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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백야 시즌에 접어들고 있는 페테르부르크의 네바 강변 풍경. 사진은 @andrei_mikhailov 

 

 

정말 다시 가고 싶은데 이제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 전쟁이 빨리 끝나고 평화가 와야 할텐데. 

 

 

바쁜 하루였다. 아침부터 회의 두 개. 그나마도 윗분과 사전회의를 해야 했는데 이분이 원래 오시기로 했던 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오셔서(-_-) 정말 시간에 쫓겼다. 자기 중심적이고 시간 개념 없는 분과 일하는 거 정말 괴로움. 그리고는 골치아픈 애들 데리고 골치아픈 회의. 마치고 났더니 이미 진이 다 빠졌다. 그나마 친한 동료 언니가 오늘 서울 출장을 왔기에 같이 점심 먹으며 푸념과 함께 좀 기분이 나아짐. 오후에도 내내 바쁘게 일하다 퇴근했다. 

 

 

집에 돌아와 자전거 25분, 토끼샐러드 귀환으로 그래도 나름대로 오늘은 좀 모범적이었다 생각하며 책 읽고 쉬려는데 밤에 생각지 않은 골칫거리가 생김. 8시 좀 넘어서 인터폰이 이상하게 삑삑거리다 멈춰서 이게 뭔가 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어떤 남자가 집앞에서 문을 쾅쾅 두드렸다. 험상궂게 생긴 남자라 무서워서 답을 안했는데 관리사무소라고 한다. 그래도 의심이 되어서(혼자 살면 안 무서울 수가 없음)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해보니 방문자가 관리사무소에서 온 게 맞아서 문을 열어주었다. 그럴 거면 미리 관리사무소 번호로 나에게 전화를 해주고서 오면 좋지 않은가. 흉흉한 세상에 ㅠㅠ 우리 아파트는 웬만하면 가정집들이 입주해 있어서 다른 집들은 낮에도 집에 있고 밤에 문 열어주는 것도 그리 걱정되지 않는 모양임. 울집에도 낮에 들렀는데 내가 없어서 밤에 왔다고 함 ㅠㅠ 전화를 해주면 되지 않느냐 말이다. 관리사무소에 주민 명부 다 있는데! 

 

 

하여튼 문제는... 아랫집 베란다에 누수가 되는데 그게 우리집 배관의 문제라고 한다 ㅠㅠ 현관문 앞에 나도 모르는 배관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베란다에서 이어지는 우리집 배관이라고 함 ㅠㅠ 아마 내가 베란다 세탁기를 쓰면 그게 아랫집으로 누수가 되는 모양이다. 관리사무소 측에선 일단 내일부터 하루 정도 세탁기를 쓰지 않으면 배관에 실리콘 작업을 해본다고 한다. 걱정이 된 내가 꼬치꼬치 묻고 만약 실리콘으로도 안되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니 그러면 우리 집 배관의 문제이므로 내가 배관 수리를 해야 한다고 함 ㅠㅠ 으앙.... 완전 스트레스... 일단 내일 밤부터 세탁기 하루 안 쓰기로 하고, 내가 가입한 보험들을 뒤져보았다. 일상생활배상보험이 포함된 게 하나 있는데... 만일 배관 수리를 해야 하면 이걸 쓸 수 있는 건지 ㅠㅠ 엉엉.... 우리 아파트가 노후 건물이라 그런 것 같다. 

 

 

누수 문제 정말... 안그래도 회사의 내가 소관하는 건물에도 문제가 있어서 2년 넘게 골치 썩고 누수될 때마다 챙기고 있는데 막상 우리 집이 또... 회사야 실무자들도 있고 소관 예산도 있으니 맘편하게 '전문업체를 불러요!' 라고 할 수 있지만 막상 우리 집이면 사정이 달라지고... 관리사무소에서는 실리콘으로 해결되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하고 돌아갔지만 그걸 어떻게 알아 ㅠㅠ 흑흑, 부디 실리콘으로 해결이 되기만을 빌어본다. 안되면 골치아픈 일들이 줄줄이 기다릴텐데. 돈 드는 것도 그렇고 공사도 그렇고... 심지어 나는 직장인이라 집에서 해결해줄 우렁이도 없어서 부모님께 또 S.O.S를 쳐야 할지도 모른다. 아아아아아 스트레스.... 

 

 

그래서 보험 가입내역도 뒤져보고 이것저것 검색해보느라 평화롭던 밤이 왕창 망가졌음. 재작년에 이 집을 사서 이사올때 들었던 보험은 화재배상만 있어서 뭔가 했는데 알고 보니 더 예전에 들어놨던 손해보험 안에 누수 등 일상생활배상 관련 내용이 있었다. 하여튼 그것들 뒤지느라 정신없었음. 흑.... 심란하고 무거운 마음을 안고 잠자리에 들 것 같다. 엉엉, 토끼의 수호신이여 여태까지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우렁집사여 부디 제발 좀 도와주소서. 실리콘으로 해결되게 해주소서, 배관 교체를 하지 않아도 되게 해주세요 흑흑... 아 우울해... 그나마도 다른쪽이 아니라 베란다 누수라 다행이라 해야 하나 ㅠㅠ 만일 거실이나 안방, 화장실 누수면 더 문제가 커질 것 같으니(...라고 비전문가 입장에서 맘대로 생각해봄 ㅠㅠ)

 

 

매우 심란하고 우울해진 상태로, 책 조금 읽다 잠자리로 가려고 한다. 저주받은 도시는 1부까지만 읽고 미뤄두고 있는데 심란해서인지 손에 잘 안 잡힐 것 같아서 오늘은 그냥 챈들러 다시 읽기를 계속하여 하이 윈도를 마저 읽으려고 한다. 아까 자전거 타면서 거의 다 읽었다. 아무리 수차례에 걸쳐 다시 읽어도 멀 데이비스를 지켜주고 진실에 대해 말해주면서도 그녀가 받아들이지 않자 가슴 아파하면서도 그녀를 존중해주고 끝까지 보호해 주는 필립 말로에게는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말로 시리즈 중 이 인물이 가장 멋지고 인간적으로 나오는 소설이다. 정작 소설 자체는 차갑고 건조하고 음울하지만. 

 

 

오늘 식단

아침 : 아몬드유 1팩

점심 : 어향가지덮밥. 아이스한라봉 오미자차 1/2컵

저녁 : 토끼샐러드 (삶은 달걀 1, 두부 1/3모, 방울토마토, 파인애플, 하루견과, 미니 올리브 3알, 미니 모짜렐라 치즈 몇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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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