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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바쁜 하루였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내내 예산 신청 보고서를 만들었다. 문서작성에 쥐약인 직원이 만든 초안이라 거의 재창조 수준... 나도 잘 모르는 전문 분야가 포함되어 있어 하나하나 이해하며 만드느라 너무 힘들었다.



오전에 임원 보고를 하러 가서 두시간 가까이 허심탄회하게 업무 보고 + 현안 논의 + 어려운 점 호소 등등. 가까운 선배였던 분이라 지금도 내가 직장에서 의지하는 얼마 안되는 선배이다. 이분은 나의 신입 꼬맹이 시절부터 봐왔던 분이라 오늘 얘기하다가 갑자기 충격받은 듯 '그럼 토끼 네가 벌써 n살이란 말인가!' 라고 중얼거리심 ㅋㅋ 나도 슬프게 '그래요 벌써 n년차인데요! 늙었다고요ㅠㅠ' 하고 푸념 ㅠㅠ 어릴 때부터 봐왔기에 이 분 눈에 나는 아직도 옛날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세월의 무상함!



보고 후 좀 늦게 또다른 선배 본부장과 점심 먹고 이분의 요즘 어려운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드림. 이쪽은 나와 나이도 별 차이 안나고 옛날부터 친한 사이였다. 혹시 그 업무가 우리에게 불똥튈까 경계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그냥 이야기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자리였음.



사무실 돌아와서 문제의 그 예산 자료 비롯 빡세게 일하고 나중엔 눈코입에서 숫자가 기어나올 지경에 목도 완전히 가서 거의 빈사 상태가 되어 '나 내일 휴가다!' 하고 외치고 퇴근.



그러나 휴가의 대가는 혹독하여 귀가 후 조금 전까지 다른 실무자가 만든 또다른 사업계획 문서(라고 쓰고 엉망진창 비문의 향연이라 읽는다)를 검토해 수정해주느라 집에서도 내내 빡세게 일했다. 꽥, 눈도 아프고 힘들다. 이제 자러 가야겠다. 이럴 거였음 휴가 안 내고 낼 출근해서 그냥 일하는건데ㅜㅠ 연초는 정말 너무 힘든 시기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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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