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타, 흐라드차니 2025 praha2026. 2. 14. 17:18

프라하에는 많이 갔었으므로 이제 굳이 관광명소를 찾아다니지는 않는다. 특히 카를 교와 프라하 성은 가능하면 피한다. (사람이 많아서) 그러나 언제든 빼놓지 않고 로레타에는 간다. 예전엔 성당 안으로 들어갔는데(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이제는 동행이 있을 때가 아니면 그냥 성당 앞의 돌계단에 앉아 종소리를 듣는다. 맞다, 여기는 종소리를 들으러 가는 곳이다. 로레타의 종소리는 너무나 아름다우니까. 나는 이 계단에 앉아서 정시에 울려퍼지는 맑고 청아하고 멜로딕한 종소리를 듣는다. 하늘은 파랗고 높은 지대에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언젠가, 한창 너무 심적으로 괴롭고 힘들었을 때 나는 이곳에서 종소리를 계속 들으면서 '성당에서 종 치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사진은 작년 11월. 날씨가 싸늘하고 추워서 돌계단에 앉아 있기엔 좀 용기가 필요했다.

마지막으로 이 성당 안에 들어갔던 건 23년 6월 무렵이었다. 엄마를 모시고 프라하에 갔을 때. 엄마랑 안에 들어가 종소리를 듣고 사원과 보물을 구경시켜드리고(여기에는 엄청 화려한 보물과 성물들이 많다) 엄마의 사진을 찍어드렸다.
일린은 로레타에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긴 유럽 사람들에게 성당과 교회 종소리는 너무나 흔한 거라서 나만큼 매혹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말해줬다. 카페 말고는 어디를 좋아하느냐고 물어봐서. '음, 나는 로레타. 옛날엔 아네슈카 수도원도 좋아했는데 이제 거기는 어두워서 잘 안 가. 로레타에서 종소리 듣는 게 좋아' 라고 대답했다. 일린은 캄파를 좋아한다고 했다. '캄파는 나도 좋아해. 캄파를 산책하고 백조를 보러 가곤 했는데 요즘은 그쪽엔 백조가 잘 안 보여'라고 대답했다. 비엔나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택시를 기다리면서 일린은 '다음에 다시 프라하에서 보게 되면 로레타에 갔다가 캄파로 걸어내려와 산책을 하고 백조가 있는지 보러 가고, 그 다음엔 네가 추천하는 카페에 가면 되겠네' 라고 했다. 그러게, 상상하니 좋다 :) 이 코스라면 사실 카피치코에 가야 하는데 요즘 카피치코는 예전같지 않으니 아마 제일 가까운 우 크노플리치쿠, 아니면 역시 카페 에벨이나 헤드 샷에 가겠지. 일린이 아니더라도, 누구더라도 이렇게 모시고 갈 수 있는데 ㅎㅎㅎ

여기서 왼쪽으로 꺾어서 걸어가면 로레타가 나온다. 흐라드차니는 상대적으로 고지대라 꽤 춥다. 여기 올라올 때면 옷을 따뜻하게 입고 후드나 모자를 뒤집어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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