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카 운하인지 그리보예도프 운하인지, 하여튼 운하 따라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어느 자동차.
좀 심한 거 아냐? 차 주인은 얼마나 늘씬하고 멋있길래 -_-+
내가 툴툴거리자 마침 같이 산책 중이던 친구가 혀를 차며 나를 무시했다. 마린스키에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미모에 정신이 팔려 오케스트라 핏 앞까지 뛰어나간 주제(http://tveye.tistory.com/2718)에 그런 말이 나오냔다.
하지만 난 커튼 콜 때 그런 거잖아!!! 그리고 그 사람은 엄연히 예술가라고! 이거랑 같냐! 난 일반인에게 절대 저런 잣대 안 들이댄다고! 설령 그런 마음이 조금 든다 해도 입 밖으로는 안 내! 그것도 저런 표지는 더욱!!
그렇게 버럭 반박해 주었지만 친구에겐 먹히지 않았다 -_-
그러고보니 오늘부터 발레들 리뷰 올리려고 했는데 간밤의 글 마무리의 여파인가 너무 졸려서 도저히 안되네. 내일로 미루자~
*** 이 얘기 쓴 후 문득 떠올랐다. 내가 저 문구 때문에 짜증내자 친구가 또 이렇게 말했다.
친구 : 그냥 장난 같은 문구인데 거기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네 열등감 때문이야!
나 : 뭣이!! 너 지금 내가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거냐!!!!
(갑자기 화르륵!!!! + 하긴 이놈의 잣대는 쭉쭉빵빵한 러시아 여자들일 테니 그렇게 보일지도 몰라! 하고 갑자기 또 자학 모드 탑재 중)
친구 : 아니, 그럴 리가 없잖아. 너는 결코 뚱뚱하지 않아.
나 : (급 진정) 그렇지? 그런 거지?
친구 : 너는 뚱뚱한 chick이 아니고, 그냥 호빗인 것이지~~~ 그래서 예민한 거야 저런 문구에~
나 : 뭐래니, 이게 정말.
친구 : 그래도 호빗이라고 하는 쪽에 덜 화내네? 역시 여자들이란~
나 : 악, 둘 다 화난다고!!!! 나를 그냥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하라!!! 여자의 외모와 키와 몸매를 재단하고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떠드는 짓은 나쁘단 말이야!!!
친구 : 그래봤자 예쁜 남자앨 앞에서 보겠다고 뛰어나간 주제에.
저 말로 게임 종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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