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수요일 밤 : 빡세고 힘들고 아프고, 옳은 말이지만 도움 안되는 그의 조언 fragments2026. 1. 7. 19:50

목이 갑자기 부어오르고 아파서 오전 오후 은교산을 먹고 버텼는데 별 효과가 없다. 꼭 이맘때 이렇게 아픈 걸 보면 역시 보고서와 각종 계획들 등 업무 로드와 스트레스, 추위가 제일 큰 영향인 것 같다. 어깨도 계속 뭉쳐져 있고.
오늘 열심히 일했지만 괄목할만한 결과는 없었다. 부서원들이 만들어준 혼돈과 무질서투성이의 중요한 알맹이 부재 상태의 초안을 가지고 뭘 어떻게 정리할 엄두가 안 나서 추가로 필요한 데이터들을 각 직원들에게 달라고 하며 내가 정리해야 할 파트들을 보고 조금 골자를 잡다가 나옴. 머리도 어깨도 목구멍도 넘 아픔 ㅠㅠ 독감예방주사 맞았으니 그래도 작년 이맘때처럼 독감 걸리진 않겠지ㅠㅠ
바람이 불고 너무 추워서 퇴근할 땐 사무실에 여분으로 놔둔 얇은 스카프를 카디건처럼 어깨에 둘러 브로치로 고정시키고 그 위에 코트를 껴입고 나왔다. 낼은 엄청 춥댔는데 걱정이네ㅠㅠ 목아파 엉엉... 은교산으로만은 안되겠어서 귀가하며 약국에 들러 목이 붓고 아프다고 호소했다. 그 결과 은교산과 이부프로펜을 받아옴 ㅠㅠ 각 두알씩 먹으라 함. 방금 저녁 먹었으니 곧 먹어야겠다. 아 불길해. 지금 아프면 안되는데. 보고서 ㅠㅠ 머리도 눈도 아프기 시작해서 불길해 ㅠㅠ
...
일린과 어젯밤 자기 전에 통화를 하면서 정말 순전히 궁금해서 물었다. 성과가 안 나오고 아무리 해도 문서나 보고, 체계화 등이 개선되지 않아 상사만 넋놓고 바라보고 있는 직원들이 있다면 너는(혹은 너네 회사는) 어떻게 해결하느냐, 아무리 멘토링을 하고 양성을 해주려 해도 도저히 안되는, 본질적으로 부족한 맨파워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고(정말 내가 넘 힘들고 답답해서 외국애한테 이런걸 물어봤음 흐흑) 회사 외의 내 친구들 중엔 이런 조직경영이나 인력관리, 아니, 일반적인 ‘회사’에서 일하는 애가 거의 없고 의외로 얘가 나랑 업계는 달라도 ’회사 일‘에 대해서 얘기하기가 제일 낫다는 놀라운 아이러니ㅠㅠ
일린은 (신입이 아니라 어느 정도 경력과 연차가 있는 직원이라면) 세번 정도 조언, 협력을 제공해주고 개선요구를 하고 안되면 과감히 인력 교체를 한다고 한다. 흐흑 역시 남의 나라 남의 회사야. 우린 그게 안되는데... 그는 내가 페이퍼 작업에 허덕이는 것도 이해를 잘 못했다. ‘그건 부하직원들이 해야지. 네가 할 일은 아니지 않아?’ 라고 한다. 아, 도움이 안돼 정말. 이 진짜 디렉터님은 ㅠㅠ
근데 얘 말이 원래는 맞지 엉엉... 우린 인력 교체는커녕 오히려 더 많은 신규기획업무만 몰려오고 그 일을 할 인력도 예산도 안 줘서 다 내 부담으로 온다고 하자 그럼 그건 최고위직 리더십의 문제이고 조직진단을 받아서 구조개편을 해야 한다고 함. 흑흑 너는 어쩌면 그렇게도 모범적인 답안을 얘기하니. 저게 통한다는 거겠지. (원래 저게 정상적 조직이지) 부럽고 슬프고 나한테 실질적 도움은 안됨. 아무래도 내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거 같아 엉엉...
일린의 결론은 ’너희는 너무 업무 종류와 분량이 많아. 사업 구조개편으로 일을 줄여야 돼‘였다. 아니 그건 나도 알아, 수없이 그런 의견도 제시했었어 ㅠㅠ 회사에서 안 받아줘... 그런 의견을 진지하게 피력하고 대안도 여럿 제시했지만 일하기 싫어서 그런 거라고 도리어 화내고 몰아붙이기만 해... 우린 영리기업도 아니고... 그리고는 이 슈퍼T 능력자께서 ’너한테 권한이 더 많아야 돼. 넌 리뷰를 하고 상당 부분 결정을 해야지 실무를 하면 안돼‘ 라고 부가하여 최종일격을 가하심. 흐흑 다 맞는 말인데 모두 실현불가.
뭐 근데 능력자님도 목소리가 좀 가 있어서 왜 그러냐 물어보니 크리스마스랑 새해 마치고 업무 복귀하자마자 엄청 빡센 미팅과 야외 행사 참석 때문에 감기 걸렸다고 함(같이 간 사람들 다 걸렸다는 걸 보니 누구 한명한테 다같이 옮은 듯하다) 그리 심하진 않지만 기침을 한다고. 너네는 감기 걸리면 쉬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출근은 못하게 하는데 일이 많아서 재택근무하고 있다고 함. 야 디렉터라며, 실무 안 한다며! 권한이 많아야 한다며! 뭐야 다 똑같아. 심지어 허우대가 엄청 멀쩡한 해프 바이킹도 야외 행사에서 감기 옮아와서 저 모양인데 내가 이렇게 목 아프고 어깨 아프고 머리 아픈 건 놀라운 일도 아니라는 결론. (근데 난 아파도 재택도 못하고 출근해 ㅠㅠ) 하여튼 너도 빨리 나으렴 ㅠㅠ
..
밤에 추가. 머리가 너무 아프고 컨디션이 악화되어 약국에서 받아온 이부프로펜과 은교산을 먹고 내일 휴가를 올렸다. 그런다고 쉬는 게 아니고, 내일 아침에 병원에 다녀왔다가 집에서 보고서 작업을 해야겠다 ㅜㅜ 흐앙 이게 뭐야 서글퍼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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