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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의 마지막 글은 몇년 전 썼던 미샤의 수용소 이야기 1부에서 발췌한다. 좀 음울하고 고통스러운 부분이긴 하다만. 하긴 수용소와 고문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밝고 경쾌하기란 좀 어려운 법이니까(난 고통을 유머로 승화시킬만큼 위대한 재능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ㅠㅠ)

 

올해를 마무리하는 글로 왜 이런 어두운 이야기를 선택했을까. 뭐 그건 지금 이 순간 이 글이 여기 보였고 또 지금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다른 무슨 이유가 있을까.

 

.. 관찰자이자 심리적 화자인 흘레브니코프는 수용소 간수. 33번은 미샤의 죄수번호. 라브로프는 미샤를 약물로 고문하는 정신과병동 화학박사이다.

콤소몰은 16~25세 청년들이 활동하는 청년공산당 동맹. 피오네르는 공산당 소년단이다.

 

 

..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라브로프의 방 앞까지 왔을 때 33번이 떨었다. 그것도 눈에 띄게 몸을 움츠렸다. 흘레브니코프는 뒤에서 팔을 뻗어 문을 열면서 갑작스럽게 그 미친놈이 며칠 사이에 얼마나 야위었는지 깨닫고 희미하게 소름이 돋았다.

 

 보그단을 맨손으로 처치했다는 소문이 센터에 퍼져나간 후 죄수들은 33번을 인정했고 나름대로 경의를 표하기까지 했는데, 피복 물품을 담당하는 모범수 므라모르도프는 관례를 깨고 그 신참에게 치수에 맞는 옷들을 배정해 주었었다. 이제 그 치수에 맞던 옷은 주먹이 쑥 들어갈 정도로 헐렁하게 늘어져 있었고 라운드 칼라 사이로 훤하게 드러난 어깨 위로는 뼈가 튀어나와 있었다. 그놈은 원래 피부가 흰 편이었지만 이제 두 배는 더 창백해 보였다. 얼굴과 목덜미 피부 안쪽으로부터 미세하게 뻗은 혈관이 그대로 비쳐 나와 푸른빛이 어른거렸다.

 

 

 라브로프는 그날 33번에게 수갑을 채우지 않았다.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었다. 다시 이마에 주사를 놓았는데 그건 첫날처럼 약효를 빨리 돌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계속 바늘을 찔러 넣었던 왼팔의 혈관이 전날 저녁에 터졌기 때문이었다.

 

 약물이 주입되자 투명할 정도로 창백하던 33번의 얼굴과 목덜미가 잠시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랐다.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검은 눈동자 전체에 붉은 기운이 차올랐지만 물론 그건 흘레브니코프가 보고 기겁했던 그 야수 같은 불빛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붉은색이었다. 라브로프가 바늘을 빼내고 약물이 모두 흡수되자 붉은 기운도 썰물이 빠져 달아나듯 순식간에 사라졌고 다시 창백한 흰색과 눈동자의 검은색만 남았다.

 

 33번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의자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두 손으로 목과 가슴을 누르며 몸을 웅크렸는데 전날까지의 반응과는 또 달랐기 때문에 라브로프가 투약량만 늘린 것이 아니라 약물 배합을 다시 바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라브로프가 혀를 차더니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콤소몰 행진곡이었기 때문에 흘레브니코프는 하마터면 쿡쿡 웃을 뻔 했다. 라브로프가 콤소몰에 있던 시절은 적어도 20년은 지났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33번은 전혀 다르게 반응했다. 목과 가슴을 움켜쥐고 있던 두 손을 억지로 움직여 귀를 틀어막았던 것이다. 그게 콤소몰 행진곡이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무시무시하게 확장된 청신경 때문에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를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인지 궁금했다.

 

 

 라브로프가 휘파람을 뚝 그쳤다. 33번의 곁에 무릎을 꿇고 앉더니 마치 아끼는 학생이나 자기 아들을 어루만지듯 이마 위에 엉망으로 흐트러진 짧은 머리칼을 쓸었다. 그리고는 너무나도 자상하고 부드럽게 어르는 듯 속삭이기 시작해서 흘레브니코프는 소스라쳤다.

 

 

 “ 이제 이 노래 좋아할 때도 됐잖아, 아니면 피오네르 노래 쪽이 더 좋아? 파벨이 그러던데, 이제 기억이 퇴행하기 시작할 거라고. 다시 피오네르 시절로 돌아가겠네. 그 편이 훨씬 나아, 그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잖아. 인간의 기억은 백지로 만들 수는 없지만 그 위에 뭔가를 칠해서 다시 그려낼 수는 있어. 차라리 피오네르 때보다 더 뒤로 가는 게 좋을지도 모르지. 얼룩을 다 없애버리면 넌 깨끗해질 거야. 정말 착해질 거야. 네 아버지, 그 배반자, 그 선동분자가 남겨준 얼룩부터 지워버리면 좀 달라지겠지.

 

 너 글루크에게 대들었지, 파벨에게 파리 시위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고 우겼듯이 소장이 준 기회도 날려버렸지. 가엾고 또 가엾은 우리 미슐랴, 앞을 내다보지도 못하고 머리를 굴릴 줄도 모르는 순진하고 귀여운 아이. 그런데도 파벨은 널 영리한 젊은이라고 생각하지. 아니, 넌 아직 철이 들지 않은 어린애일 뿐이야. 그건 기회였어, 어쩌면 여기서 풀려날 수도 있는 기회. 한 번만 고개를 숙이면 됐어. 전에 입던 것처럼 근사한 외제 수트를 걸치고 이 얼간이 같은 머리도 제대로 다듬고, 뭐 얼굴은 많이 상했지만 그것도 소장이 누굴 붙여주면 전처럼 예쁘게 꾸며줄 수는 있을 거야, 그렇게 치장하고 5분, 아니 3분만 카메라 앞에 서면 되는 거였어. 그 글귀들은 굳이 욀 필요도 없어, 어차피 이제 머리가 안 돌아가서 암기 따윈 안 될 테니까. 보고 읽기만 하면 돼, 읽는 데는 3분이면 충분했어.

 

 아, 그런데 안타까워서 어떻게 하면 좋지. 내 마음이 너무 아프네. 불쌍한 꼬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어. 그 좋은 기회를 거부하다니. 난 네가 꽤 힘들어한다고 생각했어. 정말 아픈 것 같다고. 이거 맞고 나면 너 울잖아. 어린애처럼, 계집애처럼 눈물을 흘리면서 울잖아. 그런 적 없다고 하고 싶겠지. 근데 난 봤거든, 네가 우는 거. 넌 아마 기억도 못할 거야. 왜, 자존심 상해? 너 자존심 엄청 세잖아. 그거 하나로 지금껏 버티고 있잖아. 원래 어린애들이 그래. 제대로 사회화가 안된 애들, 소비에트 체제에 적응이 안된 애들. 아까 파벨 앞에서도 끝까지 무릎 안 꿇었다면서. 기운만 있으면 그때처럼 내게 달려들고 싶겠지, 보그단을 반 죽여 놓은 것처럼 나나 파벨도 목 졸라 죽이고 싶겠지. 그 몸을 쓸 수가 없어서, 그 가볍게 날아오르던 다리를 움직일 수가 없어서, 그렇게 잘 빠졌던 몸이 이 꼴로 망가져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데 아직 안 늦었어, 순진하고 귀여운 미셰츠카, 한때 공훈예술가였던 야스민 동지. 파벨은 반대하겠지만 난 생각이 틀려. 난 너 구해줄 거야. 넌 그저 길을 잘못 들었을 뿐이잖아, 그냥 어린애잖아. 나라고 네가 이렇게 괴로워하는 게 기분 좋을 것 같아? 내가 그랬잖아, 난 극장 애호가라고. 너처럼 뛰어난 애를 이렇게 아프게 만드는 게 기분 좋을 리가 없잖아. 지금이라도 말해, 소장이 얘기한 대로 할 거라고. 그럼 다음 주사는 없을 거야. 프로그램도 중단해 줄 거야. 내가 그렇게 할 거야, 약속하지.

 

 자, 말해봐. 아직 얘기할 수 있잖아, 혀는 움직일 수 있잖아. 잘 안돼? 목소리가 안 나와? 그럼 눈만 깜박여도 좋아. ‘소장이 얘기한 대로 할게요’ 라고 착하게 대답해봐. 두 번 깜박이면 돼. 천천히, 두 번. 그 유명한 눈 좀 뜨고 날 봐. 계집애들 미치게 하던 그 까만 눈. 난 모스크바에 갔었어, 레닌그라드에도. 네 무대도 본 적 있어. 그때 계집애들이 그랬지, 검은 눈의 야스민이라고, 천사처럼 날아오른다고. 다시 돌아가게 해 줄게. 자, 눈 깜박여봐. 착하고 예쁜 애가 돼봐. 그럼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거야. "

 

 

 33번이 몸을 꿈틀거렸다. 하지만 눈을 깜박인 것은 아니었다. 반쯤 감겨 있던 눈을 질끈 감고 두 손으로 이마와 눈을 가렸다. 라브로프는 얼굴을 일그러뜨렸고 두 눈을 불태웠다. 송곳니를 드러내며 낮고 거칠게 으르렁거렸다. 한순간 흘레브니코프는 주임 의사가 센터의 죄수들에게 전염되어 미쳐버린 게 아닐까 하며 겁에 질렸다. 데미얀 라브로프는 고무공처럼 튀어 자리에서 일어났고 잠깐 뒤로 물러섰다가 33번의 가슴팍을 거세게 걷어찼다. 물기 어린 둔탁한 소리가 짧게 울려 퍼졌는데 흘레브니코프는 목구멍에 시큼하게 차오르는 공포를 느끼며 뼈가 부러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33번은 이제 제대로 된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다. 짧고 거친 숨을 수차례 몰아쉬려고 애쓰며 흐느끼는 듯한 희미한 신음을 토해냈을 뿐이었다. 호흡이 꽉 막혀서 어깨와 무릎을 꿈틀거리듯 경련하면서도 끝까지 눈을 가린 손을 내려놓지 않았다. 라브로프가 한 번 더 걷어찼을 때 33번이 말을 했다. 터진 입술 사이로 단어들이 토막토막 밀려나왔다.

 

 “ 절대. 안 해. 죽여. ”

 

 

 라브로프가 들어 올렸던 발을 내렸다. 불에 덴 듯 뒤로 몇 발짝 물러서더니 나직하게 웃기 시작했다.

 

“ 아, 꿈도 꾸지 마. 우린 너 절대 안 죽일 테니까. 못되게 굴어서 차라리 죽고 싶은가 본데, 그렇게 쉽게 벗어날 수는 없을 거야. 오늘 정말 말을 안 듣는군. 파벨에게만 그럴 줄 알았는데, 설마 이 방에서도 이렇게 뻗댈 줄은 몰랐어. 이제 많이 약해진 줄 알았는데 아직도 힘이 남아도는 모양이야. 그 약을 맞고도 이렇게 귀엽게 굴다니. 뭐 상관없어, 이제 약 기운이 세게 오를 테니까. 어제보다 훨씬 아플 걸. 가만히 누워서 생각 좀 해봐. 그리고 내일 아침에 얘기하자고. 저녁에 나한테 애걸하고 싶어도 참아야 할 거야. 저녁 주사 맞고 나면 진짜 계집애처럼 울어댈걸. 네가 질질 짜는 소리가 온 복도에 울려 퍼질 거야. 다른 놈들 잠을 다 설치게 만들겠지. 어쩌면 내가 그 꼴 구경하러 올지도 몰라. 그래도 네 애원은 안 들어줄 거야. 그러니 내일 아침까지 잘 버텨봐. ”

 

 

 33번은 버텼다. 한 시간 정도. 라브로프는 나가지도 않고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흘레브니코프는 물품 장부를 대조하러 가야 했지만 라브로프 때문에 꼼짝없이 붙들려 있었다. 한 시간이 지났을 때 33번이 울었다. 눈 전체가 회색 얼룩이 가득한 검은 수은처럼 변해서, 흰자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짐승 같은 눈으로, 비처럼 눈물을 쏟았다. 가슴과 목구멍으로부터 잘 들리지도 않을 만큼 조그맣고 가느다란 흐느낌이 이따금 물결처럼 밀려나왔다. 흘레브니코프는 어린 시절 차에 치어 죽어가는 개나 고양이를 거리에서 본 이후로 그런 연약하고 끔찍한 신음 소리를 처음 듣는 것 같았다. 라브로프는 딱딱한 의자에 앉아 다른 죄수들의 차트와 보고서들을 넘기며 마치 벨벳 좌석에 몸을 파묻고 오페라 아리아나 모차르트 연주를 감상하듯 만면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그 신음 소리를 들었다.

 

 한 시간 쯤 더 지나자 33번이 헛소리를 했다. 발음이 모두 뭉개지고 흐릿해서 거의 알아들을 수도 없는 단어와 이름들을 띄엄띄엄 토해냈다.

 

 

 아마도 엄마를 부르는 거겠지,

 

 

 흘레브니코프는 이제 무감각해진 가슴으로 생각했다.

 

 

 다른 놈들도 다 그랬어, 약에 취해서 너무 괴로우면 엄마를 찾아. 저 미친놈에게도 엄마가 있을 거야. 저렇게 머리와 눈이 새까맣고 살빛이 눈처럼 하얀 엄마, 자기 아들이 체포됐다고 세상 끝난 것처럼 울어댔을 엄마. 하지만 여기서 저게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는 상상도 못하겠지. 알게 되면 아마 가슴이 터져 죽을 거야. 내가 발등에 다리미를 떨어뜨려서 껍질이 홀딱 벗겨지고 물집이 마구 잡혀서 숨넘어가게 울었을 때 우리 엄마도 울었어, 연고를 발라주면서, 날 꼭 껴안고 달래주면서 사랑하는 이오슈카, 귀여운 우리 아가, 엄마가 대신 데었으면, 대신 아파줬으면 좋겠다면서 울었어. 저 병신, 미친놈. 그냥 시키는 대로 해, 아무도 못 버텨. 끝까지 가는 놈들은 아무도 없어. 라브로프가 옳아, 화학은 전능해. 결국은 고분고분해져, 착해지게 돼. 그러니까 그만 포기해. 어차피 포기할 거, 지금 포기해. 더 아프기 전에. 네 엄마가 병신 같은 그 꼴을 보고 가슴이 터져 죽기 전에.

 

 

 죄수가 환각과 착란, 무의식 상태를 왕복하다 마침내 완전히 정신을 잃고 조용해졌을 때 라브로프가 두꺼운 보고서 뭉치를 탁 내려놓고 일어섰다. 칸막이 뒤로 들어가서 5분 정도 시간을 보냈다. 두 손을 닦으며 나온 주임 의사는 흘레브니코프가 보는 앞에서 저녁에 주사할 약물을 가득 채운 앰풀과 주사기를 집어넣고 서랍을 잠갔다. 그리고 열쇠를 그에게 주었다.

 

 

 “ 지금 옮겨. 다시 여기로 데려올 필요는 없어. 8시에 놔. 내일 파벨에겐 10시에 데려가고. ”

 

 

 그래서 흘레브니코프는 명령에 따랐다. 죄수를 독방으로 옮겼다. 8시가 되었을 때 라브로프의 방으로 와서 열쇠로 서랍을 열었다. 앰풀을 따서 약물을 주사기에 채워 넣었다. 독방으로 갔을 때 33번은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주사를 찔러 넣기 직전 그 미친놈이 그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었다.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부드럽고 침착하게. 마치 그놈이 정신병자 수용소 독방이 아니라 대학 강의실이나 햇살 찬란한 네프스키 대로의 야외 카페 테이블에 앉아 있기나 한 것처럼, 흔들림 없고 조용한 목소리로. 그거 더 이상 놓지 말아요, 더는 견딜 수 없을 테니까 라고 말했다. 물론 이오시프 흘레브니코프는 죄수와 대화를 나누지 않았고 그 어리석은 부탁을 무시했다. 주사를 찔러 넣었고 그 지긋지긋하고 협소한 감방을 나와 밖에서 문을 잠갔다.

 

 

 그날 밤 꿈속에서 흘레브니코프는 발등에 붕대를 감고 활짝 웃으며 ‘사랑하는 이오슈카, 넌 화상을 입지 않았어. 다리미를 떨어뜨렸던 건 네가 아니야, 엄마였어. 넌 아픈 적이 없단다. 한 번도,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어. 이제 모든 게 잘 될 거야, 다 괜찮을 거야’ 라고 속삭이는 엄마를 보았다. 그런데 그건 흘레브니코프의 포근하고 따스한 엄마, 키가 작고 털실 같은 금발에 쿠션처럼 동글동글하고 푹신한 몸매의 엄마가 아니었다. 재수 없게도 그건 머리칼과 눈이 석탄처럼 까맣고 피부가 우유처럼, 눈처럼 하얗고 자작나무처럼 야윈 여자, 공주 같고 루살카 같고 마녀 같은 창백한 여자였다. 심지어 꿈 속에서도 흘레브니코프는 욕을 하며 여자를 밀쳤다. 병신 같은 년, 꺼져. 가까이 오지 마, 여기 들어오지 마. 가 버려. 안 그러면 가슴 터져 죽을 거야. 꺼져! 꺼져! 꺼져!

 

 고함을 지르고 외치고 또 외치다가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났고 기분이 너무 나빠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

 

라브로프를 비롯해 그가 '파벨'이라 부르는 슈스코프 등 심문관들과 미샤의 얘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4748 : 수용소, 심문자들, 유령들, 인체발화, 다시 세 개의 메모

고문 에피소드는 다행인지 불행인지(미샤에게야 다행) 이 1부에서 적당히 마무리된다. 2부와 3부의 이야기들도 전에 몇번 발췌한 적이 있다. 그 중 두 에피소드 링크는 아래. 하나는 미샤의 후원자인 게오르기 벨스키, 하나는 그의 친구인 일린과의 면회 장면이다.

 

http://tveye.tistory.com/5589 : 체제의 이름, 비행사, 천사 이름 붙은 도시

http://tveye.tistory.com/5551 : 수용소 면회실에서, 얼룩들 

 

..

 

 

글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여기서만 읽어주세요. 절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시거나 인용/도용하지 말아주세요.

:
Posted by liontamer

 

 

 

 

 

<3년 반 후의 메모, 2016.5.14>

 

   

나는 아래 발췌한 에피소드를 3년 반 전, 2012년 12월에 썼다.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고서 몇달 후. 가장 바닥에 내려가 있을 때였다. 미샤를 되살려낸 후 두번째로 쓴 소설이었다. 소설의 심리적 화자는 그의 친구이자 애인인 안드레이 트로이츠키, 일반적으로는 트로이 라고 불리는 인물이었지만 진짜 주인공은 미샤였다. 이 소설의 에피소드들은 전에도 여러번 이 폴더에 발췌한 적이 있다.

 

발췌한 에피소드는 소설의 중후반부인 3부 14장 끝부분이다. 저 부분을 쓸때 나는 어느 정도 화가 나 있었고 어느 정도는 매우 지치고 슬픈 상태였다. 하지만 동시에 굉장히 솔직하기도 했다. 허구라는 렌즈를 통해 왜곡될 수 있을만큼만 왜곡시킨 정도로.

 

이 글을 쓴 바로 다음날 남긴 짧은 메모와 1년이 지난 후 쓴 역시 짧은 메모가 있는데 그것도 같이 올려본다. 그러니까 이건 하나의 에피소드에 대한 세가지 메모가 달려 있는 셈이다. 쓴 직후, 1년 후, 그리고 3년 반 후.

 

미샤와 트로이의 대화에서 언급되는 '지나'는 미샤의 발레학교와 키로프 발레단 시절 파트너 발레리나인 지나이다를 가리킨다. '세레브랴코프'는 미샤의 키로프 발레단 선배이자 일종의 라이벌이다. 세레브랴코프에 대한 에피소드는 전에 돈키호테와 페름 저수지 사건 등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그 이야기들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3594, http://tveye.tistory.com/4597

 

대화에 역시 언급되는 '스탄카'는 전에 여러번 발췌된 이야기들에 등장한 스타니슬라프 일린을 가리킨다. 볼쇼이 안무가이고 미샤의 친구이다. '아스케로프'는 미샤와 관계를 맺고 있는 의사인 유리 아스케로프이다.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이 폴더에 두어번 발췌했고 서무의 슬픔 시리즈에서도 한번 등장시킨 적 있다.

 

둘의 대화에서 나온 '안드레이'는 미샤가 트로이를 부르는 이름이다. 트로이는 자기 본명을 싫어해서 친구들 사이에서 트로이란 애칭으로 통하지만 미샤는 사적 자리에서는 항상 그를 본명으로 부른다.

 

 .. 맨 위의 사진은 라트만스키 안무의 신데렐라를 추는 디아나 비슈뇨바. 사진은 Mark Olich.

그 아래 그림은 러시아 화가 니콜라이 게의 '겟세마네 동산의 그리스도'.

 

 

 

<1년 후의 메모, 2013.11.7>

 


나는 이 부분을 거의 일 년 전 이맘때 썼다. 이 소설에서 미샤가 자신의 춤에 대해 직접 이야기하는 장면은 이 부분 밖에 없다. 그는 죽음과 성, 권력과 사회적 억압, 이데올로기와 젠더, 그리고 이 모든 외부에서 온 어둠과 더불어 자기 내부에서 비롯되는 어둠을 마주하며 춤춘다. 그건 그가 춤을 추는 이유인 동시에 춤을 포기한 이유이기도 했다.


본질적으로 저 소설은 재능에 대한 이야기였고 그건 성적 갈망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건 미샤가 아니라 친구이자 애인인 트로이였다. 심지어 저 순간, 미샤가 자기 입으로 솔직하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순간에도 트로이는 그의 말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그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트로이는 창작자가 아니었고 그의 사랑은 이해를 기반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아래 발췌된 에피소드를 쓰고 난 직후, 그러니까 2012년 12월에 적었던 메모는 맨 아래에 있다.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트로이의 팔을 베고 누워 담배 연기를 천정으로 길게 뿜어낸 후 미샤가 말했다.

 

 

“ 지나가 그러더라, 세레브랴코프의 낯짝을 한방 날려주고 나면 모든 게 나아질 거라고. ”

 

“ 그 아가씨답네. ”

 

“ 정말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 ”

 

“ 글쎄. 진작 했어야 하는 거 아냐? 좀 늦었지. 그리고 넌 누굴 제대로 쳐본 적도 없잖아. ”

 

“ 그건 그래. 스탄카가 그때 끼어들어줘서 다행이야. 정말 그 자식 치고 싶지 않았거든. ”

 

“ 열받았다면서 어떻게 치고 싶은 마음이 안 들 수가 있어? ”

 

“ 모르겠네, 하여튼 난 누굴 패고 싶었던 적은 별로 없어. 그래봤자 별 소용없잖아. ”

 

“ 지나 말이 맞을지도 몰라. 주먹질을 한번 하거나 적어도 욕이라도 해주면 그 자식도 한풀 꺾일 거야. 그런 놈들은 항상 그래. 네가 계속 내버려두니까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

 

“ 뭐, 나타샤? 계집애 같다는 말? 그건 춤 때문이야. 그러니까 두들겨 패봤자 해결이 안돼. ”

 

“ 세레브랴코프는 왜 그렇게 네 춤을 싫어해? ”

 

“ 그는 교조주의자야. 가장 끔찍한 게 뭔지 알아? 그건 자기 예술을 강령처럼 믿는 것, 그걸 다른 모두에게 강요하는 거야. 우리의 잘난 공산주의와 일당 독재와 집단주의처럼. 근데 세상 어디에도 그렇게 단순한 건 없어. 예술은 더 그래. 아니, 내게는 춤 말고 다른 걸 얘기할 자격이 없지. 울리얀 세레브랴코프에게 자기가 내키는 대로 추라고 해, 난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그 작자의 참견은 받고 싶지 않아. 그자는 자기 강령을 따라 깃발을 휘두르며 춤을 추고 나는 내 몫의 허공으로 나가면 돼. 길을 잃든 헛디디든 추락하든 그건 온전히 내가 감당할 무게일 뿐이야. 난 그자의 이상과 꿈을 믿지 않아. 춤이 종교가 될 수도 없고 규율이나 원칙이 될 수도 없어. 공산주의자였던 적도 없고 소비에트 이념을 믿어본 적도 없는 내가 왜 그 얼간이의 질서를 따라야 해. ”

 

“ 세레브랴코프의 질서는 뭔데? ”

 

“ 그는 자기 고환으로 춤을 추지. ”

 

 

땀이 식으면서 한기가 드는 듯 미샤가 옆으로 돌아누우며 트로이에게 몸을 밀착시켰다. 필터 언저리까지 타들어간 담배를 카펫 귀퉁이에 문질러 끈 후 나머지 연기를 트로이의 가슴팍에 천천히 불어 날렸다. 트로이는 미샤의 코트를 끌어당겨 활짝 펼친 후 서로의 몸을 덮었다. 담배 연기 사이로도 코트 안쪽에 배어 있는 낯익은 고급 향수 내음과 은밀하게 깔려 있는 체취를 맡을 수 있었다. 젖은 숲의 흙 냄새, 그리고 딱히 규명하기 힘든 쏘는 듯하고 무겁고 달콤한 냄새가 희미하게 섞여 있었다. 후자는 처음에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몸 구석구석에 키스를 하거나 혀와 이로 빨아 당겼을 때 그 냄새가 났다. 그 냄새를 맡을 때마다 트로이는 사라토프의 할머니가 직접 만들어 유리병 속에 채워놓았던 끈끈하고 짙은 색깔의 꿀을 생각했다. 숲의 꽃과 나무에서 채취해 만든 그 꿀은 너무 진하고 독했기 때문에 할머니는 어린 손자가 아무리 졸라도 몇 방울 이상은 결코 주지 않았다. 아주 아플 때만 홍차에 한 숟가락을 통째로 녹여 주었다. 어린 시절 트로이는 그 차를 마실 때마다 심하게 취해서 24시간을 내리 잤다.

 

 

“ 그럼 넌? ”

 

아, 나도 그런 부분이 있지. 어쨌든 사내자식이니까. 하지만 전부는 아냐. ”

 

 

코트 아래에서 몸을 좀 더 바짝 붙여오며 미샤가 약간 졸린 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 세레브랴코프가 날 미워하는 이유는 내가 자기 자리를 빼앗는 게 두려워서가 아냐. 내가 무대 위에서 그 굳건한 남성성의 환각을 쉽게 무시하기 때문이지. 신사적이고 기사도 넘치고 파트너를 견고하게 지지해 주는 남자, 필요한 순간 검을 빼들고 달려가 적을 무너뜨릴 준비가 되어 있는 남자, 언제나 확신과 신념에 가득 찬 남자, 왕자님, 기사, 귀족, 깃발 든 혁명가, 전쟁터의 장군, 여자를 지켜주는 남자, 당의 기치를 앞장서서 체현하는 진짜 남자. 반듯하고 우아하며 강인하고 흔들림 없는 파트너.

그렇게 추는 게 어렵지는 않아, 학교에서 배운 모든 것은 거기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이지. 난 연습을 많이 했어, 엄청나게 혹독하게 배웠어. 꼭 춰야 한다면 그렇게 추겠지. 그게 바로 키로프의 기본기라는 거니까. 남자 무용수의 기본기.

그런데 말야, 안드레이. 그 모든 건 사실 고환과 음경과 정액으로 이루어진 환상에 지나지 않아. 발레리나들이 유방과 질과 눈물로 우아하고 연약한 공주님의 환각을 만들어내듯 남자 무용수들도 마찬가지야. 세레브랴코프의 가차 없는 남성성이 빚어낸 질서 맞은편에 발레리나들의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아성이 도사리고 있어. 난 그걸 받아들일 수가 없어. 그건 단순한 섹스의 문제가 아냐. 성이란 건, 아니 인간이란 건 그렇게 이분법으로 설명할 수가 없어. 한편에는 빛, 한편에는 어둠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과 몸이 완전하게 분리되어 있다면 행복할 텐데.

안드레이, 어쩌면 그건 인간 전체에 대한 얘기가 아닌지도 몰라. 그저 나 자신에 대한 얘기일 뿐인지도 몰라. 난 사람 마음을 모른다면서. 그러니 인간에 대해서도 함부로 얘기해서는 안되겠지. 난 틈새로 들어가고 바닥도 출구도 없는 안개 속에서 춤을 춰. 내가 원해서 그렇게 하는 게 아냐, 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 그곳에서 난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냐, 마음도 아니고 몸도 아냐. 그곳에는 빛이 있고 어둠이 있겠지. 황혼도, 수면도, 어쩌면 눈보라도. 하지만 난 단지 움직임일 뿐이야. 계속해서 뛰고 날고 떨어지고 넘어지는 것 뿐이야. 멈추면 사라질 테니까. 거기 고통이 있어, 두려움이 있어. 나는, 난 멈추게 될까봐 두려워. 사라지고 싶지 않아. 세레브랴코프는 그런 공포를 이해하지 못할 거야. 그는 강령을 선택했으니까. ”

 

 

미샤는 더 이상 트로이에게 이야기하고 있지 않았다. 교회 종탑을 마주하고 고해하듯 나직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 고백이 너무나 괴롭고도 개인적이어서, 또 한없이 조용하고 부드러워서 트로이는 마음을 뒤흔드는 감동과 죄책감을 느꼈다. 동시에 그의 말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어 고통스러웠다. 그는 춤을 춰본 적도 없고 단 한 번도 진정한 재능을 가진 예술가인 적이 없었으니까.

 

 

아마도 스타니슬라프 일린은 이해할지도 모른다. 모스크바에서 온 그 안무가, 스탄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미지의 남자. 어쩌면 유리 아스케로프도 전부 이해해 줄지도 모른다. 어릴 때부터 미샤를 알았으니까, 미샤는 움직일 수 없는 그 무서운 순간 아스케로프가 곁에 와주기를 원했으니까.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아스케로프는 미샤의 춤에 관심이 없었다. 춤 나부랭이라고 비하했고 미샤에게 하잘것없는 춤을 포기하고 그만 내려오는 게 낫다고 꾸짖었다. 그자는 오직 미샤에게 성적으로 완전히 반해 있을 뿐이다. 어쩌면 마음 속 깊이 품고 있는 사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온전히 그 아이의 몸과 마음에 대한 욕망과 애정일 뿐 춤과 재능에 대한 갈망은 아니었다. 그 루빈슈테인 거리의 의사는 그만큼 복잡하고 음울한 남자가 아니었다.

 

 

미샤는 갑작스럽게 말을 뚝 끊었다. 마음 속 깊이 자리잡고 있던 생각을 토로한 것이 부끄러워서 그럴 수도 있었고 졸려서 그랬을 수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울지만 않으면 괜찮을 것 같았다. 아스케로프와는 달리 트로이는 미샤가 우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참 후 트로이는 쑤시고 결리는 몸을 거실 바닥에서 일으켰다. 미샤는 그가 일어난 것도 모르고 고른 숨소리를 내며 깊게 잠들어 있었다. 그는 코트 째로 미샤를 쓸어안아 침대로 데려갔다. 옷을 치우고 모포를 덮어주면서 트로이는 그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목덜미의 상처는 다시 하얀색으로 돌아와 있었다. 허벅지의 칼자국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아랫배와 허리, 골반과 옆구리 구석구석에 찍혀 있는 트로이의 손자국은 반쯤은 자주색이고 반쯤은 검붉은 색으로 변해 일그러진 꽃처럼 옆으로 퍼지며 증식하고 있었다.

 

 

아마 미샤가 무대에 올라가야 하지 않았다면 안드레이 트로이츠키는 그의 몸에 깨끗하게 남아 있는 하얀 살갗 구석구석 전부를 붉고 검은 자국으로 뒤덮었을 것이다. 이마와 뺨과 턱도 예외 없이, 부드러운 눈꺼풀과 입술조차 피해가지 않고. 할 수만 있다면 머리카락과 눈동자와 치아와 혓바닥 위에, 살갗 아래 혈관과 근육과 신경 위에도 자국을 냈을 것이다. 해독할 수도 없는 문자를 써내려갔을 것이다. 그런 순간에도 차마 자기 이름을 쓸 용기는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건 서랍 속에 숨어 있는 노트와 수첩과 종이쪽지 위에 잉크 범벅이 되어 도사리고 있는 단어와 구절들이었을 것이다. 그 어눌하고 수치스러운 언어들은 그 찬란하게 타오르는 애에게 닿는 순간 녹아내려 사라질 것이다. 아무런 자국도 남기지 못할 것이다.

 

 

 

..

 

 



<쓰고 난 다음날 : 교조주의, 강령으로서의 예술, 2012.12.7>



어제 저 주제에 대한 부분을 쓰면서 내가 겪었던 몇가지 좌절과 절망스러웠던 일들에 대해 생각했다. 물론 저 글의 주인공이 살아가는 사회는 지금 서울과는 많이 다르다. 그는 천박한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메가폴리스가 아니라 전체주의와 집단주의가 지배하는 70년대 공산사회의 레닌그라드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점은 존재한다.


 
.. 중략 ..


 
여전히 난 예술이 강령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믿는다. 나의 가치관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표현 양태는 무수하게 존재하며 어느 한가지만 옳다고 우기는 것은 교만이며 폭력이다.

 

...

 

 

 

좀 우울한 얘기였으니까 무용수들 화보 몇 장.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저 글을 쓸때 가졌던 느낌과 약간은 비슷한 사진들을 골라봤다.

 

 

 

 

 

세르게이 폴루닌.

 

 

마린스키 무용수들.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 스코릭, 김기민씨 등이 섞여 있다.

웨인 맥그리거의 인프라 추는 중. 재작년에 마린스키 무대에서 이 작품 보고 반했었다.

 

 

미하일 바리쉬니코프

 

 

 

매우 유명한 사진. 루돌프 누레예프.

 

 

 

파루흐 루지마토프.

 

 

 

파루흐 루지마토프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사진은 Mark Olich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젊은이와 죽음.

사진은 Alex Gouliaev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젊은이와 죽음. 한장 더.

사진은 Alex Gouliaev.

 

..

 

글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여기서만 읽어주세요. 절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시거나 인용/도용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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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2. 10. 3. 20:40

니콜라이 게, 최후의 만찬 arts2012. 10. 3. 20:40

니콜라이 게, 최후의 만찬

'너희 중 하나가 나를 배반하리라', 신약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이다.

이번에 페테르부르크에 갔을때 루스키 무제이(러시아 박물관)에 두번 갔다. 두번째 간 것은 떠나는 날 오후였다. 실은 이 그림을 다시 보고 싶어서였다.

니콜라이 게의 어둠과 빛을 다루는 솜씨와 그 접근법은 가끔 렘브란트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렘브란트보다 더 대조적이고 좀더 러시아적이다. 무척 좋아하는 화가이다.

러시아 박물관에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들이 참 많지만 이번에 갔을 때 가장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바로 이 작품이라 올려본다. 원본 자체도 매우 어두워서 고뇌하는 가룟 유다의 얼굴은 거의 분간하기가 어렵다. 이미지 파일은 물론 원본의 느낌을 많이 잃어버릴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한번 올려본다.

사실은 지난번에도 한번 포스팅했었는데, 갑자기 이 그림 생각이 나서 다시 올린다.

* 니콜라이 게의 다른 그림들은 아래를 클릭

http://tveye.tistory.com/214
http://tveye.tistory.com/96

 

:
Posted by liontamer
2008. 10. 29. 10:18

니콜라이 게, 최후의 만찬 arts2008. 10. 29. 10:18


니콜라이 게, 최후의 만찬

빛과 어둠의 화가, 영혼과 진리의 화가 니콜라이 게가 그린 최후의 만찬 그림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화가예요

니콜라이 게의 다른 그림들을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
http://tveye.tistory.com/214
http://tveye.tistory.com/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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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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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레나 오시포브나 리하쳬바의 초상, 니콜라이 게

진리와 깊이의 화가 니콜라이 게가 그린 어느 초상화입니다
옐레나 리하쳬바는 작가이자 사회운동가였다고 하네요.
니콜라이 게의 그림들은 매력적이지 않은 작품이 없어요. 이 그림은 그의 다른 작품들만큼 유명하진 않을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지적이면서도 조용한 노부인의 표정과 꿰뚫어보는 듯한 예리한 시선이 매혹적이에요. 초상화 속의 나이든 여인이 살아숨쉬며 바로 제 앞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 니콜라이 게의 그림들은 아래를 클릭 **
http://tveye.tistory.com/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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