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 금요일 밤 : 햇살, 바쁘게 지나간 하루, 아아 나는 디지털 바보, 그래도 주말이 왔다 fragments2022. 5. 13. 21:31
아무 생각 없다가 제목에 날짜를 적는 순간 '으잉 오늘은 13일의 금요일이구만' 하는 생각이...
오늘은 평소보다도 더 일찍 출근했다. 출근길에 마주친 나뭇잎들의 각종 녹색과 환하게 비쳐드는 아침 햇살이 예뻐서 찍어보았다.
8시 훨씬 안 되어 사무실 도착. 오늘 오후 반차를 내고 진료를 받으러 가는 날이라 일할 시간이 모자라서 더욱 일찍 나왔다. 정신 차리려고 차 한 잔... 동생네가 전에 놀러왔을 때 선물로 준 차인데 이 브랜드는 처음 마셔봄. 그런데 다즐링치고는 좀 향신료 향이 강해서 살짝 취향에는 맞지 않지만... 그래도 정신이 퍼뜩 들긴 한다 :)
오후가 되기까지 바쁘게 일했다. 점심에는 예전 부서에서 데리고 일했던 직원이 출장을 왔길래 밥을 사주고 간만에 본사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카페에서 다른 부서 후배들을 여럿 마주쳐서 고된 신규 업무를 맡은 애들이 짠해서 그만 그 친구들에게도 커피를 사주었더니 이번달 나의 업무추진비는 이제 다 털림. (애초 병아리 눈물만큼 배정돼 있음 ㅋ) 근데 사실 후배 직원들에게 밥이나 커피를 사주는 건 아까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사달라 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좀 먹여주고 싶다. 직장생활 하는 내내 그래왔다. 근데 이래서 지난주의 그 짜증나는 선배 본부장이 나를 부잣집 여인으로 착각한 건가? (그분은 인색하기로 소문나서 후배들이고 어린 직원이고 간에 절대 밥이든 커피든 사주지 않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음 ㅋ)
바쁘게 일하고는 오후에 또다시 대륙 횡단을 하여 진료를 받고 왔다.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피곤하게 졸았다. 귀가하면서 다이소에 들러 습윤밴드, 물티슈, 샤워타월, 휴대용 화장품 용기 등등 각종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샀다. 여행을 위해 필요한 물건들을 1차로 조금 샀는데 이게 내 여행가방에 뭐가 있는지 확인을 한 후 2차로 또 사야 할 것들이 있을 듯함.
그리고 드디어 자전거 탈 때 써먹으려고 아주 조그만 미니 디지털 시계를 사고 건전지도 샀는데... 아아 두둥... 안에 설명서가 없다. 있다고 적혀 있는데 없다. 그래봤자 버튼 조작식이니까 하며 아무리 이 버튼 저 버튼을 눌러봐도 메인 시간이 맞춰지지 않고 옆에 깨알같이 나와 있는 조그만 숫자만 맞출 수가 있다. 메인의 시간은 계속 12:00에서 시작을 하고, 아무리 이것저것 눌러도 바뀌지 않고 툭하면 알람만 삐비비빅 울려대고 불만 깜빡깜빡 켜진다. 엉엉 시계를 샀는데 시간을 맞추지를 못해... 그냥 똑딱이 미니시계를 살 걸... 건전지 갈기 편한 걸로 고르다가 폭망함. 낑낑대다가 결론을 내림. 그래! 자정이든 정오든 12시에 건전지를 넣자! 그러면 자동으로 12시부터 시간이 맞춰지겠지! 엉엉 그래서 지금은 건전지를 빼놓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오늘은 피곤하니까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 것 같고, 내일 정오에는 침대에 들러붙어 있을 것만 같고, 혹여 부지런하게 좀 일찍 일어났다 해도 간이테이블에 놓인 건전지 빠진 시계를 보고 '???' 해버릴 것만 같음. 아아아아아...
오늘의 (나 개인에 한정된) 희소식은 해외 입국시 PCR을 신속항원검사로도 대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3주 후 여행을 가는데 돌아오기 전에 PCR 검사 받는 게 굉장히 부담이긴 했었음. 신속항원검사는 좀더 저렴하고 또 덜 힘들겠지 하는 희망을 가져봄. (여태 단 한번도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보지 않은 드문 인간 - 아무래도 친구가 없나보다. 지난 2년 넘도록 코로나 걸리지도 않았고 검사조차도 받지 않았음. 자가진단키트만 잔뜩 해봄)
오늘까지는 그냥 밥을 먹었다. 진료 받고 오는 날은 활동 구간이 길어서 그런지 너무 지친다. 자전거도 15분밖에 안 탔는데 이미 다리가 후들거렸다. 내일부턴 이제 다시 30분 + 토끼샐러드 귀환. 하여튼 주말이라 다행이다. 이번주도 과로하며 힘들게 보냈다. 주말엔 푹 쉬고 글도 쓰고 이사온 후 내내 베란다 안쪽 창고에 처박혀 있던 커다란 여행가방도 열어봐야겠다.
오늘의 식단.
아침 : 무가당 아몬드유 1팩(전에 사둔 아몬드유 다 마셔서 드디어 다시 새로 주문한 무가당 아몬드유로 돌아옴)
점심 : 난, 치킨 마크니 커리, 탄두리 치킨, 라씨 + 레몬 스퀴즈(NO 시럽)
저녁 : 밥. 미역국. 김치볶음. 참치(냉장고를 안 채웠더니 계속 이 모양 ㅠㅠ) + 체리 몇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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