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9 금요일 밤 : 겨우 금요일, 피곤피곤, 엄마 반찬, 쿠키와 우유와 다농 fragments2025. 12. 19. 20:49

금요일 메모를 빛내주시는 보위님 사진.
안 올 것만 같던 금요일이 왔다. 오늘도 새벽에 깨어나 아주 힘들게 출근했다. 수면부족과 피로가 쌓여서 무척 피곤했다. 아침엔 최고임원에게 단독보고를 하러 들어가야 했다. 좋은 소식을 들고 가는 거였지만 원체 이분이 폭군인데다 일을 마구 쏟아놓는 스타일이니 일단 뭐든 보고하러 가는 건 피곤하고 스트레스 만땅이다. 하여튼 그후엔 또 능력이 모자라는 실무자가 보내온 엉망진창 계획과 예산안을 검토하고 피드백을 주고, 회의를 두개나 하고... 오후에도 까다로운 줌 회의... 종일 너무 빡세게 일해서 기력이 다 떨어졌다.
귀가하는 지하철에서 너무너무 피곤하게 졸았다. 이 암흑같은 졸음과 두통으로 미루어볼때 그날이 곧 도래하려나 싶음 흐흑... 할 거면 차라리 주말에 오면 좋은데.
집에 왔더니 부모님이 들러서 맛있는 반찬을 잔뜩 채워놓고 가셔서 우렁각시 아닌 우렁엄마토끼 덕분에 갈치구이와 황태국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흐흑, 냉장고가 텅텅 비어 있었는데 내일 반찬을 안 해도 된다는 게 너무 좋다. 삼치조림, 갈치구이, 제육볶음, 두부조림, 계란말이, 황태국 한 냄비가 생김. 지난 주말에도 바이킹들이랑 놀아주느라 집에는 거의 들어오지 못해서 청소만 간신히 해놨기 때문에 더더욱 냉장고가 텅 비어 있었음. 아아 자고 일어나면 청소도 다 되어 있으면 좋겠다.
에릭이 덴마크 쿠키를 한 통 줬었는데 나는 한 개도 못먹고 전부 부서원들에게 상납함. 그 이유는 양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혼자서는 먹을 수 없는 용량이라 주중에 이것을 사무실에 가져가서 부서원들에게 '같이 먹자~' 하고는 테이블 위에 올려놨는데, 내가 너무너무 바빴던 탓에 정신없이 일하다 오후에 막상 쿠키 하나 먹어볼까 하고 봤더니 그 커다란 틴캔이 텅텅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다들 맛있다고 좋아했다) 엉엉... 정작 난 하나도 못먹었어. 덴마크 쿠키를 받은 나는 편의점에서 에릭과 라스와 일린에게 덴마크 우유를 하나씩 사서 먹어보라고 줬었다 ㅎㅎㅎ 맛있다고 셋 다 좋아했음. (그 이유는 사과랑 딸기 드링킹 요구르트 그것을 사주었기 때문이지. 달달하고 시원한 그 맛이 맛없을 수가 없지. 쫌 싱거웠으려나 싶은데 그게 또 매력...)
'근데 왜 덴마크 우유야?' 하고 라스가 물어봤다. (에릭은 십몇년 전 서울에서 반년쯤 지냈을 때 먹어봐서 이것의 존재를 알고 있었기에 안 물어보고 그냥 좋아하며 마셨음. 얘는 딸기맛을 좋아함) 내가 어버버하고 있는데 일린이 '다농에서 나왔나보네'라고 또 나를 놀렸다 흐흑.. 지난번에 프라하에서 봤을 때 내가 덴마크의 유명한 브랜드나 기업을 너무 몰라서 버벅대다 '다농?' 하고 엉겁결에 말한 후부터 일린이 이게 너무 재밌는지 자꾸 놀린다. 그때 이 친구가 왜 그렇게 웃었는지 몰랐는데 돌아와서 쥬인에게 얘기했더니 쥬인이 검색을 해보고는 '다농 프랑스 거야' 라고 말해주었다. 허헝... 근데 다농 하면 어쩐지 덴마크 같지 않나? 낙농강국 아니야, 덴마크? 난 왜 지금까지 오랜 세월 동안 다농은 덴마크 브랜드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지? 엉엉... 쥬인이 알려줘서 이번에 셋이 있을 때 '나 이제 알아, 레고!' 라고 했고 영원한 휴가님도 말씀해주셔서 '칼스버그!' 라고도 말했지만 이것은 결국 이 셋의 스칸디나비아 국가들 비교와 덴마크 자학개그로 이어져서 나는 더더욱 미안해질 뿐이었다. 근데! 덴마크 우유까지 사줬더니 이녀석이 또 다농으로 놀린다. 안 그런줄 알았는데, 점잖고 차분하고 쿨한줄 알았는데 이 조삼모사씨가 엄청 잘 놀려 흐흑... 근데 그 점잖고 차분하고 쿨한 말투로 놀려 ㅠㅠ 오히려 에릭은 '다농 헷갈릴 수도 있지! 덴마크 별거 없는데 다농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하고 나를 감싸줌 ㅎㅎㅎ 근데 좀전에 검색해보니 이 덴마크 우유가 정말 첨에 만들 때 덴마크랑 합작해서 만들었다고 되어 있네, 이제야 알면 무슨 소용. 잉잉... 아, 이제야 하나 더 생각나네, 로열 코펜하겐도 있는데... 그건 좋은데 흐흑... 생각 안났어, 다농만 생각났어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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