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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무의 슬픔 시리즈

등장인물 20문답

 

 

 

 

<이런 걸 왜 쓰고 있느냐면...>

 

본편도 잘 안 풀리고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아서 재미로 쓰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서무의 슬픔 시리즈가 11편까지 전개되었다. 언제 끝날지는 나도 모름... 쓰고 있으면 스트레스는 풀리는데 요즘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런가, 여태 쓴 서무 에피소드를 다 합치면 200페이지가 넘고 이것은 작년 10월에 시작한 가브릴로프 본편보다 훨씬 많은 분량이다! 주객전도되면 안 되는데...

 

그래서 이번 페테르부르크 행을 기점으로, 다시 심기일전하여 진지하게 본편으로 들어가 보려고 한다. 뭐 그래도 회사 일로 스트레스 받으면 또 단추남 베르닌과 왕재수 미샤의 티격태격 에피소드를 쓰고 있겠지. 사실 본편 우주에서는 그렇게 우습고 실없는 캐릭터나 사건도 거의 없고, 미샤의 레닌그라드 우주를 다룬 기존 이야기들도 대부분 진지하다 보니 오랜만에 다 내려놓고 그냥 가볍게 쓰는 게 내게도 좋았던 것 같다. 자기 치유도 되고.

 

하여튼, 그래서 잠시 쉬어가는 겸, 서무의 슬픔 시리즈 등장인물별 20문답을 적어봤다. 사실 이런 것은 오래 전에 다른 등장인물들과 다른 배경으로 쓰던 시리즈에서 한 번 해봤다. 그 시리즈도 이렇게 동일한 인물들을 가지고 옴니버스 단편을 묶은 거였는데 물론 서무의 슬픔처럼 농담 모음은 아니었다. 근데 거기에도 미샤가 나왔다. 이 이야기들의 다섯 번째 에피소드에서 미샤가 제일 처음 등장했기 때문에 내겐 뜻 깊은 시리즈이다. 거기서는 등장인물들을 놓고 나중에 30문답을 해봤는데 미샤도 있었다. 물론 거기서야 미샤의 답변은 시종일관 진지하게 서술되지만. 이건 단추남과 왕재수의 서무 시리즈니까 미샤가 아니라 왕재수!!! 그는 결코 진지하게 참여하지 않는다!!

 

.. 페테르부르크 가 있는 동안 예약 포스팅으로 설 연휴 직전인 16일, 17일 이틀에 걸쳐 쪼개 올려본다. 16일에는 베르닌과 왕재수의 문답, 17일엔 스페호프, 코즐로프, 렐랴의 문답.

 

인터뷰 대상 : 베르닌, 왕재수, 스페호프, 코즐로프, 렐랴

인터뷰어 : 작가(토끼=나)

특별출연 : 쿠마

 

 

(이 시리즈는 아래 순서대로 읽기를 권장함~)

* <서무의 슬픔> 시리즈에 대해 : http://tveye.tistory.com/3427
* 주요 등장인물 소개 + 시리즈 목차 : http://tveye.tistory.com/3428
* 에피소드 0. 다닐 베르닌의 새로운 임무 : http://tveye.tistory.com/3429
* 에피소드 1. 왕재수, 행동에 나서다 : http://tveye.tistory.com/3432
* 에피소드 2. 당직실의 귀신 : http://tveye.tistory.com/3437
* 에피소드 3. 버찌잼과 초콜릿 쿠키 : http://tveye.tistory.com/3444
* 에피소드 4. 공유지의 배추와 의전의 문제 : http://tveye.tistory.com/3451
* 에피소드 5. 무도회에 간 베르닌 : http://tveye.tistory.com/3458
* 에피소드 6.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 : http://tveye.tistory.com/3466
* 에피소드 7. 보고서의 악몽 : http://tveye.tistory.com/3478
* 에피소드 8. 새해 전야의 만두 소동 : http://tveye.tistory.com/3488

 

 


* 이 글을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그럼 그 20문답의 문항들은...>

 

 

20 Questions

 

 

 

이름 :

현직 :

경력 :

 

1. 별자리

2. 나이

3. 신장과 체중

4. 머리색 + 헤어스타일

5. 눈 색깔

6. 당신의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템은?

7. 가장 좋아하는 음식

8. 당신의 시그니처 칼라는?

9. 취미

10. 데이트 상대에게서 제일 먼저 보는 것

11. ..와 ..가 물에 빠진다면 누구를 먼저 구하겠는가.

12. 당신의 매력 포인트는?

13. 가브릴로프에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14. 좋아하는 음악/가수/작곡가 등등

15. 어렸을 적 장래희망

16.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면 맡고 싶은 역할

17.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것

18. 지금 하고 싶은 것

19. 지금 입고 있는 것

20. 작가에게 한 마디

 

 

다닐 베르닌

 

 

이름 : 다닐 베르닌

 

현직 : 가브릴로프 보안위원회(KGB) 지국 감시분석부 소속 행정요원, 총괄서무

 

경력

-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법학과 졸업(입학 당시 마을에 현수막 붙음)

- 현재 직장이 첫 직장임. 전공을 바탕으로 정보 분석 업무에 투입되어 나라와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으나 이해할 수 없는 서무 노릇만 줄창 하고 있음

 

 

1. 별자리 : 게자리

 

2. 나이 : 28세

 

3. 신장과 체중 : 183센티미터, 78킬로

 

베르닌 : 아니야. 나 80킬로까진 진짜 아니야... 비록 요즘 야근과 스트레스 때문에 자꾸 밤에 뭘 주워 먹어서 동그래지긴 했지만... 비록 옆구리살이 삐져나오고 뱃살이 조금 접히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 80킬로는 아닐 것이야. 근데 체중계 올라가본지 꽤 됐으니 잘 모르겠다... 아아, 서무의 슬픔이여...

 

4. 머리색 + 헤어스타일 :

검은색. 관자놀이와 정수리 부근에 스페호프와 왕재수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새치가 드문드문 있다.

동네 이발소에서 자른 짧은 머리. 주로 고등학생이나 대학 신입생 스타일 머리를 고수한다. 머리 감고 빗질 안 해도 되기 때문에 편하다.

 

5. 눈 색깔 :

광택 없는 검은색.

종종 단추눈이라고 불린다. 본인은 매우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베르닌 : 쫌! 나 단추 아니야! 단추눈은 곰인형한테나 달린 거라고! 이를테면 저 토끼가 애지중지하는 곰팅이 쿠마라든지...

 

쿠마 : (인터뷰어인 작가 토끼의 품에 안겨 있다가 버럭!) 나 단추눈 아니거든! 나 헝겊 동그랗게 오려붙인 눈이야!

 

 

내가 얼마나 귀여운데! 내 귀여움에 폭 빠진 토끼는 유리지갑도 폭발했어! 나 알고보면 왕재수 과야. 너 같은 단추 과 아니야!)

 

 

6. 당신의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템은?

 

베르닌 : 패션이란 게 대체 뭔지 ㅠㅠ 아이템은 또 뭐야...

 

작가(토끼) : 네가 평소 고수하는 차림새에서 가장 중요하거나 마음에 드는 게 뭐냐고...

 

베르닌 : 아, 손목토시!! 사무실에서 계속 서류작업하고 때로 자 대고 칼질도 많이 하니까 매우 유용하지. 그런데 전에 손목토시 떼는 거 깜박하고 나갔더니 왕재수가 기절초풍을 하면서 날 마구 혼내지 뭐야. 남자는 스타일이 중요하다면서 국장 못지않게 일장연설을 하는 거야... 아이고 두야... 그 자식도 서무의 슬픔을 몸소 겪게 된다면 손목토시가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 분명해!

 

7. 가장 좋아하는 음식

항아리 닭고기. 뜨끈한 살랸카 수프 등등 기름기 많고 구수한 음식!

 

베르닌 : 난 이런 음식을 좋아하는데 왕재수 자식 맨날 밥 해 먹이느라 막상 내가 먹고 싶은 건 못 해 먹어. 기름진 음식이 올라오면 무용수니 몸매 관리니 뭐니 하면서 난리를 치는 통에 피곤해서 포기해...

 

8. 당신의 시그니처 칼라는?

 

베르닌 : 시그니처 칼라가 뭐지? 이 문답 너무 어렵다. 자꾸 반동분자처럼 꼬부랑 말을 쓰고...

 

왕재수 : (마침 밥 먹으러 들어왔다가 끼어듬) 이 멍충이. 너의 매력을 십분 드러낼 수 있는 너만의 색깔, 너한테 잘 어울려서 네가 고집하는 색깔 그런 거!! 아유, 바보야.. 남자는 칼라를 통해 이미지 메이킹을...

 

베르닌 : 더 모르겠다...

 

왕재수 : 내가 알아! 얘 시그니처 칼라는 겨자색과 회색이 교차되어 어우러진 색이야. 주로 아가일 무늬에 들어가는 색이지. 얘 맨날 그런 스타일에 그런 색깔 입어. 엄청 촌스럽지만 뭐 어쨌든.

 

베르닌 : 어, 그거... 그게 때도 안 타고 참 괜찮아. 저번에 의류공장 견학 갔을 때 괜찮아서 다섯 벌 한 세트 샀어. 너 한 벌 줄까?

 

왕재수 : 됐거든요!!! 아가일 무늬는 남성 패션의 적이라고!!!

 

 

9. 취미

낮잠(점점 낮잠 잘 시간이 없어지고 있음).

수영(입사 후 여름에도 헤엄치러 못 감 ㅠㅠ)

 

 

10. 데이트 상대에게서 제일 먼저 보는 것

 

베르닌 : 어... 나는... 착한 마음씨.. 그리고 살림 솜씨!

 

왕재수 : 웃기시네, 얼굴이잖아!

 

베르닌 : 아니야... 아니야... 나 여자 얼굴 별로 안 따져. 진짜야.

 

왕재수 : 아, 얼굴은 두 번째고 첫 번째는 몸매! 얘는 가슴이 빵빵하고 몸매가 글래머인 여자 좋아해!

 

베르닌 : 너 왜 그래 ㅠ 나 그런 거 아니야..

 

왕재수 : 뭘 아니야. 렐랴 좋아하잖아.

 

베르닌 : 렐랴는 좋지만... 렐랴는 마음씨가 곱고 상냥하고 요리를 잘하니까 좋은 거야.

 

왕재수 : 뻥치시네. 남자들 다 똑같음. 예쁘면 장땡이지. 울 아저씨들이 날 왜 좋아하는데~

 

베르닌 : 야! 넌 여자 아니잖아!

 

왕재수 : 어쨌든!~ 난 여자보다 더 예쁘니까~

 

 

11. 왕재수와 렐랴가 물에 빠진다면 누구를 먼저 구하겠는가.

 

베르닌 : 당연히 렐랴!! 말이라고!

 

왕재수 : 너 나 안 구하면 감시의무 소홀로 크레믈린에 있는 울 아저씨한테 이를 거야! 그리고 당직실 귀신도 도로 불러올 거야!

 

 

12. 당신의 매력 포인트는?

 

베르닌 : 당당한 키와 체격!

 

왕재수 : 땡! 단추눈!!

 

베르닌 : 단추 단추 하지 말라고!

 

왕재수 : 단추눈 귀여운데...

 

 

13. 가브릴로프에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즐라타야 강가의 모래사장과 잔디밭. 따뜻할 때 햇살 쬐면서 누워 있거나 수영하면 완전 좋음. 그런데 입사 이후 가본 적이 없음 ㅠㅠ

 

 

14. 좋아하는 음악/가수/작곡가 등등

알라 푸가쵸바

 

 

15. 어렸을 적 장래희망

법조계 인사.

 

 

16.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면 맡고 싶은 역할

 

베르닌 : 나는, 나는... 2차 대전 파일럿!! 전투를 승리에서 이끌고 민간인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영웅 역할!

 

왕재수 : 그럼 주인공이네? 감독들 자기 영화 주인공 캐스팅할 때 엄청 얼굴 따지는데...

 

베르닌 : 세상이 너무 불공평해...

 

 

17.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것

 

서무 업무!!!! 고양이 학대. 반동분자 감시. 체육대회. 나쁜 국장.

 

 

18. 지금 하고 싶은 것

정시퇴근 ㅠㅠ

 

19. 지금 입고 있는 것

아가일 무늬 스웨터. 황토색 면바지. 손목토시.

 

 

20. 작가에게 한 마디

 

베르닌 : 작가고 나발이고... 나 좀 그만 괴롭혀. 제발! 나 본편으로 돌아갈래. 본편에서는 나 이렇지 않다며... 뭔가 메피스토펠레스가 어떻고 열정적이고 어쩌고 했잖아. 거기선 서무 아닐 거 아냐... 나 들들 볶는 국장도 없을 거 아냐... 이 시리즈 나 너무 싫어. 본편 갈래... 엉엉...

 

 

작가(토끼) : 어... 본편에도 너네 국장은 나온단다 ㅋㅋㅋ

     

 

 

 

 

왕재수

 

 

이름 : 미하일 야스민

,, 그냥 미샤라고 불러주면 됨! 아니면 꽃미남이라든지..

 

현직 : 가브릴로프 시립극장 예술감독

 

경력

- 레닌그라드 발레학교(바가노바 아카데미) 졸업

- 레닌그라드 키로프 극장 수석무용수, 안무가

-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수석무용수, 안무가

- 각종 국내외 댄스 페스티벌 연출 및 감독 역임

- 무수한 국내외 무용/예술 관련 콩쿠르 및 어워드 수상

- 공훈예술가 서훈

(... 이건 몇 년 전 받았다가 감옥 가면서 박탈당함 ㅜㅜ)

 

 

1. 별자리 : 전갈자리

 

2. 나이 : 25세

 

3. 신장과 체중 : 177센티미터, 61킬로

 

베르닌 : 너 177 안 되는 거 같던데?

 

왕재수 ; 아니야!

 

베르닌 : 나 감시요원이라서 너 서류 봤는데... 176.6인가 7...

 

왕재수 ; 반올림!!!

 

베르닌 : 반올림하면 180도 되겠네. 나도 끝자리 버리면 180... 우리 키 같네!

 

왕재수 : -_- 멍충이... 그래도 난 다리가 기니까 ㅠㅠ

 

베르닌 : 너 너무 말랐어. 다이어트 그만해. 기름기도 좀 먹고.

 

왕재수 : 나 춤출 땐 원래 더 나갔었어! 근데 너네가 고문해서 죽을 뻔 했잖아! 아파서 근육량이 줄어서 그런 거야!

 

베르닌 : 웃기시네, 바이올린 깡패한테 잘 보이려고 다이어트해서 그런 거잖아!

 

왕재수 : 너 로만한테 내 몸무게 얘기하면 죽을 줄 알아!

 

 

4. 머리색 + 헤어스타일

칠흑 같은 검은색. 화관처럼 살짝 흐트러진 풍성한 검은 머리.

 

왕재수 : 나 원래 머리 더 길고 멋있었는데 감옥 가서 끔찍한 죄수복 입고 머리도 깎였어 ㅠ 되게 가위질 못하는 놈한테 걸려서 진짜 열 받았어. 근데 아프고 나서 그런가 머리 빨리 안 길어, 지금 스타일 진짜 맘에 안 들어. 시골이라 괜찮은 미용실도 없어. 아, 시골 싫어. 남자는 헤어스타일이 중요한데. 칫.

 

5. 눈 색깔

 

왕재수 : 호수처럼 깊고 밤하늘처럼 아름다운 검은 눈!!! 긴 속눈썹이 화룡점정! 나의 이 아름다운 눈에 반한 남녀들이 줄을 서고 볼쇼이에서는 검은 눈의 천사라고 칭송을 받았으며 무수한 연애편지에 당신의 보석 같은 검은 눈에 넋을 잃고 빠져들고 말았어요라는 글귀가 넘쳐났지!

 

베르닌 : 근데 너나 나나 똑같이 까만 눈인데 왜 너는 호수처럼 깊고 밤하늘처럼 아름답고 보석 같은 눈이고 나는 단추눈이야 ㅠㅠ 작가 미워.

 

왕재수 : 다이아몬드랑 흑연은 둘 다 탄소로 되어 있지만 결합구조에 따라 갈린다지..

 

베르닌 : 왕재수. 반동분자. 싸가지...

 

 

6. 당신의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템은?

 

왕재수 : 패션의 완성은 얼굴! 하지만 이것은 1단계일 뿐. 진정 중요한 것은 완벽한 몸매와 비율이라고 할 수 있지. 일단 미모가 받쳐주기 때문에 난 아무 헝겊 쪼가리나 걸쳐도 다 예쁘지만... 극장에 나갈 때는 어쨌든 감독이니까 좀 얌전하게 입으라는 말을 들어서 심플하게 무채색 계열의 핏이 잘 맞는 옷이나 바랜 진으로 기본 세팅을 하고 여기에 스카프나 멋진 신발로 액센트를 가미하지.

 

베르닌 : 그게 얌전하게 입은 거야? 완전 날티 나. 맨날 아르마나 입고...

 

왕재수 : 아르마니!!!!!

 

베르닌 : 스카프는 에르미..

 

왕재수 ; 에르메스라고, 이 바보야!!!

 

베르닌 : 뭔지 모르지만 역시 넌 부르주아 반동분자...

 

 

7. 가장 좋아하는 음식 :

제대로 육수를 내어 끓인 따끈한 보르쉬, 담백한 생선찜. 사과파이.

 

 

8. 당신의 시그니처 칼라는?

 

왕재수 : 내가 좋아하는 색은 기본적으로는 검은색과 진홍색이야. 전자는 내 머리와 눈 색깔에 맞고, 후자는 내 하얀 피부와 찰떡궁합이지. 하지만 어두운 녹색이나 청회색도 자주 활용해. 무대 올라가던 시절에는 특히 라 바야데르나 해적의 세루리언 블루 의상이 굉장히 잘 어울렸지. 보통 나처럼 미모가 뛰어나고 피부가 곱고 흰 사람은 무슨 색이나 잘 어울리는 법이거든. 심지어 분홍색마저 잘 소화하지만 개인적으로 그건 좀 별로야.

 

베르닌 : 그래도 렐랴가 짜준 그 분홍색 목도리는 예뻤는데.

 

왕재수 : 그거 두툼해서 수도관 싸매면 딱이었는데 좀 아깝다... 근데 너 왜 그거 안 두르고 다녀? 렐랴가 한 땀 한 땀 떠서 좋다면서.

 

베르닌 : 분홍색이라서 ㅜㅜ

 

왕재수 : 하긴 넌 피부가 칙칙하니 분홍색은 쥐약이겠다.

 

베르닌 : 싸가지 없는 놈...

 

 

9. 취미

락음악 감상, 안무하기, 독서, 파티에서 춤추고 놀기

 

 

10. 데이트 상대에게서 제일 먼저 보는 것

 

왕재수 : 큰 키와 두툼한 손과 골격 구조!

 

베르닌 : 골격 구조는 왜!

 

왕재수 : 그래야 어떻게 응응응을 할지 견적이 나옴!

 

베르닌 : 너는 대체!! 그럼 두툼한 손은!

 

왕재수 : 난 두툼하고 거친 손으로 쓰다듬어주는 게 좋더라고.

 

베르닌 : 나 키 크고... 손 두툼하고 맨날 서류작업해서 거친데... 으윽..

 

왕재수 : 넌 단추눈이니까 거기서 무효!

 

베르닌 : 단추 단추 하지 말라고!!!

 

왕재수 : 이상하네. 너도 나랑 하고 싶었어? 근데 왜 아닌 척.

 

베르닌 : 아니야! 아니라고! 바이올린 아저씨한테 가!

 

왕재수 : 그러니까 로만은 키도 크고 골격 구조도 완전 딱이야! 손은 거칠기보단 섬세한 타입이지만 대신 악기 연주자라 그런가 손재주가 끝내줘! 그 손으로 어루만지면...

 

베르닌 : 알고 싶지 않아, 너와 바이올린 아저씨의 응응에 대한 얘긴...

 

 

11. 코즐로프와 베르닌이 물에 빠진다면 누구를 먼저 구하겠는가.

 

왕재수 : 단추!!

 

베르닌 : (감동) 어, 정말? 진짜? 고마워... 정말 의외네. 나를 구하다니.. 내가 여태 널 너무 오해했나봐...

 

왕재수 : 로만이 수영을 엄청 잘 하더라고.

 

베르닌 : 나도 수영 잘해. 동아리도 하고 대회에도 나갔는데..

 

왕재수 : 그럼 아무도 안 구해! 내 몸 하나 건사하면 됐지!

 

작가(토끼) : 안 돼... 한 사람 골라야 돼! 음, 코즐로프와 베르닌이 둘 다 쥐가 나서 수영을 못한다면?

 

왕재수 : 이 토낀 뭐니... 아 귀찮아. 몰라, 자기 살 길 자기가 개척하라 해.

 

작가(토끼) : 그래도 하나만 골라보렴~ 예쁜 네가 하나만 골라보렴~

 

왕재수 : (예쁘다고 해서 기분 좋아짐) 단추!

 

베르닌 : 오오...

 

작가(토끼) : 왜?

 

왕재수 : 단추가 밥을 더 잘해...

 

 

12. 당신의 매력 포인트는?

 

왕재수 : 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반짝반짝 다 예쁜데 어떻게 하나만 고르지...

 

베르닌 : 그래도 잘난 얼굴이지 뭐. 맨날 얼굴값 하는 놈 ㅠㅠ

 

왕재수 : 근데 내 몸매가 또 끝내주는데...

 

베르닌 : 네 몸매 따윈 알고 싶지 않아!

 

 

13. 가브릴로프에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왕재수 : 이따위 깡시골에 무슨 좋아하는 곳이 있어!!! 으윽..

 

 

14. 좋아하는 음악/가수/작곡가 등등

 

클래식 : 차이코프스키.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예프. 라벨. 바그너. 말러 등등

대중음악 : 블라지미르 브이소츠키. 데이빗 보위. 루 리드. 도어스 등등

 

 

15. 어렸을 적 장래희망

우주비행사. 무용수

 

 

16.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면 맡고 싶은 역할

 

왕재수 : 나 발레 필름 많이 찍었어. 그리고 무용수 시절에 렌필름이랑 모스필름 감독들이 자꾸 로맨스 영화랑 사극 영화 찍자고 러브콜 보내서 거절하느라 죽는 줄 알았어.

 

베르닌 : 우와, 그냥 찍지...

 

왕재수 : 크레믈린에 있는 울 아저씨가 찍지 말랬어.

 

베르닌 : 왜?

 

왕재수 : 난 가뜩이나 예뻐서 인기 많은데 더 인기 많아지면 아저씨가 내 스토커들 관리하기 힘들다고.

 

베르닌 : 스토커들을 왜 그 아저씨가 관리해? 그 관리란 건 무슨 뜻이야?

 

왕재수 : 자꾸 꼬치꼬치 묻지 마. 모르는 게 약이야.

 

 

17.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것

검열! 예술가 탄압! 공산주의! 독재! 고문!! 시골!!!!!!!!!!!!!!!!!

(+ 바퀴벌레, 곱등이, 쥐 ㅠㅠ)

 

18. 지금 하고 싶은 것

로만이랑 화끈하게 응응응을...

 

19. 지금 입고 있는 것

목욕 가운.

 

20. 작가에게 한 마디

 

왕재수 : 야, 토끼! 나 본편 안 갈래. 어차피 본편도 시골, 여기도 시골이면 이 시리즈가 더 나은 거 같아. 집사도 있고... 나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되고. 본편 가면 자꾸 폼 잡고 갖은 고생 다 하고 온갖 진지한 얘기만 해야 되고... 본편 시리즈에선 나 막 고문도 받고 심지어 칼로 손목도 그었댔어. 정말 저질이야. 빨랑 이 시리즈 다음 회 써줘. 내가 모스크바나 레닌그라드로 금의환향하는 걸로! 그리고 단추는 데려갈래. 도시에서도 집사는 필요해. 있으면 편할 거 같아.

 

베르닌 : 내가 왜!!! 난 본편 갈 거야! 나 이 시리즈 너무 싫어!!

 

작가(토끼) : 실컷 떠들어라. 어차피 너네는 내 노리개! 단추 너는 이 시리즈에서 내 업무 스트레스를 푸는 용도! 왕재수 너는 본편에서 나의 창작 열망을 대리하여 영원히 고통 받는 존재!

 

왕재수 : 야, 단추야! 저 토끼 유리지갑 좀 밟아버려! 국세청 좀 데려와.

 

베르닌 : 난 서무라서 힘이 없어. 크레믈린의 너네 아저씨한테 부탁해 ㅠㅠ

 

작가(토끼) : 크레믈린 아저씨도 내가 만들었지롱~ 내 손가락 하나면 모가지!

 

왕재수, 베르닌 : 악마... 토끼악마...

 

 

 

토끼 : 이렇게 귀여운 나에게 토끼악마라니!

 

...

 

 

번외편 등장인물 20문답은 내일, 스페호프와 코즐로프와 렐랴의 답변으로 이어진다.

얘들 등장 비중은 단추와 왕재수보다 적지만 이들이 풀어놓는 의외의 이야기를 놓치지 마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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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