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일요일 밤 : 악순환, 기도, 미슈카와 냉전의 추억 fragments2024. 3. 3. 19:31
연휴가 다 지나갔다. 이제 다시 노동의 일주일이 기다리고 있다.
새벽 세시가 다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주말에 신체 리듬이 깨지면 내내 피곤해지는데 자꾸 악순환이다. 오늘은 디카페인 티를 마셨다. 저녁에 실내자전거 25분.
바쁜 일주일이 될 것이다. 이번주엔 몇가지 주요계획을 최고임원께 보고해야 한다. 신경쓸 일이 많다. 그리고 목요일엔 아버지가 수술을 받으신다. 복강경이라 좀 마음이 놓인다만 그래도 당연히 염려가 된다. 밤마다 기도하고 잠자리에 든다. 목요일에 휴가를 내고 병원에 가야겠다.
이 블로그로 인연이 되어 우정을 이어온 소중한 친구가 무척 위중한 상태라는 가족분의 메시지를 받았다. 이 친구가 재입원한 후 몇달 동안 계속 기도해왔는데... 너무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 부디 내 기도와 마음이 가 닿기를... 부디 나아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간밤에 단편에서 발췌한 에피소드에 소련 올림픽 곰돌이 미슈카가 그려진 컵이 나오는데, 나도 이 녀석을 갖고 있다. 몇년 전 페테르부르크의 어느 골동품가게에서 산 것이다. 미소 냉전으로 당시 올림픽엔 미국쪽 진영이(우리도 포함)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린 시절 올림픽 마스코트들을 모아놓은 포스터를 보며 ‘소련 나쁜 놈들인데 왜 마스코트는 귀엽지?’ 라고 생각했었다. ‘저 곰돌이가 우리 호돌이보다 더 귀여워보이는데 이런 생각은 나쁜 거겠지?’ 하고 자책했다. 이후 냉전이 끝나서 그런 기억은 일종의 재미있는 추억이 된 줄 알았는데 요즘의 상황을 보면 역사는 되풀이되고 더 악화되는걸까 싶어 기분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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