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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왔더니 계절이 역행하여 다시 완연한 가을날씨에 심지어 낮은 더웠다. 낙엽이 거의 다 떨어지는 걸 보고 왔는데 우리 동네는 이제 단풍이 들고 있는데다 푸릇푸릇한 잎사귀도 많아서 반가웠다. 그런데 다음주에는 추워진다고 하네. 사진은 우리 동네 근린공원. 진료 갔다가 귀가하는 길에. 정오 무렵이었던 것 같다. 

 

간밤에 너무너무 피곤하고 두들겨맞은 듯 몸이 쑤시고 아픈 상태로 10시 좀 넘어서 잠들었다. 역시나 시차 때문에 새벽 2시에 깼지만 좀 뒤척이다 다시 잠들었다. 그리고는 5시 즈음 한번 깨고, 나중에 한번 더 깨고, 그러다 7시 50분쯤 깨어났다. 8시 알람을 맞춰놨으니 이 정도면 그래도 양호하게 계속 잤다 싶긴 한데, 원체 수면 부족 상태라 원래 돌아온 날 밤은 피곤해서 자게 되는고로 오늘부터 앞으로 며칠 정도가 좀 힘들 것 같긴 하다. 

 

몸이 너무 쑤시고 피곤했다. 비행은 그래도 좌석을 좋은 걸 끊어서 평소보다 덜 피곤했지만 역시 장거리 이동은 많이 힘들다. 그러니 오늘은 집에서 아예 푹 쉬면 좋았겠지만 이번달 진료도 받아야 하고 세스코 점검도 받아야 해서 아침부터 바삐 움직였다. 일어나서 대충 챙겨입고 선크림을 바르고 머나먼 횡단 시작. 한달만에 다시 화정역으로 걸어가서 지하철을 타니 빡셌다. 병원은 강남 저멀리 있기 때문에 울동네에서 지하철을 타면 한시간 스트레이트로 가야 한다. 그런데 오전 시간대라 자리가 없어서 절반 이상 서서 갔다. 다리가 너무너무 아팠다. 여태까지 매일 많이 걸었던 것과 장거리 비행 때문인가, 걷는 것보다 서 있는 게 더 힘들었음. 

 

진료를 받은 후 너무 배고프고 어지러워서(아무것도 안먹고 멀리 나왔더니만) 지하철역 근처 던킨에 가서 제일 가벼운 도넛과 녹차 반 잔으로 급히 탄수화물과 당분을 공급했다. 예전엔 역 바로 앞에 별다방이 있었는데 없어졌다. 별다방은 웬만해선 안 없어지는데... 자리를 옮겼나... 하여튼 도넛을 먹어 응급조치를 하고 다시 한시간 동안 지하철을 탔다. 다행히 이번엔 자리가 있었다.

 

 

 

 

 

엉엉 엘스카 이딸랄라 후라칸 다 없어... 다시 프랜차이즈 자본의 세계로 돌아왔어... 근데 담주에 업무 복귀하면 이나마 이렇게 잠깐 뭐 먹으려고 앉을 시간도 더 없어...

 

 

 

 

 

정오 즈음 화정역에 도착. 은행에 잠깐 들렀다가 집으로 바삐 돌아갔다. 한시에 세스코 점검, 한시 반에 부모님이 들러 파주 쪽에 조금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해서 바빴다. 화정역 광장은 이렇게 쨍쨍했다. 보키에치우 거리나 필리모 거리랑은 사뭇 다른 풍경 ㅎㅎㅎ 그래도 뭐 오늘은 퇴근길이 아니어서인지 이 풍경도 반가웠다. (출근길엔 컴컴해서 안보이고 퇴근길엔 지쳐서 안보임... 근데 이제 퇴근길에도 컴컴하겠지)

 

 

 

 

 

 

공원과 우리 아파트 후문 쪽에도 이렇게 나뭇잎이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푸릇푸릇한 잎도 상당히 남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을 날씨였다. 

 

 

 

 

 

귀가해서 건조대에 걸려 있던 속옷과 이불 빨래는 걷어서 개켜 넣고, 조금 정리를 하고 났더니 어느새 1시가 다 되었다. 이때 너무 배고프고 어질어질하고 피곤하고 시차 때문에 졸려서 괴로워하다가 바르샤바 공항 라운지에서 집어온 초콜릿을 한알 먹었다. 역시 제대로 밥을 안먹고 아침부터 너무 멀리 다녀온거야. 그런데 세스코 기사보다 부모님이 먼저 오셨다. 내가 그렇게도 1시 반에 오시라 했건만... 기사가 와서 점검을 하는 동안 엄마가 계속 이것저것 잔소리하며 '소파를 좀 바꿔야 할 거 아니니. 밥은 왜 이렇게 떡이 되게 해놨니. 김치는 이것을 먼저 먹어라' 등등 말씀을 하시고 '아파트에 무슨 벌레가 있다고 세스코를 받냐' 등등 말씀을 하셔서 좀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베란다 세탁기 배수관 쪽 트랩에서 바퀴벌레 1마리와 풍뎅이 2마리가 발견됨! 기사가 나에게 '혹시 어디 다녀오셨냐, 집 비우셨느냐. 세탁기 최근 안쓰셨냐?' 고 물어봤다. 한달쯤 비웠다고 말했더니 그러면 배수구가 말라서 관을 타고 남의 집에서 바퀴가 유입된다고 함. 새로운 정보! 세탁기를 자주 돌리면 세제와 물이 배수관을 통해 계속 내려가기 때문에 벌레가 못올라오는데(독해서) 이렇게 한동안 집을 비우면 벌레가 기어올라온다고 한다! 그래서 여행을 갈때는 배수구쪽을 덮어놔야 한다는 것이다. 아아 나는 그런 걸 전혀 몰랐다! 하여튼 기어올라온 바퀴 1은 설치된 트랩에 걸려서 처리되었고 그외에는 발견된 게 없어 다행이었다. 풍뎅이에도 나는 가슴이 벌렁벌렁 ㅠㅠ 엄마는 바퀴가 발견된 것을 보고는 밥먹으러 가면서 '그래 차라리 몇만원 내고 방역을 받는게 낫겠다 너는 벌레도 무서워하는데' 라고 마음이 바뀌셨음 ㅋㅋ

 

 

부모님과 함께 파주 쪽에 있는 고깃집에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여기는 정육식당인데 나쁘지 않은 소고기를 직접 골라서 싸게 먹을 수 있어서 아버지가 좋아하신다. 우리 집에서는 차로 20분 정도 걸리는데 가는 길에 아빠가 길을 잘못 들어서 좀 빙 돌아서 갔다. 너무 배고픈 상태라 그랬는지 평소 붉은 고기를 많이 먹지는 않는 편이지만 등심을 구워서 밥이랑 상추랑 우거지탕이랑 잘 먹었다. 아마 간만에 우리나라 식당에서 밥을 먹어서 그랬을지도. 밥을 먹은 후 부모님은 나를 내려주고 귀가하셨다. 

 

 

집에 돌아오니 세시가 좀 넘어 있었다. 대충 씻고 남은 빨래를 돌리고... 4시가 다 되어서야 차를 마시고 책을 좀 읽었다. 너무너무 졸리고 피곤했다. 온몸이 아직도 두들겨맞은 것만 같다. 그리고 중간중간 업무메일 확인... 나 없는 동안 다른 부서들에서 떠넘긴 아주 골치아픈 과제들이 생겼는데 머리가 너무 아프다. 일단 이것은 월요일부터 생각하기로 했다. 일은 일할 때 생각하자... 오늘의 과제는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고 시차 때문에 중간에 깨더라도 다시 자는 것이다. 

 

 

 

 

 

 

어제 저녁에 대야에서 목욕을 당한 후 접이식 소형 건조대에 뉘어 베란다에서 말려지고 있는 쿠야. 이넘이 생각보다 도톰하고 또 털도 북실해서 마르는데 2~3일 걸릴 것 같다. 세탁기에서 탈수를 한번 돌리면 더 빨리 마를 것 같긴 한데 작은 인형이라 망가질 것 같아 대충 손으로 빨아 물을 짰더니만... 그래서 아직도 축축한 상태로 원망의 눈빛을 보내는 쿠야... 

 

 

 

 

 

가끔 뒤집어주기도 하고... 그러면 베란다의 타일 바닥을 하염없이 응시..

 

 

 

 

 

뭐 똑바로 뉘어놔도 베란다 천장이 보이겠지만 ㅠㅠ 쿠야야 그래도 내일까지는 해가 난대. 조금만 참아. 

 

 

 

 

 

해탈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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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