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플라브카 시장의 치즈버거 2025 praha2025. 11. 2. 03:06

트램을 타고 신시가지를 지나 관광지에서 좀 떨어진 강변으로 나가면 토요일에만 여는 나플라브카 파머스 마켓이 있다. 강변에 쫙 노점이 열리는데 토욜 8시~오후 두시까지만 한다. 재작년 여름에 엄마랑 와봤었는데 그땐 그냥 슥 구경만 하고 빵 한덩어리만 사왔었다.
오늘 잠을 설쳐서 일찍 조식을 먹은지라 트램 타고 여기 다시 가보았다. 지난번엔 엄마랑 구시가지에 묵었던터라 꽤 멀었는데 지금 숙소에선 절반 정도 거리였다. 6번을 타고 카를로보 나메스티를 지나 쭉 가서 비톤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여기 입소문이 난 두개의 노점이 있는데-이것도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입소문 난건지 한국분들이 계속 왔음- 즉석에서 구워주는 수제버거 집과 수제 바질페스토 오픈샌드위치집이라고 한다(나도 전혀 몰랐는데 구글 맵 리뷰에서 발견. 재작년만 해도 이런 한국어 리뷰는 없었는데...)
조식도 먹고 왔고 몸이 안 좋아서 그냥 한바퀴 둘러보고 나오려다 버거집 발견. 근데 엄청 먹어보고팠다. 안그래도 어제부터 버거를 먹고팠었다. 맥도날드라도 먹을까 나세 마소는 넘 멀고 또 과하다 등등 생각했었다(오늘 붉은 군대가 도래해서 그 전조증상이었음 ㅠㅠ) 결국 줄을 섰고 할라페뇨와 소스가 듬뿍 들어가는 치즈버거 주문. 클래식도 있었는데 그래도 먹어볼 거라면 풍미 좋은 걸 고르자 하고. 치즈버거가 좀더 비싸다.
번호표를 받고 15분 가량 기다리자 버거가 나왔다. 앗!!! 이거 너무 맛있어!!! 나세 마소보다 훨씬 맛있어!!! 불향이 가득하고 간도 약간 짭짤하면서도 딱 맞고 브리오쉬 번도 부드럽고 육즙과 소스도 뭉클뭉클한 것이 진짜 맛있었다. 나세 마소가 빅맥 느낌이라면 이건 와퍼 느낌이라 해야 하나... (와퍼를 더 좋아했던 입맛)
약 먹으려고 조식도 먹고 나왔는데, 한시간 정도밖에 안 지났는데 저것을 다 먹었다. 그리고 버거를 먹고 나자 갑자기 두통이 가셨다. 진통제 약효가 돌아서 그런 거 같긴 하지만... 혹시 동물성 단백질의 힘인가??? 어제 비건 마파두부랑 밥 그런 거 먹고 동물성 단백질은 안 먹음... 아, 조식에서 먹은 달걀은 동물성이지...
엄청 맛있었다. 195코루나로 그리 싸진 않았지만 요즘 프라하 물가를 생각하면 또 싼 편이다. 유일한 단점은 소스가 너무 많아서 기름종이가 다 새고 찢어져 티슈를 한장 덧댔는데도 손이 지저분해졌다는 것... 노점이라 야외 테이블에 서서 먹어서 코트에 흘릴까봐 조마조마... 다 먹고 물티슈로 열심히 닦았지만 방에 돌아와 비누로 몇번 씻어낼 때까지 손에서 버거와 소스 냄새가 가시지 않았음 ㅠㅠ

나의 버거를 조리하시는 장인의 손놀림.

뭉클거리는 소스와 치즈 다시 한번...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반 잘라서 이쑤시개를 꽂아달라 했으면 먹기 편했을 것 같다...
몸이 아파서 맥주는 마시기 싫었고 스바르작이나 메도비나 같은 더운 와인 마시면 완전히 맛이 갈거 같아서(다들 이웃 노점에서 따로 사와야 한다) 생수만 마셨는데 결국 입가심하러 헤드 샷에 가서 디카페인 카푸치노 마셨음.
... 그건 그렇고 바질페스토 샌드위치 노점도 막판에 발견. 줄이 엄청 길기도 했고 두개나 먹을 위장 용량은 안돼서 포기. 저 버거집은 버섯수프 등도 팔았는데 로컬들은 주로 수프를 사 마셨다. 더 저렴하기도 하고 또 쌀쌀하기도 하니... 버거 주문하는 사람들은 거의가 한국인들이었다. 아무래도 여기도 나세 마소처럼 조만간 한국어 안내문 붙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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