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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7 21:39

겨울의 네바 강변 2016 petersburg2018.08.07 21:39



어제에 이어, 2016년 12월 페테르부르크. 



얼어붙은 네바 강변 따라 산책하면서 찍은 사진. 이편에는 청동사자상이 있고 강 건너편에는 쿤스트카메라 건물과 궁전교각 일부가 보인다.

Posted by liontamer





2016년 12월.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아직 오후 5시가 되지 않은 시각이었다. 겨울의 페테르부르크는 오후 3~4시면 해가 진다. 그리고 눈보라. 어둠. 바람. 



나는 혼자서 숙소로 돌아가고 있었다. 눈을 맞으며. 무척 추웠다. 주위는 어두웠다. 내 양손에는 무거운 짐이 들려 있었다. 이 순간으로부터 한두시간 후 나는 숙소 로비의 카페 창가에서 료샤와 만날 것이고 김릿을 마시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한두시간 후의 일이다. 저때 난 그저 걷고 있었다. 눈이 많이 오고 짐이 무겁고 패딩코트도 무거우니 빨리 숙소로 들어가고 싶다고만 생각하면서. 덕분에 다른 잡생각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었다. 나는 복직을 사나흘 앞두고 있었다. 



두 젊은이가 내 앞에서 눈보라를 헤치며 걸어가고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눈보라와 바람 때문에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웃음소리는 들렸다. 웃음은 단어들보다 더 멀리 퍼져나가기 마련이다.



Posted by liontamer
2018.07.30 23:00

더위 퇴치용 꽁꽁 운하 2016 petersburg2018.07.30 23:00

 

 

오늘도 폭염 퇴치용 추운 사진 한 장. 재작년 겨울. 페테르부르크 바실리예프스키 섬. 프리모르스카야 지하철역 근방 운하 따라 걸어가며 찍은 사진. 꽁꽁!!!

 

Posted by liontamer




오늘도 더위에 허덕이다 추웠을 때 사진으로 눈 식히는 중. 



2016년 겨울. 페테르부르크. 오후 3시 즈음(석양 무렵임 ㅠㅠ) 얼어붙은 네바 강변 따라 산책하며 찍은 사진 몇 장. 강의 얼음을 보니 빙수 먹고프다 ㅠㅠ








꽁꽁꽁! 눈과 얼음의 겨울나라!!!


Posted by liontamer

 

 

 

너무 더우니까 추운 날 찍었던 사진 몇 장. 2016년 12월. 상트 페테르부르크. 얼어붙은 운하를 따라 산책하며 찍은 사진 네 장 :)

 

 

 

 

 

 

 

 

다리 아래는 얼음이 더디게 얼고 빨리 녹는 편이라 오리들이 여기 옹기종기 ㅠㅠ

 

 

 

 

꽁꽁꽁!!!

 

Posted by liontamer





작년 10월 초. 페테르부르크. 이삭 광장. 니콜라이 1세 기마상. 씽씽 달리며 휙 스쳐지나가던 붉은색 버스.



신호등 기다리며 폰으로 찍었는데 흔들렸지만 맘에 들어서 지우지 않고 남겨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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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3 22:07

나의 페테르부르크 2017 petersburg2018.07.03 22:07





작년 10월 초. 페테르부르크. 저녁에 운하 따라 산책하다 찍은 사진 한 장. 운하 너머 가운데로 보이는 둥근 돔과 십자가는 카잔 성당. 나의 도시. 나의 페테르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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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너무너무 놀러가고픈데 바쁜 시즌이라 언제 급한 일이 생길지 몰라 긴 휴가를 낼 수가 없는 여름이다. 금요일이라 더더욱 놀러가고프고, 최근 뻬쩨르 다녀온 후배가 점심 먹으면서 후기 들려주어서 더더욱 가고파지고... 흐흑..

 

 

5월에 샌드위치 데이 하루 휴가내서 휘리릭 다녀왔던 블라디보스톡 바닷가 사진 세장으로 약간찔끔 자가위안 :) 블라디보스톡은 작은 도시이고 바닷가도 참 작다. 5월에 갔던게 세번째로 간 거였는데 어째 갈때마다 점점 한국사람들이 늘어난다 흐흑...

 

 

 

우와 나같으면 무서워서 저렇게 못 앉아 있을텐데~

 

 

갈매기들이 다닥다닥 옹기종기 :)

Posted by liontamer
2018.06.21 21:42

한겨울의 수도원 2016 petersburg2018.06.21 21:42

 

 

페테르부르크.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2016년 12월.

 

 

날도 덥고 일도 힘들고... 이럴땐 겨울이 그립고 또 평온으로 가득찬 수도원 경내를 산책하던 게 그리워지기 마련이라 이전에 갔을 때 찍은 사진 세 장 올려본다. 이날 무지 추웠었다. 추위 때문에 수도원 카페의 사과빵과 진한 홍차가 더욱 맛있었다.

 

 

 

 

 

Posted by liontamer
2018.06.18 00:05

2년 전 오늘, 사진 두 장 2016 petersburg2018.06.18 00:05





사진 올리는 사이에 자정이 넘어버려서 날짜가 바뀌었지만 시차를 생각하면 역시 딱 2년 전이 맞긴 하다. 2016년 6월 17일. 백야의 페테르부르크 거리를 걸어가며 찍은 사진 두 장. 위는 내 숙소 근처였던 루빈슈테인 거리 골목. 아래는 네프스키 대로. 이날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에이프만 발레단의 안나 카레니나를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나는 다음날 다른 동네에 있는 숙소로 옮겨가게 되어 있었다. 







Posted by liontamer



나의 경우 여행을 다녀오면 가장 오랫동안 남는 것은 짧지만 부드럽고 따스했던 휴식의 순간들인 것 같다. 특히 스며드는 햇살과 나무 테이블, 카페의 빨간색, 적당히 진하게 우려진 차와 달콤한 케익 같은 것들. 혹은 잎사귀들 사이로 거미줄처럼 빛이 일렁이는 공원 벤치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쐬며 새들을 보는 것. 뭐 그런 것들. 게으른 천성이라 그런가보다. 



5월에 번개치기로 블라디보스톡에 갔을때 별로 쉬지는 못했다. 너무 시간이 짧아서 계속 여기저기 쏘다녔다. 하루에 카페도 여러군데 갔는데 실은 시간이 아까워서 그랬다. 원래같으면 하루에 카페 한두곳만 잡아서 느긋하게 늘어져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원에도 가고 바닷가에도 가고 이것저것 먹고 물건도 사고 하여튼 시간없어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느라 정작 제대로 쉰 순간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와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런 순간들이다. 이를테면 아침에 나가기 전에 잠깐 호텔 방 창가에 앉아 방에 비치된 유리잔에 티백 차 우려마시면서 에클레어 먹고 창 너머로 바다를 좀 보고 책을 읽었던 아주 짧은 시간(20분 가량밖에 안됐던듯) 같은 거. 이 순간이 너무 좋아서 그냥 오늘 나가지 말고 방에서 내내 뒹굴까 하는 생각마저 했었다. 그런데 사흘 반밖에 안 있으면서 하루를 통으로 호텔방에서 보내기는 너무 아까워서 결국 나가긴 했지.



(이런 말을 했더니 료샤가 '너는 원래 집순이잖아! 게으르고 또 게으른 방콕 집토끼~' 하고 놀렸음. 반박 안됨. 맞는 말임 ㅋㅋ)












카페마.




판탄카 카페.



블라디보스톡에서 맘에 드는 카페를 발견할 때마다 '어 여기도 잠깐 와서 지낼만한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시내에 바글거리는 한국사람들을 보면 금세 '아니야 아니야' 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긴 했지만^^;


Posted by liontamer
2018.06.14 22:19

아치와 램프와 새 2017 petersburg2018.06.14 22:19





작년 10월.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아치와 램프. 페테르부르크. 갈매기 두마리(잘 찾아보면 두마리임)



아악 다시 가고 싶어라 아아아아 ㅠㅠ 흑... 작년에도 백야 땐 못가고 10월에 갔는데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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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월요일 한낮. 블라디보스톡. 



빠끄로프 사원에 가서 초 켜고 기도하고 심신 정화 후 바로 뒤의 공원을 좀 산책하고 벤치에 앉아 쉬었다. 이번 블라디보스톡 여행에서 제일 행복했던 순간 중 하나였다. 점심 시간이라 샌드위치 사와서 공원 벤치에 앉아 비둘기한테 부스러기 던져주며 먹는 사람들도 있었고 저렇게 신문 보는 아저씨도 있었다. 강아지랑 나와서 원반 놀이하던 아저씨도 있었다. 월요일 한낮에 회사가 아니라 타국의 공원에 앉아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맞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니 무척 행복했었다. 

Posted by liontamer




블라디보스톡. 포킨 거리 횡단보도 옆의 가로등에서 발견한 낙서 스티커. 어딘지 음흉해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다!


Posted by liontamer




월요일. 빠끄로프 사원이랑 공원 갔다가 나와서 오케안스키 대로 따라 걸어내려오면서 찍은 사진.



흐흑... 그런데 지금은 다시 노동노예!!! 



Posted by liontamer




오늘 정말 더웠다. 내일 비가 온다는데 그래선가 습기도 장난 아니었고... 



더위에 지쳐서, 조금이라도 시원해지려고 한겨울 페테르부르크 사진 한장. 2016년 12월, 해군성을 지나 청동기사상과 네바 강변 쪽으로 걸어가면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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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6 22:34

얼음과 물과 빛의 도시에서 2016 petersburg2018.05.06 22:34

 

 

2016년 12월. 페테르부르크.

 

 

12월답게 무척 추웠다. 해는 아주 늦게 떴고 아주 금방 졌다. 북방도시의 겨울 날씨. 하지만 해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운이 좋은 날.

 

 

얼어붙은 운하와 공원을 따라 많이 산책했던 날이다. 산책하면서 찍었던 사진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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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6 22:11

기마상 2017 petersburg2018.04.26 22:11





니콜라이 1세 기마상. 이삭 광장. 작년 10월. 페테르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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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페테르부르크. 



모이카 운하 따라 숙소까지 걸어가는 길에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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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초. 모이카 운하 따라 걸으며 폰으로 찍은 사진 몇장. 전형적인 뻬쩨르 가을 날씨 = 춥고 비오고 바람불고 우중충... 햇빛 없음 ㅠㅠ



사진만 보면 또 분위기 있어보임 ㅠㅠ










Posted by liontamer
2018.03.27 21:36

Rock Pub 2016 petersburg2018.03.27 21:36





2016년 12월, 페테르부르크. 눈보라치고 아주 음습하던 날 오후. 



네프스키 대로 근처 어딘가를 걷다가 발견한 반지하 펍의 간판 불빛 한 컷. 이탈리얀스카야 거리였던 것 같기도 하고 긴가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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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4 22:33

가을 오후의 이삭 광장 2017 petersburg2018.03.24 22:33

 

 

작년 10월초. 페테르부르크. 이삭 광장.

 

 

아스토리야 호텔 빨간 차양.

 

 

그리고 여기 카페 창가에 앉아 바라본 풍경 몇 장.

 

 

 

 

 

 

 

 

어스름에 잠긴 이삭 성당.

 

 

 

 

다시, 아스토리야 호텔 빨간 차양.

 

 

Posted by liontamer
2018.03.22 22:11

김릿, 겨울 2016 petersburg2018.03.22 22:11





2016년 12월. 겨울. 저녁. 아스토리아 호텔 카페 로툰다.



나는 김릿을 마셨다. 필립 말로와 테리 레녹스의 칵테일. 눈이 찔끔거리도록 시큼하면서도 톡 쏘는 맛. 차갑고 인정사정 없는 맛. 



작년 가을에 갔을 때도 여기서 다시 김릿을 주문해 마셨는데 이때 마셨던 맛은 나지 않았다. 아마도 겨울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혹은, 이때 너무나 황폐하고 힘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저 순간의 김릿과 같은 맛은 아마 결코 다시 느끼지 못할 것이다.




..




김릿과 레이먼드 챈들러, 그리고 저때의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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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 무렵, 한겨울의 페테르부르크. 오후 3~4시 즈음이다.



2016년 12월. 료샤와 함께 석양 보려고 네바 강가로 걸어면서 찍은 사진 몇 장. 이삭 성당. 천사. 나무들. 해군성. 청동기사상. 가로등 램프. 네바 강.














Posted by liontamer
2018.03.11 21:25

The Repa, 지나간 겨울, 료샤 about writing2018.03.11 21:25





마린스키 극장과 크류코프 운하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 The Repa.



오래전부터 마린스키 무용수들을 비롯해 극장 사람들이 많이 가던 곳인데 2년 전쯤인가 유명 체인에서 인수해 근사하게 새단장을 해 영업 중이다. 오픈 즈음엔 게르기예프도 갔었고 네트렙코도 갔다. 슈클랴로프님도 절친인 유리 스메칼로프 등과 함께 이따금 여기 들르는 모양이다.



여기는 옛날에도 무용수들이 오던 곳이라 창가에 앉아 잘 찾아보면 파루흐 루지마토프나 디아나 비슈뇨바 등의 이름도 적혀 있고 무용수들의 사인과 팬들의 글귀도 남아 있다. 그것들 찾는 재미가 있다. 비슈뇨바라는 이름의 디저트도 있다. 지난번에 갔을때 비슈뇨바 디저트 먹어보려 했는데 너무 배불러서 못 먹었다 (그러고보니 얼마 전 아스토리야 호텔 카페에서도 비슈뇨바란 이름의 디저트를 새로 내놓았다) 



나는 구독하는 페테르부르크 잡지에서 이곳의 재오픈 소식을 읽고 오픈한지 한달쯤 만에 료샤와 함께 갔었다. 이후 페테르부르크 가면 극장 갈때 한두번쯤은 꼭 들른다. 혼자 간 적도 한번 있긴 한데 주로 료샤랑 같이 갔다. 여기는 음식도 맛있고 인테리어도 화려하고 근사하다. 식기들도 너무 예뻐서 갖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이곳은 빵도 맛있고 가장 단순한 양배추수프마저도 무척 맛있어서 나는 여기 가면 항상 양배추수프를 주문한다. 료샤는 나보고 '에잇, 촌스럽구나! 양배추수프 아무데서나 먹을 수 있는 것을 이런 곳에서도 그걸 먹냐!'라고 하지만... 여기 양배추수프가 맛있단 말이야 ㅠㅠ



실내 조명이 어두워서, 플래시 안 터뜨리고 찍었더니 화질은 별로 좋지 않다만 사진 몇 장. 료샤랑 같이 가서 뭘 먹으면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아서 몇 장 없다. 






유명 디자이너 솜씨의 접시. 이 접시 엄청 이쁨.







이건 2016년 12월 겨울에 갔을 때이다. 겨울이면 해가 금방 져버린다. 저녁 7시 공연이라 5시 즈음 료샤랑 이른 저녁 먹으러 갔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 거의 없었다. 바깥은 이미 어두웠다. 점원이 초를 켜주었다. 일렁이는 촛불을 보고 있자니 료샤가 '야! 머리카락 탄다!' 하고 초를 쳤다. 






..



좋아하는 레스토랑이다. 혼자 가기는 살짝 그렇긴 한데(그래도 꿋꿋하게 혼자 간 적도 있지), 혹시 마린스키에 가신다면 시간이 나면 근처의 이곳에 한번 들러보시길. 예약하고 가시면 더 좋고... 공연 끝나고 늦은 시각에 간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다. 보통 극장 사람들이 뒷풀이 파티를 하곤 했던 것 같다. 가격대는 페테르부르크 음식점 물가를 비교해보면 저렴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비싸지도 않다.



이곳은 나에겐 좀 특별한 곳이다. 2016년 초여름에 처음 갔는데 이곳도 재오픈한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료샤가 나를 데려갔다. 그때 난 좀 많이 힘든 상태였다. 료샤는 극장과 발레를 좋아하는 나에게 기분전환을 시켜주고 싶어했다. 나는 여기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때 음식은 잘 먹지 못했다. 하지만 예쁜 접시와 화려한 백조와 빨간 드레스 카르멘 벽화들을 보며 행복해했다. 이곳에서도 그때 나는 모르스를 마셨다. 료샤는 나에게 한국에 돌아가지 말라고 다시 한번 말했다. 거의 부드럽게, 하지만 반쯤은 책망을 섞어서. 그는 '너는 그곳에서 행복하지 않아' 라고 말했다.



내가 말했다. '나는 거기서 행복하지 않지. 하지만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돌아가지 않아도 해결되는 건 없어. '



료샤는 투덜거렸다. '돌아가도 해결되는 거 없어! 그 새끼들 나빠! 결국 너만 계속 힘들거야!' 



나도 알고 있었다. 뭐라고 말하기 힘들었다. 그냥 모르스를 마셨다. 양배추수프를 먹었다. 수프는 맛있었다. 따뜻하고 시큼하고 맛있었다. 



복직 일주일 전 다시 페테르부르크로 갔고 료샤와 함께 다시 이곳에 왔다. 사진은 그때 찍은 것들이다. 나는 다시 양배추수프를 먹었다. 생선요리와 무슨 샐러드도 먹었다. 수프는 여전히 맛있었다. 나는 아주 힘든 상태였다. 료샤는 나에게 '정말, 정말 돌아가?' 라고 물었다. 나는 '응' 이라고 대답했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나왔다. 나는 창틀에 휘갈겨진 루지마토프와 비슈뇨바의 이름들을 카메라로 찍었다. 극장은 주차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료샤는 그냥 차를 레스토랑 근처에 대어 놓았다. 우리는 같이 극장까지 걸어갔다. 추웠다. 축축한 바람이 불었다. 







우리는 마린스키에 가서 같이 공연을 보았다. 료샤는 발레고 뭐고 클래식이나 예술과는 담을 쌓았지만 나를 위해 극장에 몇번쯤 같이 가주는 친구이다. 료샤보다는 내가 마린스키에 훨씬 많이 드나들었다. 그래도 료샤는 소심한 나 대신 마린스키 샵의 아주머니에게 '그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인지 뭔지 하는 무용수 사진 있어요?' 라고 대신 물어봐주기도 하는 좋은 놈이다. 물론 사진을 고르는 내 옆에서 '타이즈 -_-' 하며 투덜거리기는 하지만.




...




이 레스토랑 사진을 올리고 그때 일을 떠올리니 문득 그날 밤 공연을 보고 나와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료샤가 물었던 말이 생각난다.



" 거기 음식 네 취향이야? 너는 거기가 뻬쩨르에서 제일 좋아? "


" The Repa? 아니, 음식은 고스찌나 수프 비노가 더 내 입맛에 맞아. 양배추수프 빼고. "


" 그럼 백조랑 빨간 드레스 여자 벽화 때문에? 너는 거기 인테리어가 뻬쩨르에서 제일 좋아? "


" 음, 무용을 다룬 인테리어라면 나는 아스토리야 카페 쪽이 더 좋아. "


" 근데 왜 너는 거기 가면 좀 다르지? "


" 어떻게 달라? "


" 몰라, 눈빛도 다르고 느낌도 달라. 많이 좋아하는 느낌이야. "


" 음, 거긴 루지마토프와 비슈뇨바 이름들이 적혀 있어. "


" 왕 유치하다! "

 


물론 나는 유치하다. 그래서 나는 도망쳤었고 또 돌아왔다. 일도 계속 하고 있다. 여전히 발레를 좋아한다. 이 나이에도 팬심에 불타올라 좋아하는 무용수 보러 다니고 꽃도 바치고 사인도 받고 평소보다 훨씬 엉망이 되어버리는 러시아어로 인사도 나눈다. 혼자서도 잘 논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솔직히 말하자면, 료슈카, 아마 나에게 The Repa는 너 때문에 특별했던 것 같아. 곁에 친구가 있어서 고마웠던 순간들이었으니까. 



나는 너에게 해외에서 손님이 오면 거기로 모시고 가서 대접을 하라고 했지. 그때 너는 '엑, 싫어! 여자같아! 오글거려! 막 드레스 입은 여자 그려져 있고 백조 그려져 있어! 나는 못가!' 라고 대답했어. '여자 손님 데려가면 되잖아!'라고 했을 때 너는 '그런 데는 너처럼 극장 좋아하고 타이즈 입은 남자들 좋아하는 바보나 같이 데려가는 데야!' 라고 말했지.



뭐 그건 그것대로 좋다. 여름에 다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극장 좋아하고 타이즈 입은 남자들이나 좋아하는 바보는 The Repa에 다시 가고 싶다, 료샤랑. 




...




그 당시 이야기인데다 페테르부르크 음식점 얘기니까 2016 petersburg 폴더에 올렸었는데 한동안 쓰던 글과 연관이 조금 있는 것 같아 about writing 폴더로 옮겨놓는다. 

Posted by liont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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