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2

« 2025/2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아이리스 다섯 대 중 세 송이가 만개했다. 

 

 

 

 

 

더보기

 

 

 

 

 

 

간밤에 거실 난방을 잠그려다 손아귀에 힘도 없고 또 잘못하면 손목에 무리가 갈까봐 그쪽 밸브를 잠그는 대신 난방을 틀지 않아 선선한 서재 방의 <끄라스느이 우골>에 아이리스와 델피늄 화병들을 가져다두고 잤다. 그러나 아침에 깨서 가보니 그 노력도 별 소용없이 세 송이가 이렇게 만개해 있었다. 그나마 페리에 병에 따로 꽂아놓은 녀석과 가장 봉오리 상태였던 한 대는 아직 피지 않았다. 활짝 핀 꽃들도 계속 보니 또 나름대로 화려하고 예쁘긴 하지만 너무 빨리 피어서 좀 아쉬웠다. 

 

 

이 끄라스느이 우골은 내가 기도하는 곳이다. 러시아에서는 자리가 정해져 있고 <아름다운 구석>이라는 뜻으로 이 단어를 쓴다. 이콘과 성상을 두고 기도하는 곳인데, 나는 비록 정교 신자는 아니고 또 여기에는 심지어 마트료슈카까지 있고, 목각천사와 이콘들, 예전에 내가 너무 힘들었을 때 쥬인이 손목에 채워줬던 성당 묵주까지 있어 별로 성스러운 곳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굳건한 신앙도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진정한 성소는 마음에 깃든다고 믿는다. 오늘 저녁에는 이곳에서 기도를 드렸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 가족과 이웃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 

 

 

 

 

 

 

 

 

 

 

 

 

아이리스 만개한 모습 한 컷 더. 

 

 

 

 

 

 

 

봉오리도 아직 이렇게. 이 녀석은 지금은 조금 더 벌어져서 내일이면 필 것 같다. 내일은 출근해서 종일 일해야 하니 이 꽃이 피어나는 것을 구경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 

 

 

간밤엔 글을 쓰지 못했다. 잠자리에는 그리 늦지 않게 들어갔으나 잠은 새벽 한시 넘어서야 들었고 평소 생활 리듬 때문에 늦게까지 못 자고 8시 안되어 깼다. 한참 뒤척이며 게으름을 피우다가 까무룩 도로 잠이 들어서 아주 얕게 한시간 쯤 더 눈을 붙였다. 꿈 때문에 피곤했다. 꿈 속에서 또 꿈을 꾸기도 하고. 꿈에서 동생이 나와서 한참 이야기를 했다. 이 꿈에서 동생은 실제보다 더 어렸고, 뭔가 예술과 관계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잘 모르는 것들이 있어 내가 열심히 알려주고 있었다(뭔가 꿈에서도 업무 상담을 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깨어났는데 무척 피곤했고 머리도 무거웠다. 

 

 

침실에서 늦게 기어나왔고 목욕을 한 후 간단히 아점을 조금 먹었다. 어제 저녁을 요 며칠보다 약간 더 먹었더니 밤에 부대끼고 소화가 잘 안되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이게 실제인지 아니면 기분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어쩌면 저녁 먹은 후 pc 앞에 조금 더 앉아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앉아 있는 시간도 줄였다. 하여튼 이 일주일 동안은 내내 두부, 계란찜, 미역국, 흰 쌀밥 조금 따위로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먹고 양도 3분의 2에서 절반 가량으로 줄였다. 이러다가 검사 결과 걱정할만큼 나쁜 것이 아니라 그냥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하면 되는 정도라고 하면 막 라면이랑 닭강정을 먹어버리게 되려나 ㅜㅜ 카페인 없는 차를 마시고 과일과 푸딩을 약간 먹었는데 다 먹지는 않고 남겼다. 이것을 생략했으면 가책이 없을 것 같은데! 하여튼 오늘은 어제보다 덜 먹고 또 더욱 덜 자극적인 음식을 먹어서 지금은 속이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오후에 글을 반 페이지 가량 썼다. 결국 이번 주말엔 도합 한 페이지 가량 밖에 못 쓴 셈이다. 조금만 더 쓰면 마칠 수 있는데 어제도 종일 업무와 관계된 일들에 신경쓰느라 시간이 안 났고 오늘도 좀처럼 자리에 앉기가 힘들었다. 약도 먹고 있고 속이 아직은 부대끼니 오래 앉아 있으면 안 좋을 것 같아서. 하여튼 이번 주말에 다 쓰고 싶었는데 못했다고 속상해하다가, 아무래도 글을 쓰는 행위 자체에는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하고 특히 가장 마지막 부분을 쓸 때에는 흐트러지면 안되는데다 일종의 고양 상태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마음의 평안함이 부족한 이번 주말은 시간이 있었어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어차피 느릿느릿 써 온 거... 올해는 연초부터 썼는데 결국 이 글 하나밖에 완성하지 못할 것 같아 아쉽지만 올해, 지금 이 순간순간들의 내 능력과 상태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해오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을 다독거려본다. 이 메모를 마치고 몇 줄 정도는 더 쓰고 잠자리에 들지도 모르겠다. 

 

 

실내 자전거는 25분 좀 안되게 탔다. 겨울이라 베란다에서 타면 좀 추워서 몸이 움츠러든다. 그래서 얼마 전부턴 긴 옷을 입고 타게 되었다. 

 

 

이번 주는 아주 바쁜 스케줄은 아직 잡혀 있지 않지만 윗분이 물어온 피곤한 외부 인사들과의 미팅/식사가 있다. 그리고 다른 부서에서 무슨 심사에 들어와달라고 요청을 했고, 내일은 임원 주재 간부회의에 들어가야 한다. 내년 예산에 대한 계획서도 만들어내야 하고(윗분의 욕심 탓에 내가 힘들다), 올해 실적에 대한 보고서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렇게 할 일들이 많으니 몸이 버티지 못하는 게 아닐까? 아니, 할 일들도 그렇지만 역시 사람들 때문에 힘이 드는 거겠지. 하여튼 월요병이 몰려오는 시간이다. 다시 깜깜하고 추운 새벽에 출근해야 한다. 내일은 아버지도 새로운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가신다고 하여 저녁에 부모님과도 통화를 했다. 모든 것이 다 괜찮기를, 무탈하고 평안하기를 바란다. 

 

 

 

꽃 사진 몇 장 접어두고 마무리. 

 

 

 

 

더보기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