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화요일 밤 : 부지런해짐, 엄청 걸었음, 요세포프, 우중 강변산책, 말라 스트라나, 레기 교 왕복, 비엔나 대신 2022-23 praha2023. 6. 7. 04:18
새벽 3시에 깨서 다시 잠들지 못했다. 이제 시차 적응이 될 법도 한데. 겨우 5시간 밖에 못 잔 결과 종일 피곤했다. 오늘은 첫날보다도 더욱 많이 걸었다. 오전 내내 비가 왔는데도 도합 18000보, 12.5킬로나 걸었다. 첫날은 13000보 정도 걸었고 어제는 날씨 탓에 쇼핑 위주로 다녀서 8900보 정도였다. 나로서는 여행을 가도 웬만하면 7~8킬로 이상은 걷지 않기 때문에 오늘은 정말 많이 걸은 것임. 발에 물집이 좀 잡혔다. 엄마는 평소 이 정도는 기본으로 걷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신다. 흑흑 허약한 딸.
오늘은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이 걸었다. 너무 피곤하니 오늘도 일정 위주로 간단히... 우 크노플리치쿠까지는 계속 비가 왔고 그 다음부터는 오락가락함.
새벽 3시 깨어나서 뒤척이다 결국 이것저것 검색 후 잠드는 것 포기 – 6시에 엄마랑 같이 누워서 아빠와 이모들께 전화 – 7시 반쯤 조식 먹으러 다녀옴(원피스 입고 나갔다가 너무 추워서 바지로 갈아입게 되었다) - 방에 돌아와 정비를 하고 9시 반쯤 집을 나섬 – (이때부터 모두 도보 이동)
- 유대인 지구(요세포프) 스페인 시나고그, 클라우센 시나고그(+창 너머로 유대인 묘지) * 이쯤에서 엄마도 나도 지루해져서 시나고그 두 개 봤으면 됐다고 선언하고 나머지 포기, 내키면 다른 날 오기로 – 요세포프 쪽에서부터 블타바 강변 쭉 따라 산책 – 레기 교 걸어서 건넘
– 우예즈드 – 우 크노플리치쿠 카페에서 차 한 잔, 자허 케익 한조각, 엄마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아주 작은 한 스쿱 – 말라 스트라나 산책(캄파 공원, 말테스케 광장, 대사관 지구 등등) - 다시 우예즈드(페트르진 공원에서 잠시 앉아 쉼)
- 카페 사보이(어제 실패 후 온라인 예약을 했다. 이미 다 자리가 차서 오후 2:15 타임이 제일 빠른 거라서 그때로 예약) 엄마가 궁금해하시던 비엔나 슈니첼 + 토마토 치즈 샐러드 + 오렌지 주스와 자몽 주스 : 엄마가 맛있다고 하셔서 한시름 놓았다. 비엔나 못간 대신 자허 케익 한 조각에 비엔나 스타일 카페인 사보이에서 비엔나 슈니첼 먹었으니 이걸로 반쯤 퉁치기로 함. 사보이가 항상 만석인데다 점원들이 좀 불친절하고 장삿속이 있어서 짜증나긴 하지만 그래도 음식은 맛있다. 양파와 파 등 향채를 썰어넣은 바질 올리브유에 담근 싱싱한 방울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 샐러드도 맛있었다. 엄마가 비엔나 슈니첼 괜찮은 맛이라 하셔서 다행이었다. 사보이는 음식값이 비싼 곳이지만 가격을 말씀드리자 이 정도면 비쌀 만하다 하셨다. (우리 엄마가 이렇게 얘기하실 정도면 만족하신 것임) 그리고... 어제 사보이 실패해서 갔던 그 옆의 콜코브나 올림피아는 오늘 지나치면서도 엄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시며 ‘어휴 먹어본 중 제일 짠 음식이었어’ 라고 하셨고 나도 ‘소금연어...’ 라고 부르게 되었다. 콜코브나 올림피아 의문의 1패. 그런데 내 기억에도 거기는 갈 때마다 음식이 매우 짰다. 맥주 펍은 어쩔 수 없다. 뭐 원래부터 이 동네 음식이 짜기는 하지만...
– 사보이에서 나와서는 너무 배가 불러서 걸어가기로 하고, 다시 레기 교 걸어서 건넘 – 신시가지(국립극장-나로드니 트르지다) 도로변 – 나로드니 트르지다에서 지하철 2정거장 타고 나메스티 레푸블리키 역에서 내려 귀가.
적어놓으니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사실 우리 숙소가 있는 들로우하는 요세포프에서 가까운 곳이고, 여기서부터 레기 교를 건너 말라 스트라나 아랫지대를 삥 돌아서 사보이에 가고 다시 레기 교 건너서 오는 건 반경이 꽤 큰 편이다. 그래서 12킬로 넘게 걸었고 들어오니 다리가 너무 아팠다. 엄마는 다리는 아프지 않다고 하셨지만 역시 새벽에 깨셨던 터라 피곤하셨는지 두어시간 달게 낮잠을 주무셨고 나는 눕는 순간 암흑처럼 자게 되어 또 밤에 못 잘게 뻔해서 꾹 참고 내일 드레스덴 여행을 위해 검색을 하고 구글맵에 장소들을 저장했다.
드레스덴은 몇 년 전 영원한 휴가님과 만났던 장소인데, 그때는 일요일이라 웬만한 곳들이 다 문을 닫았었고 또 관광보다는 영원한 휴가님 만나서 이야기 나누느라 정신이 없어서 엄마를 안내해드릴 밑천이 하나도 없다. 당시 나의 드레스덴 하루는 그냥 역에서 내려 쭉 걸어가니 엘베 강이 나왔다... 정도임. 왕의 행렬을 봤다. 루터 동상 봤다. dm 앞에서 영원한 휴가님을 기다리는데 자꾸 집시들이 왔다. 조우 후에 중간의 어느 레스토랑 노천에 앉아 슈니첼과 와인 뭐 그런 걸 먹었고, 카페에서 케익을 먹었다. 그리고는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왔다. 끝... 비엔나 여행을 취소했으므로 꿩 대신 닭으로 가까운 드레스덴으로 엄마를 모시고 가기로 한 것인데, 여기는 사실 프라하에 비하면 정말 소소한 곳이라 엄마의 장대한 기질에 딱히 맞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버스로 국경을 넘어 독일에 다녀오신다는 경험을 시켜드린다 정도로 생각하기로... dslr 가져가고 싶은데 내가 몸이 너무 힘들어서 결국 포기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폰이 오늘 계속 잘 작동되었다는 것이다. 왼편의 형광 녹색 두 줄은 여전히 그대로... 제발 이 상태로라도 귀국 때까지 잘 버텨주기를.
좀전에 목이 붓고 목소리가 가기 시작해서 급하게 인후염 약을 두 알 먹었다. 토요일 비행기에서 붉은 군대가 도래하여 계속 진통제를 먹다 어제 점심부터 안 먹게 되었는데 또 약을... 엄마가 나의 약물 과다복용(ㅜㅜ)을 감시하며 ‘그건 또 무슨 약이냐’ 하고 계속 추궁하고 계심. 흑흑 우리 집은 거꾸로 됐음. 허약한 토끼. 하여튼 약 먹었으니 오늘은 푹 자고 제발 새벽에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일 알람을 6시에 맞춰야 한다. 나는 본래 여행을 오면 뒹굴거리고 조식도 가끔 건너뛰고... 이래저래 11~12시에나 숙소를 나서는데 엄마와 와서 그런지 새벽에 일어나고 조식을 8시도 안되어서 먹으러 가고 9시대에 집을 나선다. 아아 부지런해졌어.
사진은 스페인 시나고그. 기억을 되살려보니 그렇게 자주 프라하에 왔고 두어 달 살기까지 했지만, 요세포프는 닳도록 돌아다녔지만 막상 시나고그 내부에는 스타로노바 시나고그(신구 시나고그) 하나밖에 안 가봤었다. 그나마도 골렘 전설 때문이었다. 나는 뭔가 참 불성실하고 편향적인 여행자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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