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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샷 커피'에 해당되는 글 2

  1. 2023.02.23 헤드 샷 커피 1호점 4
  2. 2023.01.19 가장 마음에 남는 순간
2023. 2. 23. 08:06

헤드 샷 커피 1호점 2022-23 praha2023. 2. 23. 08:06

 

 

 

 

지난 프라하 여행의 새로운 발견 두 개만 꼽으라면 멀리 외곽까지 트램 갈아타고 갔던 맛있는 러시아 음식점(매점), 그리고 헤드 샷 커피였다. 융만노바 거리의 2호점, 그리고 융만노바 광장 쪽으로 가서 프란티슈스카 정원(이름이 좀 헷갈리는데 아마 이런 이름이었던 듯. 이 정원은 옛날에도 여러번 오갔는데 이름을 외우기 힘들었음)을 면하고 있는 작은 상가 건물 안에 있는 이 1호점이다. 1호점은 한번밖에 못갔는데, 상가들이 채 입점을 하지 않아 텅 빈 건물 안에 뜬금없이 이렇게 귀여운 카페가 하나 딱 자리잡고 있어 신기했다. 기억을 떠올려보면 옆에는 무슨 택배회사나 물류 오피스 같은 게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2호점은 테이블이 세개 정도 뿐인데 이 1호점은 테이블도 몇 개 더 있고 매장도 조금 더 넓었다. 한번 더 가려고 했는데 일요일에는 문을 닫아서 실패했다. 

 

 

 

 



 

 

 

여기서는 차를 마셨다. 얼그레이였던 것 같은데 긴가민가... 쟁반도 이뻤음. 

 

 

 

 

 

 

 

 

이때 배가 불러서 거한 케익을 먹기가 힘들었고 어쩐지 에클레어나 슈크림 느낌이라 주문했던 크림 롤. 이것은, 딱딱한 껍질이 마구 부스러지고 크림도 본래 생각했던 슈크림 맛이 아니어서 아주 소련 느낌의 맛이었다. 영원한 휴가님께 들으니 바르샤바에서도 이거랑 똑같은 롤을 드셨다고 한다! 

 

 

 

 

 

 

 

 

 

 

 

 

 

 

 

 

 

 

여기 앉아 편지도 한 통 쓰고 :) 잘 보면 접시 위에 그 딱딱한 크림 롤 부스러기들이 보인다. 깨끗하게 먹을 수 없는 종류의 과자였음. 

 

 

 

 

 

 

 

 

여기도 정원을 면하는 창가 자리가 이거 딱 하나라 많은 분들이 저 자리를 노릴 것 같다. 나는 상가 복도 쪽 창가에 면한 구석에 딱 하나 있던 자리에 앉았기에 저 자리를 부러워하며 힐끔힐끔... (내가 앉았던 자리는 그야말로 썰렁한 상가 통로만 보였음 ㅜㅜ)

 

 

 

 

 

 

 

 

돌아와서 이 카페 인스타를 팔로우하고 있는데, 이 그림은 가끔 바뀌는 것 같다.

 

 

 

... 아아 이제 다시 노동의 소용돌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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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3. 1. 19. 08:48

가장 마음에 남는 순간 2022-23 praha2023. 1. 19. 08:48

 

 

 

지난 프라하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기억을 되살려보니 그건 여행 중반, 새롭게 발견한 카페에서 한적한 평일 오전에, 가랑비가 내리는 것을 창 너머로 바라보며 키 높은 민트블루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던 때였다. 평소 마시지 않는 커피를 이곳에서 두번이나 마셨다. 

 

 

프라하에서 가장 좋아했던 세 곳의 카페가 있었는데 코로나를 지나며 그 중 레테조바의 카페 에벨이 문을 닫았다. 다시 돌아와서 카프로바의 에벨 본점에 들렀고 나머지 두 곳인 도브라 차요브나와 카피치코에도 갔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는 오래된 마음의 카페들보다는 새롭게 발견한 이곳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뭐랄까, 에벨과 도브라 차요브나, 카피치코는 마음 속에서 이제 빛이 바래는 느낌이었고 기억이 실제보다 더 아름답고 나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이번 여행에서는 계속해서 뭔가 새로운 경험들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저 너무 여러번 왔기 때문에 예전의 그곳들이 이제는 일종의 관성처럼 느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헤드 샷 커피. 여기는 조금 더 작은 2호점. 1호점은 프란티슈스카 정원 쪽에 있다. 그곳도 좋았지만 내게는 여기가 가장 마음 깊게 남았다. 

 

 

 

 

 

 

 

 

 

 

 

 

 

 

 

 

 

아마 생각지 않았던 작은 평화와 즐거움들이 가득한 순간이었기에 여행 중 가장 좋았던 때로 기억에 남은 것 같다. 생각지 않게, 구글맵에서 이것저것 보다 발견한 카페. 도심이지만 한적한 거리에 자리잡은, 아주 조그만 카페. 조용한 목소리의 남자 바리스타. 온통 민트블루 색상들. 아주 조용한 앰비언트 음악. 기분나쁘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내리는 비. 그리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은 무라카미 류의 쇼핑 에세이(색깔마저도 똑같았다) 

 

 

돌아오고 나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바빴고, 지금은 몸과 마음 속 아주 깊은 곳까지 다 고갈되고 지치고 아무런 힘이 없는 상태라 저 순간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꼭 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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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