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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름다운 무용수들 화보 몇 장.

 

디아나 비슈뇨바.

 

 

빅토르 레베제프.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프린시펄.

이 사람은 아름다운 외모로 나를 매혹시켰으나.. 막상 무대를 보러 갔을땐 발연기로 나를 매우 실망시켰던 전적이 있다(흐흑...)

그래도 그때 그 무대(라 바야데르)에서 니키야를 췄던 보론초바가 망령의 왕국에서 갑자기 부상당해 막판에 대타로 나왔던 아나스타시야 소볼레바와 러시아 방송의 '볼쇼이 발레'(big ballet)에 출연하더니만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골인함. 내가 그때 뭔가 그 계기가 된 무대를 본 건가 ㅋ

(근데 그 라 바야데르 무대는 한마디로 재앙이었음 ㅠㅠ 레베제프의 발연기 솔로르. 얼굴만 예쁘고 춤은 딸리는 보론초바-심지어 막판 부상, 엉망인 군무, 막판에 대타로 나와 휘청거리던 소볼레바 ㅠㅠ)

그래도 이 라 실피드 복장 입고 부츠 신고 포즈 취하고 있는 레베제프는 근사해보여서 (또 외모에 혹해서) 한컷.

사진 출처는 victor levedev의 instagram.

 

사진은 Jack Devant.

세묜 츄진.

 

빠질 수 없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사진 몇 장.

발레 101.

 

머리를 말끔하게 빗어넘겨도 마냥 근사하심

 

최근 아내인 마리야 쉬린키나와 함께 바이에른 무대에 올랐던 지젤.

사진은 Jack Devant.

 

 

 

지젤 커튼콜. 역시 마리야 쉬린키나와 함께.

사진은 Jack Devant.

 

6월에 마린스키에서 이 사람의 알브레히트를 10년만에 다시 봤다. 이 사람은 정말 타고난 알브레히트였다. 로미오가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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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얼마 전 독일 바이에른에서 첫 시즌을 시작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그의 바이에른 무대 데뷔작은 지젤. 아내인 마리야 쉬린키나와 함께 췄다.

 

6월에 마린스키에서 이 사람이 추는 지젤의 알브레히트를 보았다. 내가 제일 처음 봤던 이 사람 무대도 지젤이었다. (10년 전!) 이 사람의 알브레히트는 정말 매혹적이다!

 

사진은 모두 Jack Devant. 캡션에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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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최근 마린스키 시즌 오프닝의 포킨 작품 공연과 바이에른 발레단의 지젤 공연에서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장.

출처는 거의 vladimir shklyarov instagram과 그의 팬페이지.

먼저 마린스키 시즌 오프닝. 포킨의 밤에서 그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세헤라자데를 췄다. 아아, 나도 이 사람의 황금노예를 보고 싶다. 이 사람도 예전에 비해 훨씬 원숙해져서 이젠 덜 소년같고 '진짜' 황금노예 느낌이 날 것 같은 기대가 든다.

 

사진은 alex gouliaev

 

 

역시 세헤라자데의 황금노예. 사진은 alex gouliaev

 

 

조바이다 역 테료쉬키나와 함께.

사진은 alex gouliaev

 

사진은 alex gouliaev

 

 

사진은 victor nikanorov

예전 이 공연 영상을 보면 팜므파탈 센 언니 테료쉬키나의 조바이다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소년 노예같았는데 이번 무대 사진들을 보니 슈클랴로프가 많이 성숙해진 느낌이라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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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장미의 정령.

 

정말 이 사람이 추는 장미의 정령을 무대에서 보고프다. 이 역이 쉬워보여도 사실 남자 무용수가 이 역을 근사하게 추는게 정말 쉽지 않고 잘못하면 꽃달린 빨간내복 입고 춤추는 근육질 남자로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장미의 정령은 블라지미르 말라호프의 정령이었는데, 물론 루지마토프의 정령도 좋지만 말라호프가 좀더 육체적으로 어울렸다. 그런데 슈클랴로프가 정령을 춘 영상을 보니 이 사람은 또 다른 의미로 잘 어울렸었다.

 

이 사람이 추는 황금노예와 장미의 정령, 이반왕자 등 포킨 스페셜 패키지를 보고싶다(근데 쇼피니아나는 췄어도 이반 왕자는 안 췄지...)

 

사진은 alex gouliaev

 

 

 

 

사진은 alex gouliaev

 

사진은 victor nikanorov

 

사진은 alex gouliaev

 

 

 

사진은 victor nikanorov

 

 

 

이건 바이에른 발레단의 지젤.

7년만에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와 다시 지젤 무대에 오른 슈클랴로프. 바이에른의 지젤은 알브레히트 의상이 꽤 다르다. 머리도 훨씬 단정하게 빗었네... 그런데 바이에른 버전 지젤의 알브레히트는 외모가 좀 지그프리드와 비슷... 역시 의상 때문인가.

 

 

 

공연 끝나고 백스테이지에서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와 다정하게 사진 찍은 발로쟈. 7년만이라 반가웠다고 한다. 출처는 이 사람 instagram

 

 

사진은 캡션대로 jack devant

이것도 지젤. 이건 슈클랴로프와 그의 아내 마리야 쉬린키나. 둘의 바이에른 데뷔 무대. 가운데는 이고르 젤렌스키... 아아, 젤렌스키 많이 나이먹으셨네..

그건 그렇고 나는 예전 영상이나 심지어 실제 무대 볼때도 젤렌스키가 그렇게 크다고 생각 안했는데 작년인가 재작년 마린스키에서 젤렌스키 전시할때 저 사람이 입었던 솔로르 의상 보고 생각보다 커서 깜짝 놀랐었다. 근데 이 사진 보니 젤렌스키 정말 크네. 아무리 슈클랴로프가 180이 안되는 걸로 추정된다지만.. (괜찮아 발로쟈 넌 예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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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7. 3. 17:08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dance2016. 7. 3. 17:08

 

자리 비운 동안 넷에 올라온 슈클랴로프 화보들 몇 장.

나도 저렇게 잘 찍고 싶다 ㅠㅠ 흰 옷 입어 번져버린 커튼 콜 사진들이 눈앞에 어른어른..

 

최근 글린카 극장에서 고팍과 발레101을 춘 슈클랴로프. 먼저 고팍.

아아, 루바슈카와 빨간 바지 입고 고팍 추는 슈클랴로프를 보고 싶다!!! 얼마나 훨훨 날아다닐 것인가. 얼마나 경쾌하고 생기 넘칠 것인가...

 

 

저 헐렁한 루바슈카와 빨간 바지를 보니 너무 귀엽다.. 애 아빠 맞느냐..

 

 

발레 101.

7월에 도쿄에 와서 에튀드와 이 발레101을 춘다는데 이제 나는 파산이라 도저히 도쿄까지는 못 가겠네..

이 사람이 추는 발레 101 진짜 무대에서 보고프다. 영상만 봐도 유머와 생기가 철철 넘치는데..

 

 

 

 

이건 스메칼로프의 '녜 빠끼다이 미냐"(나를 버리지 마)

사진은 Jack Devant

아아, 내가 이번에 가서 찍은 커튼 콜 사진은 흰옷 입은 유령으로 나왔건만..

좋은 작품이었다... 조금만 더 길었으면 싶을 정도로...

어떤 면에서는 스메칼로프의 초기 안무작이자 역시 슈클랴로프가 나왔던(그땐 오브라초바와 췄지) parting의 보다 원숙하고 고통스러운 버전 같은 느낌도 드는 작품이었다. 아마 둘다 이별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해적의 알리를 춘 슈클랴로프

아무리 봐도 콘라드가 지켜줘야 할 것 같은 예쁜 알리...

 

 

악, 그렇게 웃으면 관객들 다 쓰러진다...

 

 

얼마전 아내 마리야 쉬린키나와 함께 춘 라 바야데르. 사진은 캡션대로 elena lekhova

 

 

이 사진 보니 다시 이 사람의 라 바야데르 무대를 보고 싶다. 이 사람은 1막부터 3막까지 점점 사람을 휘어잡는 솔로르로 변해간다. 그러니까, 1막은 좀 철딱서니 없지만 사랑스러운 연인, 2막은 안절부절 못하는 비겁한 배반자, 3막은 참회와 회한으로 몸부림치는 알브레히트 같은 남자인데 이 사람의 연기와 춤은 3막에서 가장 빛을 발하곤 한다.

 

3막에서 이 사람이 스카프를 휘날리며 무대로 뛰어나와 선회하고 망령들의 그림자 앞에서 니키야를 향해 뛰어오를 때면 간혹 숨을 죽이게 된다. 그만큼 사람을 매료시킨다. 2막 결혼식의 화려한 2인무보다는 이 3막의 2인무와 솔로가 훨씬 잘 어울린다.

 

 

청동기사상.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최근 내가 본 공연들 중 가장 마음을 사로잡는 연기와 춤과 무대였다.. 비단 슈클랴로프 뿐만 아니고 스메칼로프와 무대 미술, 음악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는 분명 광란의 예브게니를 혼신을 바쳐 연기해낸 이 사람이 있었다. 아직도 3막에서 이 사람이 테료쉬키나의 환영을 보며 허우적거리고 미쳐 웃고 청동기사상을 향해 손가락질하던 모습이 아른거린다. 당신은 좋은 무용수이고 동시에 좋은 배우예요.

 

 

 

백조의 호수.

사진은 natalya knyazeva

만일 내가 오데트인데 지그프리드가 저런 표정으로 달려와 '오데트야 미안해 오딜한테 깜박 속아버렸어...' 라고 하면 나는 용서해줄 것 같아... ㅠㅠ

 

잠자는 미녀. 테료쉬키나와 함께.

사진은 두 장 모두 karina edwards

내가 딱히 좋아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이 사람은 데지레 왕자 역에 맞춤이나 다름없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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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역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피곤한 상태로 사무실에 나와 일하는 중이다. 9시 출근하려 했으니 10시에 나왔다 ㅠㅠ 너무 졸리고 약을 너무 먹어서 그런지 속이 부대껴서 뭘 먹기가 힘드네.

 

마음의 위안을 위해 랜덤 사진 몇 장.

 

페테르부르크 네프스키 거리 사진. 저 자라 매장에 작년 여름에 갔었다, 너무 추워서 걸칠거 사려고... 근데 결국 맘에 드는 게 없어 사지는 못하고 우리 나라 자라가 제일 비싸다는 것만을 확인했다!

 

 

 

아름다우신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솔로르. 상대역 니키야는 그의 아내 마리야 쉬린키나. 이번에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췄는데 쉬린키나는 이게 니키야 데뷔. 그런데 난 아무리 생각해도 쉬린키나가 과연 1~3막의 니키야를 전부 소화할만한 파워가 됐는지 궁금하다. 니키야 역이 원체 까다로워서... 1~3막의 표현과 춤이 모두 다른데다 상당한 파워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갈라로만 나오면 괜찮았을 것 같은데.. 난 작년 마린스키에서 이 사람이 3명의 망령 중 세번째 망령 추는 것을 봤었는데 그때도 딱히 인상적이진 않았었다. (그런데 그때 솔로르 역을 춘 슈클랴로프는 자기가 받은 꽃다발을 니키야 역의 마트비옌코가 아니라 아내인 쉬린키나에게 바치는 만행을 저질렀다! 야, 네 파트너는 니키야잖아! 마트비옌코 줘야지! 이눔의 콩깍지 사랑꾼아 ㅠㅠ) 

하지만 최고의 솔로르 중 하나인 슈클랴로프와 케미스트리가 좋으니 잘 했을지도....

 

 

고양이...

 

아아, 간절하다

 

 

아아, 더 간절하다..

다 들어주마... 뭐든지 말해보라!

 

 

최근 해적을 추고 나서. 메도라 역의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알리 역의 슈클랴로프

 

작년에 김기민씨 알리 버전으로 해적을 마린스키 신관에서 봤는데 무척 좋았다. 그러나 나는.. 꽃돌이 알리 슈클랴로프의 무대도 보고 싶어라 ㅠㅠ 김기민씨 알리는 뭔가 콘라드를 잘 지켜줄 것처럼 멋있었지만 저 슈클랴로프 알리는 너무나 꽃돌이라 오히려 콘라드의 보호를 받아야 될 듯한 느낌이 무럭무럭.. 이놈의 알리가 메도라와 귈나라보다 더 예쁘니 어쩌란 말인가.

 

 

 

 

아름답고 또 아름답기 그지없는 디아나 비슈뇨바

 

 

해적 3인무 화보

슈클랴로프 알리, 테료쉬키나 메도라, 코르순체프 콘라드

악, 코르순체프... 다닐라, 어찌 이런 짓을.. 그 수염을 당장 떼시오 ㅠㅠ 가뜩이나 콘라드는 뭔가 없어보이는 캐릭터거늘 ㅠㅠ

 

 

 

 

그리고 마지막은 역시 위안을 주는 고양이와 주인의 손길..

 

 

..

 

 

고양이도 있고 페테르부르크도 있어 카테고리가 불분명하지만 꽃돌이와 비슈뇨바가 있으니 일단 댄스 폴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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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4월 29일, 러시아 문화채널에서 방영한 '짜르스까야 로자' 주제였다.

짜르스까야 로자 링크는 여기 : http://tvkultura.ru/anons/show/brand_id/20874/episode_id/1293248/

이 클립을 따온 유튜브 링크는 여기 : https://www.youtube.com/watch?v=sZuaFcSjfbs

 

발레 파트너이자 실생활에서도 부부로 살아가는 슈클랴로프와 쉬린키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짜르스까야 로자는 러시아 문화채널에서 꽤 오랫동안 방영해온 프로그램으로 극장 관련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이따금 유튜브나 영상 찾아서 보는데 재미있다.

 

러시아어를 아는 분들은 더 재미있을 거고, 못 알아듣는 분들도 그냥 영상만 봐도 최근 이 둘이 춘 로미오와 줄리엣 무대가 좀 나오기 때문에 재밌을 것이다. 그리고 보너스로 이 둘의 한살짜리 아들인 알렉세이 사진이 몇장 나온다.

 

주된 얘기는... 슈클랴로프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역이 로미오이며 가장 사랑하는 줄리엣은 '당연히' 아내 마샤 쉬린키나라는 것. 보자마자 불꽃이 튀었느니 어쨌느니.. 그리고 듀엣으로 함께 춤을 추는 것에 대해, 부부로서 리허설의 어려움과 장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쉬린키나는 자신이 보통 더 양보하는 편이지만 슈클랴로프가 남자로서 양보하는 지점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둘이 출땐 슈클랴로프가 다른 발레리나와 출때보다 훨씬 더 이것저것 요구하는 게 많지만 쉬린키나는 그만큼 서로를 이해하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함. 그리고 슈클랴로프가 항상 입에 달고 사는 그 말 '마샤는 내 영웅이에요' 다시 반복 :) 둘이 정말 깨가 쏟아짐.

 

하여튼 그러다가... 슈클랴로프와 쉬린키나는 아들 알렉세이에 대해 얘기하고.. 슈클랴로프는 자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라고 답한다. 발레나 무대는 두번째라고 함. 이 사람은 항상 그랬다(여기서 미묘한 뉘앙스를 풍김... 그래서 바이에른 가는 거냐 엉엉 ㅠㅠ)

 

둘이 서로 사랑하고 행복해하는 모습 보는 것도 좋고... 로미오와 줄리엣 둘이 추는 것도 좋고(도쿄에서 슈클랴로프 부상당하는 바람에 이 사람 대신 스쵸핀이 쉬린키나와 췄지 ㅠㅠ) 귀여운 아들내미 알렉세이 사진 몇장 더 본 것도 좋긴 한데..

 

... 발로쟈, 이 사랑꾼 ㅠㅠ 흑흑, 다 좋은데 그냥 마린스키 남아달라고요 ㅠㅠ

 

... 그리고... 발로쟈 이 녀석아, 너 옛날에 예브게니야 오브라초바랑 사귈때 이런 비슷한 컨셉으로 방송 나왔잖아!! 둘이 어떻게 사귀게 됐고 어쩌고저쩌고...!!! 그때도 눈에서 사랑이 뚝뚝 떨어지더니만... 그 프로그램도 이 짜르스까야 로자였는지 아니면 다른 거였는지 기억이 잘 안 나네... 예전엔 대체 왜 오브라초바랑 헤어지고 쉬린키나랑 결혼하게 되었을까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또 둘이 아끼고 사랑하는 게 예뻐보인다. 오브라초바도 자기 야망이 있었을 거고 볼쇼이에서 잘 나가고 있으니 윈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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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일요일 저녁. 마음의 위안을 위해 오랜만에 무용수 화보 몇 장.

디아나 비슈뇨바. 출처는 아마도 인스타그램이었던 듯.

 

 

 

이건 좀 오래된 사진. 알티나이 아실무라토바 & 파루흐 루지마토프. 코르사르.

루지마토프는 최고의 알리였다!

 

 

 

아르춈 옵차렌코.

이 사람은 볼쇼이 무용수이다. 나야 볼쇼이보다는 마린스키 쪽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매력있는 무용수라 종종 관심 갖고 지켜보는 중. 외모가 상당히 누레예프를 연상시키는데 그래선지 최근 누레예프의 모델로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러시아어 이름이 꽤 어려운데 제대로 발음하면 아르쬼 옵차렌꼬 정도 되려나.. 영어식으로는 아르티옴 오프차렌코 라고 하려는지..

 

 

 

그리고 역시 빠질 수 없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두 장.

사진은 svetlana bogdanova.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라 바야데르의 니키야와 솔로르 추는 중.

테료쉬키나의 니키야는 더할나위 없이 훌륭하고, 슈클랴로프의 솔로르는 얼마 안되는 '용서해주고 싶은' 솔로르이다.

 

 

 

마지막은 사랑하는 아내 마리야 쉬린키나와 함께 춘 로미오와 줄리엣.

사진은 캡션에 있듯 jack devant.

최근 둘이 마린스키 무대에서 처음 로미오와 줄리엣을 췄는데 반응이 아주 뜨거웠다. 흑, 작년 겨울에 이 둘의 로미오와 줄리엣 보려고 도쿄에 갔었는데 슈클랴로프가 부상당하는 바람에 쉬린키나와 스쵸핀 페어로 봐서 아쉬웠다만.. 하여튼 쉬린키나를 재평가하게 되었던 무대였다. 그전까지는 영상을 봤을 때도 그렇고 실제 무대를 몇 번 봤을 때도 그렇고 난 쉬린키나를 별 재능 없는 무용수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쉬린키나는 줄리엣과 쉬린 역에는 아주 잘 어울렸다. (오로라나 라이몬다 등 정교한 테크닉과 파워가 필요한 역들은 아무래도 아직 모자란다만...) 나도 이 둘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고 싶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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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오사카 공연 때 포스터인 듯.

 

 

부상으로 못 나온 슈클랴로프가 아쉬워서.. 사진이라도 몇 장.. 디아나 비슈뇨바와 함께.

사진은 gene schiavone

 

 

 

리허설 중인 슈클랴로프와 비슈뇨바. 아래 사진들도 비슈뇨바와 함께.

 

 

 

사진은 irina tuminene

 

 

사진은 irina tuminene

 

...

 

 

지난 월요일, 11월 30일에 도쿄문화회관에서 본 마린스키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막간마다 쓴 메모이다.

개인적으로 무척 심란한 상태에서 본 공연이라 제대로 된 리뷰라기보다는 그냥 토막토막 느낌들의 나열이다.

 

이 날 출연진은

줄리엣 : 마리야 쉬린키나

로미오 : 필립 스쵸핀

머큐시오 :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

티볼트 : 유리 스메칼로프

파리스 : 콘스탄틴 즈베레프.

 

사실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로미오를 보기 위해 갔던 도쿄였지만.. 인생이 슬프게도 슈클랴로프는 토요일 사랑의 전설 무대에서 부상을 당해 이 공연에 못 나왔다. 마린스키 스케줄을 보니 12월 5일 돈키호테에서도 빠졌다.. 흐흑, 제발 빨리 나으렴.

그래서 슈클랴로프 대신 필립 스쵸핀이 대타로 투입되었다... 너무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그거 빼곤 좋은 공연이었다. 스쵸핀도 춤이 나쁘지는 않았고...

 아래부터는 공연장에서 막간마다 쓴 메모이다.

 

..




저팬 아츠 쪽도 꽤나 불친절하다. 슈클랴로프가 부상으로 못나오고 스쵸핀이 나온다는 얘기는 표 보여주고 입장하는 혼잡한 입구에 딱 하나 그나마도 손으로 휘갈긴 종이 한장 붙어 있는게 전부였다.. 흐흑, 마지막 먼지같던 희망도 사라짐. 일어 까막눈인데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가타가나 표기는 그림 생긴거마저 외우게 돼버렸음 엉엉...



막간마다 메모 쓰는 중.




슈클랴로프 안 나오는게 너무 슬프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발레이다. 1막은 좀 길고 장면 전환이 많아 번잡하지만 그래도 허세넘치는 기사들의 춤과 붉은 커튼 내려오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만남, 둘의 테라스 듀엣이 있다.



라브로프스키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은 보통 로미오에게 많이 집중해 보는편이지만 슈클랴로프가 안 나온 관계로 스쵸핀보단 쉬린키나의 줄리엣에 집중해 보게 되었다. 스쵸핀은 점프나 테크닉은 괜찮은데 확실히 슈클랴로프의 드라마틱함, 사랑에 빠져 활활 타오르는 연인의 느낌이 덜하고 몸짓이나 표정의 디테일이 약하다. 하긴 최고의 로미오와 비교해 뭐하리 ㅠ




쉬린키나는 청순한 외모 탓인지 생각보다 줄리엣에 어울렸다. 3막의 비극을 어떻게 소화할지는 모르겠지만 1막의 사랑에 빠진 줄리엣엔 잘 어울렸다. 아아, 나는 부부의 춤을 보고팠단 말이다..



그래도 티볼트를 스메칼로프가 춰서 매우 멋있다. 이제 2막 시작하려는 중.

 



2막.



라브로프스키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은 항상 내게 친구들과 마을 사람들 춤이 좀 불만이라.. 그래도 주역들의 춤이 좋고 감정선이 살아 있어 좋다.




2막은 보다가 두번이나 눈물이 났다. 원래 좋아하던 결혼식 씬도 오랜만에 무대로 보니 가슴 아프고 감동적이었고.. 아아, 티볼트 ㅠㅠ



고백하자면 난 이 발레에서 언제나 티볼트를 좋아했다(역시 악역을 좋아해ㅠ). 마린스키 외에도 다양한 버전 로미오..에서도 거의 항상 티볼트는 내 관심의 대상이었다.



우아하고 날렵한 세르게예프의 살짝 퀴어 캠프 느낌 도는 머큐시오에 대비되어 곰처럼 달려드는 활화산 같은 티볼트!! 워낙 일리야 쿠즈네초프의 티볼트가 독보적이지만 스메칼로프의 티볼트는 게다가 섹시하기 그지없고..



머큐시오 죽은 후 머뭇거리며 로미오에게 다가가는 티볼트답지 않은 섬세한 디테일마저 잠깐 보여준 스메칼로프의 티볼트가 쿵 하고 쓰러지는데 내 가슴이 미어지고... 캐풀렛 부인이 머리 풀고 울부짖으며 복수 다짐하는 장면에서 나도 울고 ㅠㅠ(나 로미오 팬 맞니ㅠ)




역시 칼싸움과 분노와 피비린내, 죽음과 사랑이 난무하는데 가슴이 들끓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ㅠㅠ 슈클랴로프의 로미오였다면 정말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도 2막이 1막보다 더 좋아서 이제 3막 기다리는 중이다. 요즘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그런지 프로코피예프 음악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나온다 ㅠㅠ 티볼트 엉엉.. 3막 보기가 두렵다 ㅠㅠ 생각만 해도 슬프다..




2막 끝나고 커튼 앞으로 스메칼로프와 세르게예프가 나란히 나와 인사해서 귀여웠다 :)

 




3막.



3막은 보는 내내 가슴이 북받쳤고 눈물이 났다. 침실과 이별 장면, 로미오의 절망과 두 연인의 죽음 모두 너무나 좋아하는 장면이었는데 정말 슬펐다.



무엇보다 이번에 볼때는 내 심적인 문제 때문인지 줄리엣의 고뇌와 부모님과의 충돌, 약을 먹고 가사 상태에 빠지는 장면에 너무 이입해서 눈물이 많이 났다. 그러니까... 어제 내겐 이런 느낌이었다. 로미오는 이상과 꿈, 결혼을 강요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파리스는 현실. 그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하고 줄리엣은 괴로워하고 결국 이상을 따라가려하지만 패배하고 죽는..




물론 내가 지금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괴로워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전엔 이런 느낌을 가져본적이 없었다. 줄리엣이 신부에게 가서 약을 받을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지금 성당으로 가고 있어... 아직 약을 받아 마실지말지 결정을 못하고 있을 뿐이야.



어쨌든 내 개인적 마음은 그랬고..





전반적으로 좋은 공연이었다. 도쿄문화회관 무대가 작아서 발레의 규모가 그대로 구현되지 못한 점이 아쉬웠지만(기사들의 춤도 무용수가 적었다) 그래도 좋았다. 프로코피예프 음악과 셰익스피어, 마린스키. 무엇이 아쉬우랴. (딱 하나.. 최고의 로미오 슈클랴로프 ㅠㅠ)



쉬린키나를 재평가하게 되었다. 쇼피니아나, 오로라나 지젤 등은 아쉬웠지만 사랑의 전설의 쉬린, 줄리엣처럼 청순하고 공기 같은 역할은 몸에 맞는 옷 같았다.



팔동작은 여전히 좀 아쉬웠고 동작 하나하나가 너무 하느작대기만 하고 절제와 우아함, 간결함과 강약 조절이 부족하지만(테료쉬키나나 로파트키나가 고전을 출때 그 움직임은 이 강약이 살아 있다) 줄리엣처럼 드라마틱하고 사랑스럽고 청순한 소녀 역은 잘 소화했다. 게다가 '줄리엣답게' 예뻤다. 그녀가 슈클랴로프와 추는 사랑의 듀엣을 봤어야 하는데.. 사랑의 전설에서도 둘의 춤은 좋았다.




스쵸핀은 점프나 테크닉 등은 좋았고 나름대로 열심히 해서 호감가는 로미오였다. 목과 어깨, 팔을 쓰는 동작이 좀더 우아했으면 좋았을테지만 자꾸 슈클랴로프와 비교하지 말자ㅠㅠ




슈클랴로프에게는 타고난 기품이나 우아함이 있는데 그게 일반적 왕자역에도 물론 필수지만 로미오나 페르하드 같은 역에는 마지막 붓질을 해주는 느낌이라.. 흑, 기승전 아쉬운 슈클랴로프의 부상...




다 보고 나니 그래도 잘 와서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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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5. 11. 11. 21:15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dance2015. 11. 11. 21:15

 

 

마음의 위안을 위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장

 

최근 비엔나에서 공연했을 때 사진. 사진사는 캡션에 나와 있듯 Enrico Della Valle.

 

 

 

역시 비엔나. 리허설 때 찍은 사진. 사진사는 위와 같이 Enrico Della Valle.

가운데의 파트너는 예카테리나 오스몰키나. 둘이 잠자는 미녀 2인무를 췄다.

 

 

 

이어지는 Enrico Della Valle의 사진. 몇년 전 누레예프 트리뷰트 갈라 때 해적의 알리를 췄음.

 

 

역시 Enrico Della Valle의 사진. 알리 화보 하나 더.

 

 

이건 몇 년 전 사진.

파트너는 그의 아내인 마리야 쉬린키나.

 

 

 

이건 작년인가 재작년 댄스 오픈. 파트너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리허설 때라서 티셔츠에 운동복 차림.

 

 

 

이건 몇년 전. 신데렐라를 추는 중. 파트너는 디아나 비슈뇨바.

예쁜 커플이다. 신데렐라도 왕자도 너무 근사해서 보고 있으면 그저 감사할뿐 :)

사진사는 Alex Gouliaev.

 

 

역시  Alex Gouliaev의 사진. 이것도 몇년 전. 로미오와 줄리엣. 파트너는 알리나 소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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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기도 하고... 메르스 때문에 공연히 불안한 나날이다.

마음의 위안을 위해 오랜만에 좋아하는 무용수 사진. 파루흐 루지마토프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몇 장.

 

먼저 루지마토프. 그의 최고 배역 중 하나인 세헤라자데의 황금노예.

사진 속 상대는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사진사는 캡션에 나와있듯 Natasha Razina

 

 

루지마토프의 황금노예 사진 하나 더. 상대는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그냥 가면 아쉬우니.. 화질은 안 좋지만 하나 더... 의상을 보니 탱고 안무로 춤출 때인가 싶은데..

 

 

 

그리고 역시 빠질 수 없는 (꽃돌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몇 장.

이건 최근 그의 instagram에서... 

라트만스키 안무 신데렐라에서 왕자를 추는 중. 이 왕자 역에 정말 잘 어울린단 말이지..

신데렐라와 그의 왕자 역할에 대해서는 전에 몇번 짧게 얘기한 적이 있다. 태그의 '발레 신데렐라'나 '라트만스키 신데렐라'를 클릭하면 나옴.

사진사는 alex gouliaev

 

 

이건 유리 스메칼로프가 작년에 안무했던 카메라 옵스쿠라의 한 장면. 나보코프의 원작을 각색했다.

영상으로 봤는데 아주 맘에 드는 작품이었다.

마그다 역의 발레리나는 슈클랴로프의 아내인 마리야 쉬린키나, 가운데가 슈클랴로프, 오른쪽의 늘씬한 남자는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유리 스메칼로프.

이 발레는 중년 남자를 주인공으로 하기 때문에 슈클랴로프가 그 미모와 육체적 아름다움을 모두 가리고 콧수염과 초라한 외모, 통 넓고 우중충한 의상을 입고 나온다.. (ㅠㅠ 그래서 팬의 마음으로는 이 사람이 반라에 황금빛 타이트한 바지를 입고 나왔던 올해의 오르페우스가 더 맘에 들었지...) 하지만 이 카메라 옵스쿠라에서 그의 드라마틱한 연기는 아주 좋았다.

카메라 옵스쿠라에 대해 작년에 쓴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2740

 

 

 

이제부터는 alex gouliaev의 사진 세장.

지젤.

지젤 역은 아내인 마리야 쉬린키나.

 

 

역시 지젤의 알브레히트. 상대역도 역시 쉬린키나.

이건 영상만 봤는데 쉬린키나야 아직 여러 가지로 부족한 면들이 있어서... 슈클랴로프는 언제나 자기 아내와 사랑의 듀엣을 추고 싶어하지만 나로서는 이 사람이 다른 탁월한 발레리나들과 파트너로 출 때가 더 좋다. 하지만 둘이 아무래도 서로 진짜 사랑하는 부부라서 그런지 듀엣의 감정선은 좋았다.

 

 

 

마지막으로 백조의 호수. 상대는 알리나 소모바.

둘이 동갑내기 바가노바 동창이다 :) 최근 마린스키 잠자는 미녀 3D를 찍기도 했다. DVD 빨리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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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 특히 알브레히트에 대해서는 전에도 여러 번 쓴 적이 있다. 얄미운 배역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매력적인 역할이기도 한데, 아주 오래 전 처음 발레를 보기 시작했을 때 크라소프스카야가 쓴 니진스키 전기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읽은 적이 있다. 사실 카르사비나의 회상록에서 발췌된 내용인데, 지젤을 함께 추기 위해 연습할 때 니진스키가 카르사비나에게 협력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카르사비나가 "이제 알브레히트가 나에게 다가와야 해요" 라고 하면 니진스키는 다가오지 않고 "난 안 가요, 여기서 이렇게 출 거예요" 라고 우겼다는 것이다. 니진스키가 해석한 알브레히트는 지젤을 배신했다가 참회하고 그녀에 대한 사랑으로 구원받는 고전적 알브레히트가 아니라 일종의 몽상가였다. 자신만의 꿈을 찾아 헤매는 남자.

 

물론 카르사비나는 그의 해석을 이해하지 못했고 당연히 화가 났는데 그게 얼마나 마음에 맺혔는지 나중에 누레예프와 폰테인을 보고는 폰테인에게 "당신은 참 운이 좋군요, 내 파트너는 니진스키였는데.." 라고 했다나.

 

무용수에 따라 알브레히트를 해석하는 방식은 꽤나 다르다. 나는 언제나 '알브레히트 나쁜놈!'을 부르짖는 주인공 이입형(+불쌍한 힐라리온 이입형) 관객이기 때문에, 2막에서 슬프게 참회하고 가능한한 온몸을 던지는 드라마틱한 알브레히트를 선호하긴 하지만 이런 나에게도 귀족적이고 도도한 알브레히트를 사랑하게 만들어버리는 무용수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파루흐 루지마토프다.

 

루지마토프도 자기도취형 무용수란 평을 많이 들었고 발레리나와의 파트너십에 있어서 몇몇 발레리나들은 '자기만 알고 자기만 멋있어 보이려는 최악의 파트너'란 악평을 늘어놓기도 했다(마할리나나 아실무라토바는 그런 식으로 얘기 안했지만) 이 사람이야 원체 존재감이 강력한 무용수이기도 하고, 춤추는 스타일도 아주 진지하고 번쩍이는 타입이라.. 그의 알브레히트는 매우 우아하면서도 섹시하고 동시에 꼿꼿하고 도도했다.

 

그래서 2막에서 미르타와 윌리들에게 둘러싸여 죽음의 춤을 추어야 하는 순간에도 이 사람은 죽어야 할 운명에 순응하거나 지젤의 사랑에 기대어 구원을 바라는 유약한 청년이 아니라 끝까지 고개를 쳐들고 자기 힘으로, 그러니까 자신의 춤으로 자신을 구원하든지 아니면 차라리 파멸해버릴 것 같은 남자로 보였다. 그런데 내 생각으로는 알브레히트를 그런 식으로 해석하면서 재수없는 놈으로 보이지 않으려면 큰 재능과 내공이 필요하다.

 

아래는 파루흐 루지마토프가 2막 알브레히트 솔로를 연습하는 짧은 클립. 1990년대. 원래 다른 작품 리허설 필름인데 마지막 부분에 잠깐 나온다, 혼자서 알브레히트 춰보는 장면. 정말 근사하다. 좋지 않은 화질, 비디오 촬영 등의 악조건을 전부 잊게 만든다. 특히 그의 몸놀림은 너무나 우아해서 인간의 육체가 어느 정도로 아름다운지, 그리고 어떤 식의 표현으로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지 되새기곤 했다. 무용수이자 안무가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글을 써왔는데, 처음에 그 인물의 무용수적 특질을 설계할 때 루지마토프의 이러한 움직임도 짜 넣었다. 특히 아래 클립이 포함된 리허설 비디오는 꽤 많이 봤다.

 

 

 

그리고 좀 다른 스타일. 그러니까 구해주고 싶은 알브레히트를 추는 무용수 중 하나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있다. 이 사람은 외모도 소년다운데다 아주 간절하고 애처롭게 알브레히트를 표현한다. 이 알브레히트는 지젤이 없다면 힐라리온처럼 윌리들에게 둘러싸여 순식간에 잡아먹히고 뜯기고 죽어버릴 것처럼 불쌍해 보인다. 이것도 자칫 잘못하면 '아무 짝에 쓸모없는 연약하고 사내답지 못한 자식 같으니!' 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슈클랴로프는 그 유약함과 간절함, 그리고 지젤을 향한 사랑 사이에서 꽤나 줄타기를 잘 한다.

 

먼저 아내인 마리야 쉬린키나와 함께 췄던 후반부. 이 사람의 아내 사랑은 워낙 지극하니.. 클립을 봐도 간절한 사랑이 퐁퐁 넘치는데 슬프게도 쉬린키나는 아무리 잘 봐주려 해도 별로 재능이 뛰어난 것 같지 않다. 움직임도 그렇고.. 그래도 슈클랴로프의 알브레히트는 꽤 볼만하다.

 

 

 

쉬린키나의 지젤이 아쉽다면 바로 아래에는 나탈리야 오시포바가 있다. 오시포바야 뭐 워낙 유명하고 뛰어난 발레리나니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다. 사실 내 취향의 지젤이라기엔 좀 기운차고 몸매도 근육질이긴 하지만 그래도 참 잘 춘다. 바실리예프가 그렇듯 오시포바도 가끔 내겐 운동신경 과잉으로 느껴질 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훌륭하다. 여기서 슈클랴로프의 알브레히트는 쉬린키나와 췄을 때와는 살짝 느낌이 다르다.

 

조금 아쉬운 것은 이 동영상이 오시포바 팬께서 찍은 거라.. 둘이 같이 출 때면 열심히 오시포바를 클로즈업하여 알브레히트를 추고 있는 슈클랴로프가 가끔 잘린다는 것. 흐흑..

 

 

about writing 폴더에 발췌한 글에서 나의 주인공이 키로프에서 알브레히트로 데뷔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알브레히트는 아주 재수없고 도도한 유혹자에서 정말 살려주고 싶을만큼 격렬하고 고통스럽게 춤추는 젊은이로 변모한다. 그 부분을 쓸때 아마도 내 머릿속에 떠올랐던 이미지 중 일부는 루지마토프의 저 움직임, 그리고 슈클랴로프 식의 저 간절함일 것이다. 물론 그것들은 일부이며 글쓰기가 그렇듯 언제나 변형되고 재구성된다.

 

그 발췌 내용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3128

 

태그의 지젤을 클릭하면 이전에 올렸던 이 작품에 대한 리뷰나 사진들, 그리고 동영상 클립들을 많이 볼 수 있다.

 

* 니진스키와 카르사비나에 대한 웹진 기사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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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친구에게서 메일이 왔다. 지난 4월 3일에 실비아 보러 가서 커튼 콜 때 내가 앞으로 바짝 나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를 보며 좋아했던 것을 두고두고 놀려왔지만 기특하게도 이 사람 사진 링크를 보내주었다.

 

친구 : 야, 13일에 그 발레 페스티벌 끝나고 아스토리아에서 리셉션했대. 그 재수없게 생긴 슈클랴로프인지 나발인지 사진도 있으니까 구경해라. 옆에 어린 여자애랑 같이 있네~ 엄청 다정해 보인다. 애인이겠지롱~

 

그래서 답메일을 해주었다.

 

나 : 고마워 친구야!! 우울했는데 눈 앞이 다 환해지네 :)

그리고 옆에 있는 애 애인 아니고 아내야 ㅋㅋ 하지만 아내보다 남편이 더 예쁘지롱~

 

^_^

 

.. 그래서 링크 따라가서 구경한 사진 두 컷. 부러워 죽겠네. 나의 로망의 호텔 아스토리아에서 리셉션한 것도 그렇고(유럽 호텔에 대한 로망은 이제 이뤘지만 아스토리아는 아직도 ㅠㅠ), 어떻게 저 녀석은 자칫 잘못하면 대참사가 일어나는 분홍색 티셔츠가 저렇게 잘 어울릴 수 있단 말이며 심지어 맨얼굴인데도 저렇게 예쁘단 말인가 ㅠ.ㅠ 도저히 잘 나오기가 어려운 파티 직찍인데...

 

 

 사진에 박혀 있는 곳이 출처.

아래 이름도 쭉 나와 있다. 순서대로 블라지미르 김, 마르가리타 쿨릭, 한가운데 핑크 셔츠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점박이 노란 옷 아가씨가 아내인 마리야 쉬린키나, 그 옆이 바로 우리 나라 출신 김기민씨. 그 옆은 필립 스체핀.

김기민씨는 마린스키에 스따죠르(연수단원)로 처음에 갔다가 너무 잘해서 지금 제1 솔리스트이다. 관객들에게도 사랑받고 실력도 인정받는다. 무대를 직접 보지는 못하고 영상만 봤는데 잘 추신다. 수석까지 올라가실 수 있길!!!

 

 

 

슈클랴로프와 아내 쉬린키나. 다정하게 한 컷. 근데 쉬린키나는 표정이 왜 저러나 ㅠㅠ

 

무대 안 올라갈 때는 면도 안 하더니만 리셉션이라고 간만에 면도하고 핑크 셔츠에 넥타이까지 차려 매고 나오신 발로쟈. 역시 귀엽구나.

 

그런데 너는, 너는 왜... 내가 갔을 때는 실비아 하나 밖에 안 나오더니..

 

갑자기 4월 하순부터는 줄줄이 4~5일 텀으로 세헤라자데의 황금노예, 안나 카레니나의 브론스키, 사랑의 전설의 페르하드, 모던 발레 인프라, 심지어 돈키호테의 바질까지 계속 춘단 말이냐 ㅠㅠ 기껏 15일 사이에 그렇게 우르르 나오다니. 아.. 심지어 다 보고 싶었던 발레, 다 보고 싶었던 배역들!!!! 아, 다시 가고 싶다!!!

 

**  마린스키 등 발레 리뷰는 좀 미루고 있다. 여객선 사고 때문인지 가슴이 아파서 정돈된 글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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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조금 전까지 마린스키 극장 온라인 생방으로 'Творческая мастерская молодых хореографов' (젊은 안무가 창작 발레 공연)을 봤다. 세상 좋아졌단 말이야... 아직 마린스키 국제 발레 페스티벌 기간인데 그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이다. 마린스키 출신을 비롯, 심지어 바가노바 아카데미 재학생이 안무한 작품들도 올라왔다. 프로그램은 3시간 정도 계속됐고 작품은 7~8개 가량. 자꾸 끊겨서 툴툴대다가 프로그램을 하나 깔아서 다행히 맨 마지막에 올라온 유리 스메칼로프의 '카메라 옵스쿠라'는 제대로 잘 봤다.

 

나보코프의 원작(영어 출판본 제목은 '어둠 속의 웃음 소리')을 바탕으로 스메칼로프가 안무한 상당히 어두운 작품인데, 주연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그리고 그를 유혹하는 여자 역으로 아내인 쉬린키나가 나왔다. 난 쉬린키나의 춤에 특별한 인상을 받아본 적이 한번도 없어서(ㅜ.ㅜ) 다른 무용수가 그 역을 췄다면 더 근사했을 거란 생각에 좀 아쉽긴 했지만. 슈클랴로프야 언제나 자기 아내와 사랑의 듀엣을 추는 게 최고의 기쁨이라고 말하니 뭐... (너 아무리 생각해도 그거 콩깍지야 ㅠㅠ 사랑하는 아내와 추는 거니까 당연히 좋긴 하겠지만...)

 

난 스메칼로프를 무용수로도 좋아하고 안무가로도 좋아하는데, 오늘 작품은 특히 더 에이프만 색채가 짙었다. 아무래도 스승이라서 어쩔 수 없나보다. 여성을 그리는 방법이나 절망적인 상황에 몰린 인물들의 움직임, 팜므 파탈과 보수적이며 지고지순한 아내, 고뇌하고 몸부림치다 파멸하는 주인공 등등 매우 에이프만스러웠다. 물론 원작의 영향도 있긴 하겠지만... 스메칼로프는 등장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역시 인상적이었고...

 

슈클랴로프는 아주 좋았다. 3막짜리 실비아에서보다 이 단막발레에서 춘 분량이 몇 배는 더 많아 흑흑... 이 사람은 원래 드라마틱한 연기를 잘해서 상당히 연극 배우 같은 특질이 있는데 그래선지 작품에 잘 어울렸다. 특히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에서는 어둠 속에서 안대를 맨 채 쉬린키나와 스메칼로프의 환영에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는 연기와 춤 모두 좋았다.

 

마린스키 신관에서 공연했는데 그 깃털 그려진 막이 나올 때마다 너무 그리웠다. 다녀온지 얼마나 됐다고...

 

나중에 유튜브에 영상 클립 올라오면 링크 추가해 보겠다.

 

지금은 일단 마린스키 트위터에서 전에 캡처한 이 작품 연습하는 슈클랴로프 사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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