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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petersburg'에 해당되는 글 233

  1. 2016.12.13 오후의 차 한잔, 샤스찌예 카페 4
  2. 2016.12.13 브로치 10
  3. 2016.12.13 생선수프 먹고 있음 4
  4. 2016.12.13 자다 깨서 4
  5. 2016.12.13 12.12 월요일 밤 : 옛날 기숙사 동네, 프리모르스카야, 까라블레스뜨로이쩰레이 거리, 아주 오랜 추억, 수퍼마켓 다녀옴, 눈 펑펑, 김릿과 료샤 6
  6. 2016.12.13 12.11 일요일 : 로모노소프 도자기 박물관, 마린스키 돈키호테 짧은 메모(커튼콜 두장) 6
  7. 2016.12.12 마린스키 다녀옴 4
  8. 2016.12.11 추워! 4
  9. 2016.12.11 12.10 토요일 밤 : 잠꾸러기, 나에겐 아침 얘들에겐 점심, 좋은 날씨라 산책, 사내의 허세, 화이트골드와 노란 맥심의 차이 등 10
  10. 2016.12.11 겨울날 아름다운 페테르부르크 풍경 2
  11. 2016.12.10 한겨울에 아이스크림 먹고 있음 8
  12. 2016.12.10 12.9 금요일 밤 : 국민의 힘, 러시아 박물관 다녀옴, 레냐랑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연주회 다녀옴, 볼레로, 료샤네 놀러옴, 문지기 아저씨 때문에 감동 10
  13. 2016.12.09 극악 날씨, 러시아 박물관 갔다 녹초 되어 뭐 먹는 중 8
  14. 2016.12.09 에르미타주 창 밖으로 본 겨울 페테르부르크 풍경들 4
  15. 2016.12.09 12.8 목요일 밤 : 나쁜 날씨, 돔 끄니기, 료샤가 나한테 삐쳤다가 풀렸다가 도로 삐친 이유 10
  16. 2016.12.08 겨울 왕국 4
  17. 2016.12.08 12.7 수요일 밤 : 꿈, 에르미타주, 운수 좋게 무료입장, 마린스키 '석화' 보고 옴(아주 짧은 메모) 2
  18. 2016.12.07 렘브란트, 반짝이는 것들 6
  19. 2016.12.07 오랜만에 에르미타주 옴 4
  20. 2016.12.07 여기는 연말 분위기.. 8
  21. 2016.12.07 페테르부르크 상징 세 곳 산책, 저녁에 4
  22. 2016.12.07 12.6 화요일 밤 : 어제의 고생, 수도원과 카페, 도스토예프스키 묘에서, 해 진 후엔 8
  23. 2016.12.06 수도원 다녀오는 길 6
  24. 2016.12.06 12.5 월 ~ 6 화 새벽 : 우여곡절 끝에 도착 2
  25. 2016.12.06 역시 러시아, 비행기 취소 ㅠㅠ 4
2016. 12. 13. 23:42

오후의 차 한잔, 샤스찌예 카페 2016 petersburg2016. 12. 13. 23:42




오후 네시. 겨울의 북국은 이미 어스름으로 가득하다.
마지막 날 오후, 차 한잔 마시는 중.


Schastye. 샤스찌예 카페. (샤스찌예는 노어로 행복이란 뜻이다)


원래 다른 데 가려 했는데 창가 자리 비어 있는 거 보고 잽싸게 들어와 앉음. 여기서 보는 이삭 성당 전경이 아스토리아 카페보다 더 좋다.

​​

여기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로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그래도 정교 국가라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떠들썩하고 정신없진 않다. 딱 이 정도가 좋다. 물론 새해 전야엔 여기도 난리나지만..

:
Posted by liontamer
2016. 12. 13. 21:33

브로치 2016 petersburg2016. 12. 13. 21:33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자신에게 선물. 작은 브로치 두개.

흐린 날 오후. 잠깐 방에 돌아왔다.

:
Posted by liontamer
2016. 12. 13. 19:17

생선수프 먹고 있음 2016 petersburg2016. 12. 13. 19:17




잠 설쳐서 조식 놓치고.. 마지막 날이라 고골에 점심 먹으러 옴. 여름엔 자리 없었지만 지금은 겨울이라 예약 없이도 한적.


생선수프 우하랑 수도원식 생선파이 주문. 여기 우하 맛있네.. 맨날 보르쉬만 먹었는데(여기 보르쉬 맛있다)


파이는 아직 안 나옴. 수프 먹으니 몸이 좀 따뜻해지는거 같다.


아, 내일 돌아가야 하다니 ㅠㅠ

:
Posted by liontamer
2016. 12. 13. 13:27

자다 깨서 2016 petersburg2016. 12. 13. 13:27




새벽에 깨서 한동안 잠 못이루고 있음. 그래서 조식 포기하고 알람 끔.. 더 자야지..


돌아갈 생각을 하니 잠이 안 오나ㅜㅜ


:
Posted by liontamer

갑작스럽게 결정하고 여기 날아온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다. 수요일 아침에 떠난다. 모스크바에서 갈아타야 하니 한국에는 목요일 아침에 도착할 것이다. 생각하니 좀 심란하네 ㅠㅠ


..



어제 박물관이랑 마린스키 다녀오느라 녹초가 되어 정오 다 될때까지 정신없이 잤다. 허리와 등이 아프지 않았다면 더 잤을 것이다. 조식은 놓쳤고... 꼼짝도 하기 싫었지만 창 밖을 보니 하늘이 푸르스름해서 또 저 날씨가 아까워서 기어나갔다.





아침 못먹고 나와서 근처의 단골 카페/레스토랑인 고스찌에 가서 런치를 먹었다. 평일 런치 시간에 가면 380루블(7~8천원)에 샐러드, 수프, 메인과 음료를 먹을 수 있다. 제대로 된 요리를 서빙할떄보다 양은 절반에서 3분의 2 가량이지만 사실 나야 많이 안 먹으니 이 런치 양이 딱 좋다. 파프리카와 오이, 토마토와 양상추가 들어간 야채 샐러드와 진한 토마토 수프, 연어와 대구살 으깬 완자 커틀릿을 먹었다. 먹고 나니 정신이 좀 들었다. 


..



나올 때만 해도 날씨가 좋았다. 어디 갈까 하다가 어제 로모노소프 박물관 가느라 지하철 타고 로모노소프스카야 역에서 내렸을떄 그 동네 풍경이 옛날에 맨첨 페테르부르크 와서 살았던 기숙사 동네랑 참 비슷해서 좀 향수가 치솟아 지하철 타고 거기로 갔다. 프리모르스카야 역이다. 여기는 종점 역이었지.





3~4년 전에 가고 한동안 안 갔었는데 역 주변은 그 사이에 또 많이 바뀌었다. 옛날에 이 역 주변은 황량했고 재래시장이 있었고 길거리에는 목도리 한장, 살충제 한개 등 자질구레한 물건 한두개를 들고 파는 아주머니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상가 건물들이 잔뜩 들어서 있다. 쥬인과 내가 추위로 얼굴 발그레해져서 장갑 낀 손을 꼭 잡고 그래도 그 동네에서 제일 큰 수퍼마켓(가반스끼 우니베르막...)까지 걸어가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쪽 길도 바뀌어 있었다.


..






하지만 기숙사 쪽으로 걸어가는 길은 그대로였다. 쥬인이랑 발 동동 구르며 버스 기다리던 정류장. 얼어붙은 운하. 검은 나무들, 흐루쇼프 시절 지어진 닭다리 아파트들(옛날 우리가 지나다닐때보다야 훨씬 더 낡아버렸다), 운하 건너편 살풍경한 건물들(당시에는 리틀 우즈란 브랜드가 붙어 있었다)...


그래도 이 길에 있는 그 흐루쇼프 시절 지어진 서민용 닭다리 아파트 보러 몇년 전 다시 갔었다. 왜냐하면 그때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미샤가 발레학교 들어가기 전에 엄마랑 둘이 살던 동네를 이쪽으로 설정했고 그 아파트에서 사는 것으로 했기 때문이었음... 프리모르스카야의 살풍경한 동네에서 뛰놀던 꼬마 아이. (프리모르스카야는 바닷가라는 뜻이다. 기숙사 뒤로 나가면 바다가 있다. 엄청 추웠다)



(이게 바로 미샤랑 엄마가 살았던 그 아파트 동네... 가느다란 축으로 떠받쳐져 있어 속칭 닭다리 아파트라 불림)




..


나는 얼어붙은 그 길을 걸어서 옛날옛날 기숙사에 가보았다. 지하철역에서 한 3~4 정거장 걸어가면 기숙사가 나온다. 여기도 3~4년 전에 가보고는 안갔다. 10년 전에 다시 갔을땐 딴 동네 기숙사에서 지냈었고.







기숙사 건물은 3동으로 되어 있는데 몇년 전보다 더 황량했다. 사람이 사는 방이 거의 없었고 쥬인이랑 맨날 장보러 가던 기숙사 앞 상가 건물인 '자랴'는 공사 중이었다. 아마 워낙 낡은 건물들이라 기숙사 건물이랑 그 상가 건물을 부수거나 리노베이션하거나 뭐 그러는 모양이었다.


많이 걸었다. 옛날 생각 많이 났다.


바닷가에 가볼까 하고 쭉 걸어갔는데, 몇년 전 갔을땐 공사를 하느라 바닷가 진입로가 막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힘들게 갔더니만 여전히 공사벽이 쳐져 있었다. 그래서 툴툴거리며 다시 길을 건너 버스를 탔다. 엄청 다리 아프고 추웠다. 날은 흐려져 있었고 곧 해가 질 것 같았다(이때가 오후 세시 좀 넘은 시각 ㅠㅠ)


..



기숙사 살때 맨날 타던 7번 버스 타고 가다가 바실레오스트로프스카야 지하철역에서 내려 지하철을 탔다. 오후부터는 버스가 밀리는데다 특히 궁전다리를 건너 네프스키로 들어가는 그 길이 지옥처럼 밀리기 때문이다. 실은 피곤해서 그냥 호텔로 들어갈까 했는데(많이 걸어서) 곧 돌아가니 수퍼마켓에 가야 해서...


마야코프스카야 역에서 내려서 이 동네에서 제일 크고 삐까한 수퍼마켓 중 하나인 랜드에 갔다. 여기는 블라지미르스카야 역에 붙어 있다. 여름에 왔을땐 이 쇼핑몰 옆에 호텔이 있어서 편했다(그 후진 호텔의 유일한 장점 ㅋ)


그런데 내려서 블라지미르스카야 역으로 걸어가는 동안 눈이 내리기 시작... 으아... 4시였고 이미 어둠이 내리고 눈이 내린다.


수퍼로 가서 자질구레한 것들을 산 후 나왔더니 거의 폭설 수준!!!!




(잉잉 ㅠㅠ 갑자기 눈 많이 오고 그래 힘들어 흑, 짐도 있구만)



정류장까진 꽤 걸어야 한다. 패딩과 어그, 짐 떄문에 뒤뚱거리며 걸어서 네프스키 대로까지 나가 간신히 버스를 탔다.

(저녁에 만난 료샤가 나보고 바보같다고, 그냥 근처 카페에 앉아 죽치고 기다렸으면 자기가 끝나고 그리로 갔을 거 아니냐고 한다. 근데 난 짐도 있었고 너무 피곤해서 빨리 그 패딩을 벗고 싶었단 말이야... 방에 가고 싶었단 말이야 ㅠㅠ)


..



눈을 헤치고 돌아오다 너무 배가 고프고 어지러워서 호텔 한두정거장 거리에 있는 블린 가게인 쩨레목에 가서 제일 좋아하는 블린인 알료샤 뽀뽀비치를 먹었다. 닭가슴살과 채썬 양배추를 스메타나 소스에 재워서 블린으로 돌돌 말아주는 것이다. 그것을 정신없이 흡입하고 회생... 또 눈을 맞으며 간신히 호텔로 돌아갔다.


..



료샤는 오늘 일이 좀 늦게 끝나서 생각보다 늦는다고 했다. 나는 지쳐서 두터운 패딩과 짚업과 내복 대신 껴입었던 기모스타킹을 벗었고 이마에 마구 달라붙은 앞머리를 좀 정리했고 립스틱을 바른 후 좀 얇아진 옷차림으로 호텔 카페에 내려갔다. (그래서 김릿을 마셨다. 그 얘긴 여기 : http://tveye.tistory.com/5653)


앉아서 김릿을 한잔 마시고 있자니 료샤가 왔다. 나보고 먼저 밥먹었다고 되게 툴툴댔다. 그럼 어쩌란 말이야 난 배고파 미치겠는데. 지가 늦게 와놓고. 그래서 료샤도 그냥 호텔 카페에 앉아 간단한 저녁을 먹었고 그동안 나는 김릿을 마셨다. 료샤가 내 김릿을 한모금 뺏아먹더니 '기집애 맛이다!' 라고 했다. (이게 알콜 탄 아주 시큼한 라임주스 맛이라 약간 레모네이드 같기도 함)


나는 '웃기시네! 이건 필립 말로와 테리 레녹스의 칵테일이야! 남자 중의 남자 필립 말로! 하드보일드 원조 탐정! 너 '기나긴 이별' 안 읽었냐!' 라고 응수했다.


료샤는 흠칫하더니 '필립 말로 실망이야, 멋진 남자였는데 이런 걸 마시다니' 라고 대꾸했다. 그래서 나는 '뭐 이건 말로가 원래 마시던 게 아니라 테리 레녹스라고 걔 친구가 마시던 거니까' 라고 말해주었다. 료샤는 '기나긴 이별'은 안 읽었고 '빅 슬립'과 '안녕 내 사랑'만 읽었음. 그래도 얘가 읽은 (얼마 안되는 ㅠㅠ) 책이라 필립 말로에 대한 대화는 좀 통한다!


..


방에 와서 료샤랑 디카페인 차 마시고 아까 내가 오래된 카페 세베르에서 사온 소련시절 디저트인 룬노예 케익을 같이 먹으며 얘기를 나눴다. 료샤는 내일 아침에 무슨 조찬 미팅이 있어서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괴로워하며 좀전에 돌아갔다.


조찬 미팅이라니, 뭔가 있어보인다고 내가 놀리자 료샤는 엄청 괴로워하며 '아빠가 잡은 거야!!!! 나였음 절대 안 잡아.. 넘 싫어 아침부터 일하는거' 라고 징징댔다. 그래그래 나도 이해해... 나도 싫어 ㅠㅠ 나도 회사에서 무슨 조찬 미팅이나 이른 아침 회의 있으면 정말정말 싫었어...


('그래도 나는 그 회의들 직접 다 준비했지만 너는 준비해주는 비서가 있잖아! 복에 겨운 줄 알아라 부르주아야!' 해주고 싶었지만 우정을 생각해 그 말은 안했음 ㅋ)


..


이제 내일 하루만 보내면 돌아가야 한다 ㅠㅠ

내일은 눈이 안 오게 해주세요, 내일은 날씨가 좋게 해주세요.

:
Posted by liontamer

어제는 공연 보고 늦게 들어와 뻗어서 메모를 정리하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 간단히 적는다.


..




어제 낮엔 도시 좀 외곽의 오부호브스코이 오보로느이에 있는 로모노소프 도자기 박물관에 다녀왔다.


좀 고생하며 갔지만 간 보람이 있었으니 도자기들의 화려하고 우아한 자태 앞에서 나는 넋을 잃고... 이것도 저것도 다 갖고 싶어 진열장을 깨고 싶었고.. 역시 돈과 노동력을 마구 부리고 착취했던 제국주의 시대의 도자기가 아름답고 화려할수밖에 없구나, 소련 시절 나온 디자인들은 괴롭구나(그래도 소련 것들도 또 보다보니 은근 매력 있음. 하긴 코발트넷도 소련 시절 디자인임)








샵에서 파산할뻔 했지만 꾹꾹 참고 찻잔 두개와 꽃병 하나만 샀다. 싹쓸이해오고팠다. 게다가 이미 전시실의 고색창연하고 어마어마한 황실 사용 도자기들을 보자 이제 샵에 있는 찻잔도 눈에 안 들어올 지경!!


아 나 이 박물관에 취직하고프다!! (그리고는 밤마다 몰래 찻잔 꺼내 차 우려 마시고 ㅋㅋ)



..





돌아와선 옷 갈아입고 료샤와 마린스키 근처의 The Repa에 저녁 먹으러 갔다. 이곳 빵과 양배추 수프가 은근히 맛있다.


..




먹고 나서 돈키호테 보러 갔다. 어제 배역은 바질- 안드레이 예르마코프, 키트리-옐레나 옙세예바, 투우사- 콘스탄틴 즈베레프 등이었다. 원래 키트리 역이 옥사나 스코릭이었는데 아픈 건지 옙세예바로 교체됨. 나는 키트리라면 스코릭보다 옙세예바가 더 마음에 드는 타입이라 오히려 더 좋았다.






예르마코프 바질은 반은 좋고 반은 아쉬움. 나는 예르마코프와 즈베레프를 둘다 무용수로서 꽤 좋아한다만, 예르마코프는 의외로 희극 연기도 괜찮고 파트너링이야 원래 좋았지만..



아무래도 바질이란 역 자체가 좀더 민첩하고 새처럼 날아다니는 무용수가 더 어울리다보니 키큰 예르마코프는 어딘가 자꾸 투우사였음 더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다. 결혼식 솔로에서도 점프나 주테가 살짝 아쉬웠다. 그래도 예르마코프가 추는거 봐서 좋긴 했다.



즈베레프 투우사는 매우 멋졌으나 옥의 티는 의외로 망토 간지나게 돌리는게 좀 약했다!!!! 이 사람 스메칼로프 발레들에서도 그렇고 여기저기서 툭하면 망토 늘어뜨리고 나오는데 어째서인거냐 ㅠㅠ 차라리 3막 선술집에서 망토 없이 추는게 더 어울렸다. 어깻짓을 좀더 하며 좀더 거들먹거려도 좋았을텐데 :)



옙세예바 키트리는 이따금 피루엣이나 테크닉에서 삐끗할 땐 있어도 타고난 키트리 연기를 잘해서 보기 좋았다. 딱 키트리 느낌이란 게 있는데 다소 과장돼 보이지만 그게 정말 잘 어울려서 최근 무대에서 본 키트리들 중 가장 맘에 들었다. 슬며시 옛날 타치야나 체레호바 생각이 좀 났다, 테크닉보단 외모적으로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다.


다른 무용수들과 공연 리뷰는 나중에 따로.. (언제 ㅠㅠ)




마린스키 돈키호테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 극장 레퍼토리 중 하나라 보고 나면 행복해진다. 이것으로 이번 페테르부르크의 짧은 일정에 포함된 공연 끝.. 발레 두개랑 연주회 하나 뿐이라 무척 아쉬웠다.


..




늦게 돌아와 완전히 뻗음.


:
Posted by liontamer
2016. 12. 12. 18:53

마린스키 다녀옴 2016 petersburg2016. 12. 12. 18:53



어제 마린스키에서 돈키호테 보고 늦게 돌아와 뻗었다. 공연은 물론 좋았다. 정오 가까이 되어 일어나 이제 뭐 먹으러 나가려는 길이다.

한국에 곧 돌아가게 된다. 심란 ㅠ

:
Posted by liontamer
2016. 12. 11. 22:41

추워! 2016 petersburg2016. 12. 11. 22:41





오늘도 많이 추운 날!!!!
​​


:
Posted by liontamer

(아흑 얼마만에 보는 파란 하늘이냐)



피로가 쌓이고 또 쌓였는지 정신없이 잤다. 아무래도 해도 일찍 지는데다 두꺼운 옷에 두꺼운 부츠를 신고 걸어다니다 보니 같은 거리를 걸어도 체력 소모가 심한 것 같다. 회사 꿈을 계속 꿔서 피곤했다... 마음속엔 여전히 아직 고민과 괴로움이 남아 있나보다.


간밤에 미리 '나 늦게 일어난다'고 선포했지만... 정오까지 자는 걸 보고 결국 레냐는 찡찡대며 나를 깨우러 왔다. 료샤는 내가 불면증이 있는 편이라 한번 잠들어서 오래 잘 수 있을땐 그냥 놔둬야 하거니 하고 있었지만 레냐는 '쥬쥬는 다음주에 또 한국에 가버릴 건데 우리는 조금밖에 같이 못 있는데 저렇게 잠꾸러기처럼 잠만 자면 언제 나랑 놀아' 하면서 반쯤 울먹거리며 나를 깨웠다. 흑, 난 더 자고 싶었는데 ㅠㅠ


료샤와 레냐는 이미 일찍 일어나 아침도 먹고 셰퍼드 네바 데리고 산책도 다녀오고...


샤워를 하고 머리 말리고 있는데 레냐가 오더니 '쥬쥬 머리 곱슬곱슬해서 좋아' 라고 한다. 파마는 거의 풀렸지만 그래도 감고 나면 아직 웨이브가 남아 있다.


나 : 어쩌지, 나는 원래 곧은 머리인데 레냐는 곱슬머리가 좋은가보구나.

레냐 : 곧은 머리도 좋아. 나는 긴 머리가 좋아! 울 엄마는 자꾸 머리 짧게 해서 안 예뻐져.

나 : 너네 엄마 되게 예쁜데. 엄마가 원래 세상에서 제일 예쁜 거야. 

레냐 : 아니야! 울 엄마가 예쁘긴 하지만 머리 길때가 더 예뻐. 머리 짧아서 지금은 덜 예뻐. 지금은 쥬쥬가 더 예뻐.


(이걸 고마워해야 되나, 아님 레냐 엄마인 이라를 불쌍해해야 되나... 아들이 이런 말하는 거 알면 또 나보고 '여우같은 기집애!' 하면서 폭발할텐데 ㅠㅠ 이라가 나 싫어한다 엉엉... 근데 객관적으로 보면 이라는 키크고 늘씬하고 멋있는 미인이라 내가 동경하는 스타일인데 ㅋㅋ)


..


간신히 씻고 화장을 대충 하고 나자 레냐가 배고프니 점심먹자고 난리였다. 나는 오랜만에 본 네바랑 좀 더 놀고 싶었지만... 료샤도 배고프다고 했다. 분위기를 보니 이것들이 또 내가 밥해주기를 기대하는 것 같았다! 전에 료샤네 가면 두세번 한식으로 밥해줬는데 둘다 좋아했었음. 그래서 내가 잽싸게 '나 피곤하다~ 우리 나가서 먹자~' 하고 선수쳤다. 나도 피곤하지만 않았으면 장봐서 밥이랑 레냐가 좋아하는 찜닭이랑 미역국 끓여주고 싶었지만 가뜩이나 해도 짧은 겨울인데 오늘 오랜만에 날씨가 맑아서 너무 아까웠다.




나는 옷도 갈아입어야 했고 료샤랑 레냐에게 줄 먹거리도 가져와야 했으므로 일단 료샤 차로 우리 호텔에 갔다. 차를 거기 세워놓고 가까이 있는 일식덮밥과 라멘집에 갔다. 여름에 생겼는데 저렴한 편이고 그나마 우리 나라나 일본에서 종종 먹을수 있는 라멘과 덮밥 맛이 나는 곳이다(일본사람들이 함) 료샤랑 레냐는 처음 와본다고 했다. 나는 텐동을 시켰고 레냐는 가라아게동, 료샤는 차슈라멘을 시켜서 먹었다. 여기 와서 첨으로 흰밥을 먹어서 살거 같았지만 역시 일어나자마자 튀김덮밥은 좀 거해서 약간 남겼다.


..






날씨가 확 추워졌다. 그래서 어제 눈녹아 엉망이었던 진창은 도로 얼어붙어서 그나마 길은 좀 깨끗해졌고(미끄럽지만) 하늘이 맑았다. 차라리 이런 날씨가 낫다. 내가 늦게 일어난 결과... 해질때까지 시간이 얼마 없어서 우리는 운하와 강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레냐는 나보다 훨씬 잘 걷고 미끄러지지도 않고 팔짝팔짝 뛰어댕긴다. 내가 가끔 뒤뚱거리면 내 손을 잡아주려고까지 한다!!!! (그러다 둘다 자빠질 뻔해서 료샤가 툴툴거리며 뒤에서 우리 둘을 한꺼번에 잡아줘야 했음)


차갑고 쨍한 날씨였다. 바람이 찼다. 나는 짚엎 후드에 패딩 후드까지 두겹을 덮어썼고 목도리로 입과 코 절반을 감쌌다. 레냐는 털방울모자를 썼고 빨개진 뺨으로 좋다고 뛰어댕기고(안 춥다고 한다. 부럽다),


료샤는 분명 추울텐데도 얇은 비니 하나만 쓰고 패딩점퍼에 붙어 있는 털후드를 절대 쓰지 않는다. 사실 얘는 보통 차를 몰고 다니기 때문에 옷을 그리 두껍게 입지 않는 편이다. 기모스타킹에 기모바지 입은 나와는 다르다 ㅠㅠ


그 비니 얇아서 하나도 보온 안되는데... 사내랍시고 안춥다고 얇은 비니에 내복도 안입고 청바지를 입고 으쓱거리며 걷는다. 내가 '분명 추울텐데... 그 후드 쓰는 게 어때, 강바람 찬데' 라고 하면 이놈은 사내의 자존심을 내세우며 '나는 페테르부르크 토박이다! 안춥다!' 하고 허세를 부린다. 뻥치시네, 페테르부르크 사람들은 원래 좀 바람불고 추우면 모자부터 쓰는데! 머리에 바람들어간다고!! 우산은 안써도 모자는 쓰는데!!


하여튼 우리는 모이카 운하를 따라 산책했고 해질 무렵 청동기사상과 네바 강변을 따라 걸었다. 내가 네바 강변에서 석양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고마운 녀석들... 그리고 에르미타주와 궁전광장을 지나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료샤가 재채기를 했다.


나 : 거봐!!! 비니랑 청바지 때문이야!

료샤 : 재채기 하면 '부찌 도브리!' 해줘야지 왜 타박이야!

(러시아에선 재채기 하면 저 말 해줘야 함. 영어로 블레스 유랑 비슷)


하여튼 나때문에 산책하다 재채기하고 있으므로 좀 미안해져서 방에 같이 가서 비장의 무기인 맥심 화이트골드를 주었다. 얘가 맥심 모카골드를 너무 좋아하니 쥬인이 새로 나온 화이트골드 한반 가져다줘보라 해서 사온 것이다.


레냐가 양갱과 붕어빵 과자를 껴안고 좋아하는 동안 료샤에게 화이트골드를 한잔 타주었다. 료샤는 엄청 좋아했고 '하쟈이까(쥬인)에게 축복 있으라!' 하며 덕담을 했다. 몸이 녹는다고 좋아하더니만... 결론은 그래도 맥심 모카골드가 낫다는 것이다. 화이트골드가 맛있고 달달하긴 한데 뭔가 좀 다르다면서 노란 맥심이 클래식이라 한다. 나는 커피 안 마시니 도대체 그게 정말인가 싶어 쥬인에게 톡으로 물어보았다. 그러자 쥬인이 화이트골드는 좀 부드럽고 달달하니 노란 맥심이 클래식이란 료샤 말이 일리가 있다고 한다 ㅋㅋㅋ


..




호텔 로비의 카페에 내려와 레냐는 핫초콜릿, 나와 료샤는 홍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레냐가 어제 늦게까지 연주회도 다녀오고 오늘 산책하며 너무 방방 뛰어다녀서 피곤했는지 깜박 잠들었다. 그래서 료샤가 레냐 안고 내 방에 올라갔다. 그동안 나는 카페에 앉아 오늘의 메모 적고 있음. 근데 레냐 내 방에서 저렇게 재우면 자고 간다고 또 찡찡댈텐데 ㅋㅋ 내 약혼자 아직 미성년자(8세)인데 내 방 더블침대에 같이 재워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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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11. 00:04

겨울날 아름다운 페테르부르크 풍경 2016 petersburg2016. 12. 11. 00:04


오늘은 많이 추웠지만 굉장히 아름다운 겨울날이었다. 운하와 강변 산책하며 찍은 사진 몇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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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12. 10. 23:29

한겨울에 아이스크림 먹고 있음 2016 petersburg2016. 12. 10. 23:29



오늘 꽤 추웠다. 영하 7-8도 가량인데 체감온도는 영하12도 정도라고.. 그래도 맑은 날이라 네바 강변 산책했는데 꽁꽁 얼어서도 에스키모 플롬비르 아이스크림을 사는 나에게 료샤가 '졌다!' 하고 소리쳤다.

하지만 사실 나도 넘 추우므로 생강차 티백 우려서 따뜻한 차 한모금 아이스크림 한모금 마시고 있음. 레냐가 무척이나 따라해보고 싶어하고 있으나 료샤가 안된다 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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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살아 있고 그 힘도 살아 있다. 


시차 때문에 자고 일어나면 결과가 나와있으려니 했는데 하필 새벽부터 호텔 전체 와이파이에 문제가 있어서 연결이 되지 않았다. 처음엔 내 방만 안되는 줄 알고 괴로워하며 조식 먹으러 내려가서 거기서 와이파이를 잡았다. 마침 그때 다 고쳐져서 연결이 되었는데 나는 다음이나 네이버 실시간 기사만 확인하다 보니 늦었다. 그래서 쥬인에게 톡을 해서 결과를 실시간 중계(ㅋ)로 들었다. 생각보다 크게 찬성표가 나와서 다행이다. 물론 그 동네 인간들이야 자기 계산에서 나온 행동이겠지만 그래도 이런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건 정말로 국민의 힘이다. 왜 그런지 234표래 하는 메시지에 갑자기 눈물이 좀 나왔다. 어휴 이래도 울고 저래도 울어 ㅠㅠ


이제 시작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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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도 극악이었다. 비가 내리다 눈으로 바뀌었다. 길바닥은 재앙이었다. 쌓였다가 얼었다가 녹아 흐르는 눈은 진창과 살얼음으로 변했다. 정말 이거야말로 보보경심 려! 자빠질까봐 뒤뚱뒤뚱!!!


(이것이 바로 엉망진창 거리!!! ㅠㅠ)



날씨가 너무 안좋아서 눈물을 머금고 오늘도 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버스 타고 네프스키로 나가 러시아 박물관 갔다. 내가 좋아하는 곳이긴 한데 오늘은 이상하게 몸이 안 좋았다. 배란통인지 꼭 그날처럼 아프고 허리와 배와 다리가 당겨왔다. 그래서 전시도 좋아하는 작가들 위주로 보고 나머지는 지나쳤다.


박스트의 supper는 아직도 투어 중이었고 아이바조프스키 그림들도 화가 120주년이라고 트레치야코프에 가 있었다... 게다가 레핀 그림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대한 '사드코'도 어디 투어 갔는지 없었다 흐흑... 대신 전에 보지 못했던 그림들이 꽤 나와 있긴 했다.



..




전시 보고 나오는데 너무 힘들어서 박물관에서 제일 가까운 곳인 그랜드 호텔 유럽에 갔다. 2층 메자닌 카페에 가서 진통제를 한 알 먹고는 비프 스트로가노프 시켜서 먹었다. 오후에 방에서 료샤랑 레냐를 만나기로 했는데 힘들어서 도저히 방까지 갈수가 없었다.


나 : 친구야, 힘들어서 유럽호텔 카페에서 밥먹고 있어... 거기로 와.

료샤 : 박물관 간다더니 그럴줄 알았어!!!!

나 : 흑... 미안하다 먼저 밥 먹는다...

료샤 : 고기 먹어!!!

나 : 비프 스트로가노프 드신다!


(료샤는 어제 삐친 거 다 풀렸다. 아침에 전화해서 나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어제 아빠네 집 갔더니 자기랑 나따샤 빼고는 평균연령 60대였고 전부 부부동반 분위기였고 게다가 보드카 부어라마셔라 분위기라 내가 왔으면 엄청 뻘쭘하고 피곤했을 거란다. 자기는 나타샤와 아빠의 합동공격에 지쳐 보드카를 막 마시고 평소보다 빨리 취하는 전략을 구사해 두어시간 만에 침대로 기어들어갔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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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다 먹고 모르스 마시고 있자니 료샤가 레냐를 데리고 왔다. 털방울 모자에 하늘색 패딩 입고 발그스름한 뺨으로 달려오는 레냐 왜 이렇게 귀여운가.. 어흑..


레냐가 2층 카페로 향하는 빨간 카펫 깔린 호텔 계단 올라오면서부터 큰소리로 '쥬쥬~' 하고 소리를 쳐서 료샤가 '쉿, 조용히 해야지!' 하고 주의 주는 소리까지 다 들림.


레냐는 프라하에서 자기가 사준 펜던트를 내가 하고 온 걸 보고 엄청 좋아했다. 잽싸게 내 옆에 앉으며 료샤를 구석으로 밀어냈다. 료샤가 아들새끼 키워봐야 다 소용없다고 투덜거렸다. (너 어제 너네 아빠 생일파티 가기 싫다고 궁시렁거렸던 건 생각 안하냐!!!)


료샤와 레냐도 카페에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원래 오늘 나는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의 드뷔시 라벨 브람스 연주에 가려고 표를 끊었었는데 레냐도 요즘 피아노 배우고 클래식 음악도 곧잘 듣는 편이라 마침 내 옆자리 표가 기적적으로 남아 있어 그걸 추가로 더 끊었다. 문학이고 클래식이고 모두 담쌓은 료샤는 잘됐다는 듯 나보고 레냐 데리고 가라고 함. 자기는 숙취 때문에 좀 자고 오겠다고... (아빠 맞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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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레냐 손을 잡고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연주를 들으러 갔다. 메인 연주홀이 그랜드 호텔 유럽 맞은편에 있어서 가깝다. 레냐는 들떠서 팔짝팔짝 뛰다 미끄러져 자빠질 뻔 하고...


자리는 그리 좋지는 않아서 1층 사이드 칸막이 맨 뒤쪽이었지만 레냐는 엄청 좋아했다. 밤에 콘서트홀에 클래식 연주 첨 들으러 왔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8살짜리라 연주회 가도 토욜이나 일욜의 낮 연주회에 갔을 거고 어린이들이 듣기 편한 연주회에 갔을 것 같다. 그리고 레냐의 엄마도 별로 연주회나 발레, 오페라 등을 좋아하지 않아서...


놀랍게도 레냐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 자기 말로는 나랑 발레 보러 가서 좋았고 차이코프스키도 좋았다고, 그래서 수업시간에 발표했더니 선생님이 피아노 배워보라 권해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머나 기특해라~~~ 심지어 레냐는 드뷔시와 라벨도 알고 있었다!!!!


오늘 지휘자는 안타깝게도 테미르카노프는 아니고 베른 심포니의 마리오 벤자고였다. 전에 서울시향 연주때 내한한 적 있었다. 이분도 괜찮지만 나는 테미르카노프를 원해 흐흑 아까비... (테미르카노프는 12월 중순 이후에 연주한다...)


오늘 곡은 드뷔시의 바다, 라벨의 볼레로, 브람스 1번 교향곡이었다. 실은 앞의 두개 듣고 싶어서 끊은 거고... 내가 개인적으로 브람스는 별로 안 좋아한다 ㅠㅠ 레냐가 열심히 듣는데 내가 브람스 듣다 졸면 어쩌나 싶었음(컨디션이 안좋아서)


내 곁에 앉은 레냐는 뭐가 그리 좋은지 들떠서 방글방글 웃었고 재잘거렸다. 그래도 연주회 시작하자 얌전하고 조용하게 앉아 잘 들었다. 어린아이가 연주 들으러 와서 얌전하니 기특하다고 뒷자리 옆자리 할머니들이 막 귀여워해주며 초콜릿도 주었다.


라벨의 볼레로를 오랜만에 실제 연주로 들어서 무척 좋았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볼레로는 정말로 실제 연주와 레코드로 듣는 게 많이 다르다. 훨씬 섬세하고 다층적이고 또 관능적이라서. 오케스트라가 이 곡을 잘 연주하는 걸 들으면 온몸이 찌릿찌릿하다. 아마도 라벨의 볼레로가 매우 육체적인 음악이라 그런 것 같다. 나는 항상 이 곡이 사랑을 나누는 곡이라고 느꼈다.


드뷔시와 라벨은 참 좋았는데 브람스는 연주 자체는 괜찮았지만 내가 딱히 좋아하는 곡이 아니었기도 하고 피곤이 몰려오기도 하고, 또 마음속으로 회사 생각도 좀 나서 좀 멍때렸다. 레냐는 내 손 꼭 잡고 앉아 있었는데 막판에 좀 졸고 있는 걸 봤다. 근데 마냥 귀엽다... 그냥 라벨까지만 듣고 쉬는 시간에 일어날걸 그랬나 싶기도 했다. 앵콜곡도 안해줬거든, 흑흑...


쉬는 시간에 레냐 손 잡고 북적거리는 홀의 카페 쪽으로 가서 주스와 케익을 사주었다. 레냐는 내옆에 찰싹 앉더니 비밀을 고백하듯이 말했다.


레냐 : 있잖아, 쥬쥬랑 둘이만 오니까 좋아.

나 : 나도 레냐랑 연주회 오니 참 좋아. 근데 아빠가 들으면 섭섭하겠다.

레냐 : 아빠한테는 비밀이야 ㅠㅠ 

나 : 레냐야, 아빠한테 벌써 비밀 가질 거야?

레냐 : 아빠는 놀린단 말이야!

나 : 알았어. 레냐가 싫으면 비밀로 해줄게. 근데 아빠는 네가 귀여워서 그러는거야. 널 사랑해서.

레냐 : 나도 아빠 사랑하지만 그래도 나도 비밀은 좀 있어야 돼.


아이고 8살짜리 아들이 벌써 이러고 있는 거 료샤가 알면 삐칠텐데 ㅋㅋ


..


연주회 마치고... 필하모닉 연주홀은 언제나처럼 엄청 붐볐다. 코트 보관소도 터져나갔다. 사람들에게 치이지 않기 위해 레냐랑 둘이 한동안 앉아 있다가 늦게 나왔다. 옷을 입고 나왔더니 료샤가 기다리고 있었다. 레냐는 계속 놀고 싶어했지만 이미 열시가 넘어 있었다. 료샤는 레냐에게 이제 자야 하니까 내일 놀자고 했다. 레냐는 다시 찡찡대면서 나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그래서 료샤네 집에 와 있다. 레냐는 나한테 옛날 이야기 해달라고 졸라대서 결국 나는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를 해주었고 레냐는 좋아하다가 잠들었다. 배고파서 귤이랑 초콜릿 먹었고 료샤가 윷놀이 하자 해서 좀 해주었다. (프라하에서 가르쳐준 윷놀이에 아직도 필받아 있는 료샤... 빽도 표시는 지가 지워버렸음 ㅋㅋ)


내가 자꾸 하품을 해서 료샤가 그만 자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자기 전에 메모 남기는 중. 나 내일 늦잠 잘테니 깨우지 말아달라고 했더니 료샤가 '너와 게으름은 한몸이란 걸 나도 알고 레냐도 안다' 라고 대답했다. 맞긴 맞는데 왜 좀 짜증나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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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그러고보니 오늘 유럽호텔 나오는데 나이드신 문지기 아저씨가 날 알아보는 거였다. 진짜 오랜만이네요 그 동안 왜 안왔어요? 라고 하면서... 이제 페테르부르크 와서 사나요? 하고... 어머나 2년전에 왔었는데... 그때 나랑 잠깐 얘기 나누긴 했지만 세상에 날 기억해주다니.. 손님들 엄청 많이 볼텐데... 내가 한국에서 온것도 기억했다... 잠깐 놀러왔다 하니 우리 호텔에서 묵냐고 물어봐서 아쉽지만 아니라고, 대신 카페에 왔다고 했더니 또 오라고 하며 포옹해주었다. 무지무지 반갑고 또 찡했다. (역시 난 이런것에 약해...)


료샤가 나에게 '너는 인사를 꼬박꼬박 하니까 아마 기억할거야' 라고 말했다. 그런가? 문지기 아저씨랑 메이드들이랑 마주칠때마다 항상 인사를 하긴 하지... 하여튼 고마워요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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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 투표 결과 궁금해서 잠 설치고, 히필 방 와이파이가 갑자기 안돼서 조식 먹으러 내려와 실시간 확인. 생각보다 찬성표가 많이 나와 다행이다!


오늘도 눈과 비가 온다 어흑.. 나와서는 결국 이 날씨에 유일한 해법이 될수 있는곳 =박물관 결론 내리고 버스 타고 러시아 박물관 감.


브루벨과 금발의 가브리엘 다시 본건 좋은데 오늘 몸이 좀 아프다. 배란통인가.. 전엔 그런거 없었는데 최근 몇달 전부터 생겼어 ㅠㅠ 걷는데 아파서 좀전에 진통제도 결국 한알 먹음.


사진은.. 브루벨의 날아가는 악마 두상 조각. 그리고 이 날씨가 어떤지 여실히 드러내주는 예술광장의 진창과 눈.. 불쌍한 까마귀, 푸쉬킨 동상에 바쳐진 꽃.





오후에 료샤가 레냐 데리고 오기로 했는데 내가 몸이 힘들어서 전시를 좀 일찍 본후 바로 옆의 유럽호텔 메자닌 카페 옴.. 더 멀리 걸을수도 없어ㅜ

먹은게 부실해서 아픈거 같아 애들 오지도 않았는데 나 혼자 밥 시켜서 먼저 먹기 시작. 친구와 약혼자는 이해해줄거야 흐흑.. 먹고 있음 오겠지 허헉..


(료샤는 삐친거 풀렸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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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워낙 넓어서 창문도 많다. 전시 보다가 지치면 창가의 벨벳 의자에 앉아 잠깐 쉬기도 하고 창 너머로 바깥 풍경 구경하는 것도 좋다.


어제 전시 보다 중간중간 창문 보며 찍은 사진들 몇장. 에르미타주는 궁전광장, 밀리온나야 거리, 겨울운하, 네바 강 등을 면하고 있어 전시실을 따라다니면 여러 방향 풍경들을 볼 수 있다.













추워서 창문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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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박물관에 공연까지 좀 무리해서 그런지 오늘은 많이 피곤했다. 잠도 많이 못 자서 졸렸지만 억지로 일어나 조식을 먹고 나섰다. 겨울이라 해가 짧기도 하고 이번에 머무는 일정이 그리 길지 않고, 또 돌아가면 이제 곧 지방 본사와 새로운 집2로 가야 하기 때문에 어쩐지 시간이 아까운 느낌이었다.


그러나... 오늘 진눈깨비가 내렸고 날은 아주 흐렸다. 차라리 춥고 눈오는 게 낫다... 기온이 영하 1도~영상 1도를 오락가락하자 길에 쌓였던 눈이 녹아 진창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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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눈깨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돌아다닐 수 있는 날씨가 아니었기 때문에 버스 타고 네프스키 대로로 나가 돔 끄니기로 직행. 도블라토프 책 두권과 페테르부르크 출신 락뮤지션이자 작가가 쓴 레닌그라드에 대한 책을 샀다. 도블라토프는 사실 전에 샀던 두꺼운 책에 들어 있는 단편들인데 두껍고 무거운 하드커버 책은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가 어려워서 그냥 얇은 페이퍼백으로 분권되어 있는 걸로 두권 샀다. 실은 도블라토프 작품들은 거의 다 가지고는 있는데 역시 하드커버는 집에서 집중해 읽기가 힘들어서... 막 들고 다니며 읽는 페이퍼백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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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을 열시쯤 먹고 나왔기에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날씨가 워낙 안 좋아서 돔 끄니기 2층의 카페 singer에 가서 차 마시고 책 읽을까 했지만 창가 자리가 다 차 있었다. 그래서 그냥 나왔다. 그러면 차라리 케익이 더 맛있는 고스찌에 가기로... 그전에 정류장 근처에 있는 예카테리나 카톨릭 성당에 가서 다시 초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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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타고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로 와서 고스찌 1층에 갔다. 여긴 2층은 레스토랑, 1층은 카페이다. 점심시간에 가서 저렴한 런치도 가능했지만 배고프지 않았기 때문에 얼그레이와 메도빅(페테르부르크 최고의 메도빅. 여기 거랑 아스토리아 카페 것)을 주문했다. 창가에 앉아 차 마시고 케익 먹으며 친구들과 잠시 톡을 하고 책을 좀 읽었다. 그리고 료샤를 기다렸다.


..


료샤는 일요일에 코펜하겐 쪽에 출장을 갔다가 오늘 아침에 돌아왔다. 내가 페테르부르크에 오기로 결정하고 마일리지 표를 끊고 호텔 예약한 게 지난 금요일이라...

주말에 얘기했더니.. 깜놀 + 기뻐하면서 이 녀석이 하는 말...


료샤 : 드뎌 그만뒀구나!!!

나 : 아니야 ㅜㅜ 돌아가기 전의 마지막 일탈이야.

료샤 : 어휴 바보!

나 : 나 바보 아니야 ㅠㅠ


..



고스찌에서 기다리자 오후에 료샤가 왔다. 피곤해 보였다. 그래도 수트 대신 편한 티셔츠와 패딩점퍼, 청바지 차림이었다.



나 : 그래도 집에 들렀다 왔구나,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왔네. 잘했어.

료샤 : 응. 근데 저녁에 아빠가 오라 했어. 그래서 옷 있다가 또 갈아입어야 돼. 아 가기 싫다...

나 : 무섭고 근엄하지만 멋있는 너네 아빠~~

(* 료샤네 아빠 좀 숀 코너리 닮음. 소련 붕괴시 노브이 루스끼로 부를 축적했던 벼락부자 미노년 ㅋㅋ 전에 한두번 본 적 있고 그 집에 가본 적도 있음. 경호원 있는 저택에 살고 계심!)


료샤 : 야! 너 우리 아빠 넘보지 마! 내 아들 하나로도 모자라냐!

나 : -_- 안 넘봐! 글고 너네 아빠 부인 너보다 어리잖아!

료샤 : 쳇. 하여튼 가기 싫어라...

나 : 근데 왜 갑자기? 너 원래 아빠한테 잘 안 가잖아. 사업이 잘 안되니?

료샤 : 오늘 아빠 생일 ㅠㅠ

나 : 아 그렇구나. 축하한다고 전해드려.


료샤 : 너 나랑 같이 갈래?

나 : 싫어!!!! 가기 싫은 자리에 혼자 가지 왜 나까지 끌고 가!

료샤 : 아빠는 맨날 잔소리한단 말이야 ㅠㅠ 근데 아빠는 너를 좋아해. 그니까 너랑 가면 잔소리 안할지도 몰라. 그래도 울아빠는 여자 앞에선 나 안 혼내.

나 : 너네 아빠가 나 좋아해??? 나도 너네 아빠 멋있었어 ㅋ

료샤 : 똑똑하다고 ㅠㅠ 내 돼먹지 못한 친구 중 너만 보기 드물게 인텔리겐치야래 ㅠㅠ

나 : 어마나 나 똑똑! 나 인텔리겐치야!! 너네 아빠 짱 멋짐~

(생각해보니 몇년 전 료샤 아빠네 갔을때 서재에 있는 책들 보고는 불가코프에 대해 이야기 나눈 적 있었음. 료샤는 불가코프 안 읽었음 ㅠㅠ)


료샤 : 그니까 같이 가자 ㅠㅠ 아빠가 잔소리할때 실드 좀 쳐줘

나 : 싫어 싫어 ㅠㅠ 너네 아빠네 집에는 경호원도 있고... 도베르만도 있고(개는 다 좋아하지만 도베르만은 무서워)...너네 아빠 부인 무서워...

료샤 : 나도 싫어, 나타샤... 못되게 생겨서 입술은 맨날 시뻘개... 가슴만 왕 커!

(나타샤 : 료샤 아빠의 어린 아내. 금발 글래머 미녀. 몇번째 아내인지 기억도 안남 ㅋ)

나 : 야! 여자를 그런 식으로 판단하지 마! 그리고 너 글래머 좋아하잖아!

료샤 : 나타샤는 싫단 말이야! 목소리도 째지고 맨날 헐벗고 있고! 옷인지 속옷 쪼가리인지!!!!

나 : 나타샤 이쁘던데...

료샤 : 나타샤랑 아빠랑 편먹고 나 공격할 거란 말이야 아....



료샤가 불쌍해서 하마터면 넘어갈뻔 했지만... 나도 무지 가기 싫었다! 나타샤는 딱 한번 봤는데 목소리도 정말 크고 째지고(프렌즈의 재니스랑 비슷한 목소리 ㅠㅠ) 이쁘긴 한데 사람을 무지 깔본다(그때도 내가 청바지랑 운동화 차림으로 갔는데 왕 무시했음 ㅠㅠ) 그리고 료샤네 아빠가 멋있긴 하지만 경호원과 도베르만 있는 집에 가기 싫었다.



나 : 친구야, 가주고 싶지만 나도 (불여우 같은 ㅋ) 나타샤 무서워. 그리고 너네 아빠 생일이면 가족끼리 모이는 자리잖아... 사업 파트너들도 올 거 아니야. 백번 양보해서 간다 쳐도 나 봐라, 어그 부츠에 패딩! 명품 입고 모여 있는 사람들 앞에 이러고 가라고!!! 나타샤가 얼마나 비웃겠냐!   

료샤 : 그건 그렇지만... 아 가기 싫어...

나 : 레냐도 데려가?

료샤 : 아니, 레냐는 지난주에 이라랑 따로 가서 아빠랑 밥먹었어.

나 : 하긴... 애기니까 저녁에 술마시고 만찬 먹고 할땐 좀 그렇겠다.


료샤 : (곰곰 생각...) 야, 울집에 여자 드레스 있는데 너 그걸로 갈아입고 가면 되지 않을까?

나 : 뭐야, 싫어!!!! 내가 왜 남의 옷을 입고 가니!!! 글고 나한테 맞지도 않을 건데...

료샤 : 하긴 길어서 너한텐 안 맞겠다. 아...

나 : 그래도 여자 옷이 있는 걸 보니 요즘 데이트 생활은 좀 잘되나보구나 ㅋㅋ

료샤 : 아니야!!!! 접때 그 망할 그 여자가 놔두고 간 거야!

나 : 앗, 그 여자랑 뽀뽀도 안 하고 헤어졌다더니 ㅋㅋ

료샤 : 그 여자가 그냥 놔두고 갔어!!!!! 간악한 여자!!! 그래놓고 막 브 콘탁테에 자기 옷 내 소파에 걸어놓은 사진 올리고!!! 악마 같은 여자 ㅠㅠ

(얼마 전 료샤는 어떤 여자를 사귈뻔 했으나... 좀 이상한 여자라서 두어번 만나고 말았지만 이 여자가 동네방네 이상한 소문을 내고 다녀서 얘는 자기 sns 계정도 다 폐쇄했음. 무서운 불여우 같은 여자라고 혀를 내두르고 있음 ㅋ)


나 : 뭐 그냥 놔두고 간 거든 역사가 있었든 상관은 없다만... 너 나보고 그 여자가 입었던 옷 입으라는 거야 지금!!!!!

료샤 : 어, 생각해보니 그것도 좀 그렇긴 하다. 생각해보니 그 여자 170 넘었는데 그 옷 너한텐 맞지도 않겠다.

나 : (-_- 어쩐지 나 의문의 1패한 것 같음 ㅠㅠ) 근데 그 여자 그렇게 싫어하면서 그 옷은 왜 안 돌려줬어?

료샤 : 무서워서... 옷 돌려주려면 연락해야 하잖아, 또 무슨 거짓말을 꾸며내고 브 콘탁테랑 인스타에 사진 올릴지 어떻게 알아 ㅠㅠ

나 : 그럼 나같으면 그 옷 버렸다! 아님 불우이웃한테 기부했거나!

료샤 : 청소 아줌마한테 버리라고 했는데 아줌마가 안 버리잖아 ㅠㅠ

나 : 네가 버리면 되잖아!

료샤 : 손대기도 싫단 말이야! 보기도 싫어!


난 가끔 얘의 행동 양태가 이해가 잘 안되지만... 하여튼 료샤는 기가 세고 목소리 크고 위압적인 여자를 매우 무서워하므로 그러려니... (성차별주의자!!)


..



하여튼 그래서 우리는 고스찌에서 좀 앉아 있다가 내 방으로 와서 한동안 얘기 나누었다. 그리고 료샤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슬픈 눈으로 아빠 생일잔치에 갔다. 불쌍했다.


하도 풀죽고 불쌍해보여서 한 45% 정도 '그냥 같이 가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음. 그러나 료샤가 나한테 옷 때문에 신경쓰이는 거면 가다가 괜찮은 데 가서 한벌 사주면 되지 않냐고 해서 확 열받아서 45%는 0%가 되었다.


아니 도대체 내가 왜 친구가 사주는 옷까지 입고 부르주아 생일파티에 가야 되냐!!!!!!!!! 나는 기모바지랑 보세 니트랑 베어파우 어그 신고 패딩 입고 그냥 걸어서 쏘다니고 방에서 유니클로 티셔츠랑 파자마 입고 편하게 쉴 거다!!!!


그래서 료샤는 슬퍼하며 6시쯤 방에서 나갔고... 나한테 좀 삐쳤지만 아빠네 가다가 전화해서 '옷 사준다 해서 화나서 안 간다 한 거지? 안 그랬음 갔을 거지? 미안해 친구야' 하고 사과했다.


그래서 나는 '옷 사준다 해서 열받은 건 맞는데, 안 그랬어도 안 갔을 거야. 45 대 55였어'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료샤는 다시 좀 삐쳐서 '쳇 친구 맞아?' 하고 전화 끊음.


삐치면 안되는데... 내일 레냐랑 같이 보기로 했었는데 ㅠㅠ 친구야 삐치지 말고 아빠 생일잔치 잘 다녀오고 무서운 나타샤 어택도 잘 이겨내렴 ㅠㅠ (왜 난 잘못한 것도 없는데 공연히 잘못한 것 같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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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료샤는 가기 싫은 아빠네 집에 가고. 나는 샤워를 하고 유니클로 티셔츠와 파자마를 입고, 볶음김치와 참치와 누룽지로 저녁을 먹고, 그저께 호텔 로비 카페에서 준 크리스마스 쿠키를 뜯어서 에르미타주에서 사온 컵에 디카페인 차 우려 마시고 방에 비치된 잡지를 읽으며 평화롭게 밤을 보내다 이제 오늘의 메모 쓰는 중. (료샤는 나에게 '울 아빠네 안 가면 너 뭐할건데!' 라고 해서 '나는 샤워하고 파자마 입고 한국에서 가져온 인스턴트 밥 먹고, 쿠키랑 차 마시면서 잡지 볼거다!' 라고 했더니 엄청 부러워했었음 ㅋㅋ)


근데 이렇게 써놓고 나니 료샤 좀 불쌍해. 그냥 같이 가줄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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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8. 17:02

겨울 왕국 2016 petersburg2016. 12. 8. 17:02


화, 수요일에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 몇장.

사진으로 보면 분위기 좋지만... 얼어붙은 눈과 진창 밟으며 걷는 건 힘들지.


네프스키 수도원.




여기도 네프스키 수도원





말라야 코뉴셴나야 거리.


궁전광장과 해군성 건물


해군성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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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날씨가 흐리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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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너무너무 피곤해서 자정 전에 뻗었고 새벽에 몇번 깨긴 했지만 그래도 8시간 넘게 잤다. 꿈이 좀 정신사납긴 했다. 동생, 쥬인도 나오고, 회사사람들도 나오고... 나중엔 초현실적인 귀신 같은 것도 나왔다(숄을 두른 아주머니의 몸이지만 목이 없고 그 몸 위로 머리 대신 기도하는 모양의 손이 떠 있었음!) 오늘 에르미타주에서 달리 특별전을 보려는 계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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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기어내려가 조식을 먹었다. 아아... 바깥에는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고 매우 흐렸다... 날씨는 아주 별로였다. 고로 이런 날씨에는 박물관에 가야 한다 ㅠㅠ


언제나처럼 러시아 박물관(루스끼 무제이) 갈까 하다가 호텔에서 그래도 가까워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에르미타주에 간만에 가자 싶었다. 최근 2~3년 동안은 안 갔었다.


싸락눈 맞으며 얼어붙은 눈과 진창을 밟으며 뒤뚱뒤뚱(많이 껴입고 양말도 두개 신어서ㅠㅠ) 걸어서 에르미타주에 갔는데~ 행운이었다. 오늘이 에르미타주 설립기념일인 듯!!! 첨엔 러시아인만 공짜인가 했으나 모두가 공짜! 티켓 사면서 돈 냈더니 공짜라는 거였다. 아니 이게 웬 떡이냐! 원래 외국인 요금은 더 비싼데~!!! 살다 보니 이런 일이!!!!


그래서 신나게 들어갔고 무거운 코트와 목도리, 장갑, 우산, 카메라, 화장품 파우치 따위를 모두 코트 보관소에 맡기고 전시 보러 올라갔다. 내가 항상 보러가는 3층 전시(인상주의, 마티스, 루오, 피카소 등등... 인상주의는 별로 안 좋아한다만 같이 있음)는 잠시 제너럴 스태프 빌딩으로 옮겨갔다고 했는데 피곤해서 오늘 그리로는 안갔다.


대신 그 3층에서 살바도르 달리와 초현실주의 특별전시를 하고 있어 매우 좋아하며 안내원 여럿에게 길을 물어 그 전시실에 갔다(에르미타주가 원래 미로 같아서 위로 올라가는 계단 찾기가 참 힘들다) 그런데 아쉽게도 달리 그림은 대여섯점, 조각 두어점 뿐이고 나머지는 초현실파 다른 화가들 그림이었음... 뭔가 사기당한 기분... 달리는 사춘기 때 좋아했던 화가인데 아직 마음이 남아 있긴 했으나... 그림 넘 조금 왔음 흑... 뭐야!


그래도 공짜니까...


오늘은 특별전시가 여럿 있었다. 각국 동전의 역사 전시도 있었는데 이것도 재밌었고, 러시아 왕궁 인테리어 특별전도 있었다. 물론 나는 이게 재밌었다.. 샹들리에, 가구, 램프, 의상 등등(ㅜㅜ)


에르미타주는 자주 왔던 곳이라서 2층의 서양미술 메인 전시들은 대충 지나갔다. 루벤스, 푸생 등 좋아하던 화가 그림 좀 다시 보고... 마지막으로 가장 좋아하는 전시실인 렘브란트 방에 갔다... 오랜만이에요, 렘브란트. 오랜만이에요, 하만, 다나에, 이삭, 십자가에서 내려오는 예수님, 그리고 돌아온 탕자 안아주는 아버지.


다 보고 뮤지엄 샵에 들렀다가 카페에서 까르또슈까 한개와 그린필드 티백 담가주는 홍차 한잔으로 에너지 보충하고 나왔다. 이미 오후였고 해가 지고 있었다. 그런데!!! 정문까지 줄이 늘어서 있었다. 무료입장이라 그런거였다! 낮에 일찍 가서 줄 안섰던 거였음. 오오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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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창을 밟으며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 마린스키 공연까지는 시간이 약간 있어서 좀 쉬고 컵우동으로 대충 저녁 먹었다.


추워서 기모스타킹 두개 껴신고 울스커트와 니트 스웨터, 패딩 차림으로 버스 타고 마린스키에 갔다.







마린스키에서는 어제 유리 그리고로비치 90주년 + 프로코피예프 120주년 기념으로 석화(돌로 만든 꽃, 까멘느이 쯔베똑)를 오랜만에 다시 올렸다. 그리고로비치도 어제는 나왔던 모양... 어제가 프리미어였고 오늘은 둘쨰날이었는데 난 갑자기 오게 돼서 첫날 공연은 아니고 둘째날 표 있는 걸 득템했다. 사실 며칠 후의 라 실피드 볼까 하다가 무대에서 본 적 없는 석화를 택했는데... 크게 기대는 하지 않고 갔다.  


석화 리뷰는 내일이나 모레쯤 따로 올려보겠다. 그냥 간단한 인상은...


음, 역시 난 유리 그리고로비치 안무는 취향에 맞지 않아. 어쩐지 내겐 공허하고 단조롭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동작들은 격렬하고 아크로바틱한 경우에도 그냥 도식적으로 느껴지고... 시대적 영향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나는 그리고로비치 취향이 아니다. 예외는 백조의 호수 정도인데 그것도 무대 미술과 로트바르트(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역할 확장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리고 백조의 호수는 유일무이한 차이코프스키 음악이라는 엄청난 무기가 있지)


그리고 사랑의 전설과 석화는 여러 모로 비슷한 느낌이었다. 좀 성격 다른 형제나 자매 같았음.


그래도 주인공인 석공 다닐라를 내가 귀여워하는 알렉세이 티모페예프가 춰서 반가웠다. 연인 카테리나는 옐레나 옙세에바, 산의 여왕은 예카테리나 체브이키나, 악당 세베리얀은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 그러나.. 슬프게도 이 발레는 내용 자체가 단조롭고 인물들도 너무 전형적이라... 인물들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아 아쉬웠음. 뭐 그래도 하얀 루바슈카에 파란 바지로 러시아식 의상 입고 팔짝거리는 티모페예프는 귀여웠다...(슬프지만 우아한 맛은 없음...)


** 커튼콜 사진 몇장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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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 걸어가며 폰으로 찍은 마린스키 구관과 신관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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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버스 타고 돌아왔다. 해가 빨리 지니 캄캄한데다 기온이 좀 오르자 눈이 막 녹으면서 진창과 얼음밭으로 변해서 밤중에 운하 따라 걸어오기는 위험해서.


씻고 정리했더니 어느덧 자정이 다 되었다. 박물관과 극장에 다녀왔더니 꽤 피곤하다... 이 메모만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내일도 눈이 온다고 예보가 나왔는데... 눈아 오지 마라 흐흑... 길이 너무 진창이야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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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7. 22:06

렘브란트, 반짝이는 것들 2016 petersburg2016. 12. 7. 22:06




세시간쯤 전시 보고 녹초가 되어 에르미타주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는 중.

거의 2-3년만에 다시 왔다. 요즘은 러시아 박물관에 더 자주 가서..

오랜만에 렘브란트 봐서 반가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세 그림, 하만이 자신의 운명을 깨닫다, 십자가에서 내려온 그리스도, 돌아온 탕자. 그리고 하나 덧붙이면 다나에.

렘브란트 중 내가 진짜 좋아하는 그림은 다 여기 있다, 네덜란드가 아니고.





그리고..

아아 난 반짝이고 화려한 거라면 다 좋지 ㅠㅠ 저 샹들리에, 사모바르, 앤틱 책상 갖고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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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7. 18:47

오랜만에 에르미타주 옴 2016 petersburg2016. 12. 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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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오늘이 에르미타주 생일이라 입장 공짜!!

눈 와서 그냥 박물관 가자 하고 왔는데 공짜표 득템 :)) 아이 씐나!!

3층에서 살바도르 달리 특별전을 한다! 미로 같은 전시실을 돌아 안내원에게 두번 물어 이제 전시실 앞에 옴. 달리님 보기 전에 잠깐 앉아 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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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7. 05:40

여기는 연말 분위기.. 2016 petersburg2016. 12. 7. 05:40




아스토리아 호텔 로툰다 카페. 오늘 저녁에.

트리, 리스, 화려한 케익까지.. 연말과 신년 분위기로 벌써부터 화려하다.

우리는 시국이 이런만큼 올해는 훨씬 조용하겠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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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게.. 3시 반쯤 되면 해가 지고... 이 사진은 4시~4시 40분 사이에 찍은 것들임.

카잔 성당.


알렉산드르 푸쉬킨. 예술광장.

오늘은 도씨에게 먼저 가느라 좀 늦었어요,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쉬킨 : 야! 내가 도스토예프스키보다 선밴데! 나한테 먼저 와야지!

토끼 : 맨날 당신한테 먼저 왔잖아요! 아직 표트르한텐 가지도 않았어요.

푸쉬킨 : 시인이 황제보다 우선하는 게 당연하지!

토끼 : 맞아요 사랑합니당~


(표트르 : 청동기사상 ㅋㅋ)


그리고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그리보예도프 운하는 얼어붙었고 눈이 쌓여 있었다. (추웠다.. 체감온도 영하 15도라고 나왔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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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양말 두개 신어야지... 어그부츠 신었다고 방심해 양말 하나만 신었는데 오늘 발 시려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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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굉장히 고생했다. 모스크바까진 순조롭게 왔는데 폭설이 내렸다. 페테르부르크도 마찬가지로 눈폭풍(ㅠ)이 쳤다.


모스크바 공항에서 국내선 기다리는데 비행기들이 줄줄이 결항 또는 지연되기 시작했다. 페테르부르크까지야 한시간 십여분 거리라 뜨겠거니 했는데 20:20 뱅기가 21:00 출발로 변경되었다. 이때까진 그러려니..


뱅기를 탔는데 한시간이 지나도 움직이질 않았다. 첨엔 눈 때문안가 했으나 기체 어딘가 문제가 생긴 거였다.. 10시 반쯤 모두 내리라 함. 텅빈 벌판에는 눈보라가 쳤고 버스가 와서 우리를 싣고 도로 터미널로 감.. 그러나 러시아 사람들 화도 안냄 ㅠ 딱 한명 아저씨만 항의..


그나마도 11:55 뱅기 하나를 수배해 우리를 태웠으나 실제 출발은 12시 반에나.. 페테르부르크 공항에 도착하니 새벽 한시 사십분.. 원래 밤 10시 도착 예정이었다.


딴거보다 호텔에 픽업 요청해놔서 아거 때매 계속 전화하고 정신없었다. 기사를 만나 넘 미안하다 사과하자 기사가 괜찮다며 오늘 하루종일 비행기들 다 지연되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눈폭풍 왔다고 한다..


호텔 도착해 체크인하니 새벽 세시가 다 되어 있었다. 옷이랑 세면도구만 꺼내고 씻고 쓰러져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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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이 10시까지여서 자다가 놓침. 근데 새벽 넘 늦게 도착해 어쩔수 없었다.


10시에 해뜨고 3시 즈음 해가 지기 때문에 밝을때 무조건 나가야 하는데 오늘은 11시에 일어나고, 씻고 화장하고 가방 푸느라 12시 반쯤에야 나섰다.


무지 추웠지만 하늘이 파랬다. 쌓인 눈이 얼어있었다. 예보를 보니 주중 맑은 날이 오늘뿐인거 같아 무조건 수도원에 갔다. 배고프고 추웠지만 일단 27번 타고 네프스키 수도원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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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도착해선 정신없이 지하 카페로 갔다. 배고프고 꽁꽁 얼어서.. 추워서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여름엔 한산한데.. 다들 설탕 넣은 차와 수도원 빵을 먹는다. 나도 티백 홍차 한잔, 쌀과 버섯 든 빵, 양귀비씨빵 시켰다. 총합 110루블, 약 2천원!!


자리가 없어 합석함. 나 빼곤 다들 나이 지긋하신 분들. 기도하러 왔다 카페에서 차 마시고 맛있고 저렴한 수도원 갓 구운빵들 사가는 어르신들이 많다.


너무 추워서 오로지 러시아에서만 하는 짓.. 차에 설탕 투하. 안 그럴수가 없었음. 설탕 넣은 차랑 빵 먹었다. 빵이 정말 너무 맛있었다. 쌀과 버섯 든 빵이야 당연하고, 양귀비씨빵 이제껏 먹은것중 이게 제일 맛있었다. 가득 든 양귀비씨가 고소하게 톡톡 터지고 솔솔 뿌려진 설탕이 달콤했다.


따뜻한 빵, 설탕 녹인 달고 뜨거운 홍차.. 그리고 머릿수건 쓴 할머니들과 성호 긋는 할아버지들 사이에 앉아 투박하게 채색된 수도원 장식접시와 이콘 보는 기분, 그 따스하고 소박한 분위기는 형용할수 없다...



몸 녹이고 배 채운 후 수도원 성당에 들어가 이콘을 보고 초를 켰다. 오늘의 기도는 전보다 간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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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서 수도원 묘지에 갔다. 도스토예프스키와 차이코프스키, 프티파 등의 무덤에 인사했다.


도스토예프스키 무덤 앞에 서자 눈물이 나왔다. 나이든 부인 둘이 무덤 앞에 오랫동안 서서 묵념하고 한 여인이 찬송가 같은걸 불렀다. 아마 정교에서 고인에 대해 부르는 송가 같았다. 얼어붙은 눈, 차가운 바람, 서서히 넘어가는 태양, 도씨의 어쩐지 슬픈 얼굴이 조각된 묘비. 흰 눈 위의 꽃다발들. 그리고 여인이 켠 초와 그 노래가 어우러져 순간 성스러운 곳에 있는 듯했다. 그들은 무릎을 꿇고 땅에 키스하고 무덤을 떠났다.


그리고 나는 홀로 남아 인사를 하고 키스자국 찍은 쪽지를 남겼다. 고마워요, 사랑해요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나의 도씨. 내 인생 바꿨던 사람.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에게도 오랫동안 인사했다. 불행하고 불행했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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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탔다. 너무 추워서 배가 아프기까지 했다. 중간에 내려 그랜드 호텔 유럽에 들름(화장실 가려고 ㅠㅠ 그래도 전에 몇번 묵었으니 너그러이 봐줘요 카페도 자주 갔구먼)


나와선 맞은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에 갔다. 마침 이틀 후 라벨과 드뷔시 연주가 있어 남은 얼마 안되는 표 중 젤 싼 표 끊었다. 약 2만원 정도.. 하지만 내한 오면 엄청 비싸지지.. 안타깝게도 테미르카노프는 내가 떠난 후에야 지휘 일정이 잡혀 있었다 흐흑.. 그래도 드뷔시의 바다와 라벨의 볼레로를 들을 수 있다.


4시였고 이미 해는 져 있었다. 예술광장 가서 푸쉬킨에게 인사하고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쪽 갔다가 운하 따라 네프스키로 나와서 쭉 걸어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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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배고파서 고스찌에 갔다. 젤 먼저 가는 곳이니 젤 좋아하는 곳이겠지.. 따뜻한 보르쉬와 생선구이 먹었다. 생선은 이름 생소한 흰 생선인데 남자 점원의 추천대로 먹었는데 부드럽고 맛있었다.


먹고 나와서 호텔까지 걸어왔다. 방에 가서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고 로비 카페에 잠깐 내려와 차 마시고 있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 조식을 먹고 해 뜨는대로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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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6. 23:31

수도원 다녀오는 길 2016 petersburg2016. 12. 6. 23:31




눈은 그쳤는데 너무 추웠다. 영하 10도 체감 영하 15도라고.. 하여튼 꽁꽁 싸고 수도원 다녀옴. 왜냐하면 오늘 날씨가 맑았고.. 조만간 또 눈이 올거 같기 때문이지ㅠㅠ 날씨 좋을때 무조건 수도원이랑 강변에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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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지금은 몸이 너무 얼어서 단골 카페/음식점인 고스찌에 옴. 따뜻한 보르쉬 한그릇 먹고 이제 생선 기다림.. 아이고 추워라. 해는 이미 세시 반에 졌음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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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겨우 도착.. 여태 러시아 왔을때 통틀어 젤 첨 왔을때 이후 최고로 힘들었다.


모스크바고 페테르부르크고 눈보라 치는 중.. 모스크바에선 비행기 고장나서 거의 네시간 늦게 딴 비행기로 갈아탐.. 여기 시각 새벽 4시 다 됐음. 시차 따지면 밤 꼬박 새고 온 거네... 자야 한다.. 내일 조식 못 먹는다ㅠㅠ


어흑 역시 모스크바는 좋았던 적이 없었어!!!


오늘 아주 제대로 '이것이 러시아!'였음. 눈. 아에로플롯. 고장. 기다림. 적반하장 ㅠㅠ


그래도 뭐 이게 러시아라서 그러려니 한다.. 자야겠다 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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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6. 05:22

역시 러시아, 비행기 취소 ㅠㅠ 2016 petersburg2016. 12. 6. 05:22



아아 이게 뭐야 ㅠㅠ

비행기가 지연되다 탑승후에도 계속 출발 안하더니 기술적 문제'로 도로 주차구역으로 돌아오고.. 8시 20분 뱅기는 11시 55분 뱅기로 바뀜 ㅠㅠ

미치겠다. 역시 이것이 러시아ㅠㅠ

러시아 사람들은 화도 거의 안냄 내가 미쳐 ㅠㅠ

호텔에 픽업 신청한거 때문에 계속 전화함. 차는 지금 이미 뻬쩨르 공항에 와 있는데 미안해 죽겠네. 근데 내 잘못 아냐 다 아에로플롯 때문이야 어흑...

그래서 지금 새 비행기 기다리고 있음 제발 이건 제대로 뜨기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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