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목요일 밤 : 출근, 생각보단 덜 힘들게 일함, 토론 보다가 극도의 피로감 fragments2022. 2. 3. 22:00
사진은 차르스코예 셀로(푸쉬킨)의 오리들. 박물관 사람들이 하얀 오리 이름은 베네라(비너스의 러시아식 이름) 라고 붙였다고 한다 :) 귀여운 오리들로 기분 전환.
연휴 마치고 출근했다. 피곤했지만 며칠 쉬고 나가서 생각보단 견딜만했다. 밀린 일들은 오전에 몰아서 처리해서 오후엔 별로 안 바빴다. 이 평온함의 이유는 사실 윗분이 오늘과 내일 휴가이고 제일 문제를 유발하는 히스테리 장착 직원도 동일 기간 휴가이기 때문임. 문제 제공자들이 없으니 평온한 하루... 내일까진 아마도 평온할 것 같다. 다음주부턴 다시 골치아픈 나날이...
엄마가 오늘 이석증이 도져 병원에 다녀오셨다. 재발이 잘 되는 질환이라 걱정이 된다. 치료받고 약 드시고 지금은 괜찮다 하시는데 맘이 많이 쓰인다. 모레 내려가셔야 하는데 기차를 몇시간 타고 가셔야 하는게 우려되어 그냥 며칠 더 계시라 했지만 괜찮아졌다고 하신다. 도지지 않아야 할텐데ㅠㅠ
대선후보 토론 보다가 30분쯤 남겨두고 답답해서 그냥 끄고 잠자리로 왔다. 잠도 모자라니 그냥 자야겠다.
....
내가 웬만하면 여기다 정치 얘긴 안 쓰는데... 으윽, 토론 보고 있자니 아 정말 홧병 날 것 같다. 포퓰리즘과 갈라치기와 각종 뻥과 극도의 회귀와 뺑이짓이 난무하는 공약과 정책들은 뭐 디폴트로 그렇다치고, 누가 덜 나쁜 놈이고 덜 멍청한 놈인가, 득표 손익계산 등등을 헤아려봐도 그저 답답해서 도대체 과연 투표를 해야 하는 것인가 근본적 회의가 밀려온다. 아무래도 예전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거 아닌가 아주 타당한 불안감이 스멀스멀.
그러니까... 말 잘 하고 똑똑한 넘은 나쁜 넘, 인기 얻어 올라온 넘은 멍청한 넘(게다가 역시 딱히 착한 넘도 아님), 옆의 넘 후광효과로 갑자기 예전 삽질들을 만회하는듯 변신한듯 현혹하며 전보단 나아보이는 넘(그러나 잘 따져보면 완전 실속없는 넘), 심적으로나 정책적으로나 가장 가까운, 대부분 옳은 말을 하는 넘은 득표의 현실성이 없어 갈라치기로 결국 멍청한 넘 좋은 일 시켜줄거라는 걱정에 마음을 괴롭게 하는 넘(바보같이 먼저 떠나버린 사람이 남아 있었다면 한결 맘은 좀 편하게 이 마지막 인물을 그냥 선택해줬으련만 ㅠㅠ)
남은 건 낼 기사로 보련다. 자야겠다. 나라가 망하려나 보다 하고 푸념하다가도 뭐 그런다고 망하겠냐 그냥 사는게 심신이 다 힘들겠지 한다. 뭐 겪어봤잖아. 그것도 혹독하게. 그런데 그게 더 심하게 반복되면? 이제 노화했으니 마음이 좀 둔화되어 덜 힘들려나 ㅠㅠ 어느 쪽이든 결국 정권을 잡으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추악하게 타락한다. 이제 그러려니 하고 환멸과 분노를 내려놓고 그런 식으로 나이를 먹고 둔화되는 것인가 싶다. 하지만 아직도 저 토론을 보며 빡치는 걸 보니 나 아직 노화 덜 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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