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목요일 밤 : 실패한 작약, 꿀꿀한 마음으로 쉬었음, 말로 fragments2024. 6. 6. 21:14
작약은 실패했다. 꽃송이가 피어나지 않았다. 물올림이 잘 안된 거였는지, 아니면 우리집 공기가 맞지 않았던 건지 잘 모르겠다만... 세송이 중 그나마 이게 좀 핀 것인데 이것도 물을 계속 뿌려서 억지로 꽃송이를 좀 벌려놓은 것이다. 더이상 피어나지는 않는다. 나머지 두 송이 중 하나는 단단한 봉오리 상태로 전혀 피지 않았고 다른 한 송이는 아주 약간, 역시 억지로 물을 부어서 조금 벌어진 정도이다. 내일 아침에 새 꽃이 오니까 기분을 누그러뜨릴 수 있겠지... 하여튼 역시 나는 작약과는 맞지 않나보다 ㅜㅜ
어제 너무 힘든 상태로 잠자리에 들었다. 알람을 껐지만 새벽 6시에 깨버렸고 더 잠들지 못한채 계속 뒤척였다. 지금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새벽 꿈에서 일 때문에 차근차근 따지고 화를 냈었다. 실제로 일어난 일들과는 다르지만 하여튼 회사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은 것이 분명하다. 새벽에 깬 후에도 내내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누구에게 어떤 일을 배분해야 하며 풀리지 않은 문제들을 어떻게 해야 사고를 내지 않고 수습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느라 잠을 다시 못 이룬 것 같다.
새벽에 깼지만 침대에는 오래 붙어 있었다. 집에서 쉬었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내일 하루 휴가를 냈었다. 쥬인과 오랜만에 보기로 해서 그것이 마음의 위안이다. 챈들러의 <호수의 여인>을 다 읽고 <리틀 시스터>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말로가 나오는 장편 중 제일 찝찝하고 마음에 안 드는 소설이긴 한데 하여튼 순서대로 다시 읽는 거라서... 필립 말로의 이야기들은 아주 여러번 다시 읽어왔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하이 윈도>와 <기나긴 이별>이 가장 마음에 남게 되는 것 같다. 하이 윈도의 결말에서는 항상 마음이 찡하다. 오늘의 메모는 이 정도로 줄인다.
피어나지 않은 작약도 그렇고, 티타임 사진도 그냥 그래서 따로 올리지 않고 아래 몇장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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