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2

« 2024/12 »

  • 29
  • 30
  • 31

 

 

 

오늘 도착한 꽃은 봄 느낌이 물씬 나는 노랑과 하양 배합이었다. 프리지아 향이 거실에 가득하다. 

 

 

 

 

 

 

지난주에 와서 아직 잘 피어 있는 알스트로메리아도 섞어서 꽂아두었다. 

 

 

어제 무척 피곤했는지 완전히 곯아떨어졌다. 새벽 2시 전후 깼다가 다시 잠들었고 그 이후 두어번 자다 깨다 했다. 그래도 여덟시간 넘게 몰아서 잤더니 좀 살 것 같았다. 잠이 부족하면 너무 힘들다. 잠을 잘 자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부모님께는 주중에 가기로 했다. 그래서 늦게까지 침대에 누워 뒹굴었다. 피로가 계속 누적되어 있었던 것 같다. 정오가 다 되어갈 무렵에야 침실에서 기어나와 청소와 목욕을 하고 아점을 챙겨먹었다. 이후 페퍼민트 차를 마시고 내내 책을 읽었다. 

 

 

요 며칠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다시 읽었고 오늘 오후에 마지막 장을 넘겼다. 이 책은 적어도 2년에 한번은 다시 읽는다. 무수한 문장들을 외고 있다. 러시아 문학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딱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이 소설을 고를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에게 큰 가책을 느끼면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들, 특히 후기 장편들이 큰 의미에서 인간에 대한 소설이라면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무엇보다도 작가에 대한 소설이기 때문에, 그래서 괴로워하면서도 이쪽을 고르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은 읽을 때마다 후반부로 가면 울게 된다. 아주 오랜 옛날, 러시아 기숙사에서 친구의 친구에게서 빌려온 이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전율과 감동으로 충격을 받았던 이래 지금까지, 한결같이 사랑하는 소설이다. 

 

 

책을 읽은 후 실내자전거를 30분 탔다. 

 

 

오늘 식단. 아점으로는 표고버섯 달걀부침. 흰죽. 뭇국. 티타임에는 페퍼민트 티와 바나나 1개. 저녁은 가자미 1토막과 연두부 작은 것, 무가당 요거트 1개. 사실 아침에는 간이 안 된 걸 먹기가 너무 싫어서 표고버섯이랑 계란을 부쳐 먹음. 그래서 기름기를 섭취하게 되었음. 저녁에는 보통 생선 한 토막을 먹는데, 요즘은 비비고에서 나오는 생선을 자주 먹는다. 삼치와 가자미를 돌려가며 먹는데 조각 하나에 70칼로리 정도라고 적혀 있긴 하다만(별로 크지 않다) 맞는지는 모르겠다. 간이 덜 되어 있으면 좋을텐데 그게 좀 아쉽다. 내일은 흰죽만 먹고 저녁부터는 그 무시무시한 대장내시경 약을 먹어야 한다. 우왝. 

 

 

오후에 아빠랑 통화를 했다. 며칠 전 중고서점에서 주문해드렸던 무협지가 도착했다는 알림을 보고서. 마침 책을 읽고 계셨는데 별로 재미가 없다고 하신다 엉엉... 아빠가 와룡생만 좋다고 하셔서 간신히 찾아낸 건데 흑흑... 그냥 김용을 읽으시면 어떨까요 ㅜㅜ 그건 구하기도 쉽고 또 길어서 괜찮은데. 하긴 나도 마지막으로 그런 무협지 읽은 게 고등학생 때였으니 정말 오래되긴 했다. 아빠랑 동생이랑 무협지 비디오도 많이 빌려다 봤는데 엄마가 그걸 너무너무 싫어하셔서 우리가 그거 보고 있으면 항상 아빠한테 바가지를 긁으셨다. 철저한 현실주의자인 엄마는 '하늘을 붕붕 날라다니고 도대체 말도 안되는' 무협지의 황당무계함을 정말 싫어하셨는데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러나 나랑 동생은 아무래도 아빠를 닮았는지 재밌게 보곤 했다. 하긴 동생과 나는 주성치도 엄청 좋아해서 비디오테이프를 모으곤 했었음. 갑자기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옛날 주성치 코미디... (소림축구 전까지가 딱 좋았음)

 

 

아직도 새 글을 구상하지 못했다. 신경쓰는 일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뭐든 와주었으면... 

 

 

 

 

더보기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