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은 볼쇼이 무용수이다. 나야 볼쇼이보다는 마린스키 쪽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매력있는 무용수라 종종 관심 갖고 지켜보는 중. 외모가 상당히 누레예프를 연상시키는데 그래선지 최근 누레예프의 모델로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러시아어 이름이 꽤 어려운데 제대로 발음하면 아르쬼 옵차렌꼬 정도 되려나.. 영어식으로는 아르티옴 오프차렌코 라고 하려는지..
그리고 역시 빠질 수 없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두 장.
사진은 svetlana bogdanova.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라 바야데르의 니키야와 솔로르 추는 중.
테료쉬키나의 니키야는 더할나위 없이 훌륭하고, 슈클랴로프의 솔로르는 얼마 안되는 '용서해주고 싶은' 솔로르이다.
마지막은 사랑하는 아내 마리야 쉬린키나와 함께 춘 로미오와 줄리엣.
사진은 캡션에 있듯 jack devant.
최근 둘이 마린스키 무대에서 처음 로미오와 줄리엣을 췄는데 반응이 아주 뜨거웠다. 흑, 작년 겨울에 이 둘의 로미오와 줄리엣 보려고 도쿄에 갔었는데 슈클랴로프가 부상당하는 바람에 쉬린키나와 스쵸핀 페어로 봐서 아쉬웠다만.. 하여튼 쉬린키나를 재평가하게 되었던 무대였다. 그전까지는 영상을 봤을 때도 그렇고 실제 무대를 몇 번 봤을 때도 그렇고 난 쉬린키나를 별 재능 없는 무용수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쉬린키나는 줄리엣과 쉬린 역에는 아주 잘 어울렸다. (오로라나 라이몬다 등 정교한 테크닉과 파워가 필요한 역들은 아무래도 아직 모자란다만...) 나도 이 둘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고 싶다 ㅠㅠ
마음의 위안을 위해 이번주는 발레 영상 클립 몇 개 올릴 예정. 매일 오후 세시에 예약 걸어두었다. 오늘은 마린스키 발레의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인 돈키호테에서 내가 아주 좋아하는 부분인 투우사 춤. 사실 돈키호테야 너무너무 좋아하는 발레이긴 하지만(돈키호테 꿈 빼고 다 좋다 ㅠㅠ) 특히 투우사들의 망토 춤을 좋아한다.
발췌한 클립은 예브게니 이반첸코가 투우사, 아나스타시야 페투슈코바가 거리의 무희를 추는 버전. 이반첸코가 전성기 때는 늘씬한 것이 투우사가 정말 잘 어울렸는데.. 지금도 근사하긴 하지만 그래도 예전의 파릇파릇하던 시절이 좀 그립긴 했다.
페투슈코바는 사실 내 취향으로는 이 거리의 무희에는 살짝 안 어울리는 느낌이지만... (돌다가 하나 쓰러뜨린다 ㅠ) 정열적인 집시 춤이나 인도 춤 등 캐릭터 댄스에 매우 강점이 있는 무용수이기도 하다.
페투슈코바가 좀 아쉬워서.. 에카테리나 콘다우로바가 거리의 무희, 그녀의 남편인 이슬롬 바이무라도프가 투우사 춘 버전으로 하나 더. 늘씬한 콘다우로바의 자태가 근사하다.
심적으로 많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마음의 위안을 위해 알렉세이 라트만스키가 안무하고 마린스키 무대에서 공연된 발레 신데렐라의 영상 클립을 몇개 발췌해 본다. 신데렐라는 디아나 비슈뇨바, 왕자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계모는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
얼마 전 dvd로도 출시됐는데 마린스키 발레나 라트만스키의 작품, 비슈뇨바와 슈클랴로프, 콘다우로바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한다. 일반적인 고전 발레와는 느낌이 꽤 다르지만 즐겁게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신데렐라와 왕자의 2인무들과 왕자가 2막에서 신데렐라 찾아 삼만리 춤추는 장면들을 좋아한다. 라트만스키의 이 작품에 대한 내 느낌은 지난번에 몇번 쓴 적이 있어서 여기서는 이만...
1. 신데렐라와 왕자의 첫 만남. 무도회.
라트만스키는 디아나 비슈뇨바를 염두에 두고 신데렐라를 안무했다고 하는데 그래선지 비슈뇨바의 신데렐라는 섬세하고 사랑스럽다. 비슈뇨바 역시 이 배역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슈클랴로프의 왕자는 부드럽고 로맨틱한 스타일인데 잘 어울린다. 라트만스키가 이 작품을 살짝 꼬고 비틀긴 했지만 그래도 왕자와 신데렐라의 이야기만큼은 굉장히 로맨틱한 분위기라서 '완벽한 남성성과는 거리가 있는', 그러나 '기품있고 우아하고 로맨틱한' 왕자 역을 잘 소화하는 슈클랴로프는 괜찮은 선택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흰 의상 차려입은 슈클랴로프도, 2막에서 빨간 셔츠 입고 뛰어다니는 슈클랴로프도 정말 눈부시다)
이들의 무도회의 첫 만남은 두근거리면서도 어딘가 어색하고 또 경이로운 '첫눈에 반하는 순간'을 잘 그려내고 있다.
2. 무도회 손님들 앞에서 춤추는 신데렐라와 왕자
비슈뇨바의 신데렐라가 사랑스럽고 슈클랴로프의 왕자는 '나는 왕자님~' 하는 느낌이라 귀엽다.
3. 신데렐라와 왕자의 재회
2막. 구두 들고 헤매다 마침내 신데렐라네 집에 온 왕자.. 계모와 두 새언니가 억지로 발에 구두 끼워넣는 것을 보며 절망하는 왕자 앞에 구두 한짝이 톡 떨어지고...
이 부분은 내가 무척 좋아하는 장면이다. 이 발레에서 가장 아름다운 씬은 이 다음에 나오는 신데렐라와 왕자의 파이널 사랑의 2인무인데 무척 로맨틱하고 근사하다. 맨처음 이 작품 영상도 보지 않고 마린스키에서 무대를 봤는데(바토예바와 즈베레프 페어였다) 그 마지막 장면에 너무 가슴이 뛰었다. 궁금하신 분은 dvd 추천. 혹은 유튜브를...
오늘의 라 바야데르 포스팅은 어제의 김기민씨 황금신상 클립(http://tveye.tistory.com/4152)에 이어 90년대 마린스키에서 올린 무대의 3막 망령의 왕국 군무와 파이널 클립이다. 전에도 몇개 올렸지만 오늘은 다른 버전. 군무와 파이널의 두 무용수 춤이 조금씩 나온다(너무 적어서 감질나지만)
알티나이 아실무라토바와 파루흐 루지마토프가 니키야와 솔로르를 춘다. 내가 제일 처음 봤던 라 바야데르에서 솔로르를 춘 게 루지마토프였다. 루지마토프가 탁월하게 해석한 역할이기도 한데 슬프게도 그 당시 나는 이른바 발레 블랑, 특히 유령 나오는 군무와 아다지오는 견딜 수 없었던 발레 초보였기에... 라 바야데르 망령들 보다가 거의 유체이탈하느라 루지마토프 솔로르가 얼마나 근사한지 그 진가를 미처 몰랐다... 아까워...
발췌된 클립은 조각조각 편집되어 있어 좀 아쉽긴 하지만... 옛날 영상이라 화질도 별로지만 그래도 무용수들은 근사하다. 아실무라토바와 루지마토프 모두 최고 :)
.. 이 클립을 보면 심지어 마린스키인데도 군무를 보면 앞에서 바들바들 떠는 무용수가 하나 있어 맘이 조마조마한데.. 이 망령의 왕국 군무가 상당히 대규모인데다 까다로워서 이걸 잘 소화하는 게 정말 쉽지 않다. (심지어 페테르부르크에서는 그래도 마린스키 다음간다고 평가받는 미하일로프스키의 라 바야데르도 무대를 보러 갔더니 망령 군무가 너무 엉망이라 큰 충격을 받은 적도 있었음 ㅠㅠ)
그래도 최근 가서 봤을 땐 역시 마린스키였다... 군무가 훌륭했다. 후들대는 무용수 없었음. 라 바야데르는 볼때마다 느낀다. 이건 마린스키가 최고다.
그런데 전에 봤을땐 유니버설이나 국립발레단 군무는 나쁘지 않았다. 괜찮았었다. 내일 유니버설 망령들은 어떨지 모르겠네... (아직도 망령들 하나하나 내려올땐 음악의 힘으로 보는데 ㅠㅠ 이 와중에 앞에 있는 망령이 후들후들 떨고 비틀거리면 너무너무 조마조마해서 괴롭단 말이야...)
오래 전 영상 하나. 이전에 디아나 비슈뇨바가 페이스북에서 공유했던 클립이다. 바로 파루흐 루지마토프와 함께 춘 마린스키 라 바야데르의 파이널 영상!
한때 부부였고 뜨겁게 사랑하는 사이였던 루지마토프와 비슈뇨바가 춘 솔로르와 니키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직 30대의 젊은 루지마토프와 20대 초반의 앳된 비슈뇨바를 볼 수 있다. 아마도 90년대 후반인 듯.
개인적으로 나는 비슈뇨바보다는 마할리나나 아실무라토바의 니키야가 더 취향이라.. 아무래도 이 영상에서의 비슈뇨바는 아직 연륜이 부족해서 그런지 니키야의 춤이 그렇게 눈에 들어오지는 않고... 루지마토프야 워낙 수퍼스타였기 때문에 이 사람의 존재감이 더 크다. 원체 솔로르가 그의 대표 배역 중 하나이기도 했고.
조금 아쉬운 건 비슈뇨바도 중간에 살짝 삐끗하고, 루지마토프도 좀처럼 안 그러는데 여기서는 마지막 포즈에서 팔을 좀 삐끗... 그래도 희귀한 영상이니 볼 수 있는 게 어딘지.. 화질은 안 좋지만.. 그래도 커튼 콜과 꽃 받는 장면도 나오고.. 러시아 관객들이 브라보 외치는 소리도 들리고.. 잘 들으면 거의 끝 부분에선 관객들이 '이제 집에 가자'라고 하는 말도 들린다 :)
파루흐 루지마토프의 사진이나 춤 클립은 이전에도 여러번 올린 적이 있고 그의 춤에 대한 메모도 여러번 남겼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 무용수이다. 사실 다시 글을 쓰면서 주인공인 미샤를 무용수로서 재구성할 때 루지마토프의 야수 같으면서도 우아한 움직임도 모델 중 하나로 포함시켰다. (미샤의 육체적 특성이라든지 춤추는 방식, 무대 위에서의 존재감 등에 대해서는 루지마토프를 비롯해서 모델 무용수가 몇 명 있다)
모처럼의 휴일도 다 가고.. 힘을 내기 위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화보 몇 장 올려본다.
먼저 젊은이와 죽음. 상대역은 예카테리나 콘다우로바.
역시 젊은이와 죽음.
사진사는 Irina Tuminene
이건 얼마전 유리 스메칼로프가 안무했던 Infinita Frida.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프리다 칼로에 대한 발레이다. 초연은 멕시코에서 했고 최근 페테르부르크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공연. 역시 사진사는 Irina Tuminene.
슈클랴로프는 트로츠키 역을 맡았다. 초연에서는 블라지미르 말라호프가 트로츠키를 췄고 페테르부르크 공연에서는 슈클랴로프가 췄다고 한다. 스메칼로프의 말에 따르면 드라마틱한 연기력을 요하는 배역이라 말라호프의 빈 자리를 슈클랴로프로 캐스팅했다고 함.
백조의 호수.
상대역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로미오와 줄리엣. 상대역은 디아나 비슈뇨바.
뒷모습만 나왔지만 좋아하는 캡처 화보이고 실지로 이 2인무에서 이 장면도 좋아한다. 슈클랴로프는 바닥 없는 사랑에 빠진 연인 역에 굉장히 잘 어울린다. 간절함과 애끓는 사랑이 그대로 배어나는 포옹이다.
그리고 이 세 장은 내가 라 바야데르 필름에서 캡처한 것 :) 니키야가 죽고 나서 회한에 몸부림치며 아편 피우다 환각에 빠져들고 있는 솔로르 :) 이 장면 음악도 좋고 몸부림치는 솔로르-슈클랴로프를 보는 것도 좋다. 이 사람이 추는 라 바야데르 무대는 이번 7월까지 치면 세번 봤는데 솔로르 역에 참 잘 어울린다.
그건 그렇고.. 원래 솔로르가 이렇게 아편을 피우는 것은 망령의 왕국 씬을 위한 준비과정에 지나지 않는데... 이때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 슈클랴로프 솔로르는 너무나 근사한 나머지... 무대를 보면서도 '그냥 계속 아편만 피우고 있지... 망령 안 나와도 되는데...'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마음의 위안을 위해 오랜만에 좋아하는 무용수 사진. 파루흐 루지마토프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몇 장.
먼저 루지마토프. 그의 최고 배역 중 하나인 세헤라자데의 황금노예.
사진 속 상대는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사진사는 캡션에 나와있듯 Natasha Razina
루지마토프의 황금노예 사진 하나 더. 상대는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그냥 가면 아쉬우니.. 화질은 안 좋지만 하나 더... 의상을 보니 탱고 안무로 춤출 때인가 싶은데..
그리고 역시 빠질 수 없는 (꽃돌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몇 장.
이건 최근 그의 instagram에서...
라트만스키 안무 신데렐라에서 왕자를 추는 중. 이 왕자 역에 정말 잘 어울린단 말이지..
신데렐라와 그의 왕자 역할에 대해서는 전에 몇번 짧게 얘기한 적이 있다. 태그의 '발레 신데렐라'나 '라트만스키 신데렐라'를 클릭하면 나옴.
사진사는 alex gouliaev
이건 유리 스메칼로프가 작년에 안무했던 카메라 옵스쿠라의 한 장면. 나보코프의 원작을 각색했다.
영상으로 봤는데 아주 맘에 드는 작품이었다.
마그다 역의 발레리나는 슈클랴로프의 아내인 마리야 쉬린키나, 가운데가 슈클랴로프, 오른쪽의 늘씬한 남자는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유리 스메칼로프.
이 발레는 중년 남자를 주인공으로 하기 때문에 슈클랴로프가 그 미모와 육체적 아름다움을 모두 가리고 콧수염과 초라한 외모, 통 넓고 우중충한 의상을 입고 나온다.. (ㅠㅠ 그래서 팬의 마음으로는 이 사람이 반라에 황금빛 타이트한 바지를 입고 나왔던 올해의 오르페우스가 더 맘에 들었지...) 하지만 이 카메라 옵스쿠라에서 그의 드라마틱한 연기는 아주 좋았다.
이건 영상만 봤는데 쉬린키나야 아직 여러 가지로 부족한 면들이 있어서... 슈클랴로프는 언제나 자기 아내와 사랑의 듀엣을 추고 싶어하지만 나로서는 이 사람이 다른 탁월한 발레리나들과 파트너로 출 때가 더 좋다. 하지만 둘이 아무래도 서로 진짜 사랑하는 부부라서 그런지 듀엣의 감정선은 좋았다.
마지막으로 백조의 호수. 상대는 알리나 소모바.
둘이 동갑내기 바가노바 동창이다 :) 최근 마린스키 잠자는 미녀 3D를 찍기도 했다. DVD 빨리 나왔으면...
5월에 마린스키에서 ‘20’이란 제목으로 자신의 갈라 무대를 갖는다. 숫자도 그렇고 이 사람 연차를 생각해보니 아마 마린스키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것 같다. 신데렐라 2막을 비롯 모던 발레들을 올린다. 신데렐라는 콘스탄틴 즈베레프와 추고, 그 외에도 블라지미르 말라호프 등 스타들이 나온다.
그리고 지난 겨울에 미국 투어 간다고 마린스키 앞에서 공항행 버스 타러 가는 무용수 사진 두 장. 위는 알렉세이 튜튠닉,아래는 안드레이 예르마코프. 사진은 둘 다 Svetlana Avvakum.
튜튠닉은 아직 연차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짐 들고 분주해 보인다. 이에 비해 관록 넘치는 예르마코프 :) 2월에 갔을 때 이 사람과 로파트키나가 춘 안나 카레니나 봤는데 나름대로 멋진 브론스키였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사심 넘치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들.
백조의 호수. 알리나 소모바와 함께.
허벅지에 오데트 올려놓기~ (잘한다~ 짝짝짝~)
작년 댄스 오픈 페스티벌 때 흑조 2인무.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사진은 Katya Kravtsova.
이건 마린스키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
웨인 맥그리거의 인프라 추는 중. 상대는 옥사나 스코릭.
이 작품은 음악도 좋고 무용도 좋았다. 그리고 심리적인 흐름이나 짜임새도 좋은 작품이었다. 슈클랴로프의 솔로, 소모바의 솔로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이건 젊은이와 죽음 리허설 사진. 간명한 포즈 사진 한 장이지만 전신에 넘쳐흐르는 긴장감과 격렬한 표정, 이 모든 것이 금방이라도 시위에서 날아갈 듯한 화살처럼 느껴진다.
사진은 Alex Gouliaev.
마지막으로 라 바야데르 3막. 니키야를 잃고 괴로워하다 아편을 피우며 환각에 빠져드는 솔로르.
이건 내가 영상에서 캡처했다 :)
이 영상 촬영이 있었을 때 마린스키에서 무대를 봤는데, 아편 피우고 흐느적거리며 괴로워하는 연기를 하는 이 사람이야말로 미의 결정체였다!! 그래서 넋놓고 바라봄... (그러다 료샤에게 또 쿠사리 먹음 ㅜㅜ)
나름대로 맨 앞자리에 앉았는데.. 자리에 비해선 사진을 많이 못 건졌다 ㅜㅜ (그 이유는 이때 료샤와 레냐랑 같이 이 공연을 봤기 때문에.. 재미있는 공연에 흥분한 레냐는 계속 신이 나서 말을 시키고, 료샤는 슈클랴로프의 미모에 취해 있는 나를 계속 놀렸기 때문이다 ㅠㅠ)
어쨌든, 피곤한 일요일이니 이때 찍었던 귀염둥이 꽃돌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사진 몇 장 올려본다. 이거 리뷰 언제 쓰지..
이바누슈카를 춤춘 슈클랴로프는 정말 해맑고 귀여웠고 춤도 연기도 좋았다!! 이 사람이 이바누슈카 춘 버전으로 제발 dvd 좀 만들어주지 ㅠㅠ
이 역 출 때는 항상 머리를 저렇게 곱슬곱슬하게 부풀리고 헤어밴드까지 하고 나온다.. 밴드 안 두르는 게 더 예쁘긴 한데 뭐 컨셉이겠거니 한다 ㅠ
아름다운 여왕 역의 파트너 알리나 소모바에게 손등 키스 중~
좋겠다!!!
이것도 모자라 포옹 중~ 더 좋겠다 :)
꼬옥~~~
이 장면에서 갑자기 레냐가 나를 꼬옥 껴안았다 ㅋㅋ 어린 레냐는 이 공연에 너무나 이입한 나머지 자신이 슈클랴로프의 이바누슈카, 나를 (황송스럽게도) 여왕님이라면서 무대에서 쟤들이 저러는 것과 똑같이 해보고 싶어했다~
어제 마린스키 발레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젊은 안무가들의 신작 발표 공연이 있었다. 매년 이어지는 것인데 올해도 마지막 메인은 유리 스메칼로프의 작품이었다. 작년에는 나보코프의 원작을 바탕으로 안무한 카메라 옵스쿠라였고 올해는 저승 세계의 오르페우스. 모두가 잘 아는 오르페우스 신화를 각색한 작품이었다. 스메칼로프의 인터뷰와 슈클랴로프의 리허설 클립을 보고 굉장히 궁금했는데 마린스키 tv 사이트에 올라와 있어 방금 봤다.
나는 스메칼로프가 안무한 작품들을 다 보지는 못했어도 여러 편을 영상으로 봤고 지난 2월에 갔을 때도 마린스키 구관에서 그의 '봄의 예감' 무대를 봤다. 스메칼로프는 에이프만 발레단에서 기본기를 닦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의 안무 스타일에는 상당히 에이프만 냄새가 배어 있다. 묵직하고 때로 어둡고 드라마틱하며 때로는 과잉이다.
이번에 봤던 봄의 예감은 너무 젠체하다 끝나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의 '이별'이나 카메라 옵스쿠라, 볼레로 공장 등은 좋았다. 그리고 오늘 본 저승 세계의 오르페우스는 여태껏 본 그의 안무작 중 가장 내 마음에 들었다. 라흐마니노프도 평소엔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이 작품과는 잘 어울렸다. 일단 오르페우스 신화 자체가 드라마틱하며 심금을 울린다. 무대 미술에도 꽤 신경을 썼고 가끔 스메칼로프 안무에서 과잉으로 치닫는 경우가 있는 죽음과 어둠의 드라마도 이 작품에는 잘 녹아들어갔다. 아마도 그건 슈클랴로프의 드라마틱한 연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젊은 안무가의 신작 치고는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이며 야심찬 작품이지만 그 무게중심은 오롯이 오르페우스의 춤과 그의 절망, 그의 감정선에 놓여 있다.
물론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이야기이므로 후자도 중요한 것 같지만 내 개인적 감상으로는 이 작품에서 에우리디케 역의 옥사나 본다레바는.. 음, 열심히 추기는 하지만 사실 뻣뻣하고 밋밋하다는 느낌이 좀 들었는데 이것이 본다레바의 문제인지 아니면 스메칼로프의 에우리디케가 오르페우스의 그림자에 가려진 그저 '여성 파트너'로서의 존재감 밖에 부여받지 못해서인지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인터뷰 클립에서 스메칼로프는 슈클랴로프를 위해 오르페우스를 안무했다고 밝혔는데 요약하자면 '그는 훌륭한 테크닉을 소유하고 있으며 춤 또한 최상급이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내부에는 아주 드라마틱한 영혼이 살아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란 얘기다. 이 얘긴 작년에 카메라 옵스쿠라를 안무했을 때도 했던 말이다. 스메칼로프와 슈클랴로프가 매우 친한 사이이기도 하지만, 안무가로서의 스메칼로프가 무용수로서의 슈클랴로프를 바라보는 시선은 우정이라기보다는 냉철한 판단에서 나온다. 나 역시 거기 동의한다.
오르페우스를 춤추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는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절망해 몸부림치는 순간 그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 로미오와 어느 정도 중첩되는가 싶지만 셰익스피어와 그리스 비극은 분명 다르다. 로미오가 죽음으로 무대에서 사라지는 순간, 스메칼로프의 오르페우스, 슈클랴로프의 오르페우스는 죽음 너머로 천천히 나아간다. 그래서 이것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러브 스토리라기보다는 신화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예술가의 고통스러운 탐색과 죽어버린 뮤즈에 대한 갈망에 더 가깝다.
나는 언제나 오르페우스 신화의 결말에 매혹되곤 했다.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는 뒤를 돌아봐서 에우리디케를 잃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사모하던 님프들에 의해 죽는다. 자신들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 아름다운 예술가에 대한 증오와 분노로 님프들은 그를 죽인다. 오르페우스가 리라를 뜯으며 노래하자 그 음악의 아름다움 때문에 누구도 그를 죽일 수 없었기에, 님프들은 일제히 소리를 질러 음악이 들리지 않도록 한 후 그를 말 그대로 찢어 죽인다. 그리하여 오르페우스는 다시금 지하로 내려가 이제는 죽은 몸으로 아내와 재회한다. 이것은 내가 좋아하는 가장 아름답고 고통스러운 사랑 이야기이며 예술가와 그의 예술에 대한 가장 시적인 이야기이다.
그리고 스메칼로프는 그 마지막을 저버리지 않았다. 섬뜩한 분장을 한 님프들이 달려들어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오르페우스를 둘러싸고 그의 옷자락을 찢고 리라를 부숴버릴 때, 그리고 오르페우스가 죽어 넘어질 때 난 오랜만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아마도 그 장면 때문에 내가 이 리뷰를 쓰고 있을 것이다.
슈클랴로프의 오르페우스는 사랑에 빠진 남자, 미를 창조하는 예술가, 죽음의 왕국으로 내려가 그곳을 헤매고 사랑하는 여자를 데리고 나올만큼 용기 있는 영웅, 그리고 결국은 뒤를 돌아보고 싶다는 호기심과 욕망을 극복하지 못해 파멸하는 '인간'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그 오르페우스는 고통스럽고 또 아름다웠다. 사랑에 빠진 오르페우스, 그리고 관객들로 하여금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오르페우스였다. 동시에 그 사랑을 거절당한 순간 파괴해버리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언제나 나를 끌어당기는 주제들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내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를 정말로 좋아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햇빛처럼 밝고 해맑은 속성을 표현하는 능력이 있지만 그의 내부에는 어둠의 드라마를 끌고 나올 능력도 있고 스메칼로프는 그것을 포착한 것이다. (내가 슈클랴로프에게 '정말로' 반한 계기가 된 작품도 롤랑 프티의 '젊은이와 죽음'이었다)
월요병으로 괴로워하던 일요일 밤이었지만 그래도 영상으로나마 좋은 작품을 봐서 기분이 좀 나아졌다. 하긴 이게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작품이긴 하지..
아래는 스메칼로프의 인터뷰와 슈클랴로프/본다레바의 리허설이 교차된 클립 링크. 이건 유튜브에도 올라왔다. 러시아어 이해하시는 분들은 들어보시면 재미있어요.
이 작품만 발라낸 클립은 아직 유튜브엔 안 올라왔고, 마린스키 티비 사이트에서 3월 21일 방송을 다시보기 하면 볼 수 있다. 이날 젊은 안무가들 공연이 많았는데 나도 아직 이 작품밖에 못봤다. 이 작품은 맨 마지막, 거의 3시간 째에 나온다. 링크는 여기 : http://mariinsky.tv/n/e
나중에 유튜브 올라오면 추가로 링크 올려보겠다.
** 영상 보자마자 생각나는 대로 썼더니 문장도 부자연스럽고 글도 좀 두서가 없네.. 그래도 잊어버리기 전에 써두자.. 정돈된 리뷰를 올리려고 했더니 이번 2월 마린스키 공연들은커녕 작년 백야 때 본 공연들 리뷰도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하나 밖에 못 올렸음 ㅠㅠ
** 사족 : 꽃돌이 찬양.
아아... 타이트한 금빛 하의에 반라로 춤추는 슈클랴로프의 오르페우스는 정말 님프들로 하여금 끝없는 욕망을 느끼게 할만큼 근사하구나...
마린스키 극장(오리지널)에서 단막발레인 '봄의 예감'과 '페트루슈카' 보고 돌아옴. 피곤하니 리뷰는 나중에 따로 올리고 그냥 아주 짧은 메모만.
맨 처음엔 왜 성격이 전혀 다른 이 두 작품을 묶었나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지금이 봄을 기원하는 마슬레니짜 축제 기간이라... 전자는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이야기를 알레고리로 풀어낸 유리 스메칼로프의 작품이고 너무나 유명한 후자는 마슬레니짜 축제 기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미하일 포킨 작품이다. 그래서 두개를 엮은 거였어.
안무가로서의 스메칼로프를 좋아하긴 하지만 봄의 예감은 너무 알레고리에 치중한 나머지 많이 단조로워서 아쉬웠다. 춤도 크게 볼만한 건 없었고... 어쨌든 리뷰는 나중에.
자리가 베누아르의 오른편 사이드라... 줌 당겨도 한계가 있었고 비스듬한 구도로밖에 안나옴.
스메칼로프 작품은 24일에 올리는 '카메라 옵스쿠라'를 진짜 보고픈데. 작년 4월 발레 페스티벌때 슈클랴로프를 주역으로 안무해서 올린 작품인데 영상으로 보고도 정말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콧수염 달고 안 멋있는 중년남자 캐릭터로 나오는 슈클랴로프는 이쁘게는 안나오지만 드라마틱한 연기가 일품이었는데. 꼭 무대에서 보고팠지만 그건 24일이라 불가능이다 흐흑...
페트루슈카는 포킨의 다른 발레 몇개와 마찬가지로 내게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마린스키 무대에서 보는 건 처음이었다. 물론 근사했다. 하지만 오늘의 페트루슈카는 옛날부터 내가 의미를 많이 부여했던 페트루슈카 인형의 고뇌와 억압구조에 대한 깊은 생각보다는 스트라빈스키 음악과 알렉산드르 베누아(서구에는 프랑스식 표기인 브누와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의 화려한 무대 미술/의상, 그리고 떠들썩하고 화사한 러시아 민속풍경에 더 방점이 찍혀 있는 느낌이었다. 뭐 그건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변해왔기 때문에 그렇게 느낀 걸수도 있다. 페트루슈카는 언제나 그런 작품이었을지도 모르니까.
이 리뷰도 나중에. 근데 돌아가서 제대로 다 리뷰 쓰기나 할지 모르겠네. 사실 작년 백야때 와서 본 발레도 마르그리트와 아르망만 리뷰 올리고 두번이나 본 라 바야데르와 돈키호테, 인프라에 대한 리뷰는 흐지부지 안 올렸는데 ㅠㅠ
커튼콜 사진 한장. 자리가 멀어서 화질 안 좋지만.
무어인 역의 이슬롬 바이무라도프. 발레리나 역의 야나 셀리나. 페트루슈카 역의 안톤 코르사코프.
아.. 이제 하루밖에 안 남았어 엉엉..
내일은 마린스키 신관에서 라트만스키의 안나 카레니나로 공연 마무리. 보고 싶었던 공연이고 로파트키나가 나오니 그래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겠지.
두번째로 본 건데 확실히 최고의 캐스팅으로 보니 느낌도 확 다르고... 역시 슈클랴로프는 명불허전의 귀염둥이 바보 이반, 알리나 소모바도 이 배역으로 황금 마스크를 받은만큼 정말 잘 어울렸다. 둘다 너무 예뻤다.
슈클랴로프의 너무나 사랑스럽고 생기 넘치는 바보 이반을 보자 연말부터 쌓여있던 업무 스트레스와 우울증, 묵은 체증이 싹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어제의 레베제프 쇼크 포함 ㅋㅋ 이것이 진정한 꽃돌이, 춤도 되고 연기도 되는 미남자의 클래스!!!
신관 맨 앞자리 가운데 앉아서.. 그의 미모와 에너지, 넘치는 유머와 유연한 춤사위를 실컷 감상 :) 신관에서는 커튼 콜을 많이 반복하지 않기 때문에(다들 제발 나와달라고 소리를 질러댔지만 ㅜㅜ) 막상 찍은 사진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까이서 찍었다. 나중에 리뷰 올릴 때 나머지 사진들 올려보겠다.
나도 이 사람이 춘 장미의 정령 보고 싶다고요 ㅠㅠ 외모도 그렇고 도약도 좋은 무용수니 상당히 어울리는 배역일 듯 싶다. 사진으로 봐도 근사하고...
워싱턴 투어에서 크리스티나 샤프란과 춘 무대는 꽤 호평을 받았다. 장미의 정령 특유의 공기 같고 부드럽고 사랑스럽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잘 포착한데다, 슈클랴로프의 우아한 팔동작이 근사했다는 평이었다. 나중에 원문 평들 스크랩해보겠다. 지금은 트윗과 브 콘탁테로만 갈무리해놔서..
이 사람의 외모에는 상당히 강렬한 매력이 배어 있는데, 위의 잡지 화보는 무대 위에서의 모습과는 꽤 다르다.
역시 폴루닌. alex gouliaev의 사진.
나는 개인적으로 무대 위에서의 폴루닌을 볼때 가끔 파루흐 루지마토프를 떠올릴 때가 있다. 그건 그의 춤 때문이 아니라 외모 때문이다. 물론 폴루닌이 루지마토프보다 더 깎아놓은 것처럼 잘생겼고 윤곽선이나 얼굴형도 좀 다르긴 하지만 날카로운 눈매와 콧날의 모양새, 옆모습이 때로 젊은 시절 루지마토프를 연상시킨다.
이 사진도 좀 그런 느낌이다. 알리를 추는 폴루닌. 사진사는 역시 alex gouliae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