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선생님을 찾아간 발로쟈(옛날 영상 클립 + 대화 해석) dance2019. 12. 9. 22:53
요즘 좀 심란하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바쁘고 힘든 편이라 기분 전환을 위해 슈클랴로프님의 아주 짧은 영상 클립(+해석 추가) 하나 올려봄. 이거 처음 본 게 아마 2012~13년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우습고 귀여워서 기분 전환에 좋다.
발레 영상은 아니고, 러시아 스승의 날에 어릴적 선생님을 찾아간 발로쟈 슈클랴로프님의 영상임. 페테르부르크 잡지인 사바까.루(sobaka.ru)에서 스승의 날 특집으로 찍은 건데 러시아어 알아들으면 되게 웃김.
자막 까는 건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고(알아도 아마 여력도 없고 또 게을러서 못할듯) 대신 아래에 간단하게 해석을 덧붙인다.
맨첨 나오는 자막은 잡지사 로고, 그러고 나서 뜨는 하얀색 문장은 좀 의역하자면
"스승의 날을 맞이해 마린스키 발레단의 프린시펄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1학년 담임이셨던 발렌찌나 이바노브나 로고지나 선생님을 찾아갑니다"
교실 내부도 그렇고 전체적인 내용으로 짐작해보면 아마 바가노바는 아니고 이 사람이 그 전에 다녔던 초등학교 저학년 반 시절 선생님인 것 같다. (이 사람은 유아 시절부터 발레를 한 게 아니어서 일반 초등학교에 3년쯤 다니다 바가노바에 진학했다) 직캠을 찍은 건 사바까루 잡지 담당자 두어명(중간중간 이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남자 하나 여자 하나로 추정됨)
간단한 대화는 이렇다.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이하 발로쟈) : 발렌찌나 이바노브나~~
발렌찌나 이바노브나 선생님(이하 선생님) : 반가워라, 어서 들어와요~
이때 발로쟈가 등 뒤에 숨기고 있던 꽃다발을 내밀고 선생님이 좋아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반복. 발로쟈가 스승의 날이라 찾아왔다면서 사바까루 담당자들도 소개를 해준다. 선생님이 잡지 담당자에게도 어서 앉으라고 권한다. 그리고는 화면 전환. 뭔가 발로쟈도 원체 오랜만이라 그런지 쫌 뻘쭘한 듯 앉아 있고 선생님도 카메라를 쫌 의식하다가...
선생님 : 그래, 잘 지내니?
발로쟈 : 네. 그런 편이에요. 극장에서 일도 계속 하고 있고....
선생님 : 그런데 발로쟈랑도 가끔 만나고 그러니? 걔도 마린스키에 들어갔다고 들었는데.
발로쟈 : (어리둥절) 어느 발로쟈요? 누구지...
사바까루 담당자(여) : (눈치빠름) 네 얘기야, 발로쟈. 너 말하는 거 같아! (포복절도. 엄청 웃음)
발로쟈 : (어리둥절하다 상황 깨닫고 자기도 웃기 시작... 그 발로쟈가 바로 나... 하는 표정으로 웃고 또 웃고)
선생님 : (쫌더 오래 어리둥절하다 뒤늦게 깨닫고 얼음.... 쫌 뻘쭘해하다 자기도 같이 웃다가 미안하다고 연신 사과) 미안해 미안해... 아이고.... 나 정말 너 못알아봤어...
발렌찌나 선생님은 옛날 사진을 자주 본다면서 다른 애들은 하나도 안 변했는데 너는 너무 변해서 못 알아봤다고 한다. 발로쟈가 '제가 그렇게 변했다고요...?' 라고 하자 선생님은 '너는 변했어~ 토냐도 그대로고 마샤도 그대로인데 너는 아주 변해서 못알아봤지 뭐니' 하고 계속 변명하며 웃음 ㅋㅋㅋ 다같이 중간중간 웃는 걸 보면 같이 웃음이 나온다.
ㅎㅎ 아주 짧은 영상인데 뻘쭘해하기도 하고 당황해하기도 하고 그러다 웃음보 터지는 발로쟈도 웃기고 귀엽고 선생님도 귀여우심. 이 사람 어린 시절 사진들 몇장 보면 역시나 귀엽고 지금 얼굴이 있긴 한데 확실히 크면서 더 미남이 된 거 같긴 하다. 그리고 이 사람의 다른 인터뷰에서도 자기가 바가노바 입학 면접 보던 시기에는 다른 애들에 비해 키도 작고 둥실둥실한 편이라 '엄마, 나 뚱뚱해서 떨어질 거 같아...' 하고 징징댔었다고 하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생각하니 또 귀엽다~ (지금은 눈앞에서 보면 소멸할 듯한 엘프 얼굴에 기다란 팔다리밖에 안 보이건만...)
... 이 사람 러시아어 인터뷰를 한두 개 번역해 올려볼까 하고 갈무리해두긴 했는데 바빠서 시간이 잘 안 난다. (사실 여름 공연들과 11월 공연, 짧은 해후 후기도 못 썼다) 대신 이 짧은 영상과 해석을 먼저 올려보았음. 꽃돌이님의 숨어계신 팬분들도 즐감하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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