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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에 마린스키에서 본 백조의 호수 커튼 콜 사진 몇장. 오데트/오딜은 알리나 소모바, 지그프리드 왕자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맨 앞줄에 앉긴 했지만 백조는 흰 의상도 그렇고 조명도 그렇고 플래쉬를 켜지 않으면 번져버려서 건진 사진은 별로 없다. 화질도 좋지 않다만 그래도 아쉬우니 몇장 올려본다.

 

 

이건 1막 끝나고 인사 중. 지그프리드는 2~3막의 올 화이트 의상보다는 1막 의상이 더 예쁘다. 빛이 번져서 잘생긴 얼굴은 제대로 안 나왔지만, 우리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님의 우아한 자태는 살아 있음~

 

 

 

 

자태가 아름다우시니 한컷 더.

 

(내가 찍은 모든 사진의 초점은 지그프리드에게 가 있음 ㅋㅋ)

 

 

 

 

이건 2막 끝나고 인사할 때. 소모바는 확실히 오딜이 더 잘 어울렸다. 라 바야데르에서도 1~2막 니키아가 더 잘 어울렸듯이. 그런데 이날 컨디션이 별로였는지 32회 푸에떼도 불안했고 좀 아쉬웠다 ㅠㅠ

 

 

오딜한테 홀라당 넘어가서 간 빼주고 쓸개 다 빼줄 표정으로 해해 웃다가 파국적 반전에 깜놀해 울부짖던 발로쟈 지그프리드. 커튼 콜 땐 다시 방실방실~ (귀여워 흑흑)

 

 

 

 

3막 끝나고 커튼 콜. 이날은 관객들 분위기가 좀 냉담했다. 겨울이 될수록 관광객들이 적어지기 때문에 '진짜' 뻬쩨르 관객들의 비중이 훨씬 많아지고 그럴수록 박수나 브라보가 박해지는 경향이 있는데(뻬쩨르 관객들이 의외로 좀 냉정해서 맘에 안 들거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면 반응에 그대로 나타난다. 그래서 슈클랴로프도 해외투어들보다 고향인 마린스키 극장 무대가 제일 긴장된다고 인터뷰한 적도 있다), 이날은 내가 봐도 예전 마린스키 백조의 호수 공연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약간씩 삐걱거렸다. 슈클랴로프의 지그프리드와 예르마코프의 로트바르트는 좋았지만 일단 이날 소모바의 백조/흑조가 기대치보다 별로였고 공연의 전반적 느낌도 좀 덜해서 아쉬웠다.

 

 

그리고 공연 자체도 그렇지만 이날 관객운이 좀 안좋은 날이었음. 그런 날이 있다. 그래서 이렇게 따로 나와서 인사하는 스페셜 커튼 콜도 한번밖에 없었다. 젊은이와 죽음도 서너번 나왔고, 원래 백조나 라 바야데르 등 인기 많은 클래식은 열성관객들이 남아 계속 소리지르면 계속해서 다시 나와주는데 이날은 딱 한번이라 나는 매우 아쉬웠음 ㅠㅠ 그래서 사진도 몇장 없다 흑흑...

 

 

공연 전반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슈클랴로프님 팬의 입장으로선 좋았다. 실수도 없었고(딱 한번 1막에서 피루엣 돌다 약간 삐끗할뻔 했지만 잘 대처했다) 소모바의 잔실수(혹은 위태위태함)도 잘 커버해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역시 클래식 프린스의 진수였다. 이런 클래식을 출 때면 이 사람이 정통 바가노바 트레이닝을 받았고 '페테르부르크 스타일'을 굉장히 아름답게 보여준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나야 이 사람이 처절한 알브레히트나 드라마틱한 솔로르, 사랑으로 몸부림치는 로미오, 격정적이고 절망적인 젊은이와 죽음을 추는 무대를 더 좋아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역시 '프린시펄 중의 프린시펄. 왕자님 중의 왕자님'이라는 인상을 강렬하게 남겨주는 것이 지그프리드임.

 

 

그리고 파이널에서 로트바르트와 대적하고 분연하게 날개 뜯고 아드레날린을 내뿜는 모습은 역시 최고였음. 흑흑... 오딜한테 해해 웃으며 홀라당 넘어갔던 거 다 용서해주마. (그런데 소모바는 오딜일 때가 백배 예쁘고 매력적이어서 사실 내가 지그프리드라면 오딜이랑 살 것 같음... 나 원래 오딜보다 오데트 파인데...) 

 

 

 

 

 

마지막 사진은 옆모습이고 또 번졌지만 자태가 아름답고 또 퇴장하는 백조들 사이에 서 있는 모습도 맘에 들어서 남겨봄. 1막 인사 끝나고 들어가기 직전.  

 

 

..

 

 

이날 공연 끝나고 기다렸다가 발로쟈와 마샤랑 인사도 하고 얘기도 약간 나누고 사인도 받고 돌아왔음. 그 후기는 나중에 시간이 되면 짧게나마 올려보겠다. 그런데 나는 왜 이 사람 앞에만 가면 노어가 백지가 되는 것일까 흐흑...

 

 

발로쟈가 와줘서 고맙다고, 또 와야 한다고 하면서 '그러러면 또 엄청 열심히 일해야겠네요' 라고 웃었다 ㅋㅋ 으앙 팩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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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