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목요일 밤 : 새해 첫날, 옛날 추억, 2026년에는, 달력과 샴페인 fragments2026. 1. 1. 20:39

2026년 새해 첫날.
달력을 넘겼다. 1월 달력은 2023년 가을 바르샤바 숙소. 1월은 언제나 매우 바쁘고 힘들고 정신없는 달이므로 휴식과 여행을 떠올리며 위안을 받으려고.
어젯밤엔 글을 쓰다가 0시 5분 쯤 전에 텔레비전을 틀었다. 공중파와 JTBC도 무슨 대상을 비롯해 연예프로그램 비슷한 걸 하고 있어서 그냥 연합뉴스를 봤다. 종 치는 걸 보는데 보신각 풍경이 나오자 아주아주 오래 전 추억이 떠올랐다. 요즘 사람들은 알지도 못할 밀레니엄. 99년 12월 31일에 쥬인이랑 종로에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보신각에 가려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러다가는 인파에 밀려서 종 치는 순간 샴페인이고 뭐고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어버버하다 새해를 맞이할 것 같았다. 그래서 종각에서 광화문까지 떠밀려 걸어가서(당시에도 종각역에 정차를 안 했다) 5호선을 타고 당시 살던 동네에서 제일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내렸다. 그랬더니 12시가 되기 겨우 10여분 전이었고, 가까스로 역 바로 근처에 있던 카페 겸 호프에 들어가 종 치는 걸 보고 샴페인인지 칵테일인지 주스인지 그런 걸로 새해 축하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나는 새해 전야에는 보신각 쪽엔 가지 않게 되었다 :)
새해로 넘어가는 순간 짧게 기도를 드렸고, 아주 담담하게 2026년을 맞이했다. 그리고는 글을 좀더 쓰고, 새벽 3시 무렵에야 잠이 들어서 아주 늦게 일어났다. 새해 첫날이지만 엄청나게 게으름을 피웠다. 그래도 새해니까 진공청소기를 한번 돌렸고(무거웠어 ㅜㅜ), 소매 부근이 거뭇해진 게 신경쓰였던 연한 컬러의 롱패딩을 간단히 1차 손세탁, 2차 세탁기로 돌려서 널어두었으니 오늘 나의 부지런함 한도를 다 썼다.
2026년에는 여러가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아마 우리 회사는 리더십이 바뀔 것이고, 지금 부서에 아주 오래 있었기 때문에 순환보직 특성상 나는 아마 연도 중반이면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을 것 같다. 지방 본사로 가게 될 확률도 많다. 지금은 모든 부서의 모든 일이 어렵고 고된데 정말 올해 내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부디 작년보다는 덜 어렵고 덜 마음이 힘들기를 바란다. 나의 삶도 여러 면에서 더 나아지기를 기도한다. 나에게 새로운 지점들이 나타나기를, 도약과 변화, 그리고 조금은 모순되지만 마음의 안정이 함께 하기를.
그건 그렇고 어제의 그 샴페인이 맛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한 잔을 마시고 있음. 아직도 많이 남았다. 샴페인을 마시면 여행을 온 기분이 들어서 좋다. 비록 술이 약해서 조금밖에 못 마시지만.
'fragmen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3 토요일 밤 : 스파클링 와인, 역시나 늦게 잤어, 꿈, 하루가 금방 갔네 (0) | 2026.01.03 |
|---|---|
| 1.2 금요일 밤 : 본격적인 새해, 일찍 자는 습관을 되살리자, 향수에 관심많으신 에릭 교수님 (0) | 2026.01.02 |
| 12.31 수요일 밤 : 송구영신, 2025년과 작별, 새해 전야의 필립 말로 (2) | 2025.12.31 |
| 12.30 화요일 밤 : 조그만 꽃, 피곤, 도블라토프 전파 중, 폭력적인 걸 좋아하는 토끼인가 (0) | 2025.12.30 |
| 12.29 월요일 밤 : 왕복 당일치기로 지침, 친구 (0) | 2025.12.2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