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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2026년이 시작되는 건 아마도 1월 2일부터가 아닐까? 새해 첫날은 쉬는 날이고, 업무와 온갖 피곤한 일들이 물밀듯 밀려오는 건 1월 2일이다. 그나마 올해는 2일이 금요일이라 이 번잡하고 바쁘고 혼돈스러운 상태가 월요일인 5일로 좀 유예된 느낌이랄까. 사실 오늘도 해야 할 일은 아주 많았는데 아직 연말연시 기분에서 풀려나지 않아서 '아 몰라 다음주부터 빡세게 일해' 하며 오늘은 좀 느슨해져 있었다. 
 
 
날씨가 많이 추웠다. 올 겨울 별로 안 춥고 이따금 한파만 온다더니 그 한파가 너무 자주 오는 거 아닌가 싶다. 
 
 
다시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되살려야겠다. 12월부터 내내 밤늦게까지 글을 쓰느라 늦게 자서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도 채 안됐던지라 피로가 많이 쌓였다. 그런데 정말 시간이 별로 없고 너무 아깝다. 새벽에 일어나 조기출근하고, 빡세게 일한 후 아무리 정시퇴근을 해도 귀가해서 씻고 저녁을 챙겨먹고 집안일을 조금 하고 나면 아무리 빨라도 8시가 넘는다. 집중해서 쓰기 시작하고 거기 수반되는 작업들을 하다 보면 어느새 자정이 다 되어간다. 나는 5시 반에 일어나니 이건 너무 과하다. 역시 쉽지 않아. 뭐가 됐든 10시에는 딱 끊고 잠자리에 가야 하는데. 연말엔 주말과 성탄절과 새해 등 휴일이 끼어 있다보니 이런 날에는 새벽 3시가 넘어서 자고.. 신체리듬은 깨지고. 뭐 음주가무와 탕진으로 늦게 자는 건 아니니 모범적이라 해야 하나. 하지만 사실 쓰는 행위도 상당히 중독적이고 신체에 해악을 끼치는데... (때로는 정신적으로도) 그래도 시간이 너무 아까워. 그러나 다음주와 다다음주는 엄청나게 바쁠 전망이므로(각종 빡센 보고서와 계획 등 페이퍼를 엄청 만들어야 하고 임원 보고도 많고 행사도 많다) 울며 겨자먹기로 글쓰기는 미뤄놓을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 메모를 쓰기 직전에 에릭이 새해 인사 겸 전화를 해왔다. 잠깐 안부 인사를 나누다가 이 녀석이 불쑥 '야 너 왜 그 향수 이제 안 쓰는 거야?' 라고 물었다. 
 
 
나 : 무슨 향수? 
에릭 : 가죽이랑 꽃 냄새 나는 거. 그거. 
나 : (버퍼링...) 아, 켈리 깔레쉬. 그것도 아직 가끔 뿌리긴 하는데 너네 왔을 땐 딴 거 뿌렸네. 
에릭 : 그거 완전 네 냄새로 각인되어 있었는데 나 리셋해야돼. 새 향수는 뭐였어? 
나 : (버퍼링) 어... 너 봤던 목, 금, 일, 화 다 달랐던 거 같은데ㅜㅜ 기억 안나는데...
에릭 : 야, 꾸준하고 일관성 있는 게 네 매력이었는데 왜 나 볼 때마다 다른 걸 뿌리고 온 거야!
나 : 야, 짐승이냐? 냄새로 각인하게!
에릭 : 라스가 네 향수 좋대. 알려달래. 
나 : (역시... 저게 본심이었고만) 언제 뿌렸던 건지를 알아야 되는데... 여러 가지라서. 
에릭 : (속닥속닥하는 걸 보니 옆에 라스가 있는 것 같았다. 물어보고 있는 모양임) 비누랑 파우더 냄새 나는 거. 스파 냄새. 
나 : 산타 마리아 노벨라 프리지아(...로 추정. 노래방 갔던 날 뿌렸던 것 같다)
에릭 : 오 그건 또 뭐야. 이름도 고풍스럽다. 라스랑 사러 가야지. 
나 : 그거 여자 향수인데...
에릭 : 여자 남자가 어딨냐! 
나 : 그, 그렇긴 한데... 아... 그래 ㅎㅎㅎ
 
 
 
... 그 여성스러운 꽃냄새 나는 향수를 레옹과 제이슨 스타뎀과 wwe 레슬러 닮은, 2미터에 육박하는 (귀여운) 라스와 핑크바이킹 에릭 교수님이 뿌릴 걸 생각하니 왜 이렇게 웃음이 나오지... 안돼 안돼 나도 이런 선입견을 버려야 해 :0 기억을 되살려보니 옛날에도 에릭은 내 향수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저 켈리 깔레쉬 향수를 잘 기억해서 지나가다가 그 향수 냄새를 맡으면 항상 내 생각이 났다고 했었다. 이렇게 쓰고 나니 뭔가 근데 정말 냄새를 남기는 짐승이 된 거 같아. 좋은 냄새라 그나마 다행인가. 아 맞아, 그러고 보니 일린도 저 프리지아 향수 냄새가 좋다고 했었다. (에릭과 그의 전/현 관계자들의 취향에 뭔가 일관성이 있는 건가) 그래도 조삼모사씨는 향수 이름 물어보지는 않았는데.
 
 
그건 그렇고 에릭과 통화하고 나서 생각났다. 저 산타 마리아 노벨라 프리지아 향수 다 써가는데 새로 사고픈데 비싸고... 저건 심지어 오 드 투왈렛조차도 아니고 코롱이라 향기 지속성도 너무 없어... 샤워 젤이나 바디로션이랑 같이 써도 오래 가지 않는다. 퍼퓸으로 좀 내주면 좋겠음. 결론은 갑자기 향수 회사 원망으로 마무리. 
 
 




 
그러고보니 이번주 꽃에 프리지아가 있는데 사실 저 향수는 이 프리지아 향기랑은 냄새가 완전히 달라서 '대체 왜 프리지아야' 라는 생각을 하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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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