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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 해당되는 글 386

  1. 2018.12.23 공항에서 2
  2. 2018.12.21 12.20 목요일 밤 : 갑 미워, 치즈와 밀까, 기념품 쇼핑, 궂은 날씨 등등 4
  3. 2018.12.21 아아아 보위님~~ 4
  4. 2018.12.20 진눈깨비 펄펄, 핫초코 마시고 있음 2
  5. 2018.12.20 커피 안 마시는 자에게 커피 마시게 하는 곳 2
  6. 2018.12.20 12.19 수요일 밤 : 프라하 성, 고딕은 별로, 어느 카페, 글쓰기, 노동노예는.. 4
  7. 2018.12.20 오늘 하루 한장으로 요약~
  8. 2018.12.19 스트라치아텔라 돌려주오
  9. 2018.12.19 프라하 성 다녀오는 길
  10. 2018.12.19 프라하 파편들, 어둠과 빛, 결론은 모던 러브(응?) 4
  11. 2018.12.19 어둠에 잠긴 카페 에벨 4
  12. 2018.12.19 12.18 화요일 밤 : 꿈(쥬인 등장), 요세포프 산책, 입술만 졸리, 크리스마스 노점 등등 4
  13. 2018.12.19 미니 에벨 4
  14. 2018.12.18 구시가지 산책
  15. 2018.12.18 지름의 결과물들(접시 빼고)
  16. 2018.12.18 12.17 월요일 밤 : 베이컨 빼달랬더니, 쇼핑쇼핑, 오랜만에 간 나메스티 미루 등 4
  17. 2018.12.18 쥬인을 위한 바구니 노점 :) 2
  18. 2018.12.17 골목에서 보위님 발견~ 2
  19. 2018.12.17 카페 에벨에 앉아서 4
  20. 2018.12.17 12.16 일요일 밤 02. 두번째 숙소, 졸졸졸, 구시가지, 안 열리는 마개 등 2
  21. 2018.12.16 존 레넌 벽 앞의 고양이 + 프라하 냥이들은 어디에?
  22. 2018.12.16 토끼의 스카프 활용법
  23. 2018.12.16 12.16 일요일 낮 - 01. 체크아웃, 말라 스트라나 쏘다님, 카피치코
  24. 2018.12.16 토끼의 하루 : 눈 오는 날 프라하에서 4
  25. 2018.12.16 12.15 토요일 밤 : 눈, 세포라, 닭꼬치, 카페들, 글쓰기 2
2018. 12. 23. 00:33

공항에서 2017-18 praha2018. 12. 23. 00:33





프라하 공항. 수속 마치고 복도의 의자에 기대어 쉬고 있음. 인천 가는 건 B게이트인데, 그쪽 말고 다른 게이트 방향으로 좀 가면 다리를 뻗을 수 있는 의자가 몇개 있다. 프라하 공항 오면 항상 여기서 쉰다. 콘센트가 있는 자리가 딱 하나인데 거기 앉음.



무척 피곤하다. 속이 비어서 어질어질. 그래도 절식해선지 이온음료 덕인지 하여튼 상태는 좀 나아짐. 혹시 아나, 기운이 없으니 뱅기에서 잘 수 있을지도!!! (비행기에서 못 자는 1인)



여행 막바지에 된통 아파서 무척 고생하느라 별다른 생각이 없이 무감각하게 공항에 와서 앉아 있다. 어제부터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매우 단순하다.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고 계속 자고 수분섭취를 하자. 아픈거 몰아서 아파버리고 무사히 비행기를 타자’ ㅠㅠ 생존욕구 앞에서 다른 생각 따위 안 들어 ㅠㅠ



돌아가면 일이 엄청 많은데.. 월욜 새벽 기차 끊어두었다. 밀린 일 때문에 시간이 날진 모르겠으나 계속 힘들면 병원에 가서 수액이라도 맞아야지. (이게 모야ㅠㅠ 여행 다녀와서 수액 맞으며 일해...)



옷가지가 무거운 것도 너무 힘들어서 어그부츠는 가방에 넣어 부쳐버리고 안에 입은 티셔츠는 잠옷으로 입던 편한 거 그대로 입고 나옴.



복국 먹고파 흑... 아플 땐 항상 복국과 오뎅이 먹고픔.



두시간 후면 이륙. 한시간 쯤 후부터는 보딩 예정이다. 프라하 공항은 보딩 게이트에서 검색대 수속을 받기 때문에 항상 혼잡하고 쉽게 지친다. 무리하지 말고 슬렁슬렁 가야지.


뱅기 안 흔들리게 해주세요. 그리고 안 아프고 잘 도착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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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제 너무 걸어서 아주 피곤하게 잠들었다. 중간에 안 깨고 6시간 이상 쭉 자는 드문 경우!



아침에 다시 까무룩 잠들었는데 슈퍼갑에게서 또 전화가 와서 깸. 모른다! 나 휴가다, 안 받아!! 안 받으니 전화 달라고 문자까지 옴. 싫다! 급하면 울 상사에게 전화하란 말이야! 로밍 요금 나와!!! 아 정말 너무 싫다 노동노예 으흑...


아침부터 눈이 펄펄 왔다. 카페 에벨도 눈 때문인지 사람들로 바글바글거렸다. 문가 구석에 앉았다가 그래도 운좋게 창가 자리가 나서 잽싸게 옮겨 앉음. 창 너머로 눈 오는거 구경이야 좋았지만 나가야 하는 입장에선 ㅠㅠ



오늘은 베이글 대신 모짜렐라, 토마토, 루꼴라, 플럼과 겨자소스가 들어간 흑빵 샌드위치에 카페 라떼 먹음. 흑빵 샌드위치도 맛있긴 한데 그래도 역시 플럼과 겨자보단 바질 페스토가 더 어울리고 맛있긴 했다. 라떼는 맛있고 무지 부드러워서 거부감 없이 잘 마셨는데 역시나 유당분해 잘 못시키고 커피 카페인에 약한지라 나중에 배가 좀 아팠음 흑...



모레 돌아가므로 오늘은 선물용 기념품들을 사러 다녔다. 회사 동료들을 위한 초콜릿이나 사탕이야 별 신경 안쓰고 사면 되는데 친한 사람들에게 주고픈 것들은 아이템들이 있어서 여기저기 다니느라 좀 지침... 프라하에 원체 여러번 와서 그런지 너무 뻔한 건 사고 싶지 않은 뭐 그런 거지..


그래도 변함없이~ 언제 어디를 가든 외국(보통 러시아디만) 나가면 꼭 사는 거 두개 있다! 쥬인을 위한 치즈(엄청 좋고 그런거 아님, 그냥 수퍼마켓에서 파는 작은 치즈 ㅋ)와 초콜릿 밀까이다. 후자는 우리가 러샤 시절 좋아하던 쪼꼬인데 요즘은 GS편의점에도 이따금 판다만 넘 비싸다... 치즈랑 밀까는 내가 쥬인에게 물어다주는 전통적(!) 기념품임!!


여튼 종일 티샵,코트바, 팔라디움, 나메스티 레푸블리키 노점, 테스코, 카페 에벨 등을 돌아다니며 기념품들 쇼핑. 근데 아직 두어개 못 삼. 써놓으니 별거 아닌거 같아도 저 동선이 구시가지 양쪽, 신시가지까지 둥그렇게 왕복이고 쟈철도 두번이나 탐.


중간에 넘 지쳐서 먼저 올린 스케치의 어느 작은 초콜릿카페에 들어가 진한 핫초코 마시고 기사회생함. 너무 다크한건 안좋아해서 55% 카카오에 소금 가미한 걸로 마심(핫초콜릿엔 소금 들어가는게 개인적으로 젤 나은 거 같음) 진눈깨비 맞고 다리 아프고 지쳐 있었는데 쪼꼬 한입 마시자 갑자기 눈이 번쩍 뜨임. 역시 이것이 당분과 카페인의 파워!


나와서 다시 기념품 쇼핑을 하고.. (큰 슈퍼를 세군데 갔음. 오늘 테스코 수퍼가 날 실망시켜서..) 너무 배고파서 믈레니체 분점 가서 슈니첼과 탄산수 먹고 좀 회생해서 6시 즈음 숙소 돌아왔다.



씻고서 가방꾸리기 1차 돌입. 미리 좀 해놔야 낼이 덜 피곤함... 주로 이것저것 분류하고 뽁뽁이로 싸는 일들 ㅠㅠ 도착하면 다음날 새벽에 작은 캐리어 들고 본사 내려가야 하니 그것도 생각해서 짐을 싸야 한다... 헷헥 아이구 힘들어...



오늘은 피곤해서 곧 자야겠음 흐학..


근데 이제 낼 하루만 보내면 돌아가야 한다 흑.. 나는 집토끼이므로 여행 후 집에 돌아가는건 좋은데.. 일하러 가야 하는게 너무너무 싫다 우앙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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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21. 05:17

아아아 보위님~~ 2017-18 praha2018. 12. 21. 05:17





신시가지 스팔레나 거리의 책방에 걸려 있는 보위님~ 아아 사랑합니당~~



저 포스터 169코루나인데 안에 들어가면 다른 포스터들도 있어서 무지 사고팠다.. 근데 꽤 커서 집에 걸어둘 데가 없어 ㅠㅠ





안쪽엔 알라딘 세인 시절 보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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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20. 23:23

진눈깨비 펄펄, 핫초코 마시고 있음 2017-18 praha2018. 12. 20. 23:23




헉헉 그냥 눈도 아니고 진눈깨비 펄펄. 뻬쩨르 생각나는 날씨...


신시가지의 어떤 초콜릿카페 들어와 핫초코 마시고 조금 회생. 카페에 앉아 그렸다. 이제 일어나려 함





당분으로 기사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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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나에게 커피 마시게 하는 곳! (비록 카페 라떼지만 ㅋㅋ)


눈 펄펄 온다... 에벨 창가에 앉아 라떼랑 모짜렐라 루꼴라 흑빵 샌드위치로 아점 먹는 중. 아흑 맨날맨날 여기서 아침 먹고파...


그건 그렇고 눈이 계속 오네ㅠㅠ 방에 가서 우산 가지고 나와야 하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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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오늘 하루는 사실 앞서 올린 스케치에 다 들어 있음. 저게 전부임. 중간에 테스코 가서 미니 샴푸랑 생수 산 거랑 kfc에서 근 십년만에 트위스터 먹은거 빼고. 숙소에 샤워젤은 있는데 샴푸가 없고, 챙겨온 건 다 써서 할수 없이 작은거 하나 샀음.



사진은 프라하 성 입구에서 찍음. 성 비투스 성당 등. 나는 패션/뷰티의 고스 룩은 좋지만 진짜 유래인 고딕 양식은 안 좋아함. 비투스 성당 볼때마다 더더욱 깨달음 ㅠㅠ 성당이 너무 크면 신앙심이 사그라드는 기분이다. (역시 날라리 신자ㅠㅠ) 그래서 오늘 메모의 사진은 성에서 내려다본 프라하 전경으로 대체.


하여튼 프라하 성은 그냥 거닐기만 함. 여기서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건 젤 오래되고 소박한 성 이르지 사원(성 조지의 체코식 이름이다)인데 거기도 들어가진 않았다. 이르지 사원 앞에도 크리스마스 노점들이 가득. 근데 느낌인지 모르겠으나 여태 본 노점들 중 여기 물건들이 젤 있어보이고 음식들도 때깔좋게 해놓았다.


황금소로도 안감. 이쁘긴 하지만 입장료가 무지 비싼데다 사실 실속도 없고 여러번 가봐서 전혀 감흥이 없음. 그렇다고 내가 카프카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


한바퀴 돌아서 네루도바 골목 대신 흐라드차니 성벽 쪽 따라 말로스트란스카 역으로 걸어 내려옴. 트램 타고 우예즈드에서 내려 안젤라또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도로 트램 타서 레기 교 건너 신시가지에 내림. Kfc에서 점심 간단히 먹고 테스코 가서 미니샴푸랑 물 사서 숙소 돌아옴.


짐 내려놓은 후 근처의 카페 가서 스케치하고 글에 대한 메모 적고 방에 돌아와 저녁 먹음. 지금은 어제 산 블루베리와 아몬드, 감자칩 약간이랑 역시 어제의 화이트와인 남은거 마시고 있음. 사과주스를 섞어서 달아지고 약해짐 :)



...






재작년 가을에 힘들때 우연히 들어가서 쉬었던 카페. 예쁘고 아늑하다. 에벨과 400미터 거리에 있다. 와이파이 안되는게 흠인데 대신 글쓰기에 좋다. 오늘 스케치도 여기 앉아서 그렸다. 돌아가기 전에 또 갈 것 같다.




밖에 있는데 슈퍼갑에게서 부재중 전화옴. 한국시간 밤 10시 -.- 예산국회도 마무리됐는데... 흑... 이번에 와선 업무멜도 절대 안 열어보고 있구먼... 노트북도 안가져왔고...



회사를 아직 떠나지 못하고 그만큼 시달리고 피를 말리다 보니 즉물적이고 순간 소모되는 여행과 소비들을 하게 되는 거란 생각을 자주 한다. 이번 여행도 조금은 그런 측면이 있다. 어쩌겠나 싶다...




프라하에 대한 메모들을 묶어 한권의 책을 써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뻬쩨르만큼 문학적이지도 내밀하지도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쉽게 쓸수 있겠지. 일종의 여행에세이든 뭐든... 글은 계속 쓰고 싶다, 많이, 항상. 그러지 못해 답답하기도 하다.


삶에서 회사를 지워내고 자신과 오롯이 마주하게 되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되기 마련이다. 내게 필요한건 사람들이지 조직이 아니다. 쉽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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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20. 01:29

오늘 하루 한장으로 요약~ 2017-18 praha2018. 12. 20. 01:29




스케치로 다 그려놔서 오늘 메모 쓰기 귀찮아짐 ㅋㅋ



프라하 성이랑 비투스 성당 별로 안 좋아해서 엄청 성의없게 그림(글고 색깔도 우중충해서 더 어려워 ㅜㅜ) 젤 정성들여 그린 건 카페 에벨의 모짜렐라 페스토 루꼴라 베이글임ㅋㅋ(애정도에 따라 그림의 정성이 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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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9. 22:07

스트라치아텔라 돌려주오 2017-18 praha2018. 12. 19. 22:07




추워서 좀 미루다 오늘 들른 안젤라또.


으앙 근데 겨울이라 아이스크림 종류가 완전 적어짐 ㅠㅠ 스트라치아텔라 없어 양귀비씨자두 아이스크림도 엉엉 역시 이 동네는 겨울은 안좋아ㅜㅜ


그래서 바닐라 묵음. 이것도 맛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거 아냐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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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9. 21:55

프라하 성 다녀오는 길 2017-18 praha2018. 12. 19. 21:55




딱히 프라하 성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 오후부터 돌아가는 토욜까지 계속 눈과 비가 온대서 그냥저냥 다녀왔다. 역시 윗동네는 추움.



말로스트란스카까지 걸어내려와서 트램 타고 우예즈드에서 내려 지금은 안젤라또에 잠시 앉아 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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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프라하는 여전히 어딘가 차갑고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도시이다. 이전에 몇달 살았던 골목과 주변을 돌아다니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낯선 느낌이 엄습하곤 한다.
이 도시는 역시 겨울보단 여름과 가을이 더 좋다. 빛이 많아야 한다.


나 역시 그렇다. 나이가 들고 자신의 인생에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퇴적층이 높아질수록, 어둠보다는 빛이 더 필요하다. 예전에는 어둠 속에서 글을 잘 쓸 수 있었다. 지금은, 덜 그런 것 같다. 빛이 필요하다.






...





그건 그렇고, 어째선지 구시가지 광장과 골목을 걸으면 보위의 modern love를 흥얼거리게 된다. 반복되는 church 단어 때문인가.. 이 노래 꽤 불경스러운데 성당들로 가득한 골목과 광장에서 자꾸 떠오르네.. 뭐 명곡이지... 그렇고말고... 오늘 종일 입 안으로 이 노래 흥얼거리고 다녔다.






그냥 가기 아쉬우니 모던 러브와 렛츠 댄스 당시 보위님 사진 한장. 그리고 모던 러브 가사. 나도 다 외지는 못해서 한번 전체 올려봄. (이 메모는 결국 기승전보위님이었다...)



"Modern Love"

I know when to go out
And when to stay in
Get things done

I catch a paper boy
But things don't really change
I'm standing in the wind
But I never wave bye-bye

But I try
I try

There's no sign of life
It's just the power to charm
I'm lying in the rain
But I never wave bye-bye

But I try
I try

Never gonna fall for
Modern love walks beside me
Modern love walks on by
Modern love gets me to the church on time

Church on time terrifies me
Church on time makes me party
Church on time puts my trust in God and man

God and man no confessions
God and man no religion
God and man don't believe in modern love

It's not really work
It's just the power to charm
Still standing in the wind
But I never wave bye-bye

But I try
I try

Never gonna fall for
Modern love walks beside me
Modern love walks on by
Modern love gets me to the church on time

Church on time terrifies me
Church on time makes me party
Church on time puts my trust in God and man

God and man no confessions
God and man no religion
God and man don't believe in modern love

Modern love walks beside me
Modern love walks on by
Modern love gets me to the church on time

Church on time terrifies me
Church on time makes me party
Church on time puts my trust in God and man

God and man no confessions
God and man no religion
God and man don't believe in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walks beside me
Modern love walks on by
Modern love walks beside me
Modern love walks on by
Never gonna fall for
Modern love
Modern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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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9. 05:57

어둠에 잠긴 카페 에벨 2017-18 praha2018. 12. 19. 05:57





건너편 멀리서 폰으로 찍어서 화질은 별로지만 부드러운 그림 같은 느낌이 있어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어둠도 스며 있고 빛이 있다. 저녁에 생수랑 절인 올리브 등을 사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살짝 소심하게 찍음(왜 소심하게 찍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만^^;)

:
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나메스티 레푸블리키의 크리스마스 노점들)


..



나는 다시 카페 에벨에 앉아 오늘의 메모를 적고 있다. 글을 조금 썼는데(거의 1년 전에 쓰다 멈추어 있던 단편이고 여름 이야기이다) 맥락 없이 떠오르는 문장들을 몇개 적었다. 더 이어가려면 예전에 쓴 메모와 노트를 좀 봐야 하는데 에벨의 와이파이가 부실해서 클라우드 연결이 잘 안된다. 그래서 숙소에 돌아가서 찾아보기로 하고 오늘의 메모를 좀 이르게 적고 있다.


내 옆 테이블에 앉아 있는 세명의 남녀는 러시아인들이다. 귓가에 러시아어가 들려온다. 굳이 듣지 않으려 해도 단편단편 들려오는 것이다. 아마 푸근한 외모의 아저씨 한명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블라지미르 푸틴과 비슷해서일지도 모르겠다. 간명하고 명확한 발음.


..




어제는 자정 즈음 잠들었다. 새벽에 깨어 한시간 가량 뒤척이고 도로 잤다. 꿈에서 쥬인과 쥬인의 이모들(!)을 모시고 블라디보스톡에 갔다. 울 엄마도 같이 갔는데 중간에 다른 여행을 가심. 난 쥬인네 이모 두분을 본게 언젠지 기억도 안나는데 뜬금없었다. 하여튼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러시아 음식을 싫어하셔서 괴로워하다 더 뜬금없이 양곰탕(?!) 집에 가서 그것을 시켜놓고 나혼자 괴로워하는 등 참으로 리얼한 꿈을 꾸었다 ㅋㅋ


..



위의 내용까지 쓴 후 에벨을 나왔다. 지금은 방에 돌아와서 이어 쓰는 중이다.



오늘은 카프로바 거리의 작은 에벨 가서 원두랑 컵을 산 후 강변, 루돌피눔, 시로카, 하슈탈슈카, 유대교 시나고그 등등 요세포프 쪽을 천천히 산책했다. 간밤에 비가 와서 땅이 많이 젖어 있었지만 공기가 깨끗해지고 날씨가 따스해서 걷기 좋았다. 다 좋은데 역시 여기는 오래된 도시라 돌길을 걸으면 너무 다리랑 발바닥이 아픔 ㅠㅜ


팔라디움 근처의 중국식당에서 점심메뉴로 사천식 닭튀김 곁들여주는 밥이랑 완탕수프 시켜서 먹었다. 맛은 그냥저냥. 근데 너무 짜서 나중에 무지 목말랐음.


그리곤 어제의 쇼핑쇼핑에 이어... 세포라에 다시 가서 어제 산 그 립틴트 말린장미 버전으로 한개 더 삼. 이름은 로즈우드. 어제 산 새빨간 건 ‘스트로베리 키스드’였는데 ㅋㅋ 분홍색도 이뻤다. 근데 확실히 외국언니들 스타일이라 색이 아주 불투명하고 절대 안 지워짐. 나는 입술이 도톰한 편이라 말린장미 분홍색을 풀립으로 발랐더니 입술만 안젤리나 졸리가 되었음 ㅋㅋ(입술만.. 크흑 ㅋㅋ)


나메스티 레푸블리키(공화국 광장)에도 크리스마스 노점이 잔뜩 서 있었다. 예전에 쥬인이랑 여기 노점들에서 음식 사묵고 잼이랑 폴란드찻잔 등 사며 즐거워했었다(그때 쥬인은 여름 한낮에 구운 햄과 맥주를 먹고는 곧장 숙소로 가서 꿈나라로 ㅋㅋ


노점들을 구경하다가 설탕과 시나몬을 입혀 구운 아몬드 냄새에 홀리고, 친절한 아저씨가 막 구워낸 따끈한 아몬드 몇알을 먹어보라 주어서 그걸 먹고는 젤 적은 양인 70그램을 샀다. (원래 견과 엄청 좋아한다) 지금 방에 돌아와 화이트와인에 그 아몬드 곁들여 먹고 있는데 식어도 맛있당. 그도 그럴것이 원래부터 맛있는 구운 아몬드에 설탕과 시나몬을 입혔으니...


그리고는 드뎌 나도 크리스마스 오나먼트 샀다!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장식 쿠키들을 많이 파는데 내 취향엔 넘 크거나 안 이뻐서 안 샀었다. 근데 어떤 노점에서 엄청 조그만 쿠키들을 매달아놓았는데 넘 귀여워서 두개 샀다. 한개에 20코루나(천원) 초록색 트리랑 빨강 장화 쿠키 샀음. 잇힝~ 이제 이걸 안 깨지게 잘 가져가야 하는데ㅠㅠ 일단 뽁뽁이로 싸둠.



숙소에 와서 짐을 좀 내려놓고 카페 에벨에 차 마시러 감. 글을 조금 쓰기도 하고 아늑한 시간 보냄.


그리고는 물 사러 테스코에 다녀옴. 헉헉... 여기는 구시가지라 근처 가게들 물가가 넘 비싸서 결국은 저렴한 테스코 수퍼까지 가게 된단 말이야ㅠㅠ 2리터짜리 물 사와도 하루면 다 마시니... 헥헥...



오늘은 6시 되기 전에 들어왔다. 씻고 저녁 먹고 지금은 테스코에서 사온 미니 와인 마시며 블루베리랑 아까 그 아몬드 곁들여 먹고 있음.



이제 여행도 절반 이상 지나갔다. 토요일에 돌아가는 뱅기를 타니까.., 나름대로 즐겁게 보내고는 있는데 조금 쓸쓸하다. 그리고 프라하 와 있으면서도 뻬쩨르가 좀 그립다. 인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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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liontamer
2018. 12. 19. 00:10

미니 에벨 2017-18 praha2018. 12. 19. 00:10




여기는 카프로바 거리의 카페 에벨. 여기는 앉아서 마시기는 어렵고(아주 작다) 주로 원두나 초콜릿을 판매한다 :) 작년까진 창가 테이블이 하나 있어서 거기 앉아 코코아 마셨는데 이번에 가니 없어짐 ㅠ 여기선 선물용 원두 한봉지랑 내가 쓸 찻잔 사서 나옴


​​




요렇게 조그맣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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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8. 23:54

구시가지 산책 2017-18 praha2018. 12. 18. 23:54





어제 너무 다리 아파서 막 괴로워하며 피곤하게 잤다. 10시 다 되어 일어났음.


오늘은 요세포프 지역 쪽을 주로 돌아다녔다. 날이 별로 안 추워서 부츠 대신 운동화 신고 다님.


이래저래 또 5킬로쯤 걸었음. 지금은 카페 에벨에 앉아 차 마시며 피로 푸는 중. 얼그레이를 마시니 온몸으로 카페인이 스며들면서 살 것 같고나...



사진은 마네수프 다리 쪽에서 찍은 블타바 강과 프라하 성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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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8. 05:55

지름의 결과물들(접시 빼고) 2017-18 praha2018. 12. 18. 05:55




앞선 메모에서 쓴 오늘의 쇼핑쇼핑 결과물들... 오른편 위가 떼샷. 팔레트는 실제 색이 좀더 밝다.



숙소 와이파이가 좀 부실하기도 하고, 티스토리 앱은 해외만 나오면 특히 버벅거리는 편이라 한 포스팅에 사진을 한두장 이상 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앞 포스팅엔 못 올리고 따로...


둠 포르첼라누에서 산 접시랑 찻잔은 뽁뽁이로 싸버려서 나중에 돌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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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신시가지의 융만노바 광장. 오후 늦게 테스코 수퍼 가다가 찍음. 프라하에도 이런 풍경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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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배가 고파서 동물성 단백질을 갈망하느라 믈레니체에 가서 잘 먹긴 했는데 역시 육류와 흑맥주는 나에게 잘 받지 않았다. 일찍 누웠다가 너무 어질어질하고 울렁거려서 도로 일어났음. 살짝 체한 느낌이어서 결국 일어나 소화제를 한 알 먹고 방 안을 돌아다니다가 좀 소화가 되기 시작했을 때 다시 누웠다. 그래서 새벽 1시쯤 잠들었다. 중간에 한두번 깼다.



욕실 세면대 마개 막힌 것 때문에 구글링을 좀 해서 영작을 하여 쪽지를 남겨놓음. 이게 뭐든 러시아어가 먼저 나오고 영어는 잘 생각이 안 나서 이번 프라하 와서는 계속 버벅거리고 있음. 그리고 ‘세면대 마개가 막혔어요 빼내 주세요’ 를 도대체 영어로 쓸 일이 언제 있었겠냐고... 자꾸 노어만 먼저 떠오르니... (열악하게 살아본 것도 러시아였고 논쟁하고 싸워본 것도 러시아라서 이런 생활의 자질구레함이나 투쟁적 회화는 노어가 더 먼저 떠오르는 것이다. 그렇다고 노어를 지금 잘 하는 것도 아님. 크흑 언어능력 퇴화, 망각!!!!) 하여튼 나중에 돌아와보니 마개는 깨끗이 고쳐져 있었다.



에벨에서 아침 먹을까 하다가 낮에 케익 먹어야지 하는 생각에 다른 데 가기로 함. 전에 자주 가곤 하던 프랑스식 카페인 구르망에 갔다. 예전에 머무를 때 여기서 포레 느와 케익이나 크루아상, 뺑 오 쇼콜라를 사먹곤 했고 작년엔 아침으로 오믈렛을 먹기도 했다. 여행 왔으니 간만에 오믈렛 먹을까 하고 들어갔는데 조식 메뉴가 여럿 있었고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세트가 오믈렛, 베이컨, 에멘탈과 고다 치즈, 바게트, 오렌지 주스와 커피 혹은 티 로 꽤 괜찮은 구성이라 이거 주문함.


그런데 여기서 베이컨 빼달라고 했는데 점원이 계속 되묻고 심지어 나중엔 요리사도 나와서 재차 확인함. 흑, 그렇지... 여기는 소시지와 돼지고기의 천국인 프라하... 그런데 여기서 베이컨을 빼달라고 하는 토끼 한 마리... ‘대체 그 맛있는 것을 왜 뺀단 말인가 그것이 메인인데! 우리가 잘못 들은 거겠지?’ 하는 표정의 점원과 요리사... 요리사 아주머니까지 나와서 재확인한 게 좀 우스웠다.


바게트 대신 토스트한 베이글이 나왔다. 아메리칸 브렉퍼스트니까 베이글이 나오는 게 더 어울리긴 하지만 오믈렛이랑 버터, 진짜 치즈들이랑 먹기엔 사실 바게트가 더 잘 어울리는데 ㅠㅠ 프랑스 빵집인데 왜 바게트 안 주고 베이글 주시나요 엉엉... 하여튼 치즈도 많이 줘서 좀 남기긴 했지만 잘 먹었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를 시켰는데 찻잎을 빼낼 수가 없어서 막판엔 넘 진해진 게 옥의 티긴 했지만 뭐 어쩔 수 없지.


구르망은 들로우하와 리브나 거리 쪽에 있다. 예전에 쥬인이랑 묵었던 아스토리아 프라하 호텔 근처이다. 몇년 전 지낼 때에 이쪽 동네도 원체 많이 돌아다닌 곳이고 꼬불꼬불하긴 해도 새끼치지 않고 쭉 이어지는 거리라서 숙소랑 구시가지 광장 쪽보단 훨씬 지리도 쉽고 길 잃을 일도 없다(나 아직도 후소바랑 질스카 등등 숙소 근방의 좁디좁은 골목들이 헷갈린다 릴리오바 골목 아파트에 살 때 그렇게도 많이 다녔는데도!!!!!)


천천히 그쪽 거리 걷다가 새로운 teashop 발견. 프라하에선 원래 신시가지 쪽의 티숍에 자주 가서 찻잎을 사곤 했는데 여기 티숍은 전에도 스쳐 보기만 하고 막상 들어가본 적은 없었다. 오늘 들어가보니 전에 가던 데보다 구색이 더 다양해서 다즐링만 10가지 이상 있었다 :) 무게를 달아서 파는 전형적인 티숍이다. 여기서 다즐링 3종(하나는 디카페인) 쥬인 주려고 애플티 한 봉지 샀다.


그리고는 돈 찾으려고 근처의 코트바 백화점에 갔다. 여기는 사회주의 시절의 백화점으로 건물도 우중충하고 좀 촌스러운 곳이었는데 예전에 쥬인이랑 간 적이 있다(그때가 여름이라 숏팬츠 잠옷만 챙겨갔는데 밤에 추워서 파자마 사려고 갔었음. 그 파자마 한동안 잘 입었는데 지금은 뚱그래져서 못 입는다 ㅠㅠ)


돈 찾은 김에, 그리고 홍차로 물꼬를 튼 마당에 오늘 지름신 영접. 건너편의 팔라디움 백화점에 가서 다시 세포라 매장에 감. 여기 세포라가 어제 갔던 나로드니 트르지다 쪽 매장보다 컸다. 내년에 우리 나라에도 세포라가 들어온다고도 하고 다른 브랜드들이 딱히 싸지도 않아서 세포라 자체 브랜드인 세포라 콜렉션의 하이라이터/블러셔/브론저 팔레트와 새빨간 매트 립틴트, 그리고 별 모양의 조그만 샤워 젤리를 샀다. 여기 립틴트가 의외로 가성비가 괜찮다는 말을 들어서 사본 건데 발라보니 지워지지도 않고 발색도 잘 되어 만족함. 나중에 핑크 계열로 하나 더 살지도... 아, 안돼애애... 게다가 종종 잘 이용하고 있는 이브 로셰 매장에서 우리 나라에 안 들어온 사과 핸드크림과 립밤을...


그리고는 쫌 돌아다니다가 마뉴팍투라 매장에 가서 카를로비 바리 장미 목욕소금과 조그만 배스밤 두개를 샀습니다... 아, 아아.... 아아...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으니 중간에 잠깐 카페 에벨 가서 케익 먹으며 쉬다가 숙소에 이 물건들을 내려놓고는 ‘그래, 지름신은 하루에 다 해치우자!’ 하며 지하철을 타고 나메스티 미루 역까지 가서 둠 포르첼라누(쯔비벨 무스터 등 체코 도자기들을 왕창 파는 곳이다. 관광지보단 좀더 저렴하다) 갔음. 여기서 체코 공화국 100주년 기념접시가 한정판인데다 색과 무늬가 이쁘다는 이유로 지르고 그외 찻잔과 접시를 하나씩 더.... 꾸아...


그래도 오늘은 질보단 양으로 다들 하나하나 따져보면 비싼 건 없으니 괜찮다고 스스로 정당화함. 차는 다 마실 거고, 찻잔과 접시는 주말마다 티타임에 쓸 거고! 화장품은 다 쓰는 거고, 다라이 장만 후 화정 집에 가면 항상 목욕이 힐링타임이니 배스솔트나 밤은 심신을 위한 것이고 등등등.... (아아 아아 나는나는 지름토끼 아아 아아 유리지갑 아아 아아)


하여튼 오늘 중간중간 많이 거닐고 쏘다녔지만 기본적으론 전부 쇼핑에서 쇼핑으로 이어지는 동선이었다. 오늘 메모를 적고 있자니 역시 그랬다. 7킬로 가까이 걸어서 다리랑 발바닥이 빠져 달아나는 것처럼 아프다. 내일은 좀 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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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둠 포르첼라누는 나메스티 미루 쪽에 있는데 앞의 바구니 가게 포스팅에서 적은 것처럼 여기는 관광지는 아니어서 로컬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선지 나메스티 미루 광장의 크리스마스 노점들엔 로컬들이 많았고 먹을 것들보단 물건들이 더 많아서 훨씬 재밌었다. 좀 밝을 때 왔으면 나도 이것저것 좀 샀을지도 모르겠는데 짐이 무겁고 또 어두워져서 그냥 좀 구경만 했다. 주민들도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엄청 사갔다. 내 생각에 이런 좌판에서 파는 것들은 비싸지 않을까 했는데 주민들이 사가는 걸 보면 그렇지도 않은 건가 싶기도 하고... 근데 나도 크리스마스 오나먼트 조그만 거 두어개 살까 했지만 여태 돌아다니며 본 것들 중 딱히 맘에 드는 게 없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지하철 타고 무스텍 역에서 내려 테스코에 갔다. 나로드니 트르지다에서 내리면 바로 옆이라 편한데 호선이 달라서 환승 귀찮아서 그냥 걷고 말지 했는데 지금 쫌 후회 중. 다리 넘 아프다. 테스코 지하 수퍼에 가서 생수와 딸기 등 먹을 걸 좀 사서 걸어 돌아옴. 예전에 거의 2-3일마다 여기 수퍼에 장 보러 가던게 떠올랐다. 여기 마트가 꽤 커서 애용했었다. 특히 야채와 과일 코너에 가니 더욱 그랬다. 프라하도 내륙이라 야채와 과일이 부실한데 오늘도 역시 마찬가지... 하여튼 딸기 한팩을 샀다. 예전에 여기서 감자랑 물이랑 잔뜩 사서 낑낑거리며 걸어 돌아가는데 료샤가 감자 들어주며 자기 힘 자랑하던 게 문득 떠올라서 슬며시 미소가 나왔다. 료샤 보고프다.


그건 그렇고 쇼핑 얘기 마친 후 추가로 더 적은 건데 적고 보니 이것도 다 쇼핑이랑 이어지는 얘기네.


방에 돌아오니 완전 녹초가 되었다. 학학.... 동물성 단백질이고 뭐고 나는 김치와 국물과 밥이 필요하다... 이 방은 레지던스 아파트라 전자렌지랑 가스렌지가 있다. 컵라면이랑 햇반이랑 볶음김치랑 참치통조림으로 저녁 먹음. 흑, 한국에 있을땐 컵라면 먹지도 않지만(딱히 좋아하지도 않고 또 좀 비참한 기분이 들어서) 오늘은 국물을 먹으니 정말 살 것 같았음 ㅋㅋ 내일 아침은 테스코 수퍼에서 사온 딸기랑, paul 빵집에서 사온 뺑 오 쇼콜라, 오늘 티숍에서 산 다즐링으로 먹고 나가야겠다. 그리고 오늘은 좀 일찍 자야겠음.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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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8. 03:56

쥬인을 위한 바구니 노점 :) 2017-18 praha2018. 12. 18. 03:56





오후에 지하철 타고 비셰흐라드 구역의 나메스티 미루 역에 갔다. 둠 포르첼라누 가서 찻잔이랑 접시 사려고. 근데 나메스티 미루 광장에도 크리스마스 시장이 쫙 열렸다. 여기는 관광지와는 좀 떨어져 있어서 노점마다 로컬들이 바글바글.



구경하다 바구니들 쌓아놓고 파는 노점 발견! 바구니를 좋아해서 일본이랑 헬싱키에서도 바구니를 샀던 쥬인을 위해 서비스 샷 ㅋㅋ 쥬인아 여기 바구니가 많아!!!





한 컷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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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7. 23:20

골목에서 보위님 발견~ 2017-18 praha2018. 12. 17. 23:20



구시가지 돌아다니고 화장품이랑 홍차랑 막 지르고 지름길의 좁은 골목들을 따라 카페 에벨 오는 길에 구석 골목의 타투/음반 가게 벽에서 발견한 보위님~~ 이 골목은 예전에 머무를 때도 자주 지나다녔는데 그땐 이 사진 없었음. 보위님 반가워요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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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7. 05:13

카페 에벨에 앉아서 2017-18 praha2018. 12. 17. 05:13




나는 지금 카페 에벨의 제일 안쪽 구석 테이블에 앉아 있다. 창가 테이블은 아니다. 대신 테이블의 높이나 의자는 타이핑하기에 훨씬 편하다.



몇년 전에도 이 자리에 자주 앉곤 했다. 그때 나는 이 카페에서 3분 거리에 있는 바로 옆골목인 릴리오바의 어느 아파트에 두달 동안 머무르고 있었다. 노트북을 들고 에벨에 드나들었고 차를 마시며 글을 쓰곤 했다. 당시 나는 여기 앉아서 약 200페이지 가량의 경장편 중 1부와 2부를 썼다. 수용소와 보안위원회 요양소에서 미샤가 겪는 이야기에 대한 소설이었다. 이따금 블라지미르 마야코프스키의 시집을 들고 와 읽기도 했다.



지금은 노트북 대신 아이패드와 태블릿용 키보드를 치고 있고, 소설 대신 블로그의 오늘 메모를 적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너무나도 평온하고 또 친밀하다. 집에 돌아온 기분이다.



에벨은 글을 쓰기 좋은 곳이다. 수많은 카페들을 다녀보았지만 이곳만큼 글을 쓰기 좋았던 카페는 없었다. 이곳의 어떤 공기가 나와 공명한다. 붉은색과 검은색, 아주 조금만 쓴 터키 블루 색깔 때문인지도 모른다. 단 하나 뿐인 창가 테이블의 특별함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카페 에벨에 돌아와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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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 이번이 몇번째인지 기억이 안나서 순서대로 헤아려본다. 처음엔 2006년 11월말에 왔었다. 모든 것이 생소했다.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처음 나와본 외국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이곳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무작정 와서 열흘 동안 혼자 머물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에벨이 있는지도 몰랐다. 내게 프라하의 첫 인상은 차가운 도시였다. 겨울이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여행과 출장의 경험치가 쌓이기 전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2010년 11월, 출장 때문에 3일 정도 머물렀다. 이때는 주로 일을 하러 다녀서 별다른 추억이 없다. 가기 싫은 출장이었다. 당시 수술을 받은지 한두달 밖에 안 된 상태였고 출장 목적이나 내용도 그다지 영양가 있는 게 아니었다(터키 앙카라에 갔다가 프라하와 카를로비 바리에 가는 일정이었는데 하여튼 출장이라 힘들었다)



12년 여름에 쥬인과 함께 휴가를 왔었다. 그때가 젤 재밌었던 것 같다. 둘이 엄청 쏘다니고 즐거웠다.돌이켜보니 그게 쥬인과 갔던 마지막 여행이었다. 이듬해 봄에 쥬인이 결혼을 했기 때문이다.



13년 2월에 다시 와서 릴리오바 골목에 숙소를 잡고 두어달 동안 머물렀다. 그때 나는 휴직 중이었다. 몸과 마음이 아팠다. 글을 다시 쓰고 있었다. 카페 에벨은 이때 알게 되었고 거의 이틀에 한번 꼴로 들렀다.



그리고 16년 가을. 그때도 무척 힘들었다. 사실, 13년 당시보다 훨씬 어렵고 고통스러웠다. 빛으로 가득한 프라하가 위안이 되어 주었다.



작년, 17년 봄. 날씨가 무척 좋았다. 중간에 드레스덴에 가서 영원한 휴가님을 만나 즐거웠다.



지금, 18년 12월. 그러면 몇번째인가, 7번째네. 정말로 뻬쩨르 다음으로 많이 왔다. 몇몇 골목들은 구석구석 알고 있다.



물리적인 숫자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내가 숫자를 헤아려본 것은 이번에 말라 스트라나부터 시작해 도시 몇몇 장소를 돌아다니고 예전에 좋아했던 음식들을 맛보면서 느꼈던 감각 때문이었다. 익숙함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나이를 먹고 기쁨의 감각이 퇴색했기 때문인지, 다시 걷고 느끼는 프라하는 전만큼 매력적이고 아름답지 않았다. 골목도, 음식도, 좋아했던 카페들도. 아마도 겨울에 말라 스트라나에 묵어서인지도 모른다. 어제 첫 숙소에서 가방을 꾸리면서, 오늘 말라 스트라나와 캄파를 걸어다니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프라하는 이제 한동안 안 와도 될 것 같아’



그 느낌은 오늘 오후에 숙소를 옮겨온 후 구시가지의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트리와 불빛들, 첨탑의 휘황한 풍경에 매료되었을 때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새로 옮겨온 숙소는 에벨과 같은 건물에 있는데 작은 레지던스 아파트 호텔이다. 첫 숙소에 비하면 궁전 같긴 한데 내 방이 1인용 스튜디오라 그런지 1층에 있고 리셉션에 면하고 있어서 어딘지 좀 무방비 상태인 것 같기도 하다. 하여튼 짐을 풀다가 너무 피곤해져서 ‘에벨은 그냥 내일 갈까, 바로 옆인데 뭐’ 하고 푸념하다 그래도 편한 짚업과 진으로 갈아입고(바로 옆이니까 두꺼운 옷 안 입어도 됨!) 카페에 왔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맴돌고 있던 무감각과 씁쓸함과 퇴색된 듯한 느낌을 잊는다. 카페 에벨은 익숙하고 또 친밀한 공간이지만 역설적으로 바로 그 익숙함이 나를 사로잡는다. 그것은 일종의 집과 같은 느낌이다.




에벨 역시 빛으로 가득한 아침이나 낮이 더 좋다. 하지만 어두컴컴해진 저녁에 안쪽 테이블에 앉아 타이핑을 하다 보니, 역시 겨울 무렵 머물렀던 그 몇년 전이 떠오른다. 그리고, 이곳은 나의 공간이라는 작은 충만감에 잠기게 된다.



아마도 바로 이곳 때문에, 그리고 이 감각 때문에 나는 다시, 또 다시 프라하에 돌아오곤 하는 것 같다. 뻬쩨르를 프라하보다 더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긴 하지만 그곳에는 이런 장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게 유일무이한 곳이다, 카페 에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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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나가기 직전에 찍은 것. 첨엔 꽉 차 있었으나 저녁늦은 시간이 되자 어느새 텅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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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구시가지 광장. 프라하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풍경 중 하나인데 역시 아름답긴 하다. 일요일이고 크리스마스 노점들도 늘어서 있어 사람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가급적 가장자리로 돌아서 가긴 했지만.



오후 2시 즈음 카피치코에서 나왔고 첫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레테조바 거리의 두번째 숙소로 왔다. 숙소는 위에서 말한 대로 괜찮긴 한데 화장실 물을 내리면 계속 줄줄 흘러서 골치아프다. 아까 리셉션에 얘기했는데 점심 겸 저녁 먹고 들어와보니 물이 멈춰 있긴 했지만 다시 내리니 역시 또 줄줄... 흐앙 안 그래도 소음에 민감한데...



에벨 오려고 나오면서 다시 얘기하려고 했는데 리셉션이 비어 있다. 좀 있다 방에 돌아가서 여전히 물이 안 그치면 다시 말해봐야겠다. 벽에 붙어 있는 거대버튼 식 물내리개(이거 뭐라고 부르는지 생각이 안 나서 내 맘대로 적음)는 도대체 내가 손을 볼 수도 없고(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고) 참 골치아프다.



숙소에는 짐만 풀고 곧장 나왔다. 너무 배고파서.... 편하게 맛있는 거 먹으려고 근처의 믈레니체에 갔는데(예전에도 종종 가던 곳인데 한국인들이 너무 많이 오는 것 빼곤 좋다) 오후 3시 반인데도 이미 만석이었다. 뭐냐... 분점이 생겼다 해서 그곳이 있는 스타로메스트카 지하철역 근처로 가보았다(여기가 숙소에서는 더 가까운 거리였다!) 분점은 아직 덜 알려졌는지 자리가 많았다.




고기요리 주문해서 실컷 단백질을 섭취하고 흑맥주 0.3까지 마시고 나왔다. 육류를 딱히 즐기는 건 아닌데 오늘은 점심때부터 ‘단백질... 동물성 단백질...’ 하고 온몸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던 걸 보니 몸에 필요했나봄. 근데 이게 먹을 땐 맛있었는데 이제 무지 목 마름. 술을 거의 안 마시고 특히 맥주는 마시면 배아파서 기피하는데 여기 흑맥주는 마셔도 배가 안 아프다. 오늘은 빈속이라 그랬는지 흑맥주에서 정말 달콤한 캐러멜과 훈연향이 느껴져서 맛있었다.


배를 채운 후 구시가지 광장을 지나갔다. 해가 지고 나면 트리 별의 점등을 하는 모양인지 아름다운 음악이 울려퍼지다가 꼭대기 별에 불이 켜졌다.



예전에 쥬인이랑 ‘보물상자’라고 불렀던 틴 광장과 리브나 거리 사이의 슈퍼마켓에 갔다. 보물상자라 불렀던 이유는 그곳에서 한국 라면과 컵라면을 팔았기 때문이다. 13년에 머무를 때도 종종 가서 라면을 사곤 했었다. 이번 숙소는 취사가 가능해서 라면 한개랑 생수 한병 샀는데 이 수퍼는 좀 비싼 편이다.



틴 광장의 보타니쿠스에 들렀다. 그나마 겨울이라 중국 관광객이 조금은 덜했지만 그래도 우글우글 ㅜㅜ 라벤더 오일이 함유된 거품입욕제 한 병 샀음. 러쉬 버블바가 좋긴 한데 너무 비싸고 헤퍼서 ㅠㅠ 예전에 여기서 배스 솔트도 사서 잘 썼던 기억이 있다.



생수와 카메라(왜 가지고 나갔는지ㅜㅜ) 때문에 어깨 빠질 것 같아 낑낑대며 숙소로 돌아왔다. 퍼질러 앉아 가방을 좀 풀고 나서 띵하고 피곤하고 졸린 상태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와 바로 옆의 카페 에벨에 갔다. 위의 단락까진 에벨에서 썼다. 카페 에벨에 대한 생각의 파편들로 시작해 오늘 메모로 이어졌는데 전자는 따로 올리려고 듳어냈다.



에벨에서 새로 나온 귀여운 머그를 하나 사서 방으로 돌아옴. 마침 리셉션 직원(매우 친절)이 있어서 화장실 물 졸졸졸에 대해 얘기했더니 미안해하며 내일쯤 수리공이 올 건데 임시방편으로 큰 버튼은 내려가는 거, 작은 버튼을 다시 눌러주면 물 멈추는 거라고 알려주었음. 이제 하결!


.. 인줄 알았는데 양말 등 자질구레한 옷가지를 빨려고 세면대 마개를 막고 물을 좀 받았더니... 그 마개가 안 빠짐 흑흑... 아무리 지렛대를 눌러대도 안 빠짐. 뭔가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요령이 있을까 하고 아무리 봐도 없음 ㅠㅠ 그리고 하도 마개 지렛대를 눌러대서 손가락만 아프고...



다시 리셉션에 가서 얘기할까 하다가 귀찮아서 내일로 미루고 결국 빨래는 욕실에서 하고(욕조는 없고 샤워부스만 있음), 세수는 싱크대에서 했음(레지던스 아파트라 싱크대 있음)



아무래도 오래된 건물이고 일반 호텔이 아니라 4층짜리 방 몇개 없는 아파트다 보니 욕실이 여기저기 부실한 것 같다. 힝... 근데 생각해보니 지금껏 프라하에서 여러 군데의 호텔들을 전전해봤는데 다들 어딘가 좀 부실한 것이 아 여기 괜찮구만 하는 곳이 딱히 없었다. 프라하에서 비싼 곳에 안 묵어봐서 그런가...



졸려온다. 점저를 원체 잘 먹은데다 에벨에서 런던 포그 밀크티를 마셔서 저녁은 굳이 안 먹어도 될듯. 어제는 밤 10시에 잤는데 오늘도 그쯤 잘 것 같다(지금 밤 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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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넌 벽 앞 돌기둥(주차 기둥인가...)에 그려진 고양이. 흐아 못생겼다 ㅋㅋㅋ



프라하에선 개와 오리, 갈매기, 백조는 자주 보는데 은근히 고양이 보기가 힘들다. 예전에 프라하에서 몇달 지냈을때도 그랬다. 다 집안에서 키우나... 냥이 그림 그려진 기념품이나 엽서들은 많이 파는데..



근데 아무리 봐도 저 고양이 못생겼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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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6. 22:23

토끼의 스카프 활용법 2017-18 praha2018. 12. 16. 22:23






무인양품 광고 아님 ㅋㅋ 다른 스카프로도 당연히 가능함. 이 스카프엔 단추가 달려서 3번이 용이한데 일반 스카프는 그냥 두르거나 브로치로 여며 주면 완성 :) 카피치코가 쫌 추워서 3번으로 두르고 이 스케치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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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6시쯤 일어나 침대에서 뒹굴뒹굴. 조식은 걸렀다. 이 호텔 조식도 작년보다 쫌 부실해져서.



10시 즈음 체크아웃했다. 좁은 방 안녕. 교묘하게 ㄴ자 형태가 안나와서 사진만 보면 별로 안 불편해 보이지ㅠㅠ 담엔 이 호텔은 이제 안 묵는 걸로...



오후 2:30에 두번째 숙소행 택시를 예약하고 가방 맡긴 후 바로 근처의 카페 사보이에 아침 먹으러 감. 전에 무척 맛있게 먹었던 허니버터 프렌치 토스트 먹고파서. 근데 맛있긴 했지만 작년의 그 맛이 아니다. 뭐지ㅜㅜ 내 감각이 퇴색하고 있나.






먹고 나서 우예즈드부터 시작해 말라 스트라나 골목들을 걸었다. 전에 폴란드 도자기 가게에서 우리 나라엔 안 들어오는 이쁜 찻잔을 득템한 적이 있어 거기 가봤는데 그 이쁜 무늬들이 이제 없고 거의가 다 눈에 익은 것들이라 사지는 않았다.



존 레넌 벽, 캄파, 말타 성당 등등 한바퀴 돌고 나서 춥고 배고파서 카피치코에 와서 앉아있다. 2시 10분쯤 일어나면 될것 같다.







아삼 티와 자허 케익 먹고 있음. 맛있긴 한데 아침부터 프렌치토스트에 이어 또 케익 먹고 있자니 너무 달아서 짭짤한게 먹고프다. 단백질하고. 있다 숙소 옮긴 후 단백질 섭취하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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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6. 03:43

토끼의 하루 : 눈 오는 날 프라하에서 2017-18 praha2018. 12. 16. 03:43




눈이 왔고 여기저기 쏘다니며 하루를 보냈다. 이 스케치는 오후에 우 크노플리치쿠 카페에서 그렸음. 내가 카를교를 별로 안 좋아해선지(복잡해 ㅠㅠ) 조각상에서도 ‘대충!’ 하는 느낌이 막 스멀스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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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이 동네에 있는 카페 우 크노플리치쿠의 창가. 오후에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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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눈발이 날렸다. 중간중간은 꽤나 펄펄 내렸다. 다행히 기온이 그리 낮지 않아 쌓이거나 얼지는 않았다. 우산 놔두고 패딩 모자로 머리 감싸고 나가서 종일 쏘다니기도 하고 지하철과 트램도 몇번 탔다.



나중에 말로스트란스카 역 앞에서 피곤해 멍때리다 트램을 반대 방향으로 타기도 했다. 숙소 쪽이 아니라 어느새 흐라드차니 쪽으로 계속 올라가 프라하 성이 다가오고 있는 것에 깜놀해 중간에 내려서 반대 방향으로 가서 다시 탔음. 뭐냐, 여기 한두번 다닌 것도 아닌데 흑...








원래는 날이 흐리다 해서 아침에 그냥 트램 타고 신시가지의 세포라에 가볼 생각이었는데 그냥 흐린게 아니고 눈이 내리기 시작해서 ‘눈 오는 프라하 쏘다니자’ 병이 도져 캄파와 블타바 강변, 말라 스트라나 골목들을 돌아다니고 백조떼와 오리들을 보고 등등..



이후 지하철과 트램 타고 나로드니 트르지다에 있는 세포라에 가긴 갔다. 근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별로 땡기는게 없어서 암것도 안 삼. 낼 숙소 옮기면 거기서 더 가까우니 다시 가봐야지.



배고파서 근처에서 점심 먹으려다 바츨라프 광장에 들어선 크리스마스 노점 중 한곳에서 닭꼬치(닭고기, 파프리카, 양파, 햄을 끼워 구워줌) 바게트 사서 눈 맞으며 광장의 입식 간이테이블에 서서 먹음.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서 ㅋㅋ) 바게뜨는 맛없어서 거의 안먹고 햄은 빼냈지만 하여튼 잘 먹음.







신시가지라서 가까운 도브라 차요브나에 갔다. ‘요기 티’ 란 것에 도전했는데 카페에서 특별 블렌딩한 인도식 차였다. 각종 향료가 들어 있고 꿀과 우유를 넣어 마시는 거였는데... 차이 티 좋아하는 내게도 좀 셌다. 향료가 너무 톡 쏘고 강해서 ‘흐앙 그냥 다즐링이나 마실 걸 ㅠ’ 하며 슬퍼하였다.



차 마시고 나와서 무스텍 역에서 지하철 타고 말로스트한스카 역에 갔다. 좀 걸어서 나로드니 트르지다에서 트램 타면 한방에 가는데 눈오고 다리아파서 지하철이랑 트램 타려 했던 것이다. 근데 이때 내려서 트램을 반대 방향으로 탔음 흐잉...



한정거장 전인 말로스트란스케 광장에서 내려 숙소까지 걸어내려오며 기념품 가게, 크리스마스 오나먼트 가게 등 구경. 근데 이쁜게 없어 한개도 안샀음. 하긴 여기 몇번을 왔는데 새로울건 더 없지.




숙소에 돌아와 무거운 카메라를 내려놓고 근처에 있는 케익 카페인 우 크노플리치쿠에 와서 얼그레이 마시며 자허 케익 먹고 있다. 가성비도 좋고 여기 케익들 맛있어서 좋아하는 카페이다. 근데 오늘은 빨간 입술 찻잔을 안줌. 힝, 여긴 그 찻잔이 매력인디.



이 카페는 창가가 예쁘다. 봄과 가을엔 이 창가에 빛이 둘어왔고 빨간 트램 지나가는 걸 구경할 수 있는게 묘미였다. 오늘은 겨울이라 일찍 해가 져서 어두컴컴... 난 밝은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크리스마스 장식이 아기자기 이쁘다.



위의 내용까지 쓰고 카페를 나와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 구시가지 쪽으로 방을 옮기므로 가방을 꾸렸다. 대체 어제랑 오늘 구입한 것도 한개도 없는데 왜케 다시 ‘가방 싸기 힘들어 여행성인 우렁집사 플리즈!’를 외치게 되는 거야아ㅠㅠ



말라 스트라나 쪽에는 16년부터 지금까지 세번 묵어봤는데(그 전엔 항상 구시가지에 묵거나 머물렀다) 여기는 확실히 볕과 빛이 매력적인 동네라 그런지 겨울엔 쫌 아쉽다.



가방을 대충 꾸려놓고 나서 근처 수퍼에서 사왔던 두부를 좀 데워서(이 호텔은 전기포트가 없다. 궁하면 통한다고 세면대에 뜨거운 물 받아서 팩째 담가서 미지근하게 데움) 볶음김치랑 같이 저녁 먹음. 추운 것보다도 캄캄해서 나가기 시러서 ㅠㅠ



그저께 비행기에서, 그리고 어젯밤에 아이패드에 저장해둔 이전의 창작노트들(대부분 글 완결 후 쓴 후기 노트)을 다시 읽었다. 블로그 등에서 이웃님들과 글쓰기에 대해 나누었던 글들도 다시 읽으며 나 자신과 쓰는 행위, 가슴과 머리와 손과 마음에 달라붙어 있거나 스쳐지나갔던 글들에 대해 돌아보았다.



원래 오늘 우 크노플리치쿠에는 글을 쓰러 간 거였는데(프라하 올때 노트북은 안 챙겨 왔지만 아이패드용 키보드는 챙겨옴), 생각보다 카페가 어두워서 글을 쓰는 대신 스케치만 그렸다. 집에서야 밤에 글을 많이 쓰는 편이지만 밖에 나가면 빛이 좀 들어와야 글이 잘 써짐.



가방도 꾸렸고 밥도 먹었으니 자기 전까지 글을 조금 써볼까 싶었는데 시차 때문에 너무 졸려온다. 오늘도 새벽에 깨서 뒤척여서 잠이 모자람. 흑, 이 저질체력 하잘것없는 몸뚱이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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