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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꽃은 파란색 스프레이 델피늄. 이 꽃을 좋아하는데 너무 금방 시들기 때문에 항상 망설인다. 그러나 이 새파란 색깔이 가끔 무척 당길 때가 있다. 

 

 

너무 피곤하고 힘들게 잤다. 새벽과 아침에 몇 번 깨고 다시 잠들기를 반복해서 열시 좀 넘어서 깨어났는데 침대에는 정오가 넘어서까지 계속 붙어 있었다. 머리가 너무 아프고 무거웠다. 나중엔 목도 다시 아프기 시작해서 뭐든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억지로 일어나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고 늦은 아점을 먹고 약을 먹었다. 이후 차도 마셨다. 컨디션이 아직 안 좋아서 오늘 집에서 보고서 작업을 하는 건 포기했다. 나아지면 내일 조금이라도. 아니면 그냥 월요일에 미친듯이. 퀄리티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고. 

 

 

간밤에 너무 심신이 지치고 힘들었다. 항상 이 시즌이 업무 때문에 힘든데다 몸도 안 좋고, 또 어제는 꼰대 윗분 때문에 더욱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총체적으로 힘들고 우울했던 것 같다. 일을 제대로 다 못해내는 것 같아서 자신이 좀 부족하고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음(왜 이런 걸로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고 힘든지 그런 것도 싫었음 ㅜㅜ) 어제의 메모를 적고 나서 갑자기 너무 어질어질하고 힘들고 우울해져서 소파에 좀 기대어 있다가 침대로 갔는데 일린이 전화를 해줘서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좀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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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는 낮일텐데, 일 안 하느냐고 물어보니 '오후 늦은 시간이다. 너 잊었느냐, 나 감기 걸려서 집이다'라고 했다. '재택근무한다며, 일이 많아서'라고 되물으니 어제까지 해야 할 일은 다 마쳐서 괜찮다고 했는데 진짜인지 아니면 위로해주려고 그런 건지 잘 모르겠다. 성실한 조삼모사씨의 재택근무를 방해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만. 하여튼 심신이 지친 탓에 영어를 짜내기가 힘들었다. 너 아프냐 무슨 일 있느냐고 물어서 '오늘은 그냥 너무 지치고 피곤해' 라고 대답하다가 울어버려서 너무 미안했다. 당혹. 폭망. 미안하기 그지없음 ㅜㅜ 그런데 신기하게도 얘도 어제 의사가 한 말과 비슷한 말을 했다. '네가 못하는 거 아니야. 네가 감당할 수 없는 만큼 일이 많아서 지쳐서 그래. 사람은 기계가 아니야' 라고 말해줬는데 이게 워커홀릭씨의 말이라는 게 놀랍다만. 위로가 많이 되었다. 생각보다 다정한 애라니까.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나 무력감이 느껴지면 너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보자 그는 '나는 산책해. 아니면 뛰어' 라고 대꾸했다. 하여튼 이 친구도 참 건전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지친 와중에도 다시 웃음이 나왔다. 나도 뛰어볼까, 요즘 러닝이 유행이긴 하지. (하지만 나는 게으르다 흐흑...) 그런데 예전에 이혼 직후 너무 힘들었을 때 너무 많이 뛰어서 한달만에 10킬로가 빠지고 한번은 실려간 적도 있다고 해서 '건전한 사람'이라는 판단을 유보함. 뭔가 성실해보이는 사람이다만 확실히 완전히 그런 건 아님. 하여튼 그건 당시의 사적인 문제 때문이었고 자기는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타입은 아닌 것같다고 한다. 난 일도 사람도 다 스트레스인데 뭐. 그래서 어떻게 극복했느냐고 물어보니 '극복? 그런 걸 극복이라 하나. 내가 그렇게 전투적이지 못한데. 뭔가를 극복하고 싸우고 해결하고. 하긴 그래서 암스테르담으로 옮겼을지도' 라고 대꾸했다. 누군가와 헤어지면 거주지와 직장을 바꾸는 거냐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좀 들었지만 어쩐지 조심스러워서 그 말은 하지 않았다. 에릭과 헤어지고는 베를린으로 갔었지. 다시 코펜하겐으로 돌아오고, 그리고는 암스테르담으로 옮겨가고. 꼭 일 때문만은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누구나 내부에 아주 연약하고 내밀한 뭔가를 간직하고 있다. 

 

 

하여튼 우리는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었고 나는 많이 위로를 받은 채 잠들었다. 사실 감기약과 저녁 약을 같이 먹은 후 통화를 해서 영어를 짜내기도 힘들고(중간중간 노어를 섞어야 했다) 말이 어눌해져서 나중에 아마 전화하다 잤던 것 같다. 라디오 듣다 잠드는 것과 비슷한가. 라디오를 들으며 자본 적은 없는데. 목소리가 좋으니까 라디오 생각이 난 건지도. 오늘 메시지로 '통화하다 자버린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너는 자면서도 얘기를 잘 하던데' 하고 답이 왔음. 이게 농담인건가 아닌건가 ㅎㅎ

 

 

 

 

 

오늘은 자정이 되기 전에 잠자리에 들고 잠이 들고, 내일은 조금이라도 보고서를 손대 보는 게 목표인데 일단 컨디션이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병원에서 받아온 인후염 약을 먹고 며칠 전 마친 글을 좀 퇴고하다 자러 가야겠다. 

 

 

 

 

 

 

아침에 도착해 꽃 다듬었을 때. 스프레이 델피늄은 대가 아주 가느다랗고, 얄팍한 잎사귀들이 많이 달려 있어서 손질하는데 좀 품이 든다.

 

 

 

 

 

꽃 사진 몇 장 더 접어두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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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