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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 강과 이삭 성당, 해군성 야경. 아주 오랜 옛날, 처음으로 저 네바 강변의 야경을 봤을 때가 떠오른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학생이었고 정말 무방비 상태로 페테르부르크에 왔다. 공항에서 만났던 교회 분들이 이틀이나 재워주시고 학교 등록을 도와주신 후 나와 친구를 차에 실어서 기숙사로 데려다주셨다. 그분들의 개척교회는 도시의 가장 끝단에 있었다. 아브토보에서 차로 우리를 기숙사까지 태워다주셨고 밤중에 네바 강을 건널 때, 에메랄드 청록빛으로 휘황하게 빛나는 기다란 에르미타주와 저 반짝이는 이삭 성당의 금빛 쿠폴을 봤다. 너무나 오래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그 순간의 환상적 기분이 생생하다. 그 이후 지금까지 페테르부르크를 비롯해 많은 곳들에 갔었고, 화려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베네치아의 야경도 자주 봤지만 그 어떤 호화스럽고 아름다운 풍경도 그때 그 순간만큼 마음을 뒤흔들어놓지 않았다. 아마도 그 아름다운 야경이 처음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진은 @andrei_mikhailov

 

 

오늘은 정말 바쁘고 힘들었다. 안 그래도 바쁜 월요일인데 퇴근을 앞둔 무렵 임원분이 또 피곤한 요구를 하셨다. 이분은 최고임원도 차석임원도 아닌 또 다른 분임. 임원이 세 분 있는데 하나같이 너무 힘들게 하신다. 거기에 나의 꼰대상사 ㅜㅜ 퇴근 내내 괴롭게 업무 통화들을 하고 왔지만 이 문제는 아직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내일도 온갖 골치아픈 일들로 회의가 줄줄이 잡혀 있다. 내 팔자야 정말 왜 이러는거야 엉엉... 제발 우렁이 좀 와줘... 빨리 자야겠다. 밤새 잠도 설치고 안 그래도 힘든데 왜 다들 날 힘들게 하는 걸까.나 정말 심약한 토끼 한 마리라고. 제발 그만 부려먹어 엉엉... 그런데 이 토끼보고 디렉터라고 한다. 디렉터면 뭐해, 이건 진짜 디렉터라 할 수도 없고 우리 회사에 디렉터 너무 많아. 이게 무슨 디렉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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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