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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 해당되는 글 386

  1. 2016.09.24 9.24 토요일 낮(1탄) : 늦잠, 요세포프 골목들 산책, 쥬인과의 추억, 그랜드 카페 오리엔트 오랜만 8
  2. 2016.09.24 늦잠 자고 방에서 아점 중 8
  3. 2016.09.24 저녁에 갔던 카페 6
  4. 2016.09.23 요 며칠 프라하 골목 풍경 몇장 4
  5. 2016.09.23 9.23 금요일 낮(1) : 잠, 억지로 조식, 에벨, 패션 초이스 실패, 코스타 커피, 와이파이 거지 ㅠ 2
  6. 2016.09.23 트램 창 밖 풍경
  7. 2016.09.23 9.22 목요일 밤 : 피로, 딱 돌아다닐만큼의 기간, 꿈, 로레타, 바로크, 기도, 카피치코에서 나눈 따스한 대화 4
  8. 2016.09.23 카피치코 다시
  9. 2016.09.23 감자 파 수프랑 까망베르바게트로 늦은 점심 중 4
  10. 2016.09.22 방에서 아침 2
  11. 2016.09.22 9.21 수요일 밤 : 구시가지, 회사, 아직 미해결, 한국식당, 아녜슈카, 용감한 조지 친구들, 베이크숍, 찻집 6
  12. 2016.09.21 아녜슈카 수도원 2
  13. 2016.09.21 베이크숍 프라하에서 잠시 쉬는 중 4
  14. 2016.09.21 빨간 구슬손잡이 빈티지 머그 4
  15. 2016.09.21 9.20 화요일 저녁 2
  16. 2016.09.20 또 발견~ 6
  17. 2016.09.20 수첩 찾음, 에벨에서 아점, 테스코에서 2
  18. 2016.09.20 2016.9.19 월요일 밤 : 추위, 그 생강이 진짜 생강, 쌀밥, 런던의 안개, 수첩, 빈티지 아트샵에서 나눈 대화, 료샤랑, 금도끼 은도끼 6
  19. 2016.09.20 추워서 사고 싶어진 옷들 6
  20. 2016.09.19 빨강의 여러 그림자 2
  21. 2016.09.19 추워서 차 마시는 중 2
  22. 2016.09.19 사진 업로드 실험 중 4
  23. 2016.09.19 9.18 일요일 밤 잠깐 7
  24. 2016.09.18 드디어 의자 있는 방 6
  25. 2016.09.18 9.17 토요일 밤 : 레냐 재회, 카피치코 같이 감, 존 레넌 펍, 밖에서 비틀즈 듣는 기분, 내일의 소망 8





오후 4시 즈음이다. 와이파이 잡히는 카페 와서 잠시.


...



자정 안돼서 잤는데 깨도 자꾸 자고프고 피곤해서 허우적대다 도로 자고 반복.. 결국 정오 다되어 일어나고 빵과 서양배, 디카페인티로 아점을 방에서 먹고 나왔다. 오늘은 요세포프 쪽 산책하고 새롭게 발견한 작은 에벨이나 아직 안 갔던 그랜드 카페 오리엔트에 가고 저녁엔 석양 찍어야지 하고 원대한 야망을..



나와서 구시가지 광장 쪽 지나 오랜만에 파리슈카 거리로 감. 여기는 명품 거리라 다른 거리와는 느낌도 다르고 더 넓고 조용하고 부티나고 낙서 스티커마저 덜하다(ㅠㅠ)

(이 동네 사진들은 카메라로 찍어서.. 나중에)



한참 걷다 이 골목 저 골목으로 빠지며 예전에 산책하기 좋아했던 요세포프의 각 골목과 유대교 회당 근처 산책. 루돌피눔과 강변 쪽도 가고.. 확실히 여긴 빛이 있을 때 와야 해.. 겨울의 요세포프는 좀 싸늘하고 음산하고 음습한 기운이 있다. 유대인 묘지와 골렘 전설 구역이기 때문인지도...


..




두어시간 가까이 걷다 배도 고프고 너무 지쳐서 마침 근처에 나타난 그 한국식당에 감. 주말이라 런치는 없다만. 오징어볶음 시킴. 몇년 전 여기서 이거 먹고 한국 생각했던 기억에. 오징어 양이 너무 적긴 했지만 하여튼 잘 먹고 나옴.


..





이 근처엔 4년전 여름 쥬인과 놀러왔을때 묵었던 아스토리아 프라하 호텔이 있다. 쥬인과 즐거웠지. 기념으로 사진찍어 쥬인에게 보내줌. 역시 우체국 같아 ㅋㅋ






이 근처엔 또 예전에 살때 자주 한국라면 사러 갔던 중국인 경영 수퍼가 있다. 첨에 발견했을때 쥬인이랑 '보물창고'라 불렀던 곳이다 ㅋㅋ 보물창고에 다시 가서 김치컵라면 1개 샀다 :)





..





그리고 첼레트나 거리로 와서 오랜만에 그랜드 카페 오리엔트에 옴. 내 기억 속에선 프라하 최고 메도브닉 중 하나를 팔던 카페였다. 딱 한적한 시간이라 여유롭다. 얼그래이랑 메도브닉 시켜서 매운 오징어볶음 맛 없애고 있음. 여기 오면 쥬인이랑 같이 왔던 생각 난다..







오리엔트에 앉아 있자니 담주에 한국 돌아가는게 안 맏어지고 꼭 계속 이렇게 카페에 한적하게 앉아 있을것 같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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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9. 24. 20:04

늦잠 자고 방에서 아점 중 2016 praha2016. 9. 24. 20:04







어제 좀 많이 걸어서 그런가(6.4킬로) 아침에 너무 계속 졸려서 자고 또 자느라 엄청 늦게 일어나고 아직도 방에 있음. 1시.. 조식에 대한 욕심은 없는데 나같은 경우는 그냥 조식불포함으로 얘약하는게 나은거 같다(근데 그 조건이 없었어ㅠㅠ)


이럴거 같아 어제 폴에서 사온 초코칩 기다란 패스트리와 조식테이블에서 가져온 서양배 먹는 중. 이 배는 풋내 나ㅠㅠ 서양배는 역시 맛이 없다. 이거 먹고 나가야지.

(저 장미는 방에 있는 가짜 꽃.. 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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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9. 24. 04:39

저녁에 갔던 카페 2016 praha2016. 9. 24. 04:39


카피치코의 우아한 금발 여인이 추천해줘서 가봤던 카프로바 거리의 coffee lovers. 안쪽의 금연석 자리는 그녀의 말대로 아늑하고 좋았는데... 와이파이도 터지고... 그러나 사진 업로드는 안됐고 그것보다도... 바깥 흡연석에서 넘어오는 담배연기가 너무 심해서 여기는 아무래도 다시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좀 안타깝다. 예쁜 카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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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9. 23. 23:26

요 며칠 프라하 골목 풍경 몇장 2016 praha2016. 9. 23. 23:26

코스타 커피에서 와이파이 잡은 김에.. 요 며칠동안 프라하 골목들 돌아다니며 폰으로 찍은 사진들 몇장. 용량 때문에 폰 사진만.... 이번에 와서는 dslr 반, 폰 반 정도 섞어서 찍고 있다. 폰이 편하긴 하지... 줌이 안되고 화질이 딸려서 그렇지만.


맨 아래 두장만 dslr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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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에벨 창가에서 바라본 바깥 건물)



간밤에 피곤해서 자정 되기 전에 누웠지만 잠이 안오고 잡생각이 많이 들어서 뒤척이다 늦게 잤다. 한시쯤 약을 안먹었다는 것을 깨닫고 뒤늦게 약먹고 잤다. 여기 와서 처음으로 그래도 다섯시간 연속으로 중간에 안깨고 잤다. 아침에 깨서 다시 자고 또 다시 잤다.


그냥 계속 자고 싶었지만 몸이 너무 힘들고 추워서 조식을 꼭 먹어야 할것 같아 억지로 일어나 머리를 감고 좀비의 몰골로 10시쯤 조식 먹으러 내려갔다. 먹을게 별로 없고 이 호텔 조식엔 이상하게 커피만 있고 차는 없다. 한국에서 가져온 레몬생강차 티백을 들고 내려가서 꿀을 타서 먹었다. 스크램블드 에그와 토마토, 빵과 버터와 잼, 양상추와 오이피클을 꾸역꾸역 먹고 올라왔다.


..



방에서는 여전히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는다. 졸리고 머리가 멍해서 그냥 잠만 자고 싶었다 오늘 날씨가 좀 흐리긴 하다. 에벨에 차를 마시러 가기로 했다



카페 에벨에 갔다. 정오 즈음이라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11시 반에서 1시 반 사이가 제일 많다. 다들 브런치와 런치를 먹으러 오는 것이다. 그러고는 2시쯤 되면 놀랍게도 사람들이 싹 빠진다. 들어갔을땐 창가 자리뿐이었다. 원래 오늘은 글을 쓰려고 아래 테이블에 앉으려 했는데 자리 자체가 없어서 '그래, 글은 다른데서도 쓸수 있지만 이 창가 자리는 있을때마다 앉아야지' 하고 앉았다. 메도브닉과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를 주문했다. 여기 메도브닉 3년 전이랑 달라졌다. 그땐 건조했는데 이번엔 훨씬 끈적하고 묵직하고 더 맛있어졌다! 에벨이 옛날보다 케익이 전반적으로 더 맛있어짐!







창가에 앉아 그냥 차 마시고 진한 메도브닉 먹었고 바깥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카페,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카페, 빨간색과 파란색이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에 살았을 때는 편하게 글을 쓰러 왔고, 지금은 그렇게 글을 쓰기보다는 창가에 앉아 그냥 차를 마시고 케익을 먹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소중한 곳이다. 이곳과 카피치코가 그렇다. 이곳에 몇달 머무른다면 나는 다시, 오후에 편한 옷을 입고 와서 안쪽 사각테이블 앞에 앉아 노트북 자판을 두들기며 글을 쓰겠지...



..



(그래서 갈아입고 다시 나옴 ㅠㅠ)



에벨에서 나왔는데 너무 추웠다. 얇은 야상 짧은 점퍼가 추운 것 같아(지퍼를 끝까지 올리고 스카프를 둘러도 소용없을 정도였음) 방으로 돌아가 트렌치코트로 갈아입었다. 안에 입었던 꽃무늬 블라우스도 벗고 티셔츠와 카디건으로 바꿔입었다.






그리고 반대방향으로 걸어나와 나로드니 트르지다 테스코의 그 코스타 커피에 왔다. 와이파이 거지로 헤매고 떠돌며 내린 결론은 여기가 제일 와이파이 잘 잡힌다 티스토리 접속도 잘되고 노트북으로 티스토리 로그인도 된다(웬만한 다른데는 와이파이는 잡혀도 티스토리 노트북 로그인이 안됨 ㅠㅠ) 그래서 여기 앉아 잠깐 밀린 포스팅과 댓글도 달고, 자료도 좀 찾고 앉아 있다가 5시 전에 이른 저녁 먹고 찍어둔 카페에 가서 글을 좀 쓰고 들어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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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9. 23. 05:22

트램 창 밖 풍경 2016 praha2016. 9. 23. 05:22



트램 창 너머로 본 우예즈드 풍경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쪽에 머물렀는데 오늘 22번 트램 타고 여길 지나가며 창 너머로 보니 또 느낌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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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제 이상하게 너무 졸리고 피곤해서 방에 와서는 그냥 누워 잤다. 폰의 대시보드를 보니 매일 약 4-5킬로쯤 걸어다니고 있는데 이게 별로 긴 거리가 아니지만 원체 저질체력인데다 여기는 돌길이라 발과 다리와 허리가 더 금방 지치는 건 있다.


본래 집에 있을땐 방에서 쿠마와 뒹구는 게으른 집토끼이기 때문에 매일 나돌아다니니 피곤할만도.. 그렇다고 막 돌아다니는것도 아니고 주변 좀 걷고 주로 카페들을 전전하고 있다만.


프라하에 온 큰 이유 중 하나는 글을 쓰기 위해서이기도 한데 실상 아이디어와 구조 노트는 정리했으나 진득하게 앉아 글을 쓰지는 못하고 있다. 아마 3주는 그냥 돌아다니기에 맞는 기간인것 같다. 생각해보니 3년전에도 첫 한달은 돌아다녔고 4주째에야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땐 겨울이기도 했고 아예 집을 빌렸으니 안정감도 더 있었고 지금만큼 미래에 대한 고민이 컸던 것도 아니긴 하다.



간밤 꿈엔 회사 인사부서 쪽 간부들이 나왔고 대학 친구도 나왔다. 간부는 돌아올 때가 됐냐고 물었고 난 아직 기간이 남았다고 말했고 꿈속에서도 괴로웠다. 그리고 약에 대해, 울타리에 대해, 콘크리트에 대해 꿨다. 꿈 노트 적었는데 날라감 ㅠㅠ




...






새벽엔 춥지만 낮 날씨는 찬란한 완연한 가을 날씨다. 7도에서 20도. 내가 좋아하는 날씨긴 하다. 그래서 오늘은 며칠 안 남았으니 로레타 가서 종소리 다시 듣고 그때 닫았던 샵에 가기로 했다.


일찍 일어났다가도 자다깨다 하곤 결국 조식 포기. 사다놓은 빵과 조식테이블에서 며칠전 가져온 미니사과, 무려 한국에서 좀 싸온 견과와 디카페인티로 아점을 먹은 후 나갔다. 어제 와퍼 먹어서 그런지 얼굴 부음 ㅠㅠ



..




나로드니 트르지다까지 걸어서 트램 22 타고 포호젤레츠에서 내려 로레타 갔다. 샵만 아니면 사실 사원 밖에 앉아 종소리 들어도 되는데 다시 입장권 삼 ㅠㅠ


나는 바로크 미술을 좋아하지만 내게 있어 바로크는 온전하게 예술적 영역인 것 같다. 어떤 경건함이나 종교적 감동을 느끼기엔 너무 아름답고 화려하고 피상적이고 기괴하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바로크 교회인 화려번쩍한 로레타는 내게 아름답게 치장한 귀족부인 같지만 성당으로서의 성스러움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인위적 아름다움이 있다. 그리고 이곳의 종소리는 내게 기독교적 감동이라기보단 음악 자체의 아름다움이 주는 감동이다. 하지만 내가 지금껏 들은 종소리 중 가장 아름답고 내 마음을 울리는 소리이다. 아마 내가 '진짜로' 아름답다고 느꼈던 '첫' 종소리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헌금을 하고 초를 켰다. 4개. 나, 가족, 친구, 그리고 가족분이 편찮으신 블로그 이웃분이 계셔서 각각 1개씩 켰다.



저에게 용기를 주세요. 그리고 평온함을 주세요. 그리고 글과 사람을 주세요.



..



샵이 열었지만 전보다 물건이 없었다. 팔에 차는 묵주는 하나도 없었어 쥬인아 ㅠㅠ 팔에 차는 건줄 알았던 건 목걸이였는데 나는 카톨릭 신자가 아니다만 붉은색이 예뻐서 하나 샀다. 근데 이거 전에 쥬인에게 사다줬던 그거 같아...



..



로레타에서 나와 스트라호프 수도원에 갔다. 오늘은 어쩐지 내키지 않아 도서관 등 내부를 보지 않고 경내와 주젼의 프라하 전망만 봤다. 보통 이 코스는 흐라드차니 언덕길 따라 산책해 말라 스트라나로 내려가고 덜 힘들면 캄파까지 가는 내가 좋아하는 코스인데 오늘은 배도 고프고 다리아프고 힘들어서(그리고 초장 2-3일째에 그렇게 걸어서) 그냥 도로 포호젤레츠 와서 트램 타고 우예즈드 전 정거장인 헬리초바에서 내림. 여기서 내리면 말테세 광장, 즉 카피치코와 가깝다



배가 고파서 전에 오믈렛 아침 먹었던 비스트로 드 프랑스에 갔다. 거기서 올린대로 리크 감자 수프와 까망배르 크랜베리 바게트 먹음. 고기류는 전부 햄이 들어 있어 포기, 오리 콩피는 피본 적이 있어 포기했더니 메인으로 먹을게 의외로 없었다. 비프 부르기뇽이라도 ㅠ



..




먹고 나와서 카피치코에 갔다. 오늘은 짧은 금발머리 우아한 여자분 점원 혼자였다. 얘길 나누었다. 접때 그 아저씨가 주인 맞다고 한다. 이름은 로만(어머 우연의 일치.. 내가 쓰는 글에 나오는 바이올리니스트 아저씨 이름이 로만인데 ㅋㅋ). 매우 좋은 보스이며 절대 화를 내지 않고 친절하다고..


카피치코가 특별한 곳이었는데 없어진줄 알고 슬펐다가 다시 찾아서 좋다는 얘기, 이곳이 집을 생각나게 할만큼 아늑하다는 얘기, 최고의 차와 메도브닉이 있고 맘이 편한 곳, 프라하에 무수히 아름다운 명소가 있지만 돌아가서 가장 자주 생각나는곳은 여기와 카페 에벨이란 얘기 등을 나눴다.



그분도 동조했고 여기가 자신에겐 제2의 집이라 했다. 자기도 여행가면 카페에서 담배를 피우고 그곳에서 아늑함을 느끼는게 매우 소중하다고, 프랑스에 그런 곳이 있다고도 했다.


여러 얘기를 나눴다. 내가 글을 쓰기도 하며 카피치코에서도 썼었고 지금도 노트를 적는다는 얘기, 언젠가 이곳에 대한 글을 쓸지도 몰라요 란 얘기. 내 소개로 여기 와본 사람들도 있고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얘기 등등...


그리고 로만이 내게 그려준 그림과 일본어 아리가또 써준 명함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수첩에 붙여놓은걸 보고 무척 좋아했고 이 그림이 뭘까요 하자 그녀는 아마 sun 같다 하고 나는 동그란 새 bird 같다고 하다 그럼 썬버드에요 :) 라고 웃었다.


계산을 할때 그녀도 내게 그림을 그려주었다. 나는 이거밖에 못그려요 ㅎㅎ 하면서 별과 귀여운 소녀 얼굴을 그려줘서 나도 '저도 이것만 그려요 ㅋ'하면서 토끼 얼굴 그려줌. 떠나기 전에 또 오기로 하고 포옹하고 헤어짐.


작은 카페는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고 생전 처음 본 사람들이지만 하나의 공간으로 안해 서로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웃고 포옹하고 키스하고 헤어질수 있다는건 그래도 세상에 축복할만한 일들이 남아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



나와서 트램 타고 내린 후 걸어서 방에 옴. 5시잔이었고 아직 밝은데다 날씨가 아까워서 원래는 노트북이나 폰 들고 와이파이 되는데 나가려 했으나 너무 피곤해서 이건 정말 오늘 더 나가면 안되겠다 싶어서 씻고 노트북을 켰더니 잠깐 와이파이가 잡히고 로그인이 돼서 사진몇장 올림. 지금은 또 끊어짐. 폰으로는 사진 안올리면 글은 올라가서 불편하지만 폰으로 오늘 메모 남기고 있음. 그래서 이 메모엔 아마 사진이 없을 거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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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9. 23. 01:58

카피치코 다시 2016 praha2016. 9. 23. 01:58




로레타와 스트라호프에 갔다가 늦은 점심을 먹고 카피치코에 다시 갔다. 지난번 만났던 주인 아저씨 로만은 자리에 없었고 대신 다른 여자분이 계셨다. 짧은 커트 머리의 우아한 중년 여자분으로 카페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카페라는 공간 하나를 매개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대화를 나누고 나와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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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로레타와 스트라호프 갔다가 너무 배고파서 전에 오믈렛 아침 먹었던 비스트로 드 프랑스에 와서 리크 수프(파의 일종인 리크와 감자로 끓임. 부드럽고 맛있음)과 까망베르크랜베리 바게트 먹고 있음. 고기요리 있음 먹으려 했는데 다 햄이 들어가거나 너무 거한 오리콩피라서 포기 ㅋ


이집 음식 소박하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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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9. 22. 22:40

방에서 아침 2016 praha2016. 9. 22. 22:40



늦잠 자고 조식 놓치고 방에서 차려먹고 나옴. 그저께 폴에서 사온 뺑오쇼콜라 + 미니 사과, 견과 + 디카페인 티

저 폴란드 찻잔 말라 스트라나에서 가게 발견해 질러ㅛ던 거 ㅠㅠ


저렇게 먹고 로레타랑 스트라호프 갔다가 너무 배고파서 카피치코 옆의 작은 식당에서 밥먹고 있음 점시 와이파이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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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벌써 2주가 훨씬 지나갔고 나는 다음주 수요일에 돌아가는 비행기를 탄다. 즉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

 

 

간밤에도 여러 꿈을 꾸었다. 이주일 전 프라하에 와서는 오랜만에 다시 오는 도시의 아름다움과 향수에 빠져서, 돌아다니느라, 그리고 친구가 와줘서 함께 다니느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보고 걷고 차를 마시고 좋아했던 장소에 가고, 글을 쓰기 시작하고, 내게 힘이 되어주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으로 충분히 바빴다. 삼각형 방과 의자 부재의 문제가 제일 골치아픈 정도였다

 

 

그리고 친구는 돌아갔고 나는 구시가지로 숙소를 옮겨왔다. 내가 이전에 머물렀던 곳에서 그리 멀지 않다.

 

 

역시 구시가지는 관광객들로 넘치고 공기 자체가 다르다. 예전에도 그런 걸 느꼈는데, 구시가지는 좀더 화려하고 웅장한 대신 어딘가 차갑고 싸늘하다. 아마도 요세포프와 거대한 고딕식 광장들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말라스트라나 쪽 역시 관광객들이 많지만 이쪽보다는 훨씬 덜하고 그쪽은 좀더 주민들이 많다. 해가 더 잘 들고 좀더 아기자기하고 조금 더, 뭐랄까, 사람 사는 동네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선지 구시가지로 옮겨오자 좀 쓸쓸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아무래도 한국에 돌아갈 날도 가까워지고 휴직 기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그런지 좀 불안하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하기도 하다. 아마 그래서 꿈도 꾸고 자다가 깨어나면 한동안 잠이 안 오나보다.

 

 

..

 

 

 

오늘 급여가 들어오는 날이었는데 물론 휴직 중이라 상당 부분 삭감되었고(질병으로 인한 휴직일 경우 초기 3달 동안은 급여의 일부를 좀 받을 수 있다) 작년도 평가 결과도 별로 좋지 않아(뭐 자업자득이다. 작년 하반기에 내가 워낙 방황을 했으니) 더 깎였다. 회사 다니는 내내 성과평가 결과나 등급에 대해 걱정해본 적이 없었는데 아프고 나서, 그리고 작년 같이 특수한 경우 등을 겪고 나니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싶다. 그래서 이번달 수입은 매우 적고, 물론 지출은 많다. 여기 오기 전에 1년짜리 묶어놨던 적금도 한개 풀어서 자금을 좀 조달해 왔다. 이럴 거라고 미리 생각하긴 했지만 확실히 눈에 보이는 숫자가 나타나면 좀 고민이 되기 마련이다.

 

 

나는 8월에 퇴사를 결심했었고 실제로 이를 실행하러 갔었다. 노조의 도움으로 잠시 휴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물론 그건 그리 매끄러운 과정이 아니었다. 만일 내가 정말 간절하게돌아갈 생각이었다면, ‘정말 간절하게 이 자리에 남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나는 노조에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고 노조의 도움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쨌든 임원의 의지에 반하는 행동이었고 노조에 있었던 일을 모두 말하고 도움을 받음으로써 사측에 대해 일종의 스트라이크 행위를 보여준거나 다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연차와 나의 위치에서 이 행위는 사실 영리한 건 아니었다. 앞날을 생각한다면, 남는다고 생각한다면. 하지만 그땐 전혀 그런 생각을 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다시 돌아간다 해도 나는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회사와 밀고 당기기를 하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냥 그때 나는 너무 절박했고 떠나기로 마음먹었고 너무나 억울하고 속상했기 때문이다. 의사는 나에게 노조에 얘기한 것은 잘한 행위라고 했다. 나 역시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만일 그때 처음 생각했던 대로 말없이 퇴사하고 떠났다면 그리 타당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억울함과 분노 때문에 무척 괴로워하고 있었을 것이고 그 상처는 쉽게 낫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있자니 아마도 페테르부르크에 갔을 때보다 좀더 객관적이 된 것 같고 좀더 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아마도 나는 아직 두려운 것 같다. 통장 잔고. 앞으로의 미래. 새로운 직업에 대한 가능성 여부. 부모님. 나이. . 그냥 모든 것이. 그래서 이러다가 그냥 돌아가게 되는 걸까?’ 하고 자문하게 되기도 하고 그건 자신에게 비겁한 행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나는 여전히 회사에 대한 꿈을 꾸고 회사 사람들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

 

 

 

곁에 누가 있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종종 한다. 아마도 많이 쓸쓸했고 그만큼 자신감도 상실했고 약해진 모양이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성숙하고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건 일종의 환상이었을 것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며 성숙하고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그것을 확장해나가는 가운데 강해질 것이다.

 

 

 

..

 

 

 

 

하여튼..

 

 

오늘은 조식을 먹어보려 했지만 어제 잠이 모자랐기 때문인지 오늘은 아침에 깼다가 자다가를 계속 반복했다. 이불을 두개나 덮고 잤지만 추웠다. 밤 기온이 6~7도니 그럴만도 하다. 그리고 구시가지는 말라 스트라나보다 더 춥다. 예전부터 느낀 점이다.

 

 

늦게 일어났고 어제 폴에서 사온 빵이랑 차를 먹고 나갈까 하다가 몸이 많이 허해진 것 같아 한국식당에 가서 런치를 먹기로 했다. 구시가지 들로우하 거리를 다라 쭉 가다가 베네딕트스카 쪽으로 접어들면 mamy라는 한국 식당이 있었는데 3년 전에 두어번 갔었다. 그때 많이 쓸쓸했던 때라 한국말을 듣고 인사를 했을때 슬며시 위안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숙소에서 600미터쯤 떨어진 거리라 금방 갔다. 예전에 많이 돌아다니던 지역이기도 하고. 많이 변했다. 장사가 잘 되는지 다른데도 분점을 냈다. 그땐 한국음식 위주의 좀 소박한 메뉴와 공간이었다면 지금은 스시와 각종 라멘, 각종 요리 등등 좀 중국식당처럼 굉장히 다양한 메뉴로 바뀌었다. 마케팅도 그렇다. 대신 현지인들이 많이 찾고 아시아인들도 중국사람들이 꽤 있었다. 런치도 전엔 두어가지였으나 이제 스시를 포함해 요일별로 매일 5가지 정도 있다. 그런데 나는 돼지고기 알레르기 때문에...

 

 



계란프라이를 얹어주는 짜장볶음밥 런치가 159코루나여서 그것을 고르고, 거기에 미니 된장찌개를 시켰다. 짜장은 춘장을 볶아 만든 것 같은데 볶음밥에 간장과 참기름이 들어갔는지 좀 짠 편이었다. 전반적으로 간이 세서 아쉬웠지만 어쨌든 오랜만에 밥과 된장찌개를 먹고 나왔다. 한국인이 하는 가게가 잘돼서 좋긴 한데 어쩐지 난 3년 전의 그 가게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음식도 그렇고...

 

 

마미에서 나와서 오랜만에 들로우하와 마스나, 리브나 등등 그쪽 길을 걸었다. 이쪽은 좀더 외지고 응달이고 어둡다. 낙서도 더 많다. 가는 길에 체코 포스터와 엽서 가게에 들러 맘에 드는 엽서를 몇장 샀다. 이쪽에서는 아녜슈카 수도원이 가깝다. 그래서 거기 갔다.

 

 

..

 

 

 

내가 프라하에서 가장 좋아하는 두개의 사원. 로레타와 아녜슈카이다. 후자는 매우 오래된 곳이고 돌로 만들어져 있고 아주 소박한 장미창과 아치가 있어 바로크풍의 화려한 로레타와는 완전히 다르다. 아녜슈카에는 중세 성화들과 조각상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 내가 비밀스럽게 좋아하는 그리스도 조각상이 하나 있다. 매우 인간적이고 매우 처절하고 또 불완전한 조각상, 진짜 예술가의 세련된 솜씨가 아니라 어딘가 서툴게 만들어진 조각상이다. 나는 사실 아녜슈카에 그 조각상과 장미창의 빛을 보러 가곤 했다. 별로 싸지 않은 입장료를 내고.

 

 

오랜만에 갔더니 많이 변했다. 샵도 생기고 로비도 많이 바뀌고 심지어 코트보관소까지 생겼다. 그러나 슬프게도, 전시품이 몇개 되지 않았다. 알고보니 발트슈테인 궁전 쪽에서 중세를 아우르는 큰 전시를 하면서 거기에 아녜슈카 전시물들이 상당부분 가 있었다. 오늘 산 입장권으로 거기 가서 볼수 있다고 한다. 가보면 되긴 하는데... 주중에 로레타 갔다가 들러볼까 한다. 왜냐하면... 그 그리스도 조각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훨씬 얌전하고 정통으로 만들어진 목각 그리스도상 뿐이었다. 슬펐다.

 

 

..

 

 

 

아녜슈카에서 나와서 그쪽 동네를 잠시 거닐었다. 산책하고 사진 찍기 좋아하던 고적한 장소였다. 그리고 언제나 이곳은 어딘가 싸늘하다. 요세포프의 시나고그들이 있는 곳들이 그렇듯. 그러다 플레이모빌 샵 발견!!! 테스코에 용감한 조지 친구들 사러 갔다가 없어서 슬퍼했었는데 어린이 장난감 가게 진열창에 거대한 플레이모빌이 빵긋 웃고 있었다! 정신없이 들어가 홀린 듯이... 기사와 천사와 악마 모빌을 사버림 ㅠㅠ 망했다. 통장 잔고 보고 슬퍼한 게 불과 두시간 전이잖아 ㅠㅠ 용감한 조지 친구들에 그만 눈이 멀어... 뭐 그렇게 비싼 금액은 아니지만 한푼두푼 모여 이미 유리지갑은 가루먼지로... 이제 정말 아무것도 안 사야지..

 

 

..

 

 

 

한국식당에서 먹은 짜장볶음밥과 김치 때문에 입안이 안좋아서 차와 케익을 먹으러 베이크숍 프라하에 갔다. 여기는 가격대가 좀 있지만 그래도 빵과 케익이 맛있는 곳이다. 예전에 두달 동안 살때 가끔 가서 빵을 사기도 하고 애플파이나 티라미수를 테이크아웃해오곤 했다. 여기 티라미수는 프라하에서 제일 맛있다. 좀 진하고 두껍고 슬라이스아몬드가 빽빽하게 붙어있다. 이탈리아에서 먹은 티라미수와는 약간 다르지만(도리어 이탈리아에서 먹은 티라미수는 좀더 부드럽고 아이스크림 같고 묽은 제형이 많았음) 맛있다. 오늘 다시 먹으며 느꼈다. 맛있네.

 

 

..

 

 

걸어서 숙소에 돌아왔다. 짐과 카메라를 내려놓고 노트북을 들고 다시 나왔다. 와이파이 되는 곳을 찾아.... 며칠 전 갔던 황금수탉 건물의 찻집에 갔으나 자리가 없어 바츨라프 광장 쪽의 도브라 차요브나에 왔다. 료샤가 보스턴 티파티를 안 마시고 내가 카쉬미르의 향기를 마셨다가 피봤던 그곳이다 오늘은 다즐링 히말라야를 시켰다. 내 노트북의 엘지 마크 때문인지 주인이 나에게 한국에서 왔느냐면서 재작년에 tea trip을 갔었다며 보성과 부산, 제주도를 갔다고 한다. 내가 보성 녹차밭 가셨냐고 했더니 그렇다면서 판타스틱했다고 한다. 녹차아이스크림 드셔보셨어요 했더니 그거 못먹었다고 아쉬워한다... 근데 사실 나도 보성 녹차밭 못가봤어 ㅋㅋ

 

 

보스턴 티파티는 좀 강할 것 같아 다즐링 히말라야 시킴. 너무 맘에 드는 푸른색 세라믹 티포트와 조그만 찻잔을 줬는데 이거 너무 갖고 싶다... 하지만 이거 파는 거냐고 물어보지 않을거야 유리지갑 가루... 아 근데 이 찻잔 너무 예쁘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푸른색과 녹색이다 ㅠㅠ

 






 

근데 여기도 와이파이가 왔다갔다 하네. 이 글이 올라갈지 모르겠다.. 이거 올려놓고는 숙소로 돌아가 저녁 대충 먹고 글 좀 쓰다 자려고 한다.

 

 

 ... 찻집에서도 와이파이 끊겨서 나왔는데 라진님 쉑쉑버거 포스팅 때매 버거 먹고파서 버거킹 와서 와퍼 먹고 있음. 히티틀러님 생각도 나네요... 여기서 와이파이가 잡혀서 올려보고 있음. 역시 패스트푸드점과 스타벅스여야 하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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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21. 23:06

아녜슈카 수도원 2016 praha2016. 9. 21. 23:06




와이파이 부실로 사진이 1장 이상은 오류나서.. 레이아웃으로 4장 합쳐봄 ㅠㅠ

돌과 빛의 오래된 사원..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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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21. 22:43

베이크숍 프라하에서 잠시 쉬는 중 2016 praha2016. 9. 21. 22:43




오랜만에 요세포프 쪽 나왔다. 아녜슈카 수도원 갔다가 베이크숍 프라하에서 차이 티와 티라미수 먹는 중. 프라하 최고의 티라미수로 기억하고 있었지. 역시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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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21. 20:26

빨간 구슬손잡이 빈티지 머그 2016 praha2016. 9. 21. 20:26



이건 와이파이 때문에 못 올린 그 1911년 체코큐비즘 빈티지 머그. 식당에 앉아 와이파이 시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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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21. 02:24

9.20 화요일 저녁 2016 praha2016. 9. 21. 02:24

아침에 료샤가 돌아갔다. 여태 데리고 다녀주고 놀아준게 고마워서 공항에 같이 갔다. 모스크바에 가서 하루 있다가 돌아간다고 한다.


친구가 가고 나니 좀 허전했다. 간밤엔 새벽에 갑자기 깨서 두어시간 이상 못 자고 뒤척여서 매우 피곤했다. 공항에서 버스 타고 구시가지로 와서 좀 걸어 에벨에 갔더니 정오가 다 되어 있었다.


다행히 에벨에서 내 수첩을 보관하고 있었다. 어떻게 생긴 수첩이냐 묻는데 순간 노어만 생각나고 영어가 생각 안나서 '칼라풀, 스몰'이라고 대답 ㅋㅋ 하여튼 수첩 찾았다. 온김에 아점으로 모짜렐라 토마토 루꼴라 베이글 목었다. 맛있었는데 슬프게도 카푸치노에 도전한 결과 배가 아파 응징당함..



에벨에서 나와 좀 걸어 테스코에 갔다. 어제 보타니쿠스에서 중국인 관광객때문에 실패한 바디로션 사려고. 매뉴팩투라 매장이 있어서 거기서 바디로션을 하나 샀고 테스코에선 무료 와이파이가 되어서 거기서 좀 메모를 적다가 안쪽 코스타 커피에서 딸기에이드 시켜놓고 노트북을 꺼내봤다.





근데 우여곡절끝에 성공은 했지만 노트북으로 티스토리 로그인하는게 너무 안된다... 이건 와이파이 문제도 있지만 티스토리가 불안정한것도 필시 이유 중 하나일듯.



나와서는 좀 걷다가 어제부터 눈에 밟혔던 숙소 근처 거리 귀퉁이의 작은 아르데코풍 카페에 갔다. Artisan cafe란 곳인데 조그맣고 인테리어도 빈티지 아르데코 풍이었다. 차는 45코루나, 케익이 55코루나로 구시가지에선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는데 와이파이 안되는게 안타까웠다. 그것만 되면 또 오고 싶었는데...







차 마시고 나와서 수퍼에 가서 1.5리터짜리 생수 두병을 샀다. 그러고 나니 짐이 너무 무거워서 숙소로 돌아왔다.



짐을 내려놓긴 했는데 여전히 와이파이 부실해서 오늘의 메모도 남기고 저녁도 먹을겸 좀 걸어나옴. 새로운 중국식당 발견. 밥 시켜놓고 기다리는 중.



오늘은 잘 자야 할텐데..



벌써 2주가 되었다.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가는 것일까. 자다 깨면 역시 아직 걱정이나 불안감이 되살아나서 다시 잠이 안오는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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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20. 23:17

또 발견~ 2016 praha2016. 9. 20. 23:17

다른 동네 산책하다 저 낙서 스티커 또 발견~~

이 스티커 붙이고 다니는 사람의 정체는 무엇인가~~


다른 나라 다른 도시도 그렇긴 하지만 유독 프라하는 여기저기 붙어 있는 스티커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벽에 그려대는 그래피티보다도 여기저기 붙여 놓는 스티커가 훨씬 다양하고 재밌는게 많다. 돌아다니며 그 스티커들 찍는 것도 나름대로 취미인데 이건 나중에 돌아가서 와이파이 걱정 안하고! 집에서 올려보겠다 :)



다니다 또 발견하면 좋겠다 저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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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수첩 찾았다... 에벨에서 보관하고 있었다. 흑흑... 다행이다.

아침에 료샤가 돌아가서 공항 다녀왔고 간밤엔 잠도 설쳐서 피곤하게 에벨로 갔다. 수첩 찾고 여기서 아점 먹었다.





여기 베이글 샌드위치가 무척 맛있다. 루꼴라 잔뜩, 바질페스토, 모짜렐라, 토마토...

여태 먹은 샌드위치 중 수위에 들어가는 샌드위치.



커피가 워낙 유명한 곳이라 카푸치노 마셔봄. 맛있었으나 역시 내게 커피카페인과 우유는 쥐약.. 배아팠음 흐흑 앞으론 다시 차만 마셔야지...


..


테스코에 바디로션 사러왔다가 와이파이 잡혀서 잠시 테스코 안에 있는 혼잡한 코스타 커피에 앉았다. 할리스풍의 커피숍이다, 정신없다... 그치만... 예쁜 카페보다 와이파이가 우선이다.. 와이파이 거지 흑흑흑.. 한국가면 lte, 여기선 와이파이 거지.. 그리고 이상하게도 어디서 와이파이를 잡든 노트북으론 티스토리 로그인이 너무 안된다 왜 이런담..


근데 테스코에서도 어찌어찌 로그인은 됐다만 업로드가 잘안되네... 놀랍게도 노트북으로 티스토리가 제일 잘되던 데는 문제의 그 삼각형 방이 있는 로마호텔의 로비였다! 우째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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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가 부실해서 사진은 나중에 따로..)

 

 

 

많이 추워졌다. 내일 새벽은 7도라고 한다. 아침 먹고 11시쯤 나가서 찻집에서 차 한 잔 마신 후, 너무너무 추워서 벌벌 떨며 다시 방으로 기어들어와 카디건을 하나 덧입고 스카프를 칭칭 두르고 나갔다. 결국 트렌치코트와 유니클로 패딩을 챙겨온 것은 잘한 선택인 듯. 아마 내일은 트렌치코트, 며칠 후엔 패딩 입어야 할지도!

 

 

추워서 자다가 깨어나 이불도 두개 덮고 잤다. 페테르부르크 날씨처럼 스산하고 추웠다. 자다가 떨었기 때문에 아침에 뭘 먹어야 할 거 같아서 9시 반쯤 기어 내려가 조식을 먹었다. 조식은 지난번 호텔이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소시지와 햄을 안 먹는 사람에겐 호텔 조식이 웬만하면 다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ㅠㅠ

 

 

옮겨온 방은 하벨스카 거리에 있는 레지던스 아파트 호텔이다. 방 자체는 넓고 위치도 나쁘지 않고 의자도 두개나 있어서 좋긴 한데... 대신 이게 아파트 호텔이라 그런지 바디로션이나 샴푸 같은 걸 안주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쭉쭉 짜서 쓰는 도브 샤워/샴푸 겸용 용기가 하나 붙어 있었다... (도브 쓰면 피부에 뭐 올라옴 -_-) 바디로션 사야 한다 흑흑...

 

 

..

 

 

 

아침 먹은 후 밖으로 나갔다. 예전에 지낼 때 에벨이 있는 골목에서 좀 더 걸어가면 관광객 안 오는 한적한 귀퉁이에 찻집이 하나 있었다. 근데 갈 때마다 노는 날이라 실패했었다. 거길 찾아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지금 숙소에서 5분 거리였으나 길을 잘못 들어서 뺑뺑 도느라 1시간 가까이 걸림. 뭐 새로운 골목이 나올 때마다 어 여긴 처음 보네 하면서 들어가 보느라 그랬던 거긴 하다^^;

 

 

갤러리가 있는 건물 안뜰에 찻집이 있었는데 이름은 차요브나라고만 되어 있음. 그냥 찻집이란 뜻. 황금수탉이 그려진 건물이라 황금수탉 건물 차요브나라고 위치설정엔 그렇게 떴다.

 

 

여기 차 종류는 바츨라프 광장의 도브라 차요브나보다는 더 적었지만 거기 없는 차들이 또 있었다. 다즐링 종류가 많았는데 세컨드플러쉬 중 안 마셔봤던 Lizza Hill이란 종류를 마셔보았다. 향은 좋았는데 미리 말을 안했더니 역시나 너무 진하게 우려오심... 러시아든 체코든 차를 너무 진하게 우려 준단 말이야 ㅠㅠ 물 조금 타서 마셨다.

 

 

그리고 메뉴판이 체코어로만 되어 있어서... 케익이나 쿠키 대신 티푸드는 치즈토스트와 생강절임이 전부였다. 근데 나는 체코어를 몰라서 저 두개 단어를 발음대로 읽으며 뭐냐고 물으니 주인 아주머니도 짧은 영어로 하나는 진저 어쩌고이고 하나는 치즈..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치즈는 노어랑 비슷해서 이해를 했는데.... 난 진저라고 하니까 당연히 생강쿠키인줄 알고, 가격도 싸길래 그럼 진저랑 다즐링 리자 힐 주세요 라고 했는데...

 

 

어흑, 진저는 그냥 진저였다. 쿠키가 아니고, 진저브레드 아니고 생강절임이었다 ㅋㅋ 진짜 생강절임... 맵고 알싸하고 약간 달고... 내가 생강을 싫어하진 않는데.. 오히려 몸이 따뜻해져서 가끔 생강차도 잘 끓여마시고 레몬생강청도 만들어 마신다만 맨 생강절임은 좀.... 그래서 20그램짜리 한봉지가 나왔는데(10알 정도 들어있다) 한 알을 딱 절반 먹은 후 포기하고 봉지째 그냥 가져옴. 흑흑, 다신 안 먹어 ㅠㅠ

 

 

..

 

 

차 마신 후 너무 추워서 도로 방으로 기어왔다. 아직 청소 전이었다. 카디건 하나 껴입고 카메라 두고 노트북 들고 다시 나갔다. 너무 춥고 머리가 아파서 몸살기운이 느껴졌다. 어제도 추워서 일부러 이탈리아 식당 가서 생선수프 먹었는데... 이럴땐 중국집에 가서 밥을 먹어야 한다...

 

 

숙소 근처에 중국집이 하나 있어서 밥을 곁들여주는 탕수치킨과 버섯죽순닭고기 수프를 시켰다. 근데 여기 가격이 싸고 부페를 운영해서 그런지... 닭고기에서 잡내가 났다. 그래서 수프에는 두반장을 조금 풀어먹고 고기는 안 먹었다. 탕수치킨은 튀김옷과 소스 때문에 가려져 있었으나 나이프질을 하다 고기만 튀어나온 걸 먹어보니 역시 잡내가 났다. 오래되고 안 좋은 고기인듯. 뭐 저렴한 중국집이니 그럴 수밖에... 하지만 여기 이젠 안 올 거야.

 

 

맛은 별로였지만 하여튼 국물 약간과 흰쌀밥을 마구 먹었더니(비록 긴쌀이지만) 몸이 좀 따뜻해졌다. 원래 료샤랑 그때 만나려 했는데 얘가 미팅이 길어져서 좀 늦는다 해서 카페 에벨에 갔다.

 

 

..

 

 

 

에벨에 갔는데 오늘도 창가 자리가 비어 있어 좋아하며 앉았다. 오전에 찻집에서 너무 진한 다즐링을 마셨기 때문에 스트레이트 티는 안 마시기로 했다. 여기 생강차가 맛있는데 아까의 그 생강절임 때문에 마시기 싫어서(너무해...) 대신 항상 궁금했지만 내 입맛과는 안 맞을 거 같아 안 시켰던 London Fog를 시켰다. 낭만적인 이름이다. 꿀이 들어가는 밀크티로 안개처럼 몽실몽실해서 이런 이름을 붙인 것 같다. 홍차와 꿀, 우유거품을 섞어준다.

 

 

내가 원래 스트레이트 취향이라 밀크티는 안 마시는데... 오늘은 추워서 꿀 들어간 걸 마셔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우유를 섞어서 뿌옇게 나오는 게 아니라 카푸치노처럼 우유거품을 꿀 넣은 차 위에 올려주는 식이었다. 그래서 섞지 않고 그냥 마셨더니 마실만했다. 달콤하고 맛있었다. 추울 때 어쩌다 한번 마시면 좋을 것 같다. 밀크티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잘 맞을 거고.

 

 

글을 약간 쓰다가 료샤에게서 연락이 와서 나왔다. 근데 가방 챙기면서 수첩을 놓고 온 것 같다. 돌아와서야 알았다 ㅠㅠ 분명 에벨에서 수첩을 꺼내서 펼쳐 읽었고 그 다음엔 꺼낸 적이 없으므로 아무래도 에벨에 놓고 온 것 같다... 그랬어야 하는데 ㅠㅠ 그게 글 메모를 하는 수첩이고 프라하 카페들 메모들도 돼 있고 이것저것 붙어 있어서 잃어버리면 너무 아까운데 ㅠㅠ 에벨 인스타그램에 혹시 수첩 있으면 꼭 갖고 있어달라고 내일 찾으러 가겠다고 남겨놓긴 했는데... 제발 에벨에 수첩이 있게 해 주세요 어흑...

 

 

..

 

 

 

바디로션 사러 틴 광장의 보타니쿠스에 갔으나 언제나처럼 중국인 단체관광객들 때문에 좀 보다가 귀가 터질 것 같아서 결국 못 사고 나왔다. 단체투어에 포함된 곳인 듯 언제나 중국관광객들로 터져나가는데 여기에 중국어로 쇼핑설명을 하는 가이드 목소리가 너무너무 커서 진짜 미칠거 같다... 아예 아침 일찍 가야 성공할거 같다. 안되면 보타니쿠스는 포기하고 존슨즈 베이비 로션이나 사지 뭐... ㅠㅠ

 

 

아아 이것이 바로 내가 중국어를 포기한 이유인 것이다... 당시 분명 선생님이 내게 발음도 좋고 정통 북경식 억양을 구사한다고 했건만... 나는 고음에 너무 예민한 토끼라서 도저히 낭랑한 성조에 크게 말할수록 좋은 중국어에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ㅠㅠ (내 언어습득 능력과 한자쪽 언어가 안 맞은 게 더 컸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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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하며 나오다가 틴 광장 구석에 있는 빈티지 아트 샵에 50% 할인 쪽지가 붙어 있는 걸 보았다. 원래 이런 건 믿을 수가 없고 들어가면 비싸기 때문에 보통은 지나쳐가는데 진열장에 나와 있는 유리잔과 공예품이 의외로 예뻤다. 그냥 알록달록한 요즘 체코 것들 같지 않았다.

 

 

들어가 보니 20세기 초 체코 큐비즘과 아르누보 빈티지, 중세 유리공예품을 다루는 곳이었다. 전부터 사고 싶어 했던 빨간 구슬모양 손잡이 달린 붉은 줄무늬 찻잔이 있었다. 요즘 새로 만들어낸 게 아니고 20세기 초 빈티지였다. 금발 곱슬머리를 목 언저리까지 기른 40대 초중반의 남자가 주인이었는데 어딘지 우울한 푸른 눈으로 다른 외국인 손님들에게 설명을 하다 그들이 그냥 가니까 더 우울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곧 문을 닫기 때문에 할인 중이라고 한다. 이것은 큐비즘, 이것은 아르누보라고 설명을 해주었고 내가 빨간 구슬손잡이 찻잔에 흥미를 보이자 몇 년도 찻잔이며 누구 작품이라고도 얘길 해주었다.

 

 

내가 작은 꽃병도 있느냐고 묻자 큐비즘의 검정 스트라이프 꽃병을 보여주었는데 그건 너무 컸고 꽃병은 찻잔과는 달라서 좀 여성스러운 걸 갖고 싶었다. 한쪽 진열장에 옛날 유리잔과 공예품이 있었는데 거기 맘에 드는 좁고 기다란 글래스를 하나 발견했다. ‘이건 꽃병으로 안 될까요?’ 라고 묻자 주인은 그건 컵이라고 대답했다. 근데 나는 어쩐지 이것도 꽃병 대용으로 한두송이 꽂기엔 괜찮을 것 같았고 보자마자 굉장히 예쁘다고 생각했기에(내 취향으로 예쁘고 우아했다) 그것과 빨간 구슬손잡이 큐비즘 머그를 사기로 했다. 할인 중이라 두개 합쳐서 4만원 안되게 구매했다.

 

 

포장을 하면서 주인과 한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영어로 얘기하면서 자꾸 노어가 튀어나오려 해서 괴로웠다. 왜 문을 닫느냐고 물었더니 돈이 안 된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예전 같지 않고 사람들도 그렇다면서, 관광객은 물론이요 주민들도 이런 것은 사지 않는다고 한다.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비싸게 먹히지만 팔리지는 않는다면서.

 

그는 노스탤지어와 패배감, 씁쓸함에 젖어 있었다. 프라하 토박이로서 이 도시를 사랑하지만 도시가 갈수록 변한다면서, 모든 것이 돈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틴 광장도 많이 변했다고 한다. 스페인의 톨레도 얘기를 하면서 거기 지인이 있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전에 톨레도는 주택이나 건물을 매매할 때 오로지 지역 주민에게만 팔고 외국인에게는 팔지 않았다고 한다. 프라하 여기저기서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주인으로 있는 가게들을 많이 봤고 방금 들렀던 보타니쿠스 생각도 나서 그가 무슨 의미로 그러는지 알 것 같았다.

 

 

나도 얘기했다.

 

 

, 나는 서울에서 왔고 프라하와는 많이 다른 도시지만 3년 전 여기서 잠깐 지냈어요. 그때와 비교해서도 또 달라졌어요. 여기 틴 광장도 그렇고요. 카페나 가게들도 많이 변했네요. 한국은 이곳 같은 관광국은 아니지만 그래도 몇몇 관광지가 있는데 가장 관광객이 많은 제주도 같은 경우는 중국인들이 건물과 땅을 많이 매입했어요. 다른 나라들도 그렇더군요.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무슨 뜻인지, 당신이 왜 슬픈지 알거 같아요. 관광객인 나에게는 지금의 프라하도 좋지만 만일 내가 로컬이라면 하루하루 변해가는 도시가 아쉽고 슬플 것 같아요. 서울에도 내가 좋아하던 고적하고 예술적인 동네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상업지구로 변했고 단체관광객들로 가득하거든요.

 

 

그는 맞다고 했다. 나에게 이해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나는 말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세상은 변하고 있고 우린 거기 살고 있는 걸요. 그리고 세상을 지배하는 건 자본주의죠 ㅠㅠ 그래도 정말 아쉽네요, 예쁜 가게인데. 언제까지 하세요?

 

 

그는 9월말까지 할 거라고 했다. 닫고 나서 뭘 할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내게 어떻게 큐비즘에 관심이 있느냐고 물어서 솔직하게 말했다. 체코 큐비즘은 큰 관심이 없는데 그랜드 카페 오리엔트에 갈 때마다 그 아래 큐비즘 샵에서 이 찻잔을 보고 예쁘다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르 누보는 좋아해요. 러시아와 체코 쪽 둘 다요. 오스트리아 쪽은 취향이 아니고 이쪽이 더 좋아요.

 

 

그래서 이 글래스를 골랐군요라고 주인이 말했다. 아마 그럴지도... 아르누보는 아니고 중세 유리잔이었지만 살짝 그 풍이고, 내 마음에 드는 탁한 녹색인데다 과잉도 없고 적당히 우아하고 적당히 간결해서 마음에 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때쯤 나는 영어 포화상태 ㅋㅋㅋ

 

 

가격을 치르고 나왔는데 어쩐지 나도 전염되어 좀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좋은 것들은 언제나 과거의 것이라 생각하는 건 일종의 노스탤지어와 고집, 환상이란 걸 잘 안다. 그 주인에게도 그런 말을 해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 역시 환상에 쉽게 빠져드는 인간인지라(그러니까 회사에선 그런 괴로움을 겪기나 하고 글을 쓰고 지금 여기 와서 돌아다니고 있겠지...), 그리고 그 주인이 좀 내 맘에 드는 타입이라 그냥 같이 조금 쓸쓸하고 우울해하면서 나왔다. (나는... 좀 더티 블론드를 길게 기르거나 그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었거나, 그 블론드가 곱슬거리며 목덜미까지 내려오거나, 하여튼 락커나 보헤미안 풍의 키 큰 남자를 보면 좀 멋있는데하고 잠시 쳐다보는 사람이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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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왔는데 역시 추웠다. 방으로 가 있을까 했는데 료샤가 데리러 왔다. 틴 광장이나 구시가지 광장, 카를로바 쪽은 차로 들어오기가 어려운 곳이라 내가 마리안스케 광장으로 갔다. ‘다스 베이더 앞으로 갈게라고 했고 료샤도 오케이!’ 했다.

 

 

다스 베이더가 뭐냐면 ㅋㅋ 마리안스케 광장엔 시청 건물이 있는데 그 앞에 두개의 검은 석상(석상인가 동상인가.. 동상인지도)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다스 베이더를 닮았다. 이게 무슨 기사와 처녀의 전설이랑 연관된 조각상인데 로컬들도 그렇고 관광객들도 그렇고 다스 베이더라 부른다... 3년 전에 찍어놓은 사진도 있는데 지금 찾을 수가 없네 ㅋㅋ 나중에 와이파이 잘 되는 곳에서 사진 올려보리라.

 

 

다스 베이더 앞으로 가니 료샤가 와 있었다. 해골 짚엎을 입고 있는 나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어휴...’ 그런다. 추운데 어쩌란 말이야 엉엉... 이 짚업이 편한데다 안에 막 껴입어도 티 안 나는데 ㅠㅠ 손에 든 종이봉지를 보고 또 뭐냐고 물어서 이것은 1910년대 체코 큐비즘 빈티지 찻잔과 중세 글래스야라고 대꾸했다가 관광객! 상술에 또 넘어갔지라는 뻔한 대답을 들었다 ㅠㅠ

 

 

료샤도 나도 재채기를 했다. 료샤는 프라하 와서 따뜻해서 좋았는데 금방 추워졌다고 슬퍼했다. 둘 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 그냥 차 타고 걔네 호텔 쪽으로 와서 로비 라운지에서 따뜻한 핫 초콜릿 마셨다. 그리고는 갑자기 또 배가 고파져서 근처에서 테이크아웃해온 마르게리타 피자를 한판 나눠드심... 그 와중에 얘는 또 맥주 마시는 중. 아니, 추워서 핫 초콜릿 마셔놓고 맥주 마시면 도루묵이잖아 너야말로 멍충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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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 와이파이가 확실히 잘 안 된다. 특히 티스토리. 폰으로도 그렇고 노트북은 더 어렵다. 그래서 중간중간 폰 메모장에 메모 적어놓고 있다. 오늘 메모는 그래서 다 모아놓으면 꽤 길 것 같다. 나중에 한방에 올리려 하는데 과연 올라갈 것인가... 사진은 더욱 업로드가 잘 안돼서, 아마 나돌아다니다 와이파이 되는 카페나 식당에서 폰으로 한두장씩 올려야 할듯. 의자가 있으니 와이파이가 없구나... 둘 다 갖고프다 흑흑... 이게 금도끼 은도끼 둘 다 가지려는 욕심인가... 둘 다 가지면 왜 안 되나요 그것이 언감생심 인지상정이거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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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20. 02:53

추워서 사고 싶어진 옷들 2016 praha2016. 9. 20.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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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해져서 갑자기 저런 옷 사고 싶어졌다 ㅠㅠ 진열장을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2-3일만에 옷가게 진열된 옷들이 가을겨울 옷으로 다 바뀜!

내일 새벽 7도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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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이 4.5라니!! 근방 계신 분들 많이 놀라셨겠어요 ㅠㅠ 부디 더이상 별일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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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19. 20:46

빨강의 여러 그림자 2016 praha2016. 9. 19. 20:46



옮긴 숙소 바로 근처에 하벨 시장이 있음
딸기랑 각종 나무열매 파는 좌판 :)

내가 좋아하는 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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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19. 20:37

추워서 차 마시는 중 2016 praha2016. 9. 19. 20:37




너무 추워짐. 이러다 유니클로 얇은 패딩도 입어보고 가겠음!


3년전 뒷골목에서 발견했는데 문 닫아서 못들어가봤던 찻집. 오늘은 열어서 들어옴. 근데 차를 너무 진하게 우려주네..


그래도 여긴 불상은 없다. 대신 만다라 그림과 한문 씌어진 족자가 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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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19. 20:17

사진 업로드 실험 중 2016 praha2016. 9. 19. 20:17



옮긴 방은 의자는 있는데 와이파이가 약하다 ㅠㅠ 어젠 티스토리가 안들어와짐.


사진 업로드 실험 중. 원랜 네장이었다 계속 오류 나서 결국 쿠마 한장으로 줄임.. 방에서 안돼서 지금은 어느 찻집에서 해보는중. 근데 인스타엔 올라가는걸 보니 이 티스토리가 문제임. 러시아에서도 이랬지 -.-


보고픈 쿠마 쿠냐.. 리락쿠마 빵에서 나온 스티커 수첩에 붙여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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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19. 04:25

9.18 일요일 밤 잠깐 2016 praha2016. 9. 19. 04:25

티스토리 점검 중인지 새 숙소 와이파이 문제인지 접속도 잘 안되고 로그인도 안 떠서 폰으로 잠시 짧게..


숙소를 구시가지 하벨스카 거리 근방으로 옮김. 의자 있음. 근데 와이파이는 약함.. 그래도 의자 있음


레냐가 내일 학교 가야 해서 저녁 비행기로 친척 아줌마랑 같이 돌아갔다. 공항에 다녀왔다. 료샤는 내일 미팅이 하나 더 있어 화요일에 간다고 한다.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방안에서 양말 신고 로브 원피스를 가운처럼 걸치고 있다.


내일 티스토리 접속이 잘되면 더 자세히..





근처 골목에서 발견한 토끼 간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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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18. 23:57

드디어 의자 있는 방 2016 praha2016. 9. 18. 23:57




의자 있는 방으로 옮김 ㅠㅠ 삼각형 아님.. 썰렁하게 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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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샤가 이 방은 또 왜 쓸데없이 넓고 춥기만 하냐고 툴툴대고 있음. 난 의자에 대왕감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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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형 방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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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나가다 찍은 장미. 딱 한송이가 새빨간게 예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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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레냐가 친척 아주머니와 함께 프라하에 왔다. 료샤가 공항에서 픽업해 먼저 친척을 데려다주고 그 다음에 나를 보러 왔다.


레냐는 두달 반만에 또 큰 것 같았다. 엄마아빠가 둘다 크니 아마 쑥쑥 자랄듯. 내년에 오면 나보다 더 크는거 아니야ㅠㅜ


레냐는 좋아서 팔짝팔짝 뛰었다. 체리 없어서 못사왔다고 자기 아빠랑 똑같은 말을 한다. 나=체리 로 부자에게 각인된 모양이다.


어제 료샤네 방에 가서 셋이 윷놀이를 했다. 내가 레냐의 말을 놓아주어서 레냐가 우승했는데 아들에게 지는것조차 삐친 료샤는 내가 도와주는건 정정당당한 스포츠맨십이 아니라고 한다 ㅋ


레냐는 계속 놀고 싶어했지만 아홉시가 되자 료샤가 엄격한 아빠 코스프레를 하며 애를 재웠다. 자기가 자면 내가 집에 갈거 아니냐고 찡찡대서 옆에 앉아 노래도 불러주고 재워주었다.


무슨 노래냐면.. 음, 내 주제곡. 깊은 산속 옹달샘 ㅋㅋㅋㅋ 레냐가 무슨 뜻이냐 물어봐서 대충 설명을 해줬더니 '토끼는 세수 안해도 돼서 좋겠다' 하고 폭 잠들었다. 아아고 귀여워라 ㅋㅋㅋ


레냐가 잠든 후 료샤가 나를 데려다주었다. 전날 악몽 때문에 잠을 설쳐서 엄청 졸리고 머리가 아팠다. 삼각형 방 언제 나가냐고 물어서 일욜에 구시가지쪽 숙소로 옮긴다 했더니 다행이라 하고는 또 무서운 꿈을 꾸면 그냥 와서 레냐 옆에서 자라고 했다 ㅋㅋ 어머나 내 약혼자 아직 미성년자인데 그래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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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악몽은 꾸지 않았으나 두어번 자다 깨다 했다. 늦게 일어나서 둘과의 조식은 놓치고 카피치코 근처의 프랑스식 비스트로에서 오믈렛과 생강차로 아점을 먹었다.



간밤부터 비가 왔고 놀랍게도 선선해졌다. 오늘도 내내 비가 약간씩 오락가락하다 저녁에 쏴 쏟아졌다. 머리를 풀어도 덥지 않았고 방수 윈드브레이커도 한장 덧입어야 했다.








햇살로 눈부시던 파스텔톤 거리는 비에 씻겨나가자 훨씬 진하고 선명한 색채로 젖어들었다. 무거워서 카메라는 두고 폰만 들고 다니며 찍었지만 그래도 흐린날이나 비온날 사진 색감은 확실히 다르다.


오늘은 폰으로 메모 올리고 있어 사진들은 나중에 더.. 티스토리는 해외에서 와이파이 잡아 모바일로 올리면 사진이 잘 안올라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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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치코에서 료샤와 레냐를 만나 차를 마셨다. 예전 카피치코는 동화책과 인형이 많아서 레냐가 더 좋아했을텐데. 그래도 며칠전 본 곰인형 있는 창가에 일부러 앉았는데 레냐가 자기는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곰인형 같은건 안갖고 논다고 한다(대신 로보트와 게임임ㅋㅋ)



아쉽게 오늘은 주말이라 그런지 주인 아저씨 대신 젊은 여점원이 있었다. 역시 친절했다. 레냐는 핫초콜릿, 료샤는 카푸치노, 나는 다즐링을 마시고 오늘은 메도브닉 대신 오레호브이 도르트(월넛케익)를 시켜보았다. 여기 월넛케익은 피칸파이 비슷한 맛인데 훨씬 달고 촉촉하고 안에 시럽 같은 것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내 입맛엔 좀 달았지만 맛 자체는 좋았고 료샤와 레냐도 엄청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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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도 나누고 놀다가 밖으로 나와 산책을 했는데 앞에서 따로 쓴대로 레냐가 유리액세서리 샵에서 내게 예쁜 펜던트를 선물하여 나는 감동... 아이고 레냐야... ㅠㅠ


그러나 펜던트 선물후 나의 8세 약혼자는 또래 친척 형들이랑 논다며 근처 흐라드차니에 사는 그 친척 아줌마네로 쪼르르 달려가고.. (무슨 로보트 놀이를 해야 한다 함 ㅋㅋ) 졸지에 버림받은 나는 로보트와 친척 형제보다 못한 약혼녀가 되어 실의에 빠지려다가, 료샤랑 존 레넌 펍에 갔다.






존 레넌 펍은 존 레넌 벽에서 옆골목으로 빠져 작은 다리를 하나 건너가면 나온다. 내가 궁금해하자 전에 가본 료샤는 그냥 레넌이랑 비틀즈 그림 걸어놓고 비틀즈 틀어주는데 별거 아니라 했다.


나 : 나 비틀즈 듣고픈데.. 아까 존 레넌 벽 앞에서 이매진 부르는 아저씨 보고 나니까 거.. 오늘 날씨도 스산하니 그렇고 비틀즈 딱 듣기 좋겠구만...


료샤 : 구식. 비틀즈나 좋아하고. 보위에...


나 : 야! 비틀즈가 어때서! 그리고 보위님 모독하면 용서못해!


료샤 : 하긴 보위는 나도 몇곡 좋아했지. 그래봤자 다 영국놈들.. 너 조지 마이클이랑 로비 윌리암스도 좋아했다며.


나 : 응, 음악은 그쪽 취향이 좀.. 90-2000년대초 브릿팝도 좋아했으니까. 펄프랑 오아시스


료샤 : 윽 오아시스 -.- 지겨워. 영국놈들.


료샤는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초에 영국에서 유학을 했다. 근데 영국을 안좋아하고 맨날 영국놈들 하고 짜증내고 영국음식 맛없다고 툴툴댄다 ㅋㅋ 그러면서 나보고 브로큰 잉글리시와 브로큰 러시안을 구사한다고 놀린다 ㅠㅠ 야, 넌 돈의 힘으로 몇년이나 영국에 있었으니 당연히 나보다 백배 영어 잘하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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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우리는 존 레넌 펍에 갔다. 근데 료샤 말대로 나 좀 실망.. 비틀즈 노래가 나오긴 하는데 작게 나오고 히트곡들은 거의 안 나오고.. 게다가 관광객들이 너무너무 시끄러워서 음악이 안들렸다. 난 맥주 마실것도 아니고 노래 들으러 온건데 ㅠㅠ






치즈버거와 감자튀김을 시켜서 료샤는 맥주를 마시고 난 라즈베리 에이드를 마셨다. 버거를 반 갈라 나눠먹었는데 아직도 배가 안 꺼짐...


내가 실망하자 료샤가 비웃었다.


료샤 : 관광지에서 뭘 바라냐. 여기가 리버풀도 아닌데.

나 : 비틀즈랑 존 레넌 걸어놨으면 최소한 헤이 주드나 아이 워나 홀드 유어 핸드 쯤은 듣고 싶었어 ㅠㅠ

료샤 : 왕 구식, 하고많은 비틀즈 노래 중에 그거냐.

나 : 걸이나 미셸도 좋아.. 나 고백하면 오브라디 오브라다도 좋아하고.. 트위스트 앤 샤웃 듣고파 ㅠㅠ


펍에 있는 동안 그 노래들 중 하나도 안 나왔다 ㅠㅠ 나왔어도 소음 때매 안 들렸을 것이다.


펍에서 나와 존 레넌 벽 앞에 다시 갔다. 비가 조금씩 내렸고 오후 늦은 시각이라 관광객들도 거의 없었다. 료샤가 자기 폰에서 뭘 찾더니 스피커로 비틀즈를 틀어주었다. 아이 워나 홀드 유어 핸드가 나왔다.



나 : 어? 앱이야?

료샤 : 내가 다운받았던거.

나 : 비틀즈 구식이라며!

료샤 : 근데 예전에 베스트 선집인가 하나 통째로 다운받아놨었어. 너랑 얘기하다 생각났어.

나 : 와 기특해라. 훌륭하다!

료샤 : 오늘 듣고 지워버려야지. 메모리 잡아먹어.

나 : 비틀즈를 지우다니...



찬연한 존 레넌 벽 앞에서 가랑비 맞으며 방수 후드 둘러쓰고 그것도 스피커폰으로 아이 워나 홀드 유어 핸드부터 예스터데이, 렛잇비, 걸, 미셸, 오브라디 오브라다(ㅋ), 그리고 헤이 주드를 연이어 듣는 게 놀랍게도 기분이 좋았다. 노래가 역시 좋았다.


그리고 지나가던 관광객들 몇명도 우리 옆에 와서 같이 들었고 역시나 헤이 주드는 후렴구가 되면 다같이 흥얼거리게 되었다. 나나나나나나나~~ 헤이 주드~~<



나 : 아이 씐나

료샤 : 왕 구식. 옛날 사람. 뭐냐, 길바닥에서 옛날노래 듣고 좋아하고.

나 : 우리 어릴때 공테이프에 녹음해서 노래 듣던 세대잖아ㅠㅠ

료샤 : 쳇.

나 : 너 빅토르 초이 좋아 안 좋아!

료샤 : 말이라고 하냐 좋지

나 : 그러면서 뭘.


하여튼 레냐는 펜던트를 선물하고(곧 날 버리고 놀러갔지만 ㅋ) 료샤는 비틀즈를 들려줘서 행복하고 고마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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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료샤랑 레냐랑 같이 차를 타고 비가 오락가락하는 블타바 강변을 돌았다. 야경이 예쁘긴 하지만 비 안 올때가 훨씬 예뻐서 좀 아쉬웠다.


내일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를 구시가지 쪽으로 옮기기 때문에 좀전에 방에 돌아왔다. 한시간쯤 가방 쌈. 아 정말 싫어 ㅠㅠ


부디 내일 옮기는 방엔 의자가 있게 해주세요 그리고 삼각형이 아니게 해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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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