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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반쯤 깼는데 목이 너무 심하게 부어올라서 도저히 출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인후통과 코막힘, 두통이 심해서 코로나 의심이 되었다. 코로나라면 정말 나가면 안되고(이미 그저께와 어제 나와 접촉한 부서 사람들과 임원, 윗분을 생각하니 머리가 띵했다), 그게 아니라 일반 인후염이라도 추운 날씨에 만원지하철로 출퇴근해 과로하며 일하면 상당히 악화될 것이 뻔했다. 목소리는 아예 나오지 않았다. 일단 새벽에 컴을 켜고 휴가원을 올린 후, 어제 다 마무리하지 못하고 왔던 사업계획 보고서 파일을 열어서 새벽 6시에 일을 했다. 그거라도 끝내놔야 휴가를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거의 3~40분 정도 정신없이 일을 해서 자료를 윗분과 선임 직원에게 송부해놓고 완전히 넉아웃 상태로 다시 침실로 들어갔다. 지금 생각하니 뜬새벽에 앉아서 보고서를 쓴 나도 참 대단하다 ㅠㅠ 노동자의 힘인가 엉엉...

 

 

코로나 검사하는 동네 병원을 검색하다가 살풋 도로 잠이 들었다가 9시 알람에 깨어났다. 윗분과 부서에 몸 상태와 휴가, 코로나 검사에 대해 알린 후 정신없이 옷을 주워입고 가장 가까운 동네 병원에 검사를 하러 갔다.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는데  정말 아팠다. 지난번에 보건소에서 받았던 PCR 검사보다 두배는 더 아파서 깜짝 놀랐다. 이 정도까지 아픈 것인가 하고... 머릿속까지 다 헤집는 것 같았다. 눈물이 계속 나왔고 머리가 너무 아팠다. 하여튼 다행히 결과는 음성이었기 때문에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다. 목이 많이 부어 있었다. 소염제와 콧물약, 위염약, 진해거담시럽을 처방받아 나왔다. 내가 놀고 와서 아픈 건데 누굴 탓할 수도 없고 다 자업자득이다 ㅠㅠ 

 

 

 

이것으로 끝이 아니어서 집앞 의원에 손목치료도 받으러 갔다. 나이든 의사가 하는 곳인데 그래도 아플 때 치료받으면 효과가 좀 있는 병원이다. 의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 후 손목 진찰을 받았다. 사고가 나거나 어디 부딪힌 건 아닌 상황이라 아마 힘줄에 염증이 생긴 정도일 거라고 하며 물리치료와 약을 써본 후 그래도 차도가 없으면 그때 엑스레이를 찍기로 했다. 한참 기다렸다가(어르신들이 많이 오신다) 물리치료를 30분 정도 받고 나왔다. 

 

 

집에 돌아오니 정오 무렵이었다. 목욕을 하고서 밥을 꾸역꾸역 먹고, 약을 먹었다. 그리고 차를 한 잔 우려마셨는데 약기운 때문에 너무 머리가 멍하고 졸려왔고 차도 티푸드도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2시 반쯤 침실로 들어가 드러누웠다. 세시간 가량 누워 있었는데 제대로 눈을 붙인 건 한시간도 되지 않았고 그냥 멍하게 졸다 깨다 했다. 그나마도 따뜻한 집에서 뻗어서 쉰 덕분인지 저녁을 먹고 나자 목소리가 좀 돌아왔다. 출근했다면 매우 악화됐을 것이다. 몸의 경계가 있어서 어느 순간에서 쉬어주지 않으면 많이 아프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데 사실은 어제 휴가를 냈다면 좀더 나았을테지만 일이 밀려 있어 쉽지 않았다. 오늘 휴가낸 것도 실은 부하직원들에게 좀 눈치가 보였는데(일주일 넘게 쉬다 와 놓고 제풀에 아파서 또 휴가를 냈으니ㅠㅠ) 그래도 어쩔수 없다 하고 버텼음 ㅠㅠ 

 

 

밤에는 엄마, 동생네, 쥬인과 차례로 통화를 했다. 그러고 나니 어느새 10시가 다 되었다. 쿠팡에서 주문한 손목보호대가 도착했는데 그것을 착용하니 확실히 좀 나은 것 같긴 하다. 그나마 왼손이라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다. 

 

 

오늘 자고 나면 내일은 좀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금요일 휴가를 내면 보통 엄청 기분이 좋고 여유가 넘치고 막 글도 쓰고 행복한데 오늘은 말 그대로 계속 병원 가고 뻗어만 있느라 하루가 그냥 갔다. 글을 좀 써볼까 했지만 손목 생각을 하면 일단 오늘까진 미뤄야 할 것 같다. 낮에 계속 누워 있었던고로 밤에 잠이 잘 올지 모르겠는데 하여튼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어보려고 한다. 

 

 

 

 

 

 

프라하 티샵에서 사온 새 다즐링을 우려 마셔 보았는데, 이 다즐링이 향에 비해 맛이 별로인 건지, 아니면 내가 지금 인후염 과 약 때문에 입맛이 둔해져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영 풍미가 부족하고 싱거운 느낌이어서 실망했다. 분명히 시향했을 땐 좋았는데... 가격도 다른 홍차들보단 좀 있는 편이었고... 흑흑... 일단 지금 몸 상태를 생각해서 판단은 좀 미루자... 내일은 이런 실망을 피하기 위해 새 차 대신 기존의 차를 우려 마셔야겠다 ㅠㅠ 

 

 

 

 

 

 

포도 외엔 맛이 느껴지지 않았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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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