트로메리아, 일레오스 장미, 카네이션, 그리고 에리카 조합이었다. 아 그런데 나 이 에리카 안 좋아하는데... 이런 필러 식물은 다 그게 그거 같아서 맨날 헷갈림. 이건 잔잎이 아래까지 너무 많아서 별로인데 뭐 어쩔수 없지. 그리고 지금 계절엔 이렇게 노랗게 물들어서 온다고 한다. 늦잠 자고 일어나 아침배송 온 꽃들을 비몽사몽 정리함. 욕조에 물 받으면서 꽃 다듬느라 게으름도 못 피움. 물 넘치기 전에 다 다듬어야 한다는 생각에. 에리카는 짧은 가지 3분의 1쯤은 솎아내버림. 

 

 

 

 

 

 

이 꽃은 그저께 공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처음으로 주문한 것이다. 주말 전에 꽃을 받아보고 싶어서. 빌니우스에서 샀던 꽃이 대부분 분홍색 계열이었기에 노란 계열로 주문했는데, 주문을 마치고 생각해보니 맨처음 꽃파는 할머니에게서 샀던 게 노랑하양 들국화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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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