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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가 무척 더웠고 두통으로 고생했다. 아침 일찍 출근해 매우 바쁘게 일했다. 임원 주재회의에도 참석 했다.



정신 없이 일하고 오후 반차를 내고 부모님께 갔다. 아빠가 다음 주에 네번째 항암 치료를 받으시기 때문이다. 아빠는 보양을 위해 장어를 드시고 싶어했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멀리 부천역과 역곡역 사이에 있는 장어 집에 갔다. 아빠가 좋아하시는 곳이다. 나는 장어구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자주 먹을 만큼 몸에 잘 받는 것은 아니어서 조금 부담이 되기는 했다. 그래도 아빠가 잘 드시니 좋았다. 나는 별로 먹지는 않았는데, 오늘따라 먹는 게 좀 힘들었고 느끼했다. 아마 더워서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햇볕이 너무 강해서 수면 부족 상태인데 다 붉은군대의 두통 때문에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식사를 한 후 부모님은 일산에 있는 코스트코에 가신다면서 나를 집까지 데려다 주셨다. 아마 나를 태워다 주시기 위해 겸사겸사 코스트코 일정까지 만드신 것 같았다. 그리고 엄마가 내가 온다고 반찬을 잔뜩 해서 시원한 오미자 차까지 챙겨주셨다. 집에 와서 쇼핑백에서 반찬통을 꺼내고는 깜짝 놀랐다. 계란말이 잔뜩(시골 큰어머니가 보내신 유정란 열개를 말았다고 하심) 매콤한 진미채 무침 잔뜩. 그리고 두부 조림을 거의 한 냄비 정도를 하신 것 같다. 오미자차도 굉장히 시원하고 맛있어서 장어의 느끼함이 좀 가셨다. 나는 원래 고추장만 좀 싸달라고 한거였는데... 엄마가 요즘 어깨가 아파 치료를 받고 계시기 때문에 내가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결국은 또 이렇게 반찬을 해 주셔서 너무 고맙고 또 미안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옷만 갈아입고 병원에 갔다. 진료를 받고 물리치료를 하려면 2시간 가까이 소요되는데 반차를 냈고 오후에 집에 돌아 왔으니 당연히 가야 했다. 낮에 갔더니 대기자가 별로 없어서 그래도 많이 기다리지는 않았다. 팔꿈치까지 뻐근함이 올라왔다고 하자 오늘은 주사를 맞는 것이 낫다고 해서 팔꿈치 안쪽과 바깥쪽 손목의 안쪽과 바깥쪽에총 아홉 방이나 맞았다. 주사 자체는 두 대였는데 여기저기 아픈 곳에 조금씩 조금씩 바늘을 찔러서 약물을 주입하느라 아홉 방을 맞은 것이다. 찌를 때마다 아팠다. 그리고 조사를 찌르기 전마다 손가락으로 눌러가며 아픈 곳을 찾아내고 그곳에 바늘을 찔렀기때문에 더욱 아팠다 ㅠㅠ 왠만하면 주사를 맞고 싶지는 않았는데, 손목이 나아지지 않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근데 주사를 맞았더니 오늘 진료비가 5만원이나 나옴 ㅠㅠ 흑흑...



물리치료 때 오늘은 전기치료 강도를 조금 낮춰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너무 낮게 맞춰놔서 전혀 자극이 되지 않았고 편하긴 한데 이게 또 치료가 되려나 하는 의심도 들었다. 하여튼 전기치료를 받다가 너무 졸려서 깜빡 잠들었다.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갔을 때는 3시 쯤이라 정말 덥고 힘들었는데 다섯 시가 다 되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래도 바람이 좀 불고 선선했다, 오늘은 아무래도 더위를 좀 먹었던 것 같다. 두통이 너무 심하고 힘들었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와서는 샤워를 한 후 에어컨을 틀어놓고 소파에 기대어 뻗어 있었다. 저녁도 먹기 싫었지만 약을 먹어야했기 때문에 엄마가 해준 반찬 약간과 김치찌개를 곁들여 밥을 먹었다. 그런데 배가 고프지 않은 줄 알았으나 매콤한 것을 먹자 장어의 느끼함이 내려가면서 나름대로 잘 먹었다. 한동안 장어구이는 먹고 싶지 않다.



오늘따라 집에 먼지와 머리카락이 많이 보이는데 도저히 청소를 할 기력이 없다. 청소는 내일 아침으로 미뤄야겠다. 손목도 아프니 제발 우렁이가 청소를 해 주면 좋으련만. 도대체 내 우렁이는 어디에 있는 걸까 과학을 전공해서 우렁이를 배양하고 인공지능을 주입하여 나의 특급 집사로 만들었어야 하는데 전공을잘못 선택했다. 러시아어 따위 아무짝에 쓸모 없잖아 ㅠㅠ 우렁이 한 마리 못 만들어내고.



하여튼 이제 주말이니 푹 쉬고 기력을 좀 찾아 봐야겠다. 내일은 janua님이 보내주신 향긋한 차들 중 하나를 골라 우려 마셔 보려고 한다. 뭘 먼저 우려 마실지 너무 기대되고 설렌다. 그래도 주말을 맞이 해 즐거움이 하나 기다리고 있어 참 좋다. 그 설렘을 안고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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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