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점과 오후의 티타임 tasty and happy2023. 2. 18. 16:51
요즘은 주말이면 항상 흐리고 미세먼지가 심해서 밝고 따스한 햇살과 아늑한 오후의 느낌이 영 나지 않는다. 이런 날씨엔 절로 몸이 축 처진다.
감자수프와 버섯 오믈렛으로 아점. 감자수프는 직접 만든 거라면 좋았겠지만 냉동실에 묵혀뒀던 레토르트 봉지를 데웠다. 오믈렛만 만들었다. 오믈렛을 예쁘게 만들려면 좀 조그만 팬이 필요한데(손재주가 좋은 분들이야 도구 탓을 하지 않겠지만 나는 성질도 급하고 대충대충이라), 이 집에 이사와서 인덕션으로 바꾼 후 엄마가 가져다준 커다란 프라이팬 두 개만 쓰게 된 데다 자주 요리를 하지도 않고 게으름이 발동되어 '오믈렛이고 계란말이고 뭐고 어쩌다 가뭄에 콩나듯인데 뭐하러' 라는 마음에 새 팬을 사지 않았다.
그래서 거대한 프라이팬으로 모든 걸 해결하다 보니 예쁜 오믈렛 따윈 꿈도 꿀 수 없고 결국은 스크램블드 에그 아니면 대충대충 척척 접어서 지단+계란말이 비슷한 이상한 형체의 오믈렛이 나온다. 양송이 한 팩을 뜯어 그것과 선드라이드 토마토 약간을 볶아 속을 만들어서 대충 싸서 만들었더니 이번에는 뭔가 오믈렛은커녕 부리또 비슷한 물체가 나왔음. 여기 치즈가 들어갔어야 하는데 냉장고에 치즈고 버터고 떨어진지 오래되어 그냥 버섯과 선드라이드 토마토만 넣어서 만들었다.
꽃으로 가려봐도 부리또 모양 요상한 오믈렛 ㅎㅎ
속에는 버섯과 선드라이드 토마토. 모양새는 이래도 맛은 괜찮았음. 사실은 속 들어간 블린을 생각하며 척척 접었던 건데 하여튼 뭐 맛있기만 하면 그만이지 ㅠㅠ
다즐링을 좀 진하게 우려서 오후의 차를 마시고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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