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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일린이 줬던 장미가 완전히 만개해서 화병이 모자라 한 송이는 따로 물병에 꽂아두었다. 이렇게 큰 장미는 정말 오랜만에 본다. 시들면 좀 아쉬울 것 같다. 
 
 
주말까지 내내 친구들과 보내며 강행군했더니 즐겁긴 했지만 오늘 출근해서는 상당히 피곤했다. 그래도 오늘은 다른 날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가한 편이라 다행이었다. 귀가하는 지하철 안에서는 운좋게 빨리 자리를 잡은 후 정신없이 졸면서 왔다. 날씨가 축축하고 음습해서 추웠다. 에릭이 코펜하겐 날씨 같다고 한다. 그런데 자기 기억에 겨울은 서울이 더 추웠던 것 같다고 실토함. 추위 얘기를 했을 때 라스는 자기는 추위를 하나도 안 탄다고 허세를 부렸고-노르딕이라 추위 안 탄다고- 에릭은 나이 드니까 이제 좀 춥다고 솔직히 털어놓았고 일린은 추울 때는 모자를 쓰면 훨씬 나아진다고 매우 현실적인 대답을 했다(여보세요 조삼모사 양반, 그 얘기가 아니잖아!...이긴 한데 사실 나도 항상 저렇게 얘기하긴 함 ㅎㅎ 그래서 내 거의 모든 겨울 외투에는 후드가 달려 있음)
 
 
오늘은 업무를 마친 후 집으로 곧장 왔다. 에릭과 라스는 수요일에 떠나는데 내일 저녁에 일을 마치고 마지막으로(ㅜㅜ) 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보기로 한 터라 신상치킨들을 검색하는 중. 에릭에게 양념치킨을 넘어선 치킨의 신세계를 보여주고 싶은데 막상 내가 치킨을 시켜먹는 적이 없다보니 난 정말 울집 앞 가마로 닭강정 뭐 그런거밖에 모르겠어 ㅠㅠ 치킨과 떡볶이 세트 같은 걸 쥬인이 추천해주었다. 그러고보니 막상 일린한테는 그런 걸 안 먹여줬네. 얘랑은 파스타랑 가지 라자냐, 복국 뭐 그런거 먹었어. 아, 생각해보니 복국 정도면 아주아주 훌륭하지 않나 싶다. 먹는 중간에 복어의 비밀을 알려주며 놀려주고 싶었으나 도쿄 출장을 여러번 다녀온 이 사람은 이미 복어의 정체를 잘 알고 있어 김샜음. 근데 일본에서 먹은 것보다 우리나라 복국이 더 맛있다고 함. 에릭은 생선을 별로 안 좋아해서(원체 초딩 입맛임) 양념치킨 비롯 편의점 대탐험 + 나 없는 동안 라스랑 갈비, 불고기 뭐 그런거 먹었다고 함. 호떡이랑 ㅎㅎㅎ 어제 얘들을 데리고 달고나 뽑기에 도전했는데 일린 빼고 다 망했다. 별1, 오징어2, 모자1이었는데 제비뽑기를 해서 운좋게 모자가 걸린 일린은 성공하고 나랑 에릭은 둘다 오징어를 다 깨부수고 라스도 별을 산산조각냈음. 일린이 성공한 모자를 나한테 주었으나 내가 그 모자를 또 깨먹어서 결국 우승자마저 상심에 잠기게 되어 새드 엔딩이 되었다. 
 
 
내일은 여러가지 업무로 바쁜 날이다.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고 체력을 보충해야겠다. 아아 어깨가 다 뭉쳤어. 그런데 오늘 장거리 비행 중인데다 내일 또 미팅 후 다시 비행기 타야 하는 친구는 더 힘들거 같다. 그 얘기를 했더니 에릭이 너는 일린만 불쌍하고 자기랑 라스는 안 불쌍하냐, 자기들도 장거리 비행해서 돌아가야 한다고 좀 툴툴댔다. 근데 나는 아무리 봐도 에릭이랑 라스는 직장인으로 안 보여서(교수님이지만 하여튼 그래...) 같은 직장인인 일린에게 더 이입이 된다. 하긴 디렉터님이니 이입할 필요가 없나 ㅎㅎㅎ (그 얘기를 했더니 에릭이 '야 너도 디렉터라며!' 하고 팩폭을 했지만... 그 디렉터와 이 디렉터는 경우가 다름이 이미 증명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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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