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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 말라 스트라나 걸어가면서 찍음.








무척 바쁘게 지나간 하루. 사진들은 메모 아래에 주루룩... (노트북 티스토리 접속이 잘 안돼서 메모 먼저 옮겨놓느라...)



어제 아홉시 반 즈음 뻗었는데(완전히 하루 이상 잠 못 잔 상태), 시차 때문에 새벽 한시 반과 세시 반에 깨버렸다. 두 번째는 잠이 좀처럼 안와서 약을 조금 먹고 다시 잤더니 또다시 뻗어서 일곱시 반에 일어났음. 그래서 수면 벌충은 조금 했지만 당연히 피곤피곤.



조식을 먹고 숙소를 나섰다. 이번 숙소도 7월에 묵었던 곳과 같다. 그런데 그때보다 비싼 방인데 욕조도 없고... 거의 티나지 않을 만큼 약간 넓고 거리 뷰이고 긴 소파가 하나 있다는 것만 다른데 사실 나는 전망이 엄청 좋지 않은 한, 거리 뷰보단 차라리 안뜰 뷰가 낫다(소음도 그렇고 창문 열어놓기가 불편해서) 소파 대신 그냥 의자랑 테이블도 괜찮았는데... 그러나 원래 묵었던 방은 이미 다 떨어지고 없었다.



날씨가 매우 좋았다. 싸늘해서 반소매 원피스와 짚업, 숏패딩, 기모스타킹, 스카프 차림으로 나왔는데 그럭저럭 날씨에 딱 맞는 차림이었다(물론 그다지 포멀하진 않다만...) 그리고 하늘이 무척 파랗고 햇빛이 찬란한 딱 가을 날씨였다. 우리 나라에서 거의 못보던 가을 하늘(하긴 가을 날씨가 이랬다 해도 못 봤을 거야, 사무실에 처박혀 죽어라 일만 하니까)



미팅은 말라 스트라나 쪽에서 잡혀 있었고 조금 일찍 나왔기에 일단 카페 에벨에 갔다. 쭉 걸어서 갔는데 길을 잘 찾아가다가 막상 구시가지 광장에서 방향을 잃어서(이게 뭐야 나 여기 정말 과장 조금만 섞으면 백번 가까이 왔는데) 결국 구글 맵을 켜고 카프로바 쪽으로 갔다. 파리슈스카 거리에서 좀더 왼쪽으로 가서 성당을 끼고 돌아야 되는데 자꾸만 반대로 가고 있었음. 아무래도 오랜 옛날 그 니콜라스 성당 입구에서 모금을 강요하던 안 좋은 기억 때문인가 무의식적으로 그쪽 길을 피했나...



에벨에서 카푸치노를 마신 후 나와서 버스를 탈까 하다가 날씨가 좋았기 때문에 그냥 쭉 걸어서 마네수프 다리를 건너갔다. 하늘도, 블타바 강도, 단풍든 풍경도 다 예뻤다.




다리를 건너와선 캄파의 강변 벤치에 잠시 앉아 볕을 쬐고 쉬다가 미셴스카 골목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미팅 장소는 말로스트란스케 광장 근처였다. 1차 미팅을 마친 후, 일행 중 여기 처음 와보는 사람이 있어서 전망을 보여주기 위해 말로스트란스케에서 22번을 타고 포호젤레츠에 갔다. 로레타에서 종소리를 듣고(아쉽게도 한시여서 종이 짧았다... 정오 종소리를 들어야 종을 오래 치는데), 전망이 아름다운 스트라호프 수도원 쪽으로 가서 프라하의 다홍빛 지붕들과 단풍 풍경을 함께 보았다. 스트라호프는 나도 재작년 여름에 엄마 사진 찍어드리러 온 후 작년엔 건너뛰었던 터라 다시 보니 반갑긴 했다. 하지만 여기는 지대가 더 높아서 다리아파... (스트라호프와 로레타는 프라하 성보다 높은 곳에 있다)



이러다가 점심은 늦게 먹었다. 미셴스카 골목 초입에 있는 Miska 라멘 바에 갔다. 여기는 여름에 34도까지 올라갔던 날 가서 마파두부 먹고 불지옥을 맛보았던 박물관 뒷길 언덕 지점의 본점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람들은 맥주와 라멘과 카레가츠동, 교자 등을 먹었고 나는 다시 한번 그 비건 마파두부와 밥을 시켜보았다. 오늘은 그렇게 맵고 뜨겁지 않았는데 전분을 너무 많이 넣어서 걸쭉했다. 맛은 지난번 박물관 뒷길 지점이 더 좋았다. 더위 때문에 불지옥으로 고생해서 그랬지... 하여튼 너무 배고팠던 상태라 정신없이 맛있게 먹긴 했다.




오늘의 업무 일과는 여기서 끝이었기 때문에 나는 다시 말로스트란스케 광장으로 가서 22번을 타고 나로드니 트르지다에서 내렸다. 테스코 수퍼에 들러 빨간 장미 몇 송이와 벨리니라고 씌어 있긴 하지만 믿음이 잘 안 가는 하여튼 벨리니 뭔가를 한 병 사서 방으로 돌아왔다. 장미는 4천원 내외인데 질은 별로 안 좋아서 다듬으면서 보니 두 대나 꽃송이가 꺾여 있었음. 그냥 노란 거 살걸... 노란 건 지난번에 샀었기에 빨간 걸 골랐더니만... 역시 저렴해서 그런가 보다.



방에 와서 꽃을 대충 꽂아놓고 가방을 좀 비운 후 책을 한 권 들고 헤드 샷 커피에 갔다.



차이 라떼를 주문해 마시면서 진짜 이십여년 만에 다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었다. 샐린저의 ‘시모어, 서문’과 ‘아홉가지 이야기’를 번역한 분이 몇 년 전 새로 번역한 버전이었는데, 이 번역은 딱히 착 감기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리고 확실히, 이 소설은 아주 젊은 시절 읽어야 한다. 지금은 이미 몸과 마음 전체로 나이를 먹은 탓인지 예전의 느낌은 당연히 들지 않는다. 근데 옛날에 맨 첨 읽었을 때와 대비하면 ‘홀든 불쌍하다’ 란 마음은 더 커짐. 이 ‘불쌍해’라는 느낌은 상당히 이것저것 복합적인 것이어서 역시나 나이를 먹어서 느낄 수 있는 종류의 ‘불쌍해’였다.



헤드 샷에서는 한시간 좀 안되게 앉아 있었다. 4시 45분에 해가 진다고 하는데 얼추 4시 반부터는 이미 어스름이 짙게 깔리고 푸르스름해진다. 카페에서 나오니 해가 이미 넘어가 있었다.



융만노바와 보디치코바 거리를 지나 숙소로 돌아왔다. 다리가 엄청 아팠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한 후 간단히 저녁을 챙겨 먹고 내일의 일정을 좀 준비한 후 오늘의 메모를 적고 있다. 그런데 노트북으로 티스토리에 접속하려 하니 보안 문제가 있다고 자꾸 경고가 뜬다. 그래서 메모는 따로 한글 파일에 적은 후 이것을 모바일로 옮겨 붙이는 중...




오늘 많이 걸었다. 13,041보, 8.6킬로. 오르막길도 많이 걷고... 욕조 있는 방이었어야 되는데 흐흑...


... 사진 몇 장과 함께 마무리.






블타바 강변.






마네수프 다리.







카를 교와 작은 보트. 쥬인에게 보내주려고 찍음.





로레타.






스트라호프 수도원 앞에서 전경 구경.










이번엔 불지옥이 아니었으나 전분이 너무 많았던 마파두부.






어스름에 잠긴 보디치코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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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