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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피곤한 상태로 사무실에 나와 일하는 중이다. 9시 출근하려 했으니 10시에 나왔다 ㅠㅠ 너무 졸리고 약을 너무 먹어서 그런지 속이 부대껴서 뭘 먹기가 힘드네.

 

마음의 위안을 위해 랜덤 사진 몇 장.

 

페테르부르크 네프스키 거리 사진. 저 자라 매장에 작년 여름에 갔었다, 너무 추워서 걸칠거 사려고... 근데 결국 맘에 드는 게 없어 사지는 못하고 우리 나라 자라가 제일 비싸다는 것만을 확인했다!

 

 

 

아름다우신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솔로르. 상대역 니키야는 그의 아내 마리야 쉬린키나. 이번에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췄는데 쉬린키나는 이게 니키야 데뷔. 그런데 난 아무리 생각해도 쉬린키나가 과연 1~3막의 니키야를 전부 소화할만한 파워가 됐는지 궁금하다. 니키야 역이 원체 까다로워서... 1~3막의 표현과 춤이 모두 다른데다 상당한 파워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갈라로만 나오면 괜찮았을 것 같은데.. 난 작년 마린스키에서 이 사람이 3명의 망령 중 세번째 망령 추는 것을 봤었는데 그때도 딱히 인상적이진 않았었다. (그런데 그때 솔로르 역을 춘 슈클랴로프는 자기가 받은 꽃다발을 니키야 역의 마트비옌코가 아니라 아내인 쉬린키나에게 바치는 만행을 저질렀다! 야, 네 파트너는 니키야잖아! 마트비옌코 줘야지! 이눔의 콩깍지 사랑꾼아 ㅠㅠ) 

하지만 최고의 솔로르 중 하나인 슈클랴로프와 케미스트리가 좋으니 잘 했을지도....

 

 

고양이...

 

아아, 간절하다

 

 

아아, 더 간절하다..

다 들어주마... 뭐든지 말해보라!

 

 

최근 해적을 추고 나서. 메도라 역의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알리 역의 슈클랴로프

 

작년에 김기민씨 알리 버전으로 해적을 마린스키 신관에서 봤는데 무척 좋았다. 그러나 나는.. 꽃돌이 알리 슈클랴로프의 무대도 보고 싶어라 ㅠㅠ 김기민씨 알리는 뭔가 콘라드를 잘 지켜줄 것처럼 멋있었지만 저 슈클랴로프 알리는 너무나 꽃돌이라 오히려 콘라드의 보호를 받아야 될 듯한 느낌이 무럭무럭.. 이놈의 알리가 메도라와 귈나라보다 더 예쁘니 어쩌란 말인가.

 

 

 

 

아름답고 또 아름답기 그지없는 디아나 비슈뇨바

 

 

해적 3인무 화보

슈클랴로프 알리, 테료쉬키나 메도라, 코르순체프 콘라드

악, 코르순체프... 다닐라, 어찌 이런 짓을.. 그 수염을 당장 떼시오 ㅠㅠ 가뜩이나 콘라드는 뭔가 없어보이는 캐릭터거늘 ㅠㅠ

 

 

 

 

그리고 마지막은 역시 위안을 주는 고양이와 주인의 손길..

 

 

..

 

 

고양이도 있고 페테르부르크도 있어 카테고리가 불분명하지만 꽃돌이와 비슈뇨바가 있으니 일단 댄스 폴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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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지난 일요일에 마린스키에서 있었던 코르순체프, 콜브, 이반첸코의 knights of dance(http://tveye.tistory.com/3779, http://tveye.tistory.com/3764)) 중 코르순체프의 '아가씨와 건달'과 이반첸코의 '세헤라자데'를 먼저 다시보기로 봄... 아아... 비록 이들이 나이를 먹어서 예전과 같은 날렵함은 떨어진다 할지라도.. 이것은 정말이지 원숙한 남자들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무대였다.. 가서 봤으면 참 좋았을텐데...

 

이반첸코의 황금노예는 사실 큰 기대를 안했는데 역시 육체적 매력이 뛰어난 무용수라 그런지 근사했고(상대역이 조바이다 데뷔라 많이 딸려서 이 사람이 많이 리드해줘야 했지만), 생각보다 코르순체프의 건달이 가슴에 많이 와 닿았다... 이반첸코도 상대역이 좀 베테랑 발레리나였다면 더 좋았을텐데... 콜브의 '왕의 디베르티스망'도 봐야 하는데... 하여튼 이 공연은 비록 영상이지만 나중에 짧은 메모나마 리뷰를 남겨보겠다.

 

** 콜브의 '왕의 디베르티스망'에 대한 짧은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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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오늘 수신한 마린스키 뉴스레터 메인 사진...

 

 

 

지난번에 한번 얘기한 적 있는(http://tveye.tistory.com/3764) 마린스키 남성 수석무용수 3인의 공연 'Рыцари танца'(Knights of dance)

 

6월 14일, 일요일. 사진은 순서대로 예브게니 이반첸코, 이고르 콜브, 다닐라 코르순체프.

사진사는 얀 오멜린스키(Yan Omelnitsky)

 

너무너무 가고 싶고 보고 싶은 공연이라 슬펐는데 다행히 온라인 방송을 해준다고 한다!!! 그런데 시차 때문에 볼 수가 있을지.. ㅠㅠ 정 안되면 다시보기로 봐야지..

 

뉴스레터에 이 공연과 3명의 무용수에 대한 메인 기사가 떠서 흥미롭게 읽었다. 전문은 아래에.. 영문으로도 나와있으면 올려보겠는데 뉴스레터는 노어로만 발행되는 모양이다.

 

나의 첫사랑 무용수 예브게니 이반첸코에 대한 부분만 발췌해 대충 번역하자면...(생각보다 문장이 매끄럽지 않아서 의역을 좀 했다)

 

 

지난 20년 동안 예브게니 이반첸코는 레닌그라드 전통을 이어받은 이상적인 왕자(prince)를 구현해 왔다. 그는 완벽하고 자연스러운 귀족적 우아함을 타고 난 무용수이다. 섬세하고 잘 계산된 무대를 통해 배역에 대한 그의 관심과 집중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무대 위에서든 실생활에서든 그가 보여주는 원칙과 언어들은 일견 견고하고 믿음직스럽다. 동시에 그의 내부에는 크나큰 부드러움이 공존한다. 베네피스 공연에서 그는 이러한 감수성의 소유자로서, 심지어 유혹자라기보다는 정복자의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세헤라자데의 황금노예이다.

 

 

표현이 좀 어렵긴 하지만... 뭐 발레 관련 칼럼이나 기사들은 보통 저런 식이니.. 하여튼 이반첸코가 이상적인 왕자님이자 파트너 스타일의 무용수라는 것은 나도 언제나 동의해 왔다 :) (그래서 갈라 공연 땐 맨날 아다지오만 추고.. 엉엉)

 

그 아래에는 코르순체프와 콜브에 대한 흥미로운 얘기들도 있다. 기사에서 이반첸코와 코르순체프는 완벽한 '당쇠르 노블', 발레리나의 이상적인 파트너이자 기사도의 구현인 무용수들로 묘사되고 콜브는 조금 더 예리한 성격 배우로서의 측면이 강조되어 있다. 이 부분은 나도 동의!!!

 

 

Рыцари танца: Евгений Иванченко, Игорь Колб, Данила Корсунцев
Мариинский театр
Воскресенье, 14 июня, 19:30
В воскресенье, 14 июня в Мариинском театре состоится вечер балета «Рыцари танца», в котором на сцену выйдут премьеры балетной труппы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Евгений Иванченко, Игорь Колб и Данила Корсунцев. Евгений Иванченко выступит в балете Михаила Фокина «Шехеразада» (1910 г.) на музыку Римского-Корсакова. Игорь Колб будет солировать в балете «Дивертисмент короля», специально поставленном для него хореографом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Максимом Петровым на музыку Рамо. Данила Корсунцев выступит в балете Константина Боярского «Барышня и хулиган» (1962 г.) на музыку Шостаковича.

Мариинский театр всегда был театром балерин par excellence. Но чтобы чудо состоялось и звезда раскрылась, нужен дуэт и нужен партнёр. Одно из важнейших балетных амплуа — умение быть партнёром, и все трое героев вечера ими являются в превосходной степени. Им важно, чтобы балерине на сцене было легко. Очень важно и то, как они танцуют, ведь они её избранники. Иногда рыцарственное служение даже мешало им себя показать, но зато все, кто предан балету, никогда не волновались, знали, сколько в них надежности и стиля, и в чём состоит своего рода жертва.

За последние двадцать лет Евгений Иванченко стал воплощением ленинградского идеала принца. Его благородство абсолютно естественно, его внимание и включенность в роль кажутся запрограммированными манерами, он словно так и живёт этими балетными — и человеческими — надёжными правилами и словами. И при этом в нём много мягкости. В бенефисе же он выйдет на сцену чувственным обладателем, даже не соблазнителем, но покорителем, и это будет в «Шехеразаде».

Данила Корсунцев пришёл в Мариинку чуть позже, в 1998 году, после нескольких лет у Касаткиной и Василёва. И внес в амплуа danseur noble ту меру мужественности, что всегда была редкой на сцене театра. В классической ленинградской традиции танцовщики были обычно чуть манернее, а исторически даже «слаще». А он — твёрдый, надёжный, мощный, он — скала. В бенефисе он проявит себя в неожиданном качестве — в «Барышне и хулигане» ему придётся забыть все правила хорошего тона и стать отвязней и даже наглей.

Евгений Иванченко и Данила Корсунцев — ярчайшие представители того, что называется danseur noble: они самые что ни на есть благородные танцовщики. Роли принцев, прекрасных возлюбленных им идеально под стать. И оба подчинили свою сольную карьеру этому служению.

Игорь Колб несколько иной. Многие годы и он оставался, прежде всего, партнёром, но в нём всегда был виден талант танцовщика характерного склада. Он перетанцевал все партии амплуа danseur noble, но его природная склонность к остроте сделала его самым запоминающимся принцем в «Золушке» Ратманского. Там была сдержанность, мечта, но и открытость к преодолению, слому, самому невероятному поиску. Особенно повезло ему с «Шурале» — старый якобсоновский текст позволил стать сказочно хитрым, даже злобным, таинственно лесным. В последние годы он вдруг освоил Фею Карабос. Переход к открытому характеру состоялся. А в бенефис — новая хореография, сделанная для него совсем юным Максимом Петровым. Но показательно, что музыка — Рамо — словно бы возвращение к балетным истока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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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순서대로 다닐라 코르순체프, 이고르 콜브, 예브게니 이반첸코)

 

6월 14일에 마린스키에서 남성 수석무용수 3인의 공연이 있다. 제목은 '

Рыцари танца: Игорь Колб, Данила Корсунцев, Евгений Иванченко'

(Knights of dance: Igor Kolb, Danila Korsuntsev, Yevgeny Ivanchenko)

 

현재 마린스키 남성 수석은 총 6명이다. 다닐라 코르순체프, 예브게니 이반첸코, 이고르 콜브,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그리고 최근 승급한 티무르 아스케로프, 김기민씨. (연차와 경력 순이다)

 

마린스키는 발레축제나 백야축제의 일환으로 매년 무용수 베네피스 갈라를 하는데, 이번에는 남성 수석 중 제일 연륜 있는 세명을 함께 올리는 것 같다. 마음 같아선 다들 충분히 혼자 무대에 설만한 사람들이라 셋이 나오는게 좀 아깝단 생각도 들지만(2년 전에 슈클랴로프도 혼자서 베네피스 무대를 해서) 또 어떻게 보면 이 멋있는 남자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것도 흥분되는 일이다. 

 

예브게니 이반첸코는 내가 예전에도 여러번 말했듯 내가 제일 처음 봤던 발레에 나왔던 남자이고 내 첫사랑 무용수이기도 해서 사실 너무너무 보고 싶다. 이 사람은 전형적인 왕자님, 아다지오 파트너로서의 역량이 뛰어났던 인물이라 이후 내가 좋아하게 된 무용수들과는 좀 특성이 다르지만.. 그래도 첫사랑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옛날엔 무지무지 멋있었는데(키도 크고 몸매도 아주 훌륭), 이젠 얼굴에도 나이가 보이고(74년생이다) 도약 등 테크닉은 많이 둔해져서 슬프지만 그래도 파트너링은 여전히 좋았다. 작년에 갔을 때 in the night 무대에 올라와서 무척 반가웠었다.

 (이 사람을 처음 보고 반했던 '나의 첫 발레' : http://tveye.tistory.com/19)

 

코르순체프와 콜브도 원래 좋아하는 무용수라서... 아아, 무지 가고 싶다. 물론 시간적, 업무적, 경제적으로 모두 불가능.. 겨우 2주 남았으니...

 

레퍼토리는 이렇다

 

I. The Young Lady and the Hooligan (아가씨와 건달)

Music by Dmitry Shostakovich

Choreography by Konstantin Boyarsky

In the lead roles:

The Young Lady: Viktoria Tereshkina

The Hooligan: Danila Korsuntsev (코르순체프)

The Leader: Alexei Kuzmin

   

II. Le Divertissement du roi (왕의 디베르티스망)

Music by Jean-Philippe Rameau

Choreography by Maxim Petrov

 Performed by Igor Kolb (콜브)

 

  III. Schéhérazade (세헤라자데)

Music by Nikolai Rimsky-Korsakov

Choreography by Michel Fokine

 

In the lead roles:

Shahriar: Vladimir Ponomarev

Zobeide: Olga Belik

Zobeide’s Slave: Yevgeny Ivanchenko (이반첸코)

The Odalisques: Viktoria Brilyova, Yulia Kobzar, Zlata Yalinich

 

아흑.. 나 아가씨와 건달 무대에서 꼭 보고 싶었는데... 그리고 이반첸코의 황금노예도 보고 싶었어 ㅠㅠ

 

 

 다들 얼굴과 자태에 연륜이 묻어난다...

부디 좀더 오래오래 춰주세요.. 무대에 남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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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생일의 마무리는 좋아하는 무용수 화보들 몇 장으로 :)

 

말이 필요없는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지난 토요일 슈클랴로프와 곱사등이 망아지에 나왔다. 무지 보고 싶었지만.. 이렇게 마린스키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으로 위안을...

 

 

 

다닐라 코르순체프. (아마도)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배역인 로트바르트 역으로는 콘스탄틴 즈베레프.

 

사진사는 Mark Olich.

 

 

아마 이 사진도 Mark Olich가 찍은 듯한데 긴가민가..

(수정 : Alexander Neff의 사진으로 확인)

 

곱사등이 망아지.

금발머리 여왕은 알리나 소모바.

뒤에 흐릿하게 실루엣만 나온 건 바보 이반 역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흐릿하게 나와도 그의 미모는 가려지지 않는다~ 이거 출때는 꼭 머리를 저렇게 곱슬곱슬하게 부풀리고 나오는 듯. 귀엽다.

 

 

 

이건 지난 런던 투어 때. 다른 작품을 무대에 올렸던 이반 바실리예프와 나탈리야 오시포바와 함께.

찍사는 Yuri Smekalov. 이거 슈클랴로프가 스메칼로프랑 바실리예프, 오시포바를 찍어준 버전도 있었다.

그런데 이반 바실리예프.. 너 구도를 잘못 잡고 선 것 같아 ㅠ 하필 옆쪽으로 서서.. 심지어 슈클랴로프 옆에 서다니 ㅠ

사진만 보면 바실리예프가 연상 같지만.. 동안인 슈클랴로프가 실제로는 더 나이 많다 ㅠ 그래도 이반 바실리예프는 이번에 공훈예술가가 되었지. 좋은 무용수이다.

 

 

 

이건 앙줄랭 프렐조카주의 Le Parc 중에서.

사진사는 Alex Gouliaev. 아래 사진들은 모두 그의 사진들.

주역을 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이 사진에 나온 상대역은 최근 마린스키의 주목받는 신성 율리야 스체파노바. 외모도 강렬하고 춤도 잘 춘다. 다만 지난번 라 바야데르에서 망령 3인무에 나왔을 때는 내 마음에는 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슈클랴로프는 너무 예쁘장한 소년 같아서 여자들을 유혹하고 다니기보다는 자기가 유혹에 홀랑홀랑 넘어갈 것처럼 보이긴 한다 ㅠ 나중에 올레샤 노비코바와 춘 유명한 파이널에서도 그렇고.. 외모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무대에서 이런 역을 출 때면 좀 여자한테 휘둘릴 것 같은 인상이다..

지금이야 나이도 젊고 원체 로맨틱하고 드라마틱한 타입이니 괜찮지만 어쨌든 이 사람도 점점 나이를 먹게 될테니 예쁜 외모가 어떻게 보면 살짝 고민거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괜한 생각인가. 본인은 아주 만족하고 있으려나 ㅎㅎ

 

 

 

사랑의 전설. 페르하드 역을 추는 슈클랴로프.

 

사진사는 역시 Alex Gouliaev.

위에서도 얘기했듯 동안에 예쁘장한 외모라 그런지 콧수염 붙이고 나오면 어딘가 어색하다.. 가끔은 라 바야데르 때도 수염 기르고 나오는데.. 아무리 봐도 별로 안 어울린다. 안나 카레니나에서 브론스키 출때도 그렇고.

 

 

 

이어지는 사랑의 전설. 이 사람은 바가노바 출신에 정통 페테르부르크 식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편이라 포즈가 깨끗하고 아름답다.

 

사진사는 Alex Gouliaev.

 

 

 

젊은이와 죽음. 내가 이 사람을 다시 평가하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다.

 

사진사는 역시 Alex Gouliaev.

 

 

젊은이와 죽음 한 컷 더.

 

사진사는 Alex Goulia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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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레프 박스트, 세헤라자데 무대 미술 일러스트

 

3월 29일 마린스키 발레, 미하일 포킨의 밤 간략 리뷰 마지막. 세헤라자데.

 

출연진 : 알리나 소돌레바(조바이다), 다닐라 코르순체프(황금노예), 소슬란 쿨라예프(샤흐리아르), 드미트리 프이하초프(샤흐자만)

 

세헤라자데는 불새와 더불어 내게 큰 영향을 끼친 발레이다. 이 발레와 음악, 배역에서 모티프를 얻어 글도 많이 썼었고. 지금도 여전히 아주 사랑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가끔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이 곡이 연주되면 어떤 오케스트라든 크게 구애받지 않고 웬만하면 들으러 간다.

 

국내 발레 무대에서 이 작품을 보는 건 다른 포킨 레퍼토리들과 마찬가지로 쉽지 않다. 그나마 짧은 빈사의 백조나 장미의 정령 같은 건 가끔 갈라 공연에 올라오지만 세헤라자데는 35분~40분 정도의 단막 발레에 워낙 무대 미술과 의상이 화려해서 이거 하나만 올리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고전 발레처럼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니니 참 어렵다.

 

예전에 국립발레단에서 해설이 있는 발레였나, 그런 프로그램으로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전체가 아니고 황금노예와 조바이다의 아다지오와 황금노예의 화려한 솔로 정도였다. (그때 황금노예를 최세영씨가 췄었는데 나름대로 멋져서 그분 좋아했는데 곧 은퇴하셨는지, 연수가셨는지 국립발레단을 떠났었음. 그분 때문에 국립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보다 최세영씨의 티볼트를 더 좋아했던 기억도 난다. 벌써 십년도 전의 일인듯...)

 

어쨌든 세헤라자데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발레 중 하나다. 이번에 페테르부르크 가서 일정 맞추면서 제일 먼저 고려한 공연 날짜이기도 했다. (그래서 포킨의 밤이 도착 다음날 바로 본 공연이 된 거다. 시차 ㅠㅠ)

 

이 발레와 황금노예, 그리고 유일무이한 바츨라프 니진스키에 대해서는 전에 좀 긴 글을 쓴 적이 있으니 여기서는 작품 자체에 대해 세세하게 적는 대신 그 글 링크로 대체 : http://tveye.tistory.com/14

 

무수한 발레들 중 내가 가장 섹시하다고 생각했던 작품이 두 개 있다. 하나는 바로 이 세헤라자데에서 조바이다와 황금노예가 추는 아다지오. 나머지 하나는 보리스 에이프만의 까라마조프에서 알료샤 까라마조프가 추는 춤이다. 보석으로 엮인 탑과 황금빛 하렘 팬츠를 입고 오일과 금가루를 번쩍이며 바닥에 나뒹구는 황금노예와 날개처럼 펄럭이는 검정색 법의를 입고 고통스럽게 춤추는 수도사 알료샤 까라마조프는 극과 극에 위치하지만 동시에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그 두 작품을 보는 순간이면 '아름다움이 두 눈으로 들어와 죄를 짓게 한다'는 오랜 경구를 떠올리곤 했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조바이다-황금노예 페어는 바로 율리야 마할리나와 파루흐 루지마토프였다. 맨 처음 본 건 알티나이 아실무라토바와 루지마토프 페어였는데 이쪽도 아주 근사했지만 역시 아실무라토바보다는 마할리나가 조금 더 여왕님 같고 섹시한 느낌이었다. 루지마토프는 말이 필요없는 최고의 황금노예였다. 우아하고 양성적이며 흑표범 같은 루지마토프에겐 최적의 역 중 하나였다. 국내에는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와 함께 춘 버전이 dvd로 출시되어 있다. 이 포스팅 후 유튜브 링크도 올려보겠다. (http://tveye.tistory.com/2777)

 

 루지마토프와 마할리나. 아래도 모두 황금노예를 춤추는 파루흐 루지마토프

 

 

 

 

이후 이고리 콜브가 추는 황금노예도 몇 번 봤다. 마린스키에서도 봤는데 그 역에는 콜브도 잘 어울렸다. 이국적 캐릭터 댄스를 많이 추는 이슬롬 바이무라도프(콘다우로바의 남편)를 비롯해 다른 무용수들이 추는 것도 봤는데 어쨌든 내 기억 속에서 최고의 황금노예는 역시 파루흐 루지마토프였다.

 

이번 마린스키에서 본 공연은 다닐라 코르순체프가 황금노예를 춘다고 해서 무척 기대를 하고 갔다. 좋아하는 무용수이기도 했고, 이날 포킨의 밤 세 개 레퍼토리 출연진들이 사실 그렇게 시선을 사로잡는 사람들은 아닌 편이어서 이 사람이 제일 유명했고 그 중에선 제일 좋아하는 무용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지그프리드나 솔로르는 꽤 좋았던 것이다. 조바이다 역의 알리나 소돌레바는 그날 이 역 데뷔라고 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쇼피니아나와 불새 이후 시차로 인한 졸음은 많이 달아났고 언제나처럼 마린스키 오케스트라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이 곡을 연주하기 시작하는 순간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무대 미술은 여전히 쇼킹하고 아름다웠다. 박스트의 재능이 가장 화려하게 꽃핀 무대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발레를 봤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가 나이가 든 걸까. 아니면 이제는 유튜브와 dvd 등 각종 루트가 넘쳐나서 희귀성이 사라져서 그런 걸까. 아니면 그저 피곤해서일까. 여전히 발레는 아름답고 화려하며 음악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지만 그 마법같은 홀림은 어디로 간 것일까. 아니면 이건 지금 무대 위를 누비는 무용수들의 춤사위가 내가 생각하는 '그것'과는 다르기 때문일까?

 

공연이 나쁘진 않았다. 나름대로 좋았다. 하지만 세헤라자데가 무엇인가. 성적 매력이 넘쳐나는 발레다. 연인들의 춤이다. 그 성적 에너지는 파이널의 잔인한 살육으로 절정을 이루고 조바이다의 자살로 기나긴 여운을 남긴다. 난 언제나 이 발레가 잘 포장된 오리엔탈리즘으로 무장한 일종의 아름다운 포르노, 어떤 관점에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섹스와 죽음, 이 두 축이 우아하게 결합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뭐 로미오와 줄리엣도 약간 비슷하긴 하지만, 그 작품은 세헤라자데와는 표현 양태가 다르니까) 사실, 세헤라자데를 보는 것은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오르가즘과 작은 죽음을 함께 경험하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번에 본 세헤라자데는 좀 실망스러웠다... 무엇보다도 그건 중심 인물인 조바이다와 황금노예의 춤이 밋밋했기 때문이다. 다닐라 코르순체프는 믿음직한 왕자였고 이국적이며 근사한 솔로르였지만 황금노예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았다.

 

황금노예는 일반적인 레퍼토리의 왕자나 귀족 같은 남자 주인공과는 많이 다르다. 심지어 해적의 노예 알리와도 다르다. 안무가인 포킨이 이 역을 니진스키에게 주었던 이유는 그가 발레 뤼스의 최고 스타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그 성격이 니진스키와 잘 맞았기 때문이다. 니진스키는 단 한번도 완벽한 마초나 남성성 강한 역에 어울린 적이 없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황금노예는 반 인간, 반 짐승이며 완벽하게 거친 남성이라기보다는 양성성을 지닌 존재였다. 그 황금노예는 민활하고 우아하면서도 야수처럼 뛰어오른다. 그는 조바이다의 욕망의 대상이며 그 순간 어둠 속에서 그를 지켜보는 모든 관객들의 욕망의 대상이 된다. 내 개인적 취향으로는 거기 가장 잘 맞았던 건 파루흐 루지마토프의 춤이었는데 그가 무대에 올라와  그 역을 추는 순간이면 극장 전체를 뒤덮은 어둠이 황금빛 불꽃으로 변하는 것 같았다. 영상으로는 그 카리스마와 매력을 완전히 전할 수가 없다.

 

코르순체프는 물론 좋은 무용수이다. 지난 소치 올림픽 개막식 때 나타샤 로스토바의 무도회에서 안드레이 공작 역으로 등장하기도 했고. 그런데 이 사람은 너무 건장하고 멋있는 남성적 무용수였다. 카르멘에서 호세를 출 때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지만 막상 황금노예를 추기 시작하자 매력이 사라졌다. 그는 힘세고 강하고 멋진 남자, 여자 무용수를 지지해주는 믿음직한 연인, 훌륭한 파트너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황금노예는 아니었다. 그 역의 우아함, 양성성, 흑표범 같은 민활함이 모자랐다. 이 사람이 나이가 꽤 들긴 했지만 그것 때문이라기보다는 본원적 스타일 때문인 것 같았다. 

 

그는 멋진 지그프리드였고 꽤 용서해 주고 싶은 솔로르였지만 조바이다와 관객으로 하여금 안기고 싶고 내것으로 만들고 싶은 갈망을 느끼게 하는 황금노예는 아니었다. 전에 마린스키에서 해외(영국인지 미국인지)로 발레 뤼스 투어 가서 이 사람이 황금노예 춘 무대에 대해 올라온 어떤 기사를 봤는데 거기서는 코르순체프가 아주 멋지고 섹시했다고 칭찬하고 있었다. 글쎄, 코르순체프는 멋지고 섹시하다. 그건 맞다. 하지만 황금노예로서 멋지고 섹시한 건 아니었을 것 같다. 그냥 이 사람으로 멋지고 섹시한 거다. 키 크고 반듯하고 이국적이고 건장하고 잘 추는 무용수니까.

 

아... 황금노예와 조바이다의 아다지오가 밋밋하다니 섹시하지 않다니... 전율이 모자라다니 ㅠㅠ 이럴수가... 너무 슬프다.

 

조바이다 역의 알리나 소돌레바는 처음 추는 거라서 그런지, 아니면 요즘 마린스키 신진 무용수들이 많이 그런 것처럼 그냥 이래도 잘 통하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만 역시 상체가 밋밋하고 팔을 너무 파닥거렸다. 내가 워낙 마할리나나 아실무라토바, 자하로바의 팔동작에 익숙해서인가.. 아니면 젊어서인가. 조바이다의 섹시함, 버들가지 같으면서도 채찍처럼 유연하고 강렬한 느낌이 없었다. 둘이 열심히 추는데 역시나 코르순체프가 많이 리드해 주고.. 사랑의 아다지오, 혹은 욕망의 아다지오라기 보다는 열심히 추는 아다지오여서 아쉬웠다.

 

그래도 음악과 오리지널의 힘이란 강력한 것이어서 나중에 조바이다 죽을 때 무척 불쌍했다 ㅠㅠ 보다가 욕했다. 술탄 이 자식, 여자가 저러면 좀 살려주지. 노예야 연적이니 죽였다 치더라도 ㅠ.ㅠ (역시나 주인공 과도이입...)

 

...

 

전에 얘기했듯 이날 찍은 사진들 전부 손상돼서 무대 사진이 없다 ㅠ.ㅠ

 

돌아오니 4월 25일에 다시 이 공연이 올라가고 캐스트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였기 때문에 피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 흑흑....

 

오늘 그들의 아다지오 클립이 유튜브에 올라와서 봤다. 그것도 좀 있다 링크할 예정. 이 둘도 런던 투어 때 한두번 춰보고 마린스키에선 이게 첫 공연이라 그런지 둘이 좀 마음이 급해 보이긴 했다. 몇번 더 춰보면 여유가 생겨서 섹시한 아다지오를 출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슈클랴로프가 코르순체프보다는 그 역에 더 어울렸다 ㅠ.ㅠ 얜 또 반대로 너무 소년 같아서 조바이다를 리드한다기보다는 예쁘고 귀여운 연하 노예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전에 러시아 일기에 연재했던 글 중 세헤라자데와 니진스키에 대해 썼던 글

http://tveye.tistory.com/14 (과거에서 온 환희의 아름다움 - 니진스키의 사진 앞에서)

 

** 루지마토프와 자하로바,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의 세헤라자데 영상 클립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2777

 

**  이 날 사진들이 날아갔으므로 파루흐 루지마토프의 황금노예 사진들 몇 장 더. 전에 올렸던 것들도 있지만 그냥 같이 올려본다. 맨 아래 몇 장은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가 전에 런던에서 췄을 때 컷.

 

 

 

뱌체슬라프 코바 라는 조각가의 루지마토프 조각상. 워낙 이 사람이 황금노예로 유명하니 이걸로 조각한 게 아닐까 싶다. 나도 저거 갖고 싶다 ㅠ.ㅠ

 

 

 

 

 

 

 

 

 

율리야 마할리나와 함께.

 

아래 세 컷은 테료쉬키나와 슈클랴로프. 테료쉬키나는 동양적 외모라 그런지 조바이다 분장했을 때가 제일 예쁜 것 같다.

 

 

 

 

예쁘긴 정말 예쁜 슈클랴로프의 황금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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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