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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 오는 휴일 새벽이다.

 

몇 년 전에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오랜 기억 속에서 미샤를 되살려내 단편 하나를 쓴 후, 원래는 가브릴로프 본편을 쓰려다 도저히 그게 되지 않았다. 그 당시 내겐 그런 성격의 글을 쓸 여력이 없었고 감정적으로도 많이 취약했다. 그래서 나는 본편에 잠시 등장하게 될, 하지만 꽤 중요한 인물 하나를 심리적 화자로 내세우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인물의 이름은 안드레이 트로이츠키, 하지만 친구들 사이에서는 트로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그를 안드레이라고 부르는 것은 친구인 미샤가 유일하다. 그리고 트로이는 미샤가 자신의 진짜 친구라고 여기는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 글을 쓰면서 나는 바닥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조금씩 올라왔다. 아마도 다른 순간이었다면 그런 식으로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샤를 등장시킨 여러 이야기들 중, 아니, 이제껏 내가 써왔던 또다른 여러 이야기들을 통틀어 트로이가 등장하는 이 긴 소설은 가장 개인적이고 가장 부드럽고 상처입기 쉬운 글이었다. 이후 나는 이 글을 본편 우주에서 제외시켜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바로 앞에서 언급한 저 이유 때문에.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쩌면 트로이가 등장하는 이 글은 가장 본편 우주에 어울리는 글일지도 모르겠다.

 

최근 불안함과 우울함으로 좀 고생하고 있어 그 당시 생각이 나서 글을 다시 뒤적여 보았다.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발췌한 부분은 소설의 후반부이다. 이전에 한번 발췌한 적이 있는 극장의 경쟁자이자 선배인 울리얀 세레브랴코프와의 충돌로 징계를 받은 미샤가 고질적인 어깨 부상 때문에 모스크바에 진료를 받으러 가는 길에 대한 부분이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강의하는 박사후보생 트로이도 세미나 때문에 함께 간다. 둘은 차를 타고 모스크바 대로로 들어서고, 주유소 카페에서 요기를 한다. 대화를 나눈다. 별다른 사건은 없다. 대화와 트로이의 마음속 독백이 전부일 뿐이다.

 

서두에 등장하는 다닐로프는 키로프 극장의 행정책임자, 타마라는 발레단 코디네이터이다. (물론 가상의 인물들이다) 언급되는 세레브랴코프와 스타니슬라프 일린에 대해서는 전에 몇 번 발췌한 적이 있다. 니콜카는 소설 중반부에 등장하는 미샤의 애인 중 하나이다. 지나이다는 미샤의 발레학교 동기이자 파트너 발레리나이며 이 커플의 무대는 아주 인기가 많다. 이 소설에서는 몇 년동안 미샤와 같은 아파트에서 살기도 한다.

 

루빈슈테인 거리의 의사로 표현되는 인물은 유리 아스케로프로 이 사람에 대해서도 전에 미샤가 아플 때 돈키호테 무대에 올라갔던 얘기에서 나온 적이 있다. (이 사람은 서무 시리즈 16편에서 베르닌이 미샤의 편지를 전해주는 그 사람이기도 하다) '고로호바야'는 트로이의 집이 있는 레닌그라드의 거리 이름이다(지금도 있는 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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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계를 받은 후에도 미샤는 백야 축제 준비 때문에 극장에 계속 나갔다. 6월에 다닐로프는 보다 못해 그의 등을 떠밀어 모스크바로 진료를 받도록 보냈다. 의사에게 직접 전화까지 건 후 극장 측에서 왕복 항공권을 비롯해 진료에 수반되는 모든 비용과 숙박비를 부담하도록 했다. 미샤는 타마라에게 차를 가지고 갈 테니 비행기 표 따위는 끊을 필요 없다고 말해주었다.

 

 

트로이는 미샤와 함께 모스크바에 갔다. 일린의 생일 파티에서 알게 된 마르크 카라바노프가 모스크바 국립대에서 열리는 국제 세미나에 그를 발제자로 초청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가 참석했던 행사 중 가장 규모가 컸기 때문에 트로이는 꽤 신경이 쓰였고 차에 앉아 잠시 발제 원고를 수정하기까지 했다. 모스크바 대로로 접어들기 위해 미샤가 핸들을 한 손으로 꺾으며 물었다.

 

 

“ 긴장했어? 세미나 준비하면서 그런 표정 짓는 건 처음 봐. ”

 

“ 아니, 난폭운전 때문에 긴장한 거야. ”

 

“ 어쩔 수 없어, 멀리 끌고 나간 적이 거의 없으니까. 그냥 날 믿든가 목숨을 걸어. ”

 

 

너무 바빠서 연초에 할 수 없이 차를 사기는 했지만 미샤는 그다지 운전을 좋아하지 않았다. 게다가 모든 질서와 규율을 무시하는 성격답게 교통 법규도 예사로 어길 게 분명했다. 막 커브를 틀어 대로를 탔을 때 미샤가 속도를 줄이지 않은 덕분에 차가 크게 흔들리며 펄쩍 뛰어올랐다. 트로이는 원고를 덮으며 투덜댔다.

 

 

“ 믿을 수도 없고 목숨 걸기도 싫어. 가다가 세워라, 운전 바꿔줄 테니까. ”

 

“ 편하게 원고 수정이나 하면서 친구를 좀 믿어봐. ”

 

“ 지금도 신호 무시했잖아. ”

 

 

출발한지 한 시간도 안 되어 트로이는 미샤를 옆자리로 내몰고 운전대를 빼앗았다. 사실 난폭운전보다는 아픈 어깨에 무리가 갈까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미샤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꺼렸고 진료에 대해서도 별 말 하지 않았다.

 

 

“ 네 발표는 언제야? ”

 

“ 모레. 오후 3시야. ”

 

“ 마르크와 같은 세션이야? ”

 

“ 아니, 그 사람은 첫날에 해. 난 베를린과 오슬로 쪽 팀이고. ”

 

 

트로이는 수첩을 미샤에게 건네주었다. 미샤는 주제와 일정표를 눈으로 한번 훑더니 흥미로워하며 물었다.

 

 

“ 나도 들어가 봐도 돼? 외부인도 참석할 수 있나? 많이 어려울까? ”

 

“ 전공자들 대상이긴 한데, 상관없어. 학생으로 봐주겠지. 근데 KGB는 좀 깔려있을 거야. 외국에서 온 발제자들이 있어서. “

 

“ KGB 없는 데가 어디 있다고. ”

 

 

미샤가 좌석 위로 무릎을 끌어당기더니 발목과 종아리와 허벅지를 문지르듯 마사지했다. 그 모습을 보니 트로이는 정신이 조금 산란했지만 운전대를 잡고 있었으므로 다른 생각을 하기 위해 라디오를 켰다. 미샤가 채널을 맞춰놓았는지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다행히 졸린 음악이 아니라 차이코프스키의 슬라브 행진곡이었다. 트로이조차 아는 곡이었다.

 

 

“ 대낮부터 표트르 일리치를 틀어주시다니 감사 편지라도 보내야 하나. ”

 

 

미샤가 휘파람을 불더니 왼쪽 어깨를 원을 그리며 몇 차례 돌렸다. 티셔츠 사이로 붕대가 힐끗 보였다. 목 한가운데에는 아직도 거무스름한 멍이 남아 있었다. 울리얀 세레브랴코프를 생각하자 심장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펄떡거리는 것 같았다. 아마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는 아무런 죄책감이나 충격도 없이 세레브랴코프의 두개골을 박살내 죽였을 것이다. 그는 키가 큰 세레브랴코프보다 더 크고 팔이 긴 그 자보다 더 길게 구부러지는 거미 같은 팔을 가졌으니까. 그러면 미샤는 어떻게 했을까? 니콜카를 사정없이 내리치는 그의 일격 앞에 몸을 내던졌듯 세레브랴코프의 앞을 막아섰을까? 아니면 트로이가 그 더러운 놈을 죽이는 것을 그 가늠할 수 없는 검은 눈으로 가만히 보고 있었을까? 아마도 후자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자는 스타니슬라프 일린을 모욕했기 때문이다. 트로이는 미샤가 웬만하면 자신에 대한 모욕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건 일린을 욕했기 때문이었다. 아니면 자신의 작품을. 세레브랴코프가 그랬다고 했지, 루슬란을 일린이 만들어 주었다고. 계속 아양을 떨면 다른 작품도 만들어줄 거라고. 그는 미샤의 단호하고 우울한 음성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나는 스탄카에게 의지하지 않아.'

 

 

미샤는 창문에 머리를 기대더니 순식간에 잠들었다. 트로이는 아무 데서나 몸을 기대는 순간 잠들 수 있는 그의 능력이 부러웠다. 하지만 눈 아래 패인 그림자를 보니 그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것 같기도 했다. 그 애가 다시 고로호바야에 와서 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샤는 항상 그의 곁에서는 깊게 잘 잤기 때문이다. 아마 일린이 아니었다면 극장 앞의 그 아파트에 그렇게 꾸준히 머무르지 않았을 것이다. 트로이는 일린이 빨리 모스크바로 돌아가기를 원했지만 동시에 그런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미샤는 자기 춤이나 안무에 대해서라면 단호하고 자주적일지 몰라도 감정적으로는 일린에게 깊은 애착을 느끼고 있는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는 미샤가 왜 그렇게까지 자신의 독립성과 비의존성에 매달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애착과 갈망 역시 타인에 대한 의존의 일부라는 사실을 그 영리한 애가 모를 리가 없었다. 그는 미샤가 루빈슈테인 거리의 의사를 갈망하듯 일린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트로이 자신에 대한 우정이나 신뢰와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었다. 그리고 안드레이 트로이츠키는 그 무조건적 신뢰의 깊이에 가끔 전율하면서도 할 수만 있다면 유리 아스케로프나 스타니슬라프 일린과 자리를 바꾸고 싶었다. 드문 순간에는 니콜카를 생각했는데, 그럴 때면 미샤의 수많은 애인들 중 자신과 가장 닮은 인물이 어쩌면 그 정신 나간 살인자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히곤 했다.

 

 

 

몇 시간 후 트로이는 주유소를 발견하고 차를 세웠다. 미샤는 정말 차에 관심이 없는 모양인지 모스크바까지 가면서 기름도 제대로 채워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유소 옆에는 허름한 카페가 하나 있었기 때문에 그는 미샤를 흔들어 깨웠다.

 

 

“ 뭐 좀 먹고 가자. 도착하려면 아직 두어 시간 더 가야 해. ”

 

 

미샤는 귀찮아하며 다시 자려고 했다. 트로이는 지나이다에게 전화를 걸어서 그의 행태를 낱낱이 알려주겠다고 협박했다. 세상 천지에 미샤가 두려워하는 인물은 오직 그 자그마한 빨간 머리 아가씨 밖에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미샤는 모두가 한통속이라느니 지나를 소개해주는 게 아니었다느니 하고 투덜대며 그를 따라 차 밖으로 나갔다.

 

 

오후였지만 카페 안은 어두침침했다. 그나마 가장 깨끗해 보이는 테이블을 찾아내 미샤를 앉혀 놓고 트로이는 주문을 하러 갔다. 미샤에게 맡겨놓으면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수 없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불친절하고 계산이 느린 점원 덕에 꽤 시간이 흐른 후에야 무거운 쟁반을 들고 자리에 돌아와 보니 귀엽게 생긴 아가씨 두 명이 합석해 미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여자들은 좀 더 남아 있고 싶은 눈치였지만 시계를 보더니 아쉬워하며 일어섰다.

 

“ 전화해요! ”

 

 

여자들이 나간 후 트로이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냅킨 두 장을 집어들었다. 립스틱으로 부드럽게 휘갈긴 전화번호와 이름이 붉은 꽃잎처럼 번져 있었다. 아니타와 카챠. 아니타는 모스크바 주소도 남겼다. 카챠의 이름 옆에는 조그만 하트.

 

 

“ 누가 누군지 분간이나 해? ”

 

“ 보라색 옷에 파란 눈이 아니타, 하이힐에 금발이 카챠. ”

 

“ 뭐하는 애들이야? ”

 

“ 아니타는 프룬젠스카야 전철역에서 일하고 카챠는 타자수야. 카챠는 이혼했고 세 살짜리 아들이 하나 있어. 아니타는 레닌그라드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해. 모스크바 남자들은 여자를 등쳐먹는대. ”

 

 

트로이는 새삼 놀란 눈으로 미샤를 쳐다보았다.

 

 

“ 넌 저런 여자들이 와서 하는 말을 다 기억해? 한둘이 아닐 텐데. 팬도 아니고. ”

 

“ 대부분. 남자들 얘기보다는 더 재미있으니까. ”

 

“ 팬들이 보내는 편지들도 다 읽어? ”

 

“ 그러진 못해, 시간이 없어서. 가끔 잠 안 올 때 조금 읽어. 재미있는 거 많아. ”

 

“ 연애편지라서? ”

 

“ 여자들이 얘길 하거나 편지를 쓰는 건 꼭 사랑 때문만은 아냐. 자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자기 얘길 하는 거야, 들어줬으면 해서. ”

 

“ 들어주면 뭐해, 답장도 안 쓰고 전화도 안 할 거면서. ”

 

“ 그건 그렇네. 안무나 춤에는 도움이 되지만. 이기적이지. ”

 

“ 미안한 마음은 들어? ”

 

“ 미안해야 정상인 거야? ”

 

 

미샤는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생각에 잠겼다. 트로이는 그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그런 쪽으로는 사춘기 소년처럼 남을 거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원하는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는 모를 것이다, 혹은 모르는 척 할 것이다.

 

 

“ 수프 식는다, 빨리 먹어. ”

 

 

얼룩진 사기그릇에 담겨 있는 보르쉬와 데친 소시지, 가시가 그대로 남아 있는 버터 끼얹은 대구와 흑빵, 토마토 샐러드, 잼을 얹은 블린 접시, 팩에 든 우유와 크바스 컵을 힐끗 보더니 미샤가 눈썹을 찌푸렸다.

 

 

“ 내 차는? ”

 

“ 다 먹으면. ”

 

“ 점점 지나를 닮아가고 있군. 좋지 않아. ”

 

 

수프를 한 숟갈 뜨면서 미샤가 진한 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카운터 쪽을 바라보았다. 트로이는 우유팩을 뜯어 탁 소리를 내며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 대구도 반으로 잘라 한 토막을 접시 앞쪽으로 밀었다. 미샤는 녹은 버터에 잠겨 있는 생선 토막과 소시지를 불행한 강아지 같은 눈으로 내려다보면서도 별 말 없이 음식을 먹었다.

 

 

이 빠진 컵에 담긴 진한 차를 마시면서 미샤가 물었다.

 

 

“ 너는 교수가 될 거야? ”

 

“ 한동안은 학교에 있겠지. 학위를 따려면 몇 년 더 걸릴 테니까. ”

 

“ 그 다음엔? ”

 

“ 아직 모르겠네, 교수가 되든지 학교 밖으로 나가든지 하겠지. ”

 

“ 밖으로? 모스크바로? 외국으로? ”

 

“ 외국은 무슨. 철의 장막 안에서 영문학 전공하는 사람이 나갈 수 있는 영어권이 어디 있다고. ”

 

“ 영어권이 아닌 쪽도 있잖아. 이번에도 베를린과 오슬로에서 온다면서. ”

 

 

미샤가 차를 다 마신 후 컵을 내려놓으면서 덧붙였다.

 

 

“ 마르크는 원래 블라디보스토크 출신인데 모스크바 대학에서 발탁해 갔잖아. 지나 때문에 레닌그라드로 옮겨 오려는 중이지만. 너도 모스크바로 갈 수도 있겠지. ”

 

“ 마르크는 인재잖아. ”

 

“ 왜, 너도 마찬가지야. ”

 

 

미샤가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카페를 나갔다. 트로이가 쟁반을 치우고 뒤따라 나갔을 때 그는 차 보닛에 반쯤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따스한 바람이 불어와 검은 머리칼이 연기와 함께 날개처럼 펄럭였다. 한쪽 무릎을 세우고 다른 쪽 다리를 길게 뻗은 채 앉아 연기를 뿜어내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 모습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괴롭고 쓸쓸해 보여서 안드레이 트로이츠키는 가슴을 에는 듯한 한기를 느꼈다. 세상을 다 가질 수 있는 애가, 이미 반쯤은 가진 애가 그런 고독과 슬픔에 잠길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무엇이 그를 그토록 괴롭히는지도.

 

 

그때 카페 문을 열고 점원이 쓰레기를 버리러 나오지 않았다면 트로이는 미샤를 끌어당겨 그 수그러진 뒷목과 펄럭이는 머리칼 위에 입맞추고 또 입맞췄을 것이다. 차 안으로 그를 밀어 넣고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급박하고 거세게 포옹했을 것이다. 그 애가 더 이상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도록, 섹스의 취기와 누적된 피로에 젖어 다시 잠들 수 있도록 해줬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미샤가 담배를 다 피울 때까지 두어 발짝 떨어진 곳에 서서 기다렸고 이후 별 말 없이 차를 출발시켰다.

 

 

30분 쯤 후 트로이는 미샤에게 맥주 캔을 하나 따서 건네주었고 그 애가 열기로 미지근해진 술을 단숨에 마시도록 내버려두었다. 그 결과 미샤는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내내 죽은 사람처럼 잠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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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