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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구시가지 광장. 프라하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풍경 중 하나인데 역시 아름답긴 하다. 일요일이고 크리스마스 노점들도 늘어서 있어 사람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가급적 가장자리로 돌아서 가긴 했지만.



오후 2시 즈음 카피치코에서 나왔고 첫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레테조바 거리의 두번째 숙소로 왔다. 숙소는 위에서 말한 대로 괜찮긴 한데 화장실 물을 내리면 계속 줄줄 흘러서 골치아프다. 아까 리셉션에 얘기했는데 점심 겸 저녁 먹고 들어와보니 물이 멈춰 있긴 했지만 다시 내리니 역시 또 줄줄... 흐앙 안 그래도 소음에 민감한데...



에벨 오려고 나오면서 다시 얘기하려고 했는데 리셉션이 비어 있다. 좀 있다 방에 돌아가서 여전히 물이 안 그치면 다시 말해봐야겠다. 벽에 붙어 있는 거대버튼 식 물내리개(이거 뭐라고 부르는지 생각이 안 나서 내 맘대로 적음)는 도대체 내가 손을 볼 수도 없고(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고) 참 골치아프다.



숙소에는 짐만 풀고 곧장 나왔다. 너무 배고파서.... 편하게 맛있는 거 먹으려고 근처의 믈레니체에 갔는데(예전에도 종종 가던 곳인데 한국인들이 너무 많이 오는 것 빼곤 좋다) 오후 3시 반인데도 이미 만석이었다. 뭐냐... 분점이 생겼다 해서 그곳이 있는 스타로메스트카 지하철역 근처로 가보았다(여기가 숙소에서는 더 가까운 거리였다!) 분점은 아직 덜 알려졌는지 자리가 많았다.




고기요리 주문해서 실컷 단백질을 섭취하고 흑맥주 0.3까지 마시고 나왔다. 육류를 딱히 즐기는 건 아닌데 오늘은 점심때부터 ‘단백질... 동물성 단백질...’ 하고 온몸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던 걸 보니 몸에 필요했나봄. 근데 이게 먹을 땐 맛있었는데 이제 무지 목 마름. 술을 거의 안 마시고 특히 맥주는 마시면 배아파서 기피하는데 여기 흑맥주는 마셔도 배가 안 아프다. 오늘은 빈속이라 그랬는지 흑맥주에서 정말 달콤한 캐러멜과 훈연향이 느껴져서 맛있었다.


배를 채운 후 구시가지 광장을 지나갔다. 해가 지고 나면 트리 별의 점등을 하는 모양인지 아름다운 음악이 울려퍼지다가 꼭대기 별에 불이 켜졌다.



예전에 쥬인이랑 ‘보물상자’라고 불렀던 틴 광장과 리브나 거리 사이의 슈퍼마켓에 갔다. 보물상자라 불렀던 이유는 그곳에서 한국 라면과 컵라면을 팔았기 때문이다. 13년에 머무를 때도 종종 가서 라면을 사곤 했었다. 이번 숙소는 취사가 가능해서 라면 한개랑 생수 한병 샀는데 이 수퍼는 좀 비싼 편이다.



틴 광장의 보타니쿠스에 들렀다. 그나마 겨울이라 중국 관광객이 조금은 덜했지만 그래도 우글우글 ㅜㅜ 라벤더 오일이 함유된 거품입욕제 한 병 샀음. 러쉬 버블바가 좋긴 한데 너무 비싸고 헤퍼서 ㅠㅠ 예전에 여기서 배스 솔트도 사서 잘 썼던 기억이 있다.



생수와 카메라(왜 가지고 나갔는지ㅜㅜ) 때문에 어깨 빠질 것 같아 낑낑대며 숙소로 돌아왔다. 퍼질러 앉아 가방을 좀 풀고 나서 띵하고 피곤하고 졸린 상태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와 바로 옆의 카페 에벨에 갔다. 위의 단락까진 에벨에서 썼다. 카페 에벨에 대한 생각의 파편들로 시작해 오늘 메모로 이어졌는데 전자는 따로 올리려고 듳어냈다.



에벨에서 새로 나온 귀여운 머그를 하나 사서 방으로 돌아옴. 마침 리셉션 직원(매우 친절)이 있어서 화장실 물 졸졸졸에 대해 얘기했더니 미안해하며 내일쯤 수리공이 올 건데 임시방편으로 큰 버튼은 내려가는 거, 작은 버튼을 다시 눌러주면 물 멈추는 거라고 알려주었음. 이제 하결!


.. 인줄 알았는데 양말 등 자질구레한 옷가지를 빨려고 세면대 마개를 막고 물을 좀 받았더니... 그 마개가 안 빠짐 흑흑... 아무리 지렛대를 눌러대도 안 빠짐. 뭔가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요령이 있을까 하고 아무리 봐도 없음 ㅠㅠ 그리고 하도 마개 지렛대를 눌러대서 손가락만 아프고...



다시 리셉션에 가서 얘기할까 하다가 귀찮아서 내일로 미루고 결국 빨래는 욕실에서 하고(욕조는 없고 샤워부스만 있음), 세수는 싱크대에서 했음(레지던스 아파트라 싱크대 있음)



아무래도 오래된 건물이고 일반 호텔이 아니라 4층짜리 방 몇개 없는 아파트다 보니 욕실이 여기저기 부실한 것 같다. 힝... 근데 생각해보니 지금껏 프라하에서 여러 군데의 호텔들을 전전해봤는데 다들 어딘가 좀 부실한 것이 아 여기 괜찮구만 하는 곳이 딱히 없었다. 프라하에서 비싼 곳에 안 묵어봐서 그런가...



졸려온다. 점저를 원체 잘 먹은데다 에벨에서 런던 포그 밀크티를 마셔서 저녁은 굳이 안 먹어도 될듯. 어제는 밤 10시에 잤는데 오늘도 그쯤 잘 것 같다(지금 밤 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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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