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 토요일 밤 : 쥬인의 선물, 부모님 보고 옴, 피곤하지만 그래도 좋은 하루 fragments2024. 3. 30. 20:52
오늘 쥬인이 선물해준 귀여운 리락쿠마 미니 키링. 아주 조그만 녀석이라 쥬인이 내 화장품 파우치 지퍼에 달아주었다. 인증샷을 이렇게 찍자 쥬인이 사진 이쁘게 나왔다고 좋아했다 :)
오늘도 새벽 5시가 좀 안되어 깨버렸고 다시 잠들지 못했다. 이러니 일찍 잠들어도 별로 소용이 없다. 오늘은 8시까지는 자고 싶었는데. 그래서 토요일이지만 수면 부족이 해소되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 청소를 하고 새벽에 온 꽃을 다듬고 식료품을 정리한 후 삶은 달걀 1개와 민들레차로 간단한 아침을 먹고 택시를 불러서 부천의 부모님 댁에 갔다. 도착하니 아홉시 반이 좀 넘어 있었다. 아버지는 많이 야위어 있었지만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좀 나아져 있었다. 어제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좀 심기일전하신 것 같았다. 식사도 꼬박꼬박 드시고 있어 조금 마음을 놓았다. 병원 영양사가 준 식단 목록을 찬찬히 읽어보았는데 엄마가 잘 챙겨주고 계셨다. 엄마도 많이 피곤해 보여서 속상했다. 그래도 내가 들러서 아버지 기분이 좋아진 것 같아 다행이었다. 두어 시간 정도 부모님과 함께 있다가 엄마랑 같이 은행 업무를 좀 보고(ATM기로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다시 택시를 타고 발산역 근처로 갔다.
작년 12월 말 즈음에 보고 근 석달 만에 쥬인을 다시 만났다. 쥬인도 지난주에 고향에 다녀오는 등 하루도 쉬지 못했는데 바쁘고 피곤하면서도 나를 보려고 휴일에 나와준 것이 무척 고마웠다. 우리가 항상 가는 코스대로 쥬인 동네의 맛있는 식당에 가서 김치찌개와 닭볶음탕으로 점심을 먹은 후 별다방에 갔다. 이 별다방은 볕이 잘 들고 또 널찍해서 별로 시끄럽지 않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나는 쥬인에게 알룐카 초콜릿을 가져다주었고 쥬인은 맛있는 물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해양심층수를 가져왔다. 그리고 맛있는 초콜릿 바도 건네주었다. 뭔가 계속 바리바리 꺼냈다. 저 리락쿠마 키링도 줬고 예쁜 파우치에 새 묵주팔찌와 천사 케이스도 가져다줬다. 내가 쥬인이 준 묵주팔찌 끊어졌다고 하자 새로 가져다준 것이었다. 너무 고마웠다. 팔찌를 손목에 채워줄때 코가 찡했다.
쥬인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치유와 즐거움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는 쥬인의 화장품 파우치가 참 편하고 귀여워보여서 부러워하다가(내 파우치는 매우 연한 분홍색인데 이제 때가 타서 새것을 구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거 다이소에서 샀는데 구경가자' 라는 쥬인의 말에 지하철역 근처 다이소에 구경을 갔다. 파우치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결국 쥬인 거랑 똑같은 파우치를 골랐다. 그리고 마침 사려고 했던 검정 양말도 묶음으로 팔고 있어 그것도 샀다.
이후 쥬인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돌아와서는 실내자전거를 20분 정도 타고(피곤해서 더 타지는 못함. 강도도 약하게 타는데 이렇게 조금씩 타면 운동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뭐 안 움직이는 것보다야 낫겠지), 샤워를 하고 쥬인이 먹어보라고 준 다시마국수를 따뜻한 소고기무국에 말아서 먹었다. 아버지와 통화를 했는데 점심과 저녁도 잘 챙겨드셨다고 해서 다행이다.
소화가 되면 곧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부디 오늘은 중간에 깨지 않고 푹, 많이 잘 수 있으면 좋겠다. 잠이 부족해서 너무 피곤하다. 그래도 오늘 부모님도 보고 쥬인도 봐서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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