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4. 21:57
할머니에게서 산 꽃 2024 riga_vilnius2024. 10. 4. 21:57
음습하고 싸늘한 날. 구시가지 쪽을 돌아다니다 늦은 점심먹고 잠시 숙소로 들어오는 길에 꽃 파는 아주머니, 할머니들 발견. 날이 추워져서 그런가 다알리아와 공작초 등 내 취향 아닌 꽃들이 대부분이었고 꽃다발은 색 배합이 맘에 안 들어서 고민하는데 엄청 나이드신 할머니가 다알리아 친척으로 보이는 하얀 꽃을 가리키며 이건 1유로, 이 꽃 포함 한단짜리들은 5유로, 꽃다발 믹스는 10유로라 하심. 근데 날도 춥고 할머니는 나이 넘 많으셔서 나도 모르게 ‘그럼 이걸로 주세요’ 하고는 5유로 주고 한단 가득 사옴. 5유로 좀 비싼가 했지만 사실 한국에서 이용하는 꽃 사이트에선 이 정도면 1만원 정도니 나쁘지 않다고 위안. 그리고 꽃이니까.
얘가 젤 이쁘긴 했는데... 방에 와서 ‘아 잘못 골랐다’ 하고 후회. 왜냐면 이런 들국화 종류는 잎사귀와 잔줄기가 많아서 다듬으려면 손이 많이 가고... 풍성한 한단을 꽂아둘 병이 없어서. 어제 사온 2리터 생수를 다 마시면 그 페트병을 잘라서 꽂으면 된다만 아직 절반이나 남음. 그래서 한참 꽃을 다듬고 대를 반으로 짧게 잘라서 유리컵 두개에 나눠 꽂았다.
꽃 옆에 앉혀줘도 어쩐지 계속 뚜떼해보이는 쿠야. 빈대 물렸나? ㅠㅠ 난 밤새 불켜고 안대 하고 잤는데 물리거나 어떤 징후는 없었다.
조그만 문방구 가위로 다듬느라 손 많이 갔지만 그래도 이렇게 꽂아두었다. 방에 꽃이 있으니 좋다.
이제 차 한잔 마시러 나가고픈데 폰도 충전 중이고 너무 졸려서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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