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 금요일 밤 : 네바 강 건너던 기억, 눈 딱 감고 쉬었어야 했던 거였다, 오래 가는 후유증, 주말에 나아지길 fragments2022. 2. 18. 20:29
사진은 페테르부르크 관련 트위터에서. 사진사의 이름은 나와 있지 않았다. 얼어붙은 네바 강 위로 눈이 쌓여 있고 바람에 눈가루가 흩날리고 있다. 석양이 깔린 것을 보니 늦은 오후인 것 같다. 이 사진을 보니 오랜 옛날 쥬인과 함께 저 얼어붙은 네바 강을 걸어서 건너가봤던 게 생각난다. 여기랑 비슷한 지점이었던 것 같다. 우니베르시쩻 강변에서 시작해 저 해군성이 보이는 쪽으로 건너갔으니까. 그때도 석양이 깔리는 무렵이었다. 나는 강 얼음 깨질까봐 좀 무서웠고 나중에는 너무 추워서 힘이 들었는데 쥬인은 너무 신나했고 나에게 썰매처럼 끌어달라고 부탁을 해서 내가 팔을 잡고 질질 끌어주기도 했다. 그 순간들을 복기하니 정말 생생한데 세월이 정말 빨리 흘러가는 것 같다.
오늘은 일찍 일어나 출근을 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오늘 출근을 하면 안되는 것이었다. 그냥 좀 눈치보이더라도 재택근무를 하거나 하루 더 쉬었어야 했다. 너무 고생을 했다. 백신을 3차까지 맞았는데 이번 3차가 제일 힘이 든다. 돌이켜보니 2차도 월요일에 맞았고 좀 나아진다 싶어 출근했다가 금요일에 대차게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도 비슷했다. 나의 경우 백신 후유증이 4~5일차에 제일 심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출근해서 곧장 진통제도 두알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약이 아무 효과가 없었다. 머리가 너무너무 멍멍했고 목이 가면서 말하기도 힘들고 어질어질했다. 그런데 일은 쌓여 있으니 계속 해야 하고. 좀 집중을 했더니 너무 어지럽고 머리가 아팠다. 쿡쿡 찌르는 듯 아픈 게 아니라 망치로 계속 종을 쾅쾅 치는 듯 울려댔고 어지러웠다. 예전 증상과 비슷했다. 그리고 숨도 좀 차고 답답했다. 안색도 핏기가 없어졌다. 한마디로 괴로웠다.
하여튼 출근을 했으니 밀려드는 일은 처리해야 하고... 점심을 먹으면 좀 낫겠지 했으나 먹고 나서 정말 엄청 심하게 배가 아파서 고생을 했다. 이것도 2차 때랑 비슷했다. 2차 때도 딱 이 시기에 이렇게 배가 너무 아파서 고생을 했다. 배아파서 화장실 가고 괴로워하다 간신히 좀 진정되었는데 계속 너무 어지럽고 머리가 울려대서 도저히 앉아 있기가 어려워 반차를 내고 퇴근을 했다. 지하철에 앉아 완전히 정신놓고 졸았다. 어지러워서 조는 것도 괴로웠다. 목구멍이 마르면서 아파왔다.
집에 돌아와서 다른 브랜드의 아세트아미노펜 정을 먹었다. 아침에 먹었던 건 약효가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약을 먹고 저녁을 먹었더니 좀 나아졌는데 네시간 정도 흐른 시점이라 그런지 다시 머리가 멍멍해져 오고 아프다. 아직 다시 약 먹을 시간은 아닌데 머리는 아프고 어쩌란 말이야 -_-
체감 상 2차 때보다 아픈 강도가 더 심하다. 너무 힘이 들어서 이럴 줄 알았으면 백신 3차 맞지 말걸 그랬다고 투덜거리는 중이다 ㅜㅜ 그냥 2차까지만 맞아도 됐을 것 같은데 좀더 참아볼 걸 그랬나봐 엉엉... 그래도 주말엔 쉬니까 내일 푹 자고 나아지기를 바라는 수밖에. 이번주를 거의 공쳐서 다음주는 구글 캘린더의 스케줄표가 완전 폭발 중이다. 다음주는 정말정말 바쁘다. 그러니까 주말에 잘 쉬고 이 망할 후유증에서 벗어나서 다 나아야 함! 꽥!
'fragmen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0 일요일 밤 : 안전한 곳은 없음, 아직도 머리 아픔, 빡센 일주일이 기다리고 있음 (0) | 2022.02.20 |
---|---|
2.19 토요일 밤 : 예쁜 꽃에 하필 왜 그런 이름을, 지속되는 두통, 제약회사만 돈 버는 듯, 불안불안 (0) | 2022.02.19 |
2.17 목요일 밤 : 고생고생, 이래놓고 걸리면 억울할 것 같음, 아까워, 다음주는 다음주에 (0) | 2022.02.17 |
2.16 수요일 밤 : 송신한 꿈, 약으로 버틴 하루 (0) | 2022.02.16 |
2.15 화요일 밤 : 꿀케익 선물, 역시나 후유증, 아이고 힘들어, 삐칠 일까진 아니건만, 쫌만 철이 들어주신다면, 쓰는 중 (0) | 2022.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