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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길어져서 일곱시 전에 출근했는데 하늘이 이미 이렇게 밝았다. 하지만 오후부터는 비가 내렸다.








늦게 잠들고 일찍 일어나 수면 부족 상태로 출근, 매우 바쁘게 일했다. 피곤해서 목이 다 잠겼다.



어제 심적으로 너무 힘들고 불안했다. 어찌어찌 마음을 가라앉히고 잠들었지만 오늘도 내내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다. 오전에 엄마와 서류 때문에 통화를 했는데 아버지가 어제 저녁, 오늘 아침도 안 드시고 힘들어하다 동네 병원에서 수액을 맞고 계신다고 했다. 뭐라도 드시고 움직이며 몸을 좀 회복해야 항암치료도 준비할수 있을텐데 너무 걱정이다. 아버지의 마음과 불안감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힘들다. 엄마도 곁에서 너무 지치고 힘드신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된다.



직장 건강검진이 늦어지고 있어 담당부서에 물어보니 무슨 접수 시스템이 바뀌어서 그렇다고 한다. 이번주 중엔 공지한다는데 좀 너무하다.



마음이 힘들어서 다음주에 잡힌 진료를 수요일로 당겼다. 내일은 나도 종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너무 바쁜데다 진료 가능 시간도 없다고 한다. 이건 그저 내 마음이 너무 불안하고 힘드니까 진료를 당긴 것이다.



간밤에 쥬인이 오래전 줬던 묵주팔찌를 꺼내 손목에 차고 잤는데 팔찌가 오래된데다 내가 자다가 뒤척였는지 새벽에 깨니 줄이 끊어져서 알이 흩어져 있었다. 잘 모아서 케이스에 담아두었는데 수리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실에라도 꿰어놓을까 싶다. 몇년 전 회사와 여러가지 일로 너무 힘들때 쥬인이 준 거였는데. 성당에 다니지는 않지만 그 묵주팔찌를 거의 일년 가까이 손목에 차고 다녔다. 그 이후엔 서재의 красный угол(기도하는 곳)에 놓아두었는데 끊어져버려서 속상하고 더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줄이 낡았으니 끊어질만하긴 했지만 아버지가 아프시니 공연히 마음이 더 안 좋았다. 다시 연결해둬야지...



부디 아버지가 기운을 좀 차리시고 마음을 굳게 먹고 치료를 시작할만큼 몸이 나아지시기를, 좋은 방향으로만 나아가기를 바라고 기도하는 수밖에 없는데 내 마음도 이렇게 나약하고 어려우니 정말 괴롭다. 회사 일들도 너무 많고 혼자 고군분투하는 상황이고. 의지할 곳이 좀 있으면 좋겠다.



오늘은 출근을 했으므로 아침 점심 약은 챙겨 먹었다. 그나마 점심 약도 일과 회의에 파묻혀 늦게 먹음 ㅠㅠ 저녁 약은 자기 전에 챙겨 먹어야겠다. 오늘은 자전거를 20분만 탔다.



...




자기 전에 추가



아빠는 저녁도 못 드시고 힘들어하셨고 내일 병원에 입원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수술받고 항암받아야 하는 병원은 대학병원이라 이런 파업상태에서 입원시켜줄지 솔직히 모르겠다. 안되면 처음 진료받았던 병원에 잠시 가 계시기로 했다. 처음엔 그러면 어떻게 하나, 어떻게든 몸을 추스르고 조금이라도 드시며 항암 받을수 있도록 회복해야 되는데 병원에 입원을 하고 수액에 의존하면 더더욱 몸 회복이 요원한게 아닌가 심장이 내려앉고 우울했는데 쥬인과 통화도 하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빠도 지금 너무 마음이 불안하고 충격 상태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서 병원에 잠시 계시는게 안정이 된다면 그게 나을거 같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나와 엄마의 급한 마음이 오히려 아빠를 다그치는 게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 마음이 편하신대로 하시라고 했다.



쥬인이 고된 일을 마치고 비까지 맞고 귀가해서 늦은 밤에 날 위해 통화를 해주었다. 너무 고마웠다.



...




블로그에서 인연을 맺게 되어 2018년 초 처음으로 실제로 만나본 이래 깊은 우정을 나누어온 나의 소중한 친구이자 이웃님인 다샤님이 지병으로 오늘 새벽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셨다. 조금전에 가족분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소중했던 분, 너무나도 좋은 분이었다. 너무나도, 너무나도 젊었다. 오래 고통을 받으셨기에 이제 더이상 그 고통이 없기를, 자유롭고 평안한 영혼으로 안식을 얻으셨기를, 그리고 그 가족분들의 마음에 위로와 평화가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린다. 오늘은 정말 많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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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