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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점심 시간에 날 보러 회사 앞까지 와줬던 친구가 보낸 선물이 도착했다. 나는 그저 커피 한 잔밖에 안 보냈었는데 ㅜㅜ 이 친구가 몇년 전 뒤늦은 박사 논문을 쓸 때 내가 많이 도와줬는데-우리는 전공이 같다- 이 녀석이 그걸 아직도 저렇게도 고마워하면서 항상 뭔가를 가져다주려고 안달이다. 그때 이 친구는 너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주 어렵게 논문에 통과했다. 그런데 아이러니는 나는 석사도 아니고 학사인데... 졸업한지 까마득한 세월이 흘렀고 가방끈이라면 비교가 안되게 이 친구가 긴데 어떻게 내가 그 논문 쓰는 걸 도와줬는지, 도와주면서도 많이 웃었다. 물론 뭔가를 써주거나 그런 건 당연히! 아니고 정보를 찾거나 친구의 생각을 들어주고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점들을 지적해주며 토론을 많이 해주었다. 친구가 당시 심적으로 내게 많이 의지했었다).
 
 
그런데 굳이 이런 도움에 대한 보답이 아니더라도 이 친구는 항상 누군가에게 뭔가를 베푸는 것을 좋아한다. 너그럽고 착하다. 대학 동기 중엔 이 친구와 나, 지금은 제주도에 가 있는 친구, 이렇게 셋이 가장 친했고 지금까지도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데, 셋 다 투쟁적이지 못하고 순해빠졌고 험한 세상을 계산적으로 살아갈 줄을 몰라서 항상 허덕인다. 목요일에 점심 먹으면서 그런 얘기를 나눴다. 그렇게 바보같이 순해빠졌으니까 우리 셋이 친했나보다 하고 :) 하여튼 선물이 고맙고 반가웠다. 내가 좋아하는 향기라서 더 고마웠다. 
 
 
어제 몸이 많이 안 좋았었다. 몸살기가 너무 심했고 종일 가슴이 두근거렸고 머리가 종을 치듯 멍멍하게 울려댔다. 밤에는 목까지 부었다. 오전엔 이부프로펜, 밤에는 은교산을 먹고 잤다. 다행히 오늘은 두통과 인후통은 좀 가셨다. 몸살기도 좀 나아졌다. 역시 수면부족, 휴식부족 때문이었나 싶다. 중간에 여러번 깼지만 어쨌든 자다깨다 하며 8시간 정도는 잤다. 
 
 
늦게 일어나서 목욕을 했고 단백질 섭취를 하려고 표고버섯과 양파를 잔뜩 넣어 불고기를 만들어서 새로 지은 밥과 먹었다. 그런데 이걸 아점으로만 먹었어야 하는데 저녁에도 먹었음. 저녁엔 원래 삶은 달걀과 견과나 채소 정도만 먹어야 되는데 엉엉. 그래서 오늘 30분 탄 실내자전거가 뭔가 무효가 된 것 같지만... 그거라도 탔으니 다행이라고 마음을 고쳐먹어야겠다. 
 
 
책을 읽고 쉬었다. 새 글을 쓰고 싶은데 아직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1월말에 글을 마친 후 아버지의 수술부터 회사의 어려운 일들까지 여러가지로 마음이 산란해서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이러다 때가 되면 뭔가가 와주겠지. 지난번 마냐와 미샤의 이야기도 사실은 새벽 출근 지하철에서 갑자기 생각나서 쓰게 된 거니까. 물론 그 글이야 그 전 글에서 이미 약간은 암시가 있긴 했지만. 

 
 
오늘도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그런데 오후의 차를 진하게 우려 마신 게 좀 신경쓰이네. 
 
 
친구가 준 선물 기념사진 몇 장과 함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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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