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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애프터눈 티는 오랜만에 2집 창가 테이블에서. 







지난달 페테르부르크에서 사온 로모노소프 찻잔 마지막. 색깔도 그렇고 화려한 것이 신상품으로 딱 연말과 새해 시즌에 맞춰 나온 느낌이다. 이것은 별도 박스에 황금빛 종이 리본도 달아주었다. 뽁뽁이로 싸서 캐리어에 쑤셔넣어야 했으므로 종이 리본은 버리고 왔고(쫌 아까웠지만 남에게 줄 것도 아니고 내거니까 딱히 쓸모없음) 금색 줄무늬의 이쁜 상자에는 초콜릿과 뽁뽁이로 싼 향수를 넣어서 가져왔다. 









뽀드삐스니예 이즈다니야 서점에서 골라온 새해 일러스트 엽서. 러시아는 정교라서 개신교나 카톨릭의 12.25 크리스마스가 명절이 아니고 1월 1일이 가장 큰 명절이다. 이 시리즈 엽서는 두 장 샀는데 한 장은 화정 집에 두고 이것만 어제 가져왔다. 아직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2집에서 보낼지 화정 집에서 보낼지 알 수가 없음. 모두가 업무 일정에 달려 있음. 오늘 간만에 2집에서 휴일을 보내니 아주 조금만 연말 장식을 해보았다. 이 엽서는 블라인드 당김줄에 달아놓았고....






이건 에르미타주 샵에서 건져온 윌리엄 모리스의 크리스마스 천사. 전체 태피스트리 그림에서 천사만 따로 잘라낸 엽서인데 이게 더 마음에 들어서 부분엽서를 골랐다. 



책상 위 선반에는 작년에 프라하에서 건져왔던 크리스마스 쿠키를 얹어 두었다. 그 사진은 오늘 메모 포스팅에서 따로. 






어젯밤에 내려와서 꽃을 살 시간이 없었음. 그래서 거의 한달째 꽂아둔 말린 꽃과 열매로 대체. 그런데 나름대로 크리스마스 분위기임 :)





초점을 뒤의 엽서에 맞춘 사진 한 컷 더. 



엽서 아래에 보이는 러시아어들은 2015년도 마린스키에서 슈클랴로프님이 췄던 라 바야데르 프로그램. 사인은 작년에 받았다. 저 주황빛 도는 붉은 글씨가 발로쟈님 사인. 꽃돌이님이 사인해주신 프로그램들은 화정 집이랑 2집 여기저기에 이렇게 액자에 넣어 고이고이~ (저는 팬이니까요~)








이번에 사온 러시아 작가 머그컵 마지막. 다닐 하름스. 



근데 아무리 봐도 이 하름스는 본모습보다 너무너무 미화되고 잘생겨보임!!! 









하름스 컵 가져온 기념으로 간만에 하름스 선집 좀 뒤적이며 다시 읽음. 






펼쳐진 페이지는 가장 좋아하는 이 사람 작품 중 하나인 '즈듸그르 압쁘르'~ 






하름스는 몇편만 다시 읽은 후 어제 챙겨온 누레예프 전기 읽기 시작. 재작년인가 사온 건데 다 읽지는 못해서 어제 들고 왔다. 내겐 서로 다른 나라의 다른 사람들이 쓴 누레예프 전기가 여러 권 있는데 이건 러시아 평론가가 쓴 전기이다. 많이 깊고 진지하다기보다는 그냥 평이해서 좀 아쉬웠다. 아마 그래서 그때도 단숨에 끝까지 읽어치우지 않았던 듯(사실 이젠 노어보다 영어로 된 책 읽는게 쫌 더 편하긴 함. 그렇다고 영어를 잘하게 된 것이 아니고 그저 노어 실력이 퇴화해서 그런 것임 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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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5. 19. 15:23

일요일 오후 tasty and happy2019. 5. 19. 15:23



일요일 오후. 주말 내내 매우 습하고 날씨도 꾸무룩하다. 완전히 덥거나 미세먼지로 가득해 창문을 열지 못하는 날씨보다는 낫지만 하여튼 끈적하다. 에어컨 돌리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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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요즘 다닐 하름스를 다시 읽고 있다. 편지와 일기가 수록된 선집을 화정에서 들고 왔는데 무거워서 어제 좀 고생을 했다. 위의 사진은 웬만한 하름스 선집에는 다 포함되어 있는 짧은 희곡 "История Сдыгр Аппр" (즈듸그르 압쁘르 이야기)이다. 옛날에 하름스의 원문들을 읽을 때는 다른 작품들에 더 끌렸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니 이 작품이 가장 생각난다. 마술적으로 심장 한구석을 슥슥 잡아당기는 느낌이 있다. 



Сдыгр Аппр는 하름스가 만들어낸 의성어인데 이 사람이 원체 말장난에 능한 작가이기도 하고, 또 이 부조리하고 엽기적인 미니 희곡에서는 폭력적인 주인공이 중간에 노래하듯 읊어대는 대사에서 추임새처럼 나오는 말이기도 하다. р는 러시아어의 r인데 영어와 달리 rrrrr 하고 혀를 부르르 굴려주며 발음하기 때문에 이 대사를 쭉 읽으면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우스운 주문을 외는 듯, 노래하는 듯 느껴진다. 아마 원어민들에게는 더욱 재미있었을 것이다. 희곡은 주인공이 상대방과 악수를 하면서 한 손을 뽑아버리는 것으로 시작해 중간에는 의사의 귀를 물어뜯고(이 부분을 읽다보면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에서 스타브로긴이 지사 어르신의 귀를 물어뜯는 장면이 생각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잠든 등장인물들의 귀를 몽땅 잘라내고 도망간다. 



여러번 되풀이해 읽곤 하는데 매력 넘치는 작품이다. 몇년 전 도스토예프스키 박물관에서 바로 이 작품으로 작은 공연을 하기도 했는데 어쩐지 딱 어울린다. 그때 가서 봤으면 참 좋았을텐데 아쉽다. 이스또리야 즈듸그르 압쁘르~



이것이 거의 맨 마지막. 주인공 뾰뜨르가 사람들 귀를 몽땅 잘라냈다는 지문이 적혀 있음. 엽기적이긴 한데... 이 작가 스타일이 원래 이렇다. 나는 20세기 초중반 작가들 중 미하일 불가코프를 제외하면 조셴코와 하름스를 가장 좋아하는데 조셴코의 유머가 서민적이고 거의 누구에게나 먹히는 유머라면 하름스는 좀더 뒤틀리고 섬뜩하고 뒤통수를 때리는 부조리한 유머이다. 인텔리겐치야와 폭력이 뒤섞여 있다고 해야 하나... 



예전에 글을 쓰며 미샤에 대해 묘사할 때 나는 그의 가장 친한 친구 일린과 이런 대화를 나누게 했었다. 미샤가 조셴코 농담은 재밌어서 다들 웃는데 왜 자기가 농담하면 다들 안 웃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하자 일린은 너의 농담은 조셴코가 아니라 하름스에 가까워서 그렇다고 한다. 



사실 그 글은 꽤나 심각한 이야기였지만 그 부분에서 나는 조금 농담을 섞고 있었다. 결론은 농담으로 안 느껴졌음. 그 글을 발췌한 적도 있다. 여기 : https://tveye.tistory.com/4468



..



오늘의 메모는 쓰다 보니 거의가 다닐 하름스와 이스또리야 즈듸그르 압쁘르,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것이라 fragments 폴더가 아니라 books 폴더로 분류해 놓아야겠다.



..



5.18, 39주년. 잊지 않겠습니다.



..



이번주에 너무 바쁘고 정신없이 일했었다. 어제는 기차 타고 2집에 돌아온 후 너무너무 피곤해서 10시도 되기 전에 잠이 들었다. 새벽에 두어번 깼지만 도로 잠들어서 거의 10시가 다 되어 일어났다. 날씨까지 꾸무룩해서 계속 잘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억지로 일어났다. 



아침에 잠깐 집 앞에 나가 별다방에서 티푸드를 사서 들어왔다. 산책을 하고 싶었지만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서 우산도 소용없이 빗방울이 얼굴을 마구 때려댔기 때문에 그냥 별다방만 들렀다 돌아옴. 아침 챙겨먹고 차를 마시며 책을 읽다가 오후에 너무 졸려서 한시간 반쯤 또 잤다. 피로가 정말 엄청나게 쌓여 있었던 것 같다. 내 몸 안에서 잠이 계속 밀려나오고 또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날이 습하다. 이미 에어컨을 돌리고 있다. 여름이 다가오는 것 같아서 무섭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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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5. 18. 14:42

토요일 오후, 2집 창가에서 tasty and happy2019. 5. 18. 14:42



어제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잠들었다. 너무 오래 누워 있어서 온몸이 쑤시지 않았다면 오전 내내 잤을 것 같다. 



창가에 앉아 차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빗방울이 오락가락한다.








다닐 하름스의 다른 선집 들고 옴. 2006년에 돔 끄니기에서 샀던 하름스 작품집 중 하나인데 이 책에는 그의 편지와 일기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되게 오랜만에 다시 들춰 읽고 있음. 





아침에 잠깐 나가서 별다방 들러 사온 티푸드. 가장 가까운 곳이 별다방인데다 바람이 씽씽 불어서 더 멀리 가기 어려웠다. 새로 나온 거라 도전해보았지만 이것 역시 맛이 정말 별로였다. 도대체 별다방은 왜 내놓는 케익이고 빵이고 모두가 맛이 이 모양인 것일까. 일부러 그러나???? 두세입 먹고 포기함.




하지만 사진은 이쁘게 나옴. 빛좋은 개살구





겉모양에 속지 마시오. 맛없음. 느끼함.​






3주째 살아남은 기특한 소국 몇 송이. 아침에 비바람만 아니었어도 꽃집에 가려고 했는데 도저히 불가능했다. 소국아 내일까지만 좀 버텨주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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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9. 5. 12. 15:07

일요일 오후 티타임 tasty and happy2019. 5. 12. 15:07

 

 

일요일 오후. 무지 덥다.

 

늦게 일어나고 차 마시며 어제 읽던 하름스 선집 마저 읽는 중.

 

카페 에벨 컵이랑 찻잔 꺼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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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 11. 16:46

토요일 오후, 장미와 하름스 tasty and happy2019. 5. 11. 16:46

 

 

토요일 오후. 어제 미세먼지 마시며 돌아다녔더니 밤늦게까지 코가 막혀서 잠들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엄청 늦게 일어났음.

 

 

 

하름스 단편집 읽으며 차 마셨음. 근데 정오에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또 졸려온다. 아아...

 

 

 

어제 사온 세 송이 장미. 오렌지 장미는 빨간 애들보다 비쌌다 ㅠㅠ

 

 

 

 

 

 

 

 

하름스는 역시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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