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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1. 3. 00:49

비오는 날 우유뜨나하게 2025 praha2025. 11. 3. 00:49





우유뜨나, уютно 란 노어로 편안하고 아늑하고 따스하고 뭐 그런 분위기를 가리킨다. 이 모든 느낌이 응축되어 있는 표현이라 옛날에 쥬인이랑 같이 자주 쓰던 단어이다. 우유뜨나에는 살짝 어둑하면서도 부드러운 노란빛 조명이 잘 어울린다. 예전 레테조바 거리의 카페 에벨이 딱 그런 느낌이었다.



내 맘대로 매긴 우유뜨나 지수로 헤드 샷 커피는 융만노바 점은 60%, 프란티슈칸스카 점은 30% 정도이다. 여기는 컬러가 터키블루와 슈퍼옐로우 등 아주 선명한 고명도 고채도인데다 인테리어 소재들도 조금은 차가워서 우유뜨나 지수가 높진 않다. 그런데 역시 날이 싸늘해지고 비가 오고 조명이 어둑해지자 오늘 프란티슈칸스카 헤드 샷도 우유뜨나한 느낌이 충만해졌다.



생일 오전엔 느지막하게 나와서 헤드 샷에 갔다. 에벨에 가고팠지만 비가 계속 주룩주룩 내려서 멀리 걸어가기 힘들었고 사보이에 2시 점심을 예약해둔 터라 동선이 꼬여서 젤 가까운 곳으로. 융만노바 점은 일욜엔 영업을 안하니 프란티슈칸스카 점에 갔다. 창가도 비어 있었지만 ‘이제 내 자리’로 찜한 그 옆 테이블에 앉았다.



난방을 벌써 시작해서 안에 들어가니 공기가 후끈해서 숏패딩, 짚업, 스카프까지 벗자 딱 쾌적했다. 그리고 조명이 어둑어둑하고 창 너머로는 노란 단풍이 보이고 비가 내려서 아늑하기 그지없었다.



아삼 티를 주문하고 젤 작은 디저트가 에그타르트라 그걸 시킴. 사보이의 슈니첼을 먹으려면 위장을 비워놔야 하고, 또 여기 디저트는 맛이 별로라... 다 가진 카페란 드물다... 에그타르트도 역시 맛은 별로였지만 아삼 티는 괜찮았다(여름에도 맛있었다)



진하게 우려준 아삼 티를 마시며 책을 읽자 무척 편안하고 우유뜨나해서 기분이 좋았다. 카페는 금세 손님들로 가득 차서 만석이 되었다. 일찍 와서 다행이다. 조명은 책 읽기엔 약간 어두웠지만 그래도 나쁘진 않았다.


책을 읽고 나서 카페를 나왔다. 비오는 날의 헤드 샷 커피는 맑은 날보다 더 근사하다. 생각해보니 몇년 전 이맘때 융만노바 점을 처음 발굴했을 때도 비가 조금씩 내렸고 그때도 좋았었다.


사진 몇 장. 비오는 날이라 색감이 살짝 다르다.







저 창가 자리엔 곧 부부와 어린 아들이 앉았는데, 아들에겐 브라우니를 시켜주고 부부는 커다란 카푸치노를 마셨다. 아들은 혼자 폰으로 만화 보고 부부는 자기들끼리 얘기하고...







맛은 그냥 그랬던 에그타르트.








러브라믹스 노란색을 내줌. 단풍이랑 의자랑 잘 어울림.






코료도 헤드 샷 입성. 근데 쿠야는 여름에 와서 그런가 동동 떠보였는데 코료는 단풍 덕에 퍼스널컬러도 잘 맞네... (쿠야가 자기 왜 방에 놔뒀냐고, 자기도 지금 여기서 찍으면 잘 나올 거라고 아우성칠듯.. 쿠야야, 조만간 데려올게... 오늘은 가방에 우산이랑 책 넣느라 자리가 모자랐어...)







너무 귀여운 디테일! 바닥에 조그만 낙엽 두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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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